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 바이 아마존 Death by Amazon - 새로운 유통 전쟁의 시대, 최후의 승자는?
시로타 마코토 지음, 신희원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온라인 해외 직구가 어렵고 낯선 내게는 조금 먼 이름이지만, 직구가 생활인 사람이라면 자주 드나들게 되는 곳이 바로 <아마존>이라는 사이트라고 한다. 라디오에서 가끔씩 '아마존에서 살펴보다가 어쩌고..' 하는 류의 문자들이 읽힐 때면, 아마존이 내 생각보다 지금 우리의 생활에 가까이 자리잡고 있다는 게 피부로 확 느껴진다. 나는 온라인 서점의 형태의 초창기 아마존은 기억한다. 우리나라에 e-book이 막 도입되던 시기였는데, 그 당시 e-book 종류가 다양하지 않아 아마존에서 원서를 본다는 얘기를 지인에게 들은 적이 있어서다. 하지만 아마존에 대한 기억은 업데이트 되지 않은 채 그대로 머물러 있기에 현재의 아마존이 어떤 상태인지 잘 가늠은 안 됐다. 아마존이 뭐 어떻다는 거지? <데스 바이 아마존>이라는 어마무시한 제목을 달고 있는 책을 보며 내가 처음으로 한 생각들이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데스 바이 아마존 Death by Amazon'은 경제 용어다. 우리말로 바꾸면 '아마존 공포종목지수'. 아마존의 성장으로 위기에 처한 상장 기업 종목들의 주가를 지수화한 것이다. 아마존의 주가가 상승하면 반비례해서 하락하는 특징이 있고, 아마존의 신규 사업 진출이나 인수합병 등의 뉴스가 발표될 때마다 요동친다. (7쪽) 책의 프롤로그에 설명된 걸 내가 이해한 대로 쉽게 바꿔 말하면 이렇다. '아마존과 업종(파는 물건)이 겹치거나 겹칠 예정인 브랜드들은 아마존의 공세에 밀려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라는 예상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지표, 아마존과 붙어 싸우면 진다는 가정하에 만들어진 지표. 데스 바이 아마존 리스트에 들어있는 브랜드들은 분야도, 업종도, 브랜드가 유지돼 온 기간도 제작각이었는데, 그들을 차례로 흡수해 아마존은 덩치를 키웠다. 그리고 그렇게나 많은 부분에 다리를 걸치고 있으면서 또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려 덩치를 키우길 마다치 않고 있다. '잡식 공룡'이라는 별명이 결코 과언은 아니다. 이런 지표가 만들어질 정도로 아마존이 미국 경제에 끼치는 영향은 굉장하다. 내 생각보다 아마존은 훨씬 거대한 기업이었다는 걸 불현듯 깨달았다.


하지만 '데스 바이 아마존' 리스트에 담겼다고 해서 그대로 끝이란 소리는 아니다. 반대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바로 아마존에게서 살아남은 브랜드들을 일컫는 말인 '아마존 서바이버 Amazon Survivor'. 그들은 자신들의 브랜드가 가진 가치를 잘 파악하고, 아마존과의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부분을 깊게 파고들었다. 공룡이 덤빈다고 거기에 몰두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했다. 내가 구구절절 이런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이 책 <데스 바이 아마존>은 아마존이 어떻게 공룡이 되었는지에 대해 쓴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데스 바이 아마존>은 공룡에게 잡아먹히지 않고 살아남은 기업들, 아마존 서바이버들의 경영전략을 파헤치는 책이다. 물론 아마존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차세대 유통방법에 대한 이야기도 자세히 서술돼 있다. 그 유통 방법이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도 상세히 보여준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아마존 찬양이 아닌, 아마존의 유통법을 우리는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까?에 초점이 더 맞춰져 있다. <데스 바이 아마존>이 갖고 있는 목표는 뚜렷하다. '미래의 유통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 그것이 아마존이든 아마존 서바이버든 상관없이 배워서 잘 쓰자!라는 목표 말이다.


책에는 쇼루밍이라는 쇼핑문화의 등장이 가져온 오프라인 상점의 쇼룸화,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생필품을 주문할 수 있는 아마존 대시 버튼이나 보이스 커머스의 등장 같이 아마존이 선보였거나 선보이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유통 방법은 혁신이 어디까지 뻗어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면서 진짜는 데이터 확보가 목적인 아마존고의 오프라인 상점의 무인화의 경우를 보여주며 아마존이 단순하게 이익추구만을 쫓는 것이 아닌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선택을 하고 있음도 보여준다. 더불어 구매경험에 따라 상품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의 성향에 따라 스토어의 존재 이유를 바꿔버린 애플과 스타벅스의 사례, 소규모 매장을 오픈해 소비자와 공감하는 노도스트롬의 사례, 제품에 첨단기술을 접목시켜 소비자들을 붙잡는 세포라와 자라의 사례 등을 통해 기존 브랜드들이 차별화를 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도 담았다. (중소기업들의 차별화 사례 또한 담겨 있다.)


마지막엔 드론이나 자율주행 배송, 구매보다 대여를 하는 구독 시스템 등의 미래 유통산업이 변화해 나갈 길도 언급한다. 그러니까 <데스 바이 아마존>은 새로운 유통 전쟁의 시대를 맞이한 기업들이 어떤 선택을 해야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지 여러 사례를 통해 설명하는 책이다. 하지만 책에 소개된 방법들도 곧 많은 이들이 따라할 유통법일 테니 이 책만이 정답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니 <데스 바이 아마존>은 당신이 이렇게 따라하면 미래의 유통 산업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다라는 정답이 아니라, 당신은 어떤 혁신을 통해 성장하겠는가라는 물음이다. 그 물음에 대한 정답은 책을 읽고 난 후 내린 당신의 결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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