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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목적어 - 세상 사람들이 뽑은 가장 소중한 단어 50
정철 지음 / 리더스북 / 2013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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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이름만으로 책에 대한 퀄리티를 의심않고 거침없이 집어들 수 있는, 나의 신용도 100퍼센트의 작가 정철. 내가 내 믿음 모두를 내어주는 몇 안되는 작가 중 하나다. 나는 그의 '생각의 재기발랄함'이 좋고, '꼬아서 말하기'도 좋고, '어이없는 피식 개그'도 좋다. 카피라이터,라는 그의 직업답게 그의 생각은 어느 하나 평범한 것이 없고, 그 평범하지 않음에서 뿜어져 나오는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들에 늘 격하게 공감하고는 한다. 그래서 서평단으로서 책을 선정하라 했을때 제일 먼저 이 책을 꼽아두었다. 마이 페이보릿 (my favorite)이라 자부할 수 있었으니까.

 

내가 작가 정철을 만난 것은 대학생때의 일이다. 그 때의 나는 도서관을 아주 자주 들락거렸다. 도서관에서 일하는 친구가 있어서도 자주 갔지만, 보고 싶은 책들을 모두 사서 볼 수 없는 주머니 사정때문에 늘 새로운 신간들은 학교에 신청했다가 입고 되면 제일 먼저 도서관에서 빌려봤었다. 어김없이 신청한 책이 들어왔다는 문자를 받고 향했던 도서관에서, '신간코너' 속 작은 책 한권- <내 머리 사용법>이었다. 그때까지는 내 책읽기는 소설에 한정되어 있었다. 가끔씩은 떠나고 싶은 내 마음의 염원을 담아 여행에세이를 보는 정도. 근데 이 책으로 인해서 좋아하는 독서 방향도 한가지 더 생겼다. 새롭고 신선한 시각이 가득한 책. 그래서 카피라이터나 창작활동을 했던 이들의 책들을 보면 다리를 멈추고 꼭 책을 들춰보곤 한다.

 

그렇게나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이라니!

나의 기대감은 최고조였고, 이 책은 내 기대감을 충족하고도 남을만큼의 이야기였다.

 

 

 

 

 

 

 

"죽는 날까지 가져갈 당신의 단어는 무엇입니까?"

책은 이 물음으로 시작된다. 당신에게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단어를 3개만 꼽는다면 어떤 것을 꼽겠냐고. 수천 명의 사람들이 선택한 여러가지 단어들이 정철의 생각과 만나 책에 펼쳐져 있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보내준 단어들을 통계내서 제일 많이 선정된 44개의 단어들과 작가가 임의로 선정한 6개의 단어를 합한 총 50개의 단어들의 이야기. 

 

가족, 사랑, 나, 엄마, 꿈, 행복, 친구, 사람, 믿음, 우리, 열정, 너, 도전, 지금, 희망, 돈, 건강, 자유, 이름, 추억, 감사, 밥, 아버지, 여유, 웃음, 실패, 재미, 생각, 시작, 책, 마음, 여행, 변화, 다름, 배움, 만남, 일, 다시, 오늘, 왜, 보통, 휴식, 매력, 길 + 그러나, 굳은살, 자식, 술, 스무살, 그냥.

 

 

정철은 설문 결과에 대해 정리해 놓으면서 마지막에 이렇게 이야기 한다.

 

어떻습니까? 동의하십니까? 수긍이 가는 것도 있고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것도 있을 것입니다.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단어들을 거울로 놓고 나를 비춰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만의 목적어를 찾는 것입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기 전에 말입니다.     - p.14

 

나만의 목적어. 이 단어들이 굉장히 무겁게 다가왔다. 평생의 모토로 삼을 단어를 고르기가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책을 다 읽어나간 지금도 단어를 고르기 쉽지 않다. 내가 욕심이 많아서일까.

 

 

 

 

 

 

 

가족에 관한 단어들, 자신의 주변에 관한 단어들이 많이 존재한다.

엄마, 아버지, 나, 너, 우리, 가족, 친구, 사람.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 관한 단어들이 순위에 있다는 것은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 아직까지도 우리는 가족이라는 카테고리를 중요시 여기고 있다는 의미가 되고, 이런 결과가 나온 것에 퍽이나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본문에 보면

 

세상에서 가장 큰 우산을 들고 있는 여자 엄마.

엄마를 네 글자로 표현하면, 미안해요

열두 글자로 표현하면, 미안하다고 말하지 못했어요.      - p.20~21

 

끝까지 아빠라 부르고 싶었떤 사람 아버지.     - p.214

 

우리는 이상하게 '엄마'는 영원히 '엄마'인데 어느순간 '아빠'는 '아버지'가 된다. 엄마와의 거리는 날이 가면 갈수록 줄어드는 느낌인데, 아빠와의 거리는 생각만큼 줄지를 않는다. 슬프게도 현재 아빠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아버지 사직서'가 아빠라는 단어의 카테고리에 들어 있다. 읽으면서 여러번 울컥했다. 현실의 아빠들이 느끼는 마음들이 고스란히,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말들이 한가득 조곤조곤하게 적혀 있기 때문이었다. 가장 마음이 아팠던건 아빠라는 자리를 떠나면서 남기는 마지막 문장. "큰 의미는 없겠지만 한때 아버지라 불린 사람이 너희들 곁에 있었다는 것을." 여기서 마음이 팡 터졌던 것 같다. 그래서 그 아래에 손글씨를 적어 두었다. "아빠 딸이어서 행복해"라고 쑥스러워 평소엔 절대 전하지 못할 말을 말이다.

 

 

 

 

내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파트들이 나와 관련된 주변의 것들이라 그렇지 읽다보면 심하게 감정이입을 할 부분들이 꽤 된다. 작가는 별 것 아닌 것들로 사람의 마음에 있는 자물쇠를 여는 힘을 가졌다. 그래서 한순간에 무장해제가 되는 듯 했다. 그게 작가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하고..

 

작가는 에세이를 계속 쓸 생각이라고 했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라서 그렇다고. 사물을 오래 두고 관찰하는 특성상 자신은 눈으로 글을 쓴다고. 눈으로 쓰는 그의 다음 글을 기대하며 다시 한 번 책을 편다. 생각했었으나 읽느라 미뤄뒀던 내 생각들을 조금 적어 넣고, 나도 관찰을 시작한다. 내 인생의 목적어, 무엇으로 정하면 좋을지.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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