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자마자 문해력 천재가 되는 우리말 어휘 사전
박혜경 지음 / 보누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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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량이 역대 최저인 시대라지만, 인류의 손에 들린 핸드폰은 그 어느 시대보다 활자의 홍수 속에 살게 한다. 역사상 가장 많은 정보들을 다루고 활용하고 있는 세대고, 우리는 하루종일 활자를 읽어낸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어휘력과 문해력은 날이 갈수록 주목받고 있다.


글을 읽고 뜻을 읽어내는 것은 학습의 기본이자 모든 학습활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코로나 당시 아이들이 글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교육 공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문해력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커졌는데, 코로나 이전 이동진 영화평론가의 기생충 한 줄 평이슈라든가(일명 명징과 직조 사태. 책 본문에서도 언급된다), 심심(甚深)한 사과라든가, 금일(今日) 명일(明日) 익일(翌日)이라든가 여러 상황들이 이미 웃음으로 소비돼 왔다. 하지만 하하하 너는 이런 것도 모르냐 바보다라며 단순히 웃어 넘길수만은 없는 것이, 어휘는 단순히 단어가 아니라 인간의 사유를 이끌어가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어휘량의 차이는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의 차이까지도 만들어 낼 수 있다.(3쪽)


그렇기에 <읽자마자 문해력 천재가 되는 우리말 어휘사전>이라는 길다란 책 제목에 관심이 갔다. 요즘 들어 나도 문해력이 낮지는 않은지 자꾸 되돌아보게 되는데, 혹시나 내가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던 부분이 있지는 않을까 싶어서. (어휘에는 어느정도 자신이 있는데도 말이다.)


책은 53개의 주제를 가지고 어휘를 설명한다. 설명하는 단어는 대체로 한자어인 경우가 많고(핍진하다, 십분, 전철, 대두하다 등), 비슷한 뜻을 가진 단어의 차이점을 설명하거나(심문/신문, 곤욕/곤혹, 성패/승패 등) 한자가 다른 동음이의어(매도하다, 연패하다, 준수하다, 심심하다)를 설명하기도 한다. 주제마다 설명하는 분량이 길지 않아 쉬우면서도, 될 수 있으면 정확한 예시를 들어서 어떻게 사용하면 되는지 알려준다. 


주제가 끝나는 장의 노란색 박스는 주제를 한 줄로 요약해 알려주고, 파란색 박스는 유의어, 반의어, 동음이의어 등을 추가로 알려주며, 주황색 점은 본문 중 어려운 단어들을 쉽게 풀어서 주석으로 설명한다. 단어의 뜻이 여러가지로 읽힌다면 번호를 나누어 사용 방법을 알려주기도 하니, 하나의 주제에 적어도 4~5개의 추가 단어들(추가 사용법)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맥락의 파악이 어휘에 있어서는 핵심이라 할 수 있는데, 저자는 이것에도 중점을 둬서 앞뒤로 어떤 단어가 붙으면 어떤 느낌으로 읽히는지도 충분히 설명한다. 무엇보다 책을 끝까지 읽어내지 못하는 사람들도 쉽게 읽어낼 수 있을 정도로 책이 술술 잘 읽힌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문해력 천재까지는 모르겠고, 헷갈리는 어휘의 사용법들을 확실하게 알고 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음에는 분명하다. 어휘라는 건 기본 토대 위에 덧붙여 쌓아가는 것이므로, <읽자마자 문해력 천재가 되는 우리말 어휘사전>으로 기본 토대를 다지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모르는 단어를 탐구하고 찾아보는 습관을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더더욱 좋겠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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