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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 ㅣ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56
로이스 로리 지음, 조영학 옮김 / 비룡소 / 2011년 12월
평점 :
쉽게 읽히는 책이었다. (책 소개에 나와 있는 것처럼, 연작의 성격을 띠지만 전혀 별개의 내용으로 봐도 이해가 가능해서 마음 놓고 읽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내용이 어렵지 않았고, 새로운 세계를 중심으로 하는 얘기라 흥미도 있었다. 글 자체도 어렵지 않아서 더욱 그러했는지도 모른다. 읽기로 마음먹고 나서는 채 두시간이 걸리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눈 앞에 새로운 세계가 펼쳐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쉬운 글은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지만 전혀 생각외의 내용으로 전개가 되는 바람에 쉽사리 예상은 하지 않게 되던 책이었다.
사람마다 재능을 하나씩 가지고 있어 그 능력이 이름이 되는 세계라는 것도 신선했고, 능력을 가진 이들이 조화롭게 산다는 것도, 그들이 모두 다 다른 마을에서 넘어와서 각자 하나쯤의 아픔을 갖고 있다는 것도 신선했다. 책의 내용 자체가 신선하니까 더 빠져서 읽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은 쉽게 읽힌다고 단순하지 않다. 그 어떤 것이라도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을만큼 여러가지를 숨겨두고 있는 것을 느꼈다. 책장을 완전히 덮었음에도 손에서 놓지 못하게끔 만드는 그런 의문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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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가진 재능은 왜 필요했던 것일까.
마을의 거래는 왜 하는 것일까.
재능과 거래를 하지 않는 방법은 없었던 것일까.
언제나 상냥하던 숲이 왜 갑자기 난폭해 졌을까.
'보는자'들이 유독 많았던 건 무슨 이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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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일까...로 끝나는 의문들이 많아졌다.
뒷쪽에 옮긴이가 이런저런 책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 놓았는데- 옮긴이가 생각해보라던 상징들은 하나같이 내가 의문을 품었던 것들이었다.
아마 청소년들에게 이 책을 권하는 건- 이 책이 가진 수많은 상징성과 의문을 갖게 하는 것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쉽게 읽히는데 쉽게 놓지 못하는 아이러니를 가진 이 책. 흥미만을 위한 추리나 공상소설만이 아닌 이 책은, 안에 담겨 있는 것들을 풀어내기 위해, 또 다른 본인의 생각을 정리하기 위한 사람들에게 더 안성맞춤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