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anced Style 어드밴스드 스타일 - 은발의 패셔니스타가 왔다
아리 세스 코헨.마이라 칼만 지음, 박여진 옮김 / 윌북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어느 책에서 봤던가 프로그램에서 봤던가. '여자 얼굴의 주름은 그 여자가 살아온 인생을 대변한다'라는 말을 본 적이 있다. 사실 이게 정확한 말인지도 모르겠다. 정확하게 기억하는 건 아니고 그저 이런 뉘앙스의 말이었는데 이 말이 내게는 꽤 강한 잔상을 남겨뒀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끔씩은 생각하곤 한다. '잘 늙는 것이란 무엇일까?'하고 말이다. 남녀 모두 잘 늙고 싶은 건 마찬가지일 테지만 '아름다움'과 필연적으로 엮이는 여자의 경우는 더더욱이나 많은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내가 살아온 인생이, 그리고 앞으로 살아가는 인생이 옷으로 표현될 수 있다는 건 아름다움과는 별개로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 궁금해졌다.

 

나이가 점점 들어가도 젊을 때와 똑같이 매력적인 사람으로 남고 싶은 사람들은 많을 것이다. 아니, 여자라면 당연히 이렇게 늙고 싶을 것이다. 모름지기 여자의 본능이란 그런 것이니까 말이다. 그래서 관심이 갔던 책이다. 은발의 여인들의 스타일에 관한 책이라는 설명에서 말이다. 실물 책을 마주하지 않은 채 출판사 서평만으로 책을 접했을 땐, '이러이러하게 옷을 입으면 된다'는 식의 패션을 알려주는 책인 줄 알았다. 그래서 엄마에게 알려줄 겸, 나의 나중을 대비도 할 겸, 겸사겸사 책을 받아들었던 것인데 이게 웬 걸. 이 책은 글보다는 사진이 더 많은 사진집이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은발의 여인들은 각자 자신만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오랜 세월동안 살아오면서 자신에게 어떤 스타일이 잘 어울리는지 이미 깨우친, 그래서 어떤 스타일에서는 독보적인 감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한 마디로 자신에게 어울리는 패션을 알고 있는 패션의 고수들이라는 것이다.

 

이들에게 단연 인기 있는 스타일은 빈티지다. 사진 속 그녀들에게는 30년 전부터 갖고 있던 액세서리들이나 모자, 옷들을 아직도 즐겨 사용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예전부터 갖고 있던 패션 소품들이 30년이 지난 지금 빈티지로 탈바꿈해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는데 자신의 역할의 몇 배는 해 준다. 이런 걸 보면서 나는 '오래되었다'는 말의 반대말이 '빈티지'가 아닐까 생각해 봤다. 한 쪽은 어감상 버려야 할 것 왜인지 지저분한 것으로 생각하게 되는 반면, 빈티지는 더 오래두어서 낡음을 멋스럽게 생각하게 되니까 말이다. 아주 한 끗 차이지만 그 진폭은 꽤나 크다. 당장 오래된 것은 버려버리는 현재의 여성들에게 깨우침을 줄 만 했다.

 

사람도 그런 것 아닐까, 싶다. 오래되어서 버릴 것, 지저분한 것이 아니라, 오래되었음을 멋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것.

 

 

 

"나이에 맞는 옷이 따로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옷으로 자기를 소개하는 거라면 그냥 자신감을 가지면 되지 않겠어요?"

"아름다운 내면을 느껴 봐요. 겉모습도 아름다워질 테니."

"다른 사람을 너무 따라하다 보면 결국 아무도 아니게 되지요. 절대 비교하지 마요. 당신은 당신이에요."

"스타일이란 적절한 장신구, 적절한 요령, 적절한 목걸이, 그리고 무엇보다도 적절한 태도랄까."

 

아주 주옥같은 말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작가가 블로그에 올린 사진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책이고,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영화 <은발의 패셔니스타>를 통해 알려졌다. 책에 간간하게 등장하는 여성들의 지혜는 읽기만 해도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 어딘가에 적어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들이 직접 겪으면서 느꼈던 것들을 이야기 해 준다는 것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건 경험이 아니고서는 이야기할 수 없는 종류의 것들이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의구심이 들었다. 정말, 나이와 스타일은 반비례하는 걸까?

내 대답은 NO!! 언제나 나 자신에게 당당한 여자에게는 나이라는 건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