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 - 일제 강점기에서 한국전쟁까지, 아무도 말하지 않았던 그날의 이야기 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 1
임기상 지음 / 인문서원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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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를 바로 알아야 한다면서 '한국사'가 수능 필수 과목으로 자리 잡아 2016년 수능부터는 시행된다고 하고, '한국사 능력검정시험'이 모든 공무원 시험에서 필수가 되어 있는 지금 대한민국. 한국사는 따분한 암기과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아이들도 이젠 안중근 의사가 왜 의사인지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여전히 모를 수도 있지만..) 하지만 대한민국은 여전히 왜곡된 역사와 숨겨진 역사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는 듯 하다. 국사 교과서들은 검정을 할 때마다 종북이니 친일이니 내용이 어떻니라며 떠들썩한 이야기거리가 되곤 하고, 사람들도 편을 갈라 싸우면서, 한데 입을 모아 과거 청산을 부르짖지만 결국에는 사람들 관심에서 금방 사라져 버리는 현실 속에서, 한국사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원리원칙들 사이에서 제대로 된 해결책을 내지 못한 채 말이다.

 

흥미로운 주제여서 집어 든 책이었지만 보면 볼 수록 내가 제목에 적어놓은 대로 '깊은 빡침'과 '깊은 깨달음'이 번갈아 느껴졌다. 아마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그 누구라도 이런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빙산의 일각이었구나, 앞으로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나야 정확한 Fact를 알 수 있을까, 그리고 도대체 왜 친일 청산은 제대로 되지 못했던 것일까. 책 속에 처음부터 등장하지만 독립군과 친일파의 이야기는 피가 거꾸로 솟는다. 친일파들의 말도 못할 잔인한 행동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잘 먹고 잘 사는 게 당연한 것이 어떻게 권선징악을 부르짖는 나라에서 가능한 이야기냔 말이다. 뭐 이 이야기는 차차 더 하기로 하고. 이렇게 일제 강점기 시대부터 6.25가 끝난 뒤의 이른바 '빨치산' 소탕까지의 이야기가 시간순으로 나타나있다.

 

책 속의 내용들은 교과과정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이 사실들이 누락된 것인지 고의로 누락시킨 것인지 알 길없지만) 그리고 현재 이런 내용들을 가르쳐 주는 곳도 없을 테다. 물론 대충은 이해할 수 있다. 오래되지 않은 역사들은 사건에 대한 여러가지 의견들이 많이 나뉘고 논의 또한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승리자의 입장에서 쓰여진 역사는 언제나 한켠으로 치우쳐 있다는 것을. 하지만 책 속의 이야기들은 그리 간단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들만은 아니었다. 그래서 새삼 저자가 대단하다 생각했다. 여기 저기 조각나 있던 이야기들을 한 데 끌어모아 하나의 사건들 속에 편입시켜 될 수 있는 한 객관적으로 바라보게끔 만들어 놓았으니 말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의 역사는 북한과 남한으로 나뉘어 진 뒤, 북한과 관련되 역사 자료들은 삭제되었다.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일부러 삭제한 것이다. 작가의 말에도 나오지만 김일성이 독립운동을 했다는 사실은 최근에서야 밝혀진 일이다. 우익들은 이를 두고 또 종북이니 빨갱이니 할 테지만, 독립운동은 사상과는 다른 것이 아니던가. 하지만 우리는 사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철저히 사회주의 사상쪽의 이야기는 배제된 역사만을 배웠다. 강점기때부터 수뇌부에 있던 친일파들이 해방 후에도 여전히 수뇌부에 있으면서 만든 역사책을 보고 배우면서 말이다. 한 나라의 역사가 몇 사람의 농간으로 가려지고 지워졌다는 것이 생각할수록 수치이긴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지금에라도 알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자신에게 중요한 일이 국익에 반하는 것이라 하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는 '인간'은 아마 없을 것이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한없이 나약하며 그래서 발전하는 존재니까 말이다. 지금 우리가 배워나가야 하는 한국사의 숨겨진 사실들 또한 그런 나약한 인간들이 숨겨놓은 것들을 찾아내 제자리로 돌리는 일이 아닐까 한다.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으면서 역사를 바라보는 정확한 눈을 갖는 것. 역사를 대하는 우리가 가져야 하는 것은 어느쪽에도 치우치지 않은 공정한 객관성이다.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떠도는 이야기나 매스컴이 주는 정보에 무비판적으로 기대게 되고, 결국은 사고력과 판단력을 상실하게 되기 십상이다.

 

깊은 빡침은 이쯤에서 그만 대물림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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