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벗고 색을 입자
황정선 지음 / 황금부엉이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옷 잘 입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소망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젊었을 때는 자신의 매력을 뽐내기 위해서, 좋은 남자 혹은 여자를 만나기 위해서 옷을 잘 입고 싶어하고, 비즈니스를 할 때는 상대에게 신뢰감을 주기 위해서, 나이가 들면 나이에 맞는 고상하고 우아한 이미지를 갖고 싶어서 옷 잘 입기를 소망한다. 그래서 여러 종류의 옷을 입어보고 사들이는 것일 테다. 매번 옷의 디자인을 두고 이건 이쁘네, 저건 별로네 개인의 취향을 반영하더라도 옷을 고르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옷을 고르면서 자주 간과하는 것이 있다. 옷의 색감은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색깔로 고르곤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색깔의 예쁜 디자인의 옷을 골랐는데 막상 입어보니 별로인 경우가 허다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옷의 디자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옷을 잘 입는 사람들의 특징은, 자신과 잘 어울리는 색을 알고 있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살면서 '자신과 잘 어울리는 색'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책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좋아하는 색을 어울린다고 착각하지 말자" (102쪽)라는 부분. 저자는 좋아하는 색은 대체로 그 색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 이미지가 자신과 잘 어울릴 수도 있겠지만, 색이라는 것이 명도와 채도 사이에서의 조화로움에 따라 어울림을 결정하게 되는 것이라서 '노랑은 잘 어울리고 파랑은 안 어울린다'라고 단정할 수도 없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색이라는 것이 그만큼 세분화 되게끔 나눌 수가 있고 조화롭지 않은 색의 선택은 오히려 거부감을 줄 수도 있다는 것.

색조 화장품의 선택에도 많이 쓰이는 웜톤과 쿨톤의 구분. 그리고 더 나아가서 봄, 여름, 가을, 겨울 타입을 구분해서 각자 자신과 맞는 색상의 옷들을 선택해 볼 수 있도록 책은 자세히 설명해 놓았다. 많은 부분을 이런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일러스트와 함께 설명을 해 두었다. 어떻게 옷의 색깔을 매치하는 것이 좋을지, 어울리지 않고 피하면 좋은 색은 무엇인지, 각각의 타입에 맞는 헤어 스타일이나 색상까지도 나와 있었다. 꼭 따라갈 필요는 없겠지만, 참고해 두면 많은 팁이 될만큼 세세한 설명들이었다.

 

무엇보다 기본적인 부분을 알려주어서 보기가 쉬웠다. 대체로 패션쪽 책이라 함은 '어려운 영어 단어들의 나열'로 인해 머리 속이 복잡복잡할 때가 많은데, 이 책은 그런 종류의 단어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물론 색상이 갖고 있는 고유 이름들이 너무 많고, 어렵기는 했지만..) 글로 적혀 있는 색상에 대한 색깔을 제대로 나타내줘서 어떤 색을 말하고 있는 것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었던 점도 이 책의 특징이었다. 일러스트가 특히 눈에 많이 띄는데, 각 부분마다 일러스트가 꼭 같이 들어있어 하나의 예시를 정확하게 보여준다. 참고 하는 입장에서는 저자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단번에 알아챌 수 있어서 꽤 도움이 되는 구조였다.

 

 

 

 

 

 

 

 

몸매가 몸매인지라(;;;;) 나름 패션 책을 많이 보고 연구도 많이 하는 편이다. 나에게 어울리는 색깔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책에 실려 있는 셀프 테스트를 하는 것만으로도 조금 벅찼다. 아무래도 책에 실려있는 셀프 테스트 만으로 나에게 어울리는 색깔을 찾는다는 건 혼자 힘으로는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엄마와 함께 책의 이곳 저곳을 둘러보면서 각자에게 어울리는 색깔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 테스트를 도와주면서 느꼈던 즐거움은 생각보다 재미있었던 부분이었다. 생각보다 한 가지의 색상이 나타나는 색상이 너무도 많았고, 거기에 나에게 맞는 색깔을 골라내는 것은 더더욱 쉽지 않겠지만, 책을 읽으면 적어도 자신이 어떤 타입인지, 그래서 피해야 할 색상이 무엇인지 정도는 알 수 있다. 거기에 덤으로 옷의 색상을 코디하는 법이나 색상을 매치하는 법까지 알 수 있어서 휘리릭 둘러봤을 때의 느낌보다 읽고 난 후의 느낌이 훨씬 좋았다.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이 얼굴 뿐만 아니라 옷에서 풍기는 이미지를 포함한다는 것은 이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이다. 신뢰를 주기 위해서 파란색 넥타이를 메고 공식석상에 나타나는 역대 대통령들의 코디네이션을 담당한 사람들의 말을 보더라도, 이미지는 이제 메이킹의 시대가 되었다. 색을 잘 알고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은 앞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 꽤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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