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쓰기 - 필사로 완성하는 글쓰기 감각
유나경 지음 / 모들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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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책은 <나의 글쓰기>라는 글쓰기 책이다. 그러고 보니 지난 달에도 글쓰기 관련 책을 읽었었다. (물론 내게는 퇴고 쪽으로 아이디어를 많이 준 책이지만) 누군가는 "또 읽어?"라며 내게 물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나는 "응. 또 읽어."라고 자신있게 대답하겠지.

큰 책방이 아니라 작은 동네 책방에서도 글쓰기 책은 쉽게 눈에 띈다. 그리고 비슷한 주제의 책이 굉장히 많을 땐 한 권의 책을 깊게 파기보다는 여러 책을 읽고 두루 참고하는 편이 좋다. 저자마다 지닌 장점과 개인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이 모두 같을 수는 없으니까. 게다가 책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부분은 굉장히 중요하다는 뜻이니 중요도를 알기에도 좋다. 적어도 내 경우는 여러 책을 읽으면서 노하우를 얻는 편이 효율이 좋았다. 그래서 글쓰기 책을 자주 읽는 듯 하다.

이번에 읽은 <나의 글쓰기>라는 글쓰기 책은 기존과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르다. 일단 필사책과 글쓰기 책의 결합이란 점이 기존 책과는 다른 부분이다. 책이라기보다는 워크북 개념이 강한데, 저자는 '필사 노트'라고 표현했다. '글쓰기 책을 읽고 막상 글을 쓰려고 하면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사람들을 위해 '구체적인 글쓰기 방법을 보여주고 직접 따라 쓰게 구성되어'(4쪽) 있는 필사노트다.

세상 처음보는 구성이었다. 이런 구성은 예전 영문 캘리그라피 워크북에서나 본 적이 있지, 일반적인 글쓰기 책에서는 본 적이 없는 구성이라 신선했다. 적혀 있는 문장을 따라서 아래쪽 빈칸에 똑같이 채워나가면 된다. 예문 문장을 구성하고 있는 방식들을 카피하다보면 문장 구성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다. (물론 생각 없이 손으로만 쓰는 것이 아닌, 눈으로 보고 입으로 중얼거리면서 손으로 쓰는 필사 방법을 사용할 때 깨달음이 커지는 건 너무도 당연한 얘기다.) 

저자는 자주 문제를 낸다. 앞에서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줬으니, 예시를 생각하며 문장을 만들어봐라! 라고 말이다. (이럴땐 덜렁 한 문장만 주어진다.) 거의 모든 예시 뒤엔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뒤쪽에 따로 답이 존재하지 않으니 그 문장을 예시처럼 만들어 가는 건 오롯이 독자의 몫이다. 독자가 적은 것이 정답인지 아닌지 누군가 판단해 줄 수는 없지만, 여러가지로 문장을 만들어보면서 예시와 비교해보면서 자신의 실력을 확인할 수 있다. 확실히 처음 문장을 만들다보면 내 마음처럼 잘 다듬어지지 않음을 느낀다. 하지만 같은 문장으로 다시 문장을 만들면 처음보다는 조금 수월하게, 하지만 조금이라도 다르게 문장을 만들려 노력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여러 문장이 모이면 그 문장들을 보면서 좋은 점과 나쁜 점을 찾는 훈련도 할 수 있다. (시간을 들이는만큼 실력은 좋아질 테다.)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단순한 필사노트인가 싶은데, 사실 <나의 글쓰기>는 글쓰기 책의 기본적 내용을 전부 짚고 있다. 문장을 만드는 기본적인 방법이라든지, 표현을 풍성하게 집어넣고 빼고 응용하는 법이라든지, 생략하거나 어울리지 않는 단어를 사용하는 법이라든지, 문장을 구성할 때 넣지 말아야 하는 것들(단어 반복, 너무 긴 문장)이나 문장을 고치는 방법이라든지. 기본기를 위한 챕터가 끝나면 그 다음부터는 어휘의 사용과 감각적인 표현력을 위한 챕터들이 등장한다. 어떤 글이 매력적인지 설명하기도 하고, 주제를 나타내기 위한 사색이라든가 사물을 색다르게 보기 등 글을 쓸때 도움이 될만한 팁들도 여럿 적어두었다. 또한 직접 그런 글을 써 볼 것을 권하기도 한다. 

<나의 글쓰기>에 아주 깊은 내용들이 들어가 있다고 하면 거짓말일테다. 고작 200쪽 남짓한, 빈 공간이 많은 책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내용이 빈약한가 묻는다면 그건 또 절대 아니다. 기본적으로 담아야 할 것들을 충실히 담고 있어서다. 오히려 이 책이 원하는 방향대로 따라가다보면 조금 더 나은 글쓰기 실력을 갖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나의 글쓰기>가 좋은 길라잡이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꾸준히 필사하며 생각을 정리하는 연습을 하고 나만의 글을 직접 써 보는 것. 이 책으로 조금 더 나은 글쓰기 실력을 갖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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