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명랑하거나 우울하거나 - 서른 살을 위한 힐링 포엠
장석주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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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하는 수많은 생각들을 함축 시켜 놓은 시라는 장르는.. 언제 보아도 매력적이다. 하지만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 소설이나 에세이보다 좀 덜 읽히는 것 같은 느낌. 시를 이해하려면 작품 외적인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의 지식도 좀 있어야 하지만- 나는 작가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지도 않을 뿐더러, 그 작가의 생활상 같은 것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접하는 시는 아무래도 수박겉핥기밖에 될 수가 없다. 물론 시라는 장르는 읽는 이가 상상력을 발휘하고, 그 시에 대한 작가의 의도를 나름대로 파악하면 그게 다인 거지만, 아는만큼 보인다-라고.. 아쉽긴 했었다. 그런데 이 책은 정말 도움이 되더라. 그래서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면서 작가의 상황이라던가, 하는 것들을 조금이나마 둘러볼 수 있게 되었다.

 

 

 

 

 

에세이스트, 그리고 시인. 저자는 시인이라서 시인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걸까, 아니면 작품에 대한 무한한 애정으로 시를 잘 이해하는 걸까. 아마도 둘 다 이겠지만, 내가 전혀 생각하지 못한 쪽으로의 해석들도 흥미로웠고, 저자의 말을 온전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도 더러 있었다. 문체의 고급성,이라고 해야하나 무튼 글 하나하나를 써감에 있어서도 함부로 내뱉는 듯 보이지 않아서 더더욱 신뢰가 갔는지도 모르겠다.

 
 

책에는 총 47개의(제대로 센 거 맞겠지?;;;) 시의 원문이 소개되어있고, 각각의 시마다 저자의 코멘트가 적혀 있는 식이다. 그리고 그 시를 읽은 저자가 붙인 제목도 또 따로 붙어있다. 더 흥미로운 점은, 저자가 시를 설명할때 이런저런 또 다른 시들을 차용한다는 점이다. 이런 건 정말 시에 통달하지 않고서는 힘든 일인데, 이런 방식은 하나의 시를 읽으면서 또 다른 시를 발견하는 기쁨도 가져다 준다. 예를 들거나 다른 이야기를 잠시 꺼낼 때 내보이는 시가 원문이 다 실린 작가의 또 다른 시일수도 있고, 아니면 전혀 다른 작가의 시일 수도 있고, 작가와 연관이 된 시일 수도 있고, 저자가 좋아하는 시일 수도 있다. 시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해서 그런지 새로운 시를 정말 많이 발견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한 개의 시로 여러개의 시를 읽게 만드는 참 신기한 책.

 

 

다만 중간중간에 들어가 있는 흑백의 사진들은 연관성이 전혀 없는데 왜 들어가 있을까.란 의문점은 가지고 있다. 따로 떼어놓고 본다면 나쁘지는 않을텐데 굳이 들어가 있을 곳이 아닌데 들어가 있는 사진들도 더러 있어서...

 

 

서른살을 위한 힐링포엠이라는데, 나는 아직 20대인데도 불구,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머리가 복잡복잡했었는데, 집중해서 이 책을 읽고 나니 조금은 맑아진 느낌.

 

이 책 덕분에 묻어뒀던 시집도 꺼내들고 시집도 주문했다.
이 여름밤에 감수성이나 꺼내어볼까, 뜬금없이 생각하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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