지금 이대로 괜찮은 당신
장하오천.양양 지음, 신혜영 옮김 / 이야기나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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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다"

이 말이 언제부터 우리들의 사이에 와서 박혔을까, 생각해보면 아마도 꽤 오래전이지 않을까 싶다. 사람들은 늘 미래를 불안해 하고, 앞을 두려워하곤 하니까. 일어나지 않은 미래일 뿐이라고 이야기해도 정해져 있는 길이 아니기 때문에 그 두려움은 쉽게 떨칠 수 없다. 어느 영화처럼 내가 가야할 길이 정해져 있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면, 아마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지 않아도 될 테다. 하지만 현실은 그럴 수 없고, 사람들은 어찌되었든 해답을 얻으려고 발버둥친다. 남들보다 빨리 앞서나가 누구든 우러르길 바라기도 하고, 뒤쳐지는 것을 끔찍히 싫어하기도 한다. 그래서 해답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노력을 한다. 전속력으로 달리면서 앞만 보고 살아가기. '내가 너무 앞만 보고 달려온 것 같아'라는 말을 하는 어른들을 주변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는데, 그 분들도 모두 뒤쳐지기 싫어서 앞만 보고 달려갔던 사람들이다. 미래와 하릴 없이 싸우다 좋은 시절을 다 보낸 뒤 내뱉는 회한. 그것만큼 안타까운 일이 또 있을까. 


그래서인지 현재를 열심히, 그렇게 불투명한 미래와 싸우다보면 듣고 싶은 말이 있다. 현실과 싸우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고 싶지만 그럴 수 없으니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인데, 선택을 하면서도 불안감은 지울 수 없다. 한 번 뿐인 인생, 선택이 모든 것을 갈라버리니 말이다. 그 때 지금 너는 잘하고 있으니 걱정말라는, '괜찮다'는 말을 듣는다면 얼마나 위로를 받을 수 있겠는가. 사실 단어 자체에는 아무 힘도 없다. 지나가다 사람이 넘어지기만 해도 다가가 '괜찮으세요?'하고 물어볼 수 있을만큼 흔한 단어이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 듣느냐에 따라 말의 힘이 달라지듯, 너무나 힘들게 앞만 보며 달려가는 누군가에게 '너는 지금 그대로도 괜찮다'라고 말해준다면 안도와 함께 눈물이 터져나올 것만 같은 벅찬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점점 더 힘들어 지는 지금의 우리에게 '너는 지금 그대로도 충분하다. 괜찮다'라고 이야기 해 주는 책. 너와 비슷한 사람들이 세상에는 많고 많으니, 너 혼자 뒤쳐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위로해 주는 책. 사실 책은 누군가에게 직접적으로 위로를 건네지 않는다. 작가가 프롤로그에서 밝혔듯이 그저 자신이 살아가면서 들었던 이야기들을 적어놓은 것 뿐이다. 하지만 이야기의 대부분이 누구나 한 번쯤은 겪었을 우정, 사랑, 인생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읽는 이가 자신과 비슷했던 혹은 공감할 수 있는 사연들 속에서 위로를 얻는다. 신기하게도 말이다.


웨이보라는 중국판 트위터에서 3억뷰를 달성했다고 한 이유를 알 것 같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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