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발견 - 휴대폰 소녀 밈의
조정화 글, 퍼니이브 그림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분홍색깔의 겉표지, 그리고 겉표지에 그려진 일러스트로 보건대 굉장히 읽기 쉽고 장난스러운 느낌이 가득하다는 선입견을 갖게 한다. 선입견이 굉장히 안 좋은 것임을 알고 있지만 사람이라 어쩔 수 없이 선입견을 갖기 마련아닌가. 그래서 굉장히 유치할 것 같은 이 책은, 생각보다 진중하고도 깊은 내용을 담고 있는 이중성을 보여준다. 그래서 참 특이한 책이라고 느꼈다.


이 책 <시간의 발견>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시간을 잘 쓰는 방법에 대해 내가 알려주지!' 정도가 될 듯 하다. 화자는 라이프 코치를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시간을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는지를 같이 고민해준다. 그리고 간간하게 등장하는 이 책 속 유일한 등장'인물'이자 일러스트의 주인공인 단발머리 소녀 밈의 개그가 함께한다. 밈은 '휴대폰'이 없으면 금단현상을 겪는 이 시대의 보통 소녀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밈'이라는 캐릭터는 "난가?"싶을만큼 많은 이들이 공감할 만한 내용들을 재미있게 일러스트로 표현해 놓는다. 물론 밈의 이야기로 웹툰처럼 모든 책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고, 앞에서 이야기 했듯 글 또한 제대로 존재한다. 캐릭터 밈은 책을 밝게 해주고 공감을 이끌어 내는 담당이고, 글은 이런 저런 방법들을 일러주는 부분을 담당한다.


처음부터 책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매일 시간이 없다면서 주말만 기다리는 내 인생, 이대로 괜찮은 걸까?"라고 말이다. 프롤로그에서 작가는 밝힌다. 이 책은 열심히 살고 있지만 삶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느끼거나, 늘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었다고 말이다. 작가는 20대의 시간을 안타까워했다. 20대처럼 자신이 자신의 시간을 운용할 수 있는 시간도 드문데, 요즘 20대들은 종종거리면서 원래부터 자신의 인생은 없던 것처럼 무력하게 살고 있다고 말이다. 요즘은 예전보다 살기가 어려워졌고 그렇기에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여유를 가지기도 어려워졌다. 무엇이 하고 싶은지도 모르면서 앞만 보고 달려가는 건 작가가 안타까워하기도 한 지금의 내 모습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에 마음이 그리 쓰였는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처음부터 독자에게 묻는다. "이것만 끝나면, 지금은 바쁘니까, 나중에, 돈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 지금은 아니야, 아직도 모자라, 다들 그렇게 사니까 어쩔 수 없어"란 말로 현실을 불만족스럽게 사는 것이 과연 미래를 위해 행복한 것이냐고 묻는다. 또한 내 시간도 여유도 없이 바쁘기만 한 게 과연 좋기만 한 건지도 물어본다. 시간을 쓰고 있는 주체가 내가 맞는지 물어보기도 하고, 나중에 시간이 생기면 연애할 생각을 하지 말고 시간이 없다고 생각하는 지금부터 연애에 도전해 볼 것을 권하기도 한다. 항상 지각하는 것보다 먼저 기다리는 것이 왜 좋은지도 설명하고, 꿀알바라는 것은 없다고 단호하게 이야기도 해 준다. 책은 끊임없이 독자에게 물어보고 그에 대한 해답을 스스로 찾기를 원한다. 어드바이스 정도는 해 주지만, 네 시간을 쓰는 건 너니까 읽으면서 느끼고 선택하길 바라는 듯 했다.


하지만 어드바이스 중간중간 등장하는 밈은 엄청 재미있다. 하는 얘기마다 개그코드가 잔뜩 들어가 있는데, 그게 또 공감이 엄청나게 되는거다. 현웃이라고, 현실웃음이 나는 부분은 모두 밈이 등장하는 카툰 부분에서였다. 2등신인 이 캐릭터가 하는 짓은 참 잉여스러운데 귀엽기 그지 없다.

 

책을 읽다보면 느끼는 거지만, 이 책 <휴대폰 소녀 밈의 시간의 발견>은 처음 쉽게 봤던만큼 쉽다. 책이 담고 있는 깊이가 있다고 해서 어려워야 할 필요는 없지 않나. 그래서 이 책은 '쉽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하지만 스스로 생각하게 한다는 것 또한 큰 장점이다. 처음엔 굉장히 가볍게 생각하고 집어들었던 책인데, 의외의 소득이 있는 것 같다. 잉여스러움을 간직할 수 있는 20대에게 바치는 이 글들엔, 조금이라도 시간을 잘 쓰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 있다. 그러므로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시간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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