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발견 포토에세이
KBS <연애의 발견> 제작팀 엮음 / 예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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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정 작가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해가 갈수록 성에 대해 과감해 지는 우리나라에서, 뭐 그리 오래전은 아니지만 케이블에서 꽤 깊은 연애 이야기를 했던 작가이기 때문이다. 내가 정현정 작가를 알게 된 건 <로맨스가 필요해 2012>를 통해서다.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1은 tvN에서 오며 가며 봤기 때문에 낯설지는 않았지만 딱히 대놓고 지켜본 드라마는 아니었기 때문인데, 왜인지 모르겠지만 <로맨스가 필요해 2012>는 정주행을 제대로 시작했다. 분명히 무슨 이유가 있어 정주행을 시작했을 텐데, 지금에 와서는 왜였는지는 기억조차 나지 않으니까. 다만 내겐 참 마음에 와 닿았던 드라마로만 남았다. 그리고 정현정 작가의 다른 로필들을 챙겨보기 시작했다.

 


이번 포토에세이까지 포함해서 내게는 책이 3권이 있다. 모두 정현정 작가의 드라마가 기본인 책으로, <연애의 발견> 소설과 <연애의 발견> 포토에세이,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2 소설 이렇게 3권이다. 로필을 워낙 재미있게 본 탓에 서점에서 책을 발견하자마자 질러버렸는데, 로필2는 워낙 좋은 이야기들이 많아서 밑줄이 안 그어진 곳이 없을 정도. 무튼, 정현정 작가가 낸 3권의 책이 공교롭게 모두 내게 있는거다. (그러니까 난 짱팬 인증ㅋ)


생각지도 못하게 3권을 갖고 있게 되자 이런 게 가능했다. 포토 에세이에서 포토를 보면서 소설 속 이야기들과 함께 맞춰 보는 이런 일들.

 


여기까진 포토에세이. 그리고 아래쪽은 소설책.

 


같은 장면 다른 느낌- 혹시 두 권의 책을 같이 소장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렇게 돌려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 싶다.

 

 

기존의 정현정 작가가 tvN이라는 채널을 통해서 이야기했던 건 조금 자유로운 연애,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찾기 위한 노력을 담은 이야기들이었다. 세 명의 여자가 등장하고 그 중 한 명이 여자 주인공이다. 여주에게는 2명의 남자 주인공이 붙고, 다른 여자 둘에게는 각각 썸을 타거나 썸씽이 있는 남자들이 붙는다. 이런 식이었는데 그녀가 지상파에 등장하면서 주변 인물들을 많이 정리했다. 좀 더 남자 주인공들과 여자 주인공에게 집중하는 이야기를 만들었고, 그 때문에 이야기가 좀 더 깊어졌다. 물론 이전의 작품들의 이야기가 깊지 않았단 것이 아니다. 그저, 이번 <연애의 발견> 속 연애 이야기가 가장 현실과 맞닿아 있던 이야기라는 것이다. (주인공들의 삐까뻔쩍한 직업들은 차치하고 말이다.)


<연애의 발견>은 강태하-한여름-남하진의 삼각관계로 정리된다. 강태하와 한여름은 20살때부터 사귀었던 구여친 구남친 사이다. 가장 뜨겁게 사랑했었고 현재는 헤어진지 오랜 시간이 지난 상태. 강태하는 좋은 기억을, 한여름은 나쁜 기억을 먼저 떠올리게 하는 그런 연애였다. 남하진과 한여름은 결혼을 약속하기 바로 직전까지 간 깊은 관계다. 서로 사랑하고 있고 앞으로도 사랑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었는데, 한여름 앞에 강태하가 다시 나타나면서 관계가 삐그덕 거리기 시작한다.


정현정 작가의 주옥같은 대사들은 드라마를 보는 대부분의 이유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

 


넌 꿈에는 절대로 안 나타나는 여자니까. ㅡ대체로 이런 말은 남자들이 오글거려서 입밖에 안 내지만 드라마니까 대사로 가능했던 말들이었다. 로필2에서도 이런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내가 그리워한 것은 한 번도 내게 와 주지 않았다. 만약 그리운 것이 내게 온다면, 그건 현실이 아닐 것이다. 환상이거나 꿈이거나 (370쪽, 로맨스가 필요해) ​이번 드라마엔 헤어진 구남친의 입장이 많이 대변되어 있는 강태하 캐릭터도 많이 사랑받았는데, 질척질척 거리는 것도 그렇고, 훼방놓고 싶어하는 것도 그렇고, 다시 만나고 싶다고 고백도 한 번 해보는 것도 그렇고. 남자들의 감정이입이 꽤 됐다고 한다. 그런 반면 여자들은 일편단심인 남하진에게도 눈이 갔다. 강태하와는 다른 매력이니까.

 


포토 에세이에는 그동안 풀리지 않았던, 그리고 현장 포토로 풀렸던 여러 종류의 사진들이 실려있다. 심각하고 어려운 배우들의 모습 뿐만 아니라 사랑스럽고 귀여운 평소의 모습들이 그대로 드러나는 사진들이다. 보고 있노라면 보는 이까지 밝아지는 사진들이 그득그득하다. 그들의 팬이라면 필수로 사 봐야 할 것 같이 포토로 꾹꾹 눌러담은 책. 더불어 작가와 감독, 주연 3인방의 인터뷰도 들어있다.


배우들은 저조한 시청률이 마음에 걸렸었나보다. 인터뷰마다 시청률 이야기가 나오는데 신경을 많이 썼었구나..란 생각을 좀 했다. 사실 요즘 나는 시청률을 잘 믿지 않는 편인데, 그 이유는 대게 시청률이 잘 나온 프로들보다 입소문이 더 많이 타는 프로들이 더 많이 회자되곤 하니까 말이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같이 입소문타고 몇 백만을 넘는 영화들처럼 아마 드라마들에도 그런 걸 붙일 수만 있다면 <연애의 발견>도 단연 톱이지 않았을까 싶다. 생각보다 연기자들을 몰아붙이는 스타일인 감독 덕분에 힘이 들었던 듯 하지만 모두 한 뼘 성장한 듯하다고 인터뷰 하는 것을 보니까 그냥 나도 모르게 뿌듯했다. 남하진 역할을 맡은 성준 배우는 생각이 깊고 조용한 사람 같았고, 강태하 역의 에릭은 역할에 완전히 빠져들었던 이야기들을 들려주며 역할에 애착을 나타냈다. 신화의 앨범 일정까지 미루면서 참여한 드라마인데 자신이 드라마를 할 수 있게 힘을 실어준 멤버들에게 고맙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여주인공 한여름 역할의 정유미는 로필2에 이어 2번째 여자주인공 역할인데, 나쁜년 역할인데도 불구하고 대본에 빠져 자신이 역할에 금방 빠져들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한다. 더불어 에릭과는 몇 년만에 맞춰보는 호흡인데 처음에는 굉장히 어색했으나 갈수록 잘 맞아서 촬영하기가 훨씬 수월했다는 후문도 전한다. 하지만 인터뷰에서 뭐니뭐니해도 내 기억에 가장 많이 남았던 것은 감독님의 인터뷰. 우리 시대의 청춘 남녀들에게 한마디란 질문에 제가 뭐라고란 답을 한 부분이다. 제가 뭐라고 다섯글자에서 느껴지는 감독님의 위트와 진실성이 확 와닿으면서 혼자 엄청 웃었다.

 


어찌보면 간단한 연애 이야기 같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간단하지가 않은 게 연애 이야기인 것 같다. 어쨌든 사람과 사람이 만나 마음을 주고 받으면서 교감을 이뤄나가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결국 누가 더 좋아하고 덜 좋아하고 강자와 약자가 생기는 것이 아닌, 사랑할 때 마음껏 사랑하고 후회없이 미련없이 끝났을 때 아프고 나서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연애가 진정한 연애가 아닐까 한다. 다시는 사랑할 수 없는 것처럼 아프다가도 또 다른 사랑이 찾아오면 금세 사랑이란 감정속으로 스며드는 게 사람이니까. 책 한 권인 주제에 되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뭐 원래 사랑이란 그런거 아닌가.


이 책은 주절주절 글이 나오는 책이 아니다. 여러가지 미공개 포토들과 함께 각광 받았던 주인공들의 대사들이 실려 있는 명대사 모음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혹시라도 다른 걸 원한 사람이라면 소설 쪽으로 가보는 것이 현명한 선택- <연애의 발견>을 재미있게 본 사람이라면 필히 갖고 싶은 책이 아닐까 싶다.

 

 

연애의 끝은 아무도 모른다.
버렸던 쪽이 다시 버림받기도 하고, 버림받았던 쪽이 버리기도 하고, 다들 서로에게 조금씩 나쁘고, 조금씩 상처 주고, 조금씩 위로 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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