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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완자가 1
완자 글.그림 / 재미주의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
그것은 그 무엇을 차치하고 모두 축복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주인공인 완자와 야부도 마찬가지다.


세상에는 여러가지 사랑이 있다. 동성애,라는 것 또한 살아가면서 볼 수 있는 여러가지 사랑 중 한 가지일 뿐이다. 아직까지
한국사회는 공식적으로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는다. 우리 의식 속에 자리 잡힌 유교의식은 다른 것은 강하게 내치는 경향이 있어서,
동성애에 대해 의식적으로도 밀어내는 강도 또한 생각외로 굉장하다. 그 생각차이를 충분히 알면서도 신인 작가가 동성애에 관련된
웹툰을 한다고 했을때 걱정이 먼저인 건 당연하다. 책에 대해 처음 접하고 웹툰을 정주행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웹툰, 생각했던
것만큼 걱정스럽지 않고 가벼운 일상툰이었다. 동성애 관련 일상툰- 느낌이 어감이 이상할지 모르겠지만, 이 웹툰은 이 책은 그저
사랑하는 사이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다.
호기심이 있었던 것도
부정하지 않겠다. 하지만 웹툰을 보기 시작하면서 동성애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세상엔 나처럼 생각이 바뀌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호모포비아들도 있다. 내가 본 퀴어 영화 중 한 편인 <백야>도 호모포비아로 인해 강제 아웃팅을
당한 한 남자가 복수한다는 줄거리를 갖고 있는데, 이 영화 덕분인지 호모포비아들에 대한 내 인상은 무척 나쁜 편이다. 그리고 내
예상대로, 완자 작가의 웹툰엔 늘 그네들의 댓글이 달린다. 가끔씩 댓글창을 보면서 '아, 세상엔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구나' 새삼 느끼곤 한다. 세상엔 사람들이 빼곡히 살고 있고, 그 빼곡히 살고 있는 사람들의 존재만큼 생각도 존재한다. 완벽히
같은 의견은 찾기 힘들고 맞춰가며 살아가고 있다. 세상에 완벽히 나와 같은 사람이 나 말고는 있을리 없으니까. 그래서 사람들은
조심한다. 혹시나 자신의 의견이 다른 이에게 해가 되진 않을까, 조심 조심. 그런데 동성애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조심하지 않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그것은 아마,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그 누구도 그 상황에 있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책에서 작가가
밝혔듯, 누구에게 쉽게 이야기 할 수 없고 아웃팅 당할까봐 조마조마해 한다. 부모에게 말하기가 어렵고, 벽장 속에 마음을 넣고
문을 잠그기도 한다. 밝혀지는 것이 두려운 것으로 인식 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이 상황이라면... 사랑을 하는 것이 왜 숨겨야만
하는 것이란 말인가. 마음의 문을 닫아야만 한다는 것인가. 늘 안타깝다.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에피소드가 몇 편 있다.
하
나는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숨기며 살아가는데, 혹시나 본인에게 용기내서 커밍아웃을 하게 된다면 '알고 있었다'라는
이야기만으로도 큰 용기를 줄 수 있다는 에피소드- 웹툰으로 올려졌을때 댓글 폭탄이 일었던 에피소드였다. 생각을 많이 하게 했던
에피소드 중 하나. 또 하나의 에피소드는 '같이 산다'는 에피소드. 세상엔 여러 가지 가치관이 있고,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졌다고
해서 서로를 틀렸다 비난할 수 없으니 적어도 싸우지는 말았으면 좋겠다는 것. 이 에피소드 또한 공감하는 바이다.
아직까지는 공론화가 많이 되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들이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당연한 것이 될 수 있겠지. 그 언젠가는.
자, 진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완자는 작가의 애칭이다. 완전 자기멋대로의 준말이라고. 야부는 여보의 큰말이라고 완자 작가가 여자친구에게 붙여준 애칭이다. 처음에는
나만의 여보라는 뜻으로 만들었다는데 이젠 만인의 여보가 되었다고 난감하다는 에피소드를 풀어놓기도. 굉장히 소소한 커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귀엽고 사랑스럽고 어디서나 볼 듯한.

캐릭터가 귀여워서 그런지 이 둘의 사랑이야기까지 알콩달콩.
나도 얼른 이런 귀여운 사랑 해봐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