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다경제 - 어디 가서 아는 척할 수 있는 경제 지식
사이다경제 외 지음 / 원앤원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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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고등학교 다닐 때 교과서 과목으로 공부한 이후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가끔씩 경제 관력 책들을 읽었지만 재태크나 부동산 등 요즘 관심을 두거나 내게 필요할 내용들로만 책을 읽었고, 경제는 나와 상관 없는 단어라 생각했다. 그런데 <사이다경제>의 서문에 이런 말이 적혀 있다. "문맹은 생활을 불편하게 하지만 금융문맹은 생존을 불가능하게 한다."라고. 경제 대통령이라 불리는 앨런 그리스펀의 말이라고 하는데, 경제가 생존을 위한 필수지식이라니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관점이었다. 당장 경제 뉴스에 나온 그 어떤 것도 나랑 관계가 1도 없는 것 같은데 어떻게 나의 생존과 연관지을 수 있다는 말인지. 막상 이런 식의 이야기를 보니 덜컥 겁부터 났다. 생존과 연관된다잖아- 그래서 얼른 책을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사이다경제>는 나에게서 가장 가까운 '돈'에 관한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돈이란 뭔지, 화폐란 왜 만들어졌는지,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의 변화, 합리적 선택을 위한 방법(기회비용, 명시적 암묵적 비용, 매몰비용), 임금노동자의 월급이 오르지 않는 이유(기업 이윤추구의 복잡함 속 을의 무기력함), 정부에 세금을 내는 이유(공공재와 공공서비스, 규제에 대한 이야기)까지. 경제에 대해 어려움부터 갖지 않도록 개인이 접하는 경제부터 다루기 시작한 게 인상적이다. 지금껏 생각해 본 적 없지만 개인과 관련된 경제만 해도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책은 개인에서 사회로, 사회에서 세부적인 사항으로 경계를 확대하기도 하고 집중하기도 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사이다경제>에서 다루는 경제 이야기는 그 분야가 다양하다. 보험이나 환율, 주식과 펀드 등을 아우르는 금융 분야도 다루고, 세계 속 큰 경제 사건들(이를테면 서브프라임 모기지, 우리나라의 IMF)를 다루기도 한다. 미래 예측을 위해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다루기도 하고, 여러 기업들의 마케팅을 알아보기도 한다. (단순히 어떤 마케팅을 알아본다기 보다는, 그 마케팅으로 거둔 기업이 거둔 경제 가치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관심이 없다면 잘 모르는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 분야에 대한 이야기도 자세히 해 놓는데, 아무래도 사람들이 갖는 경제라는 카테고리는 투자이기 때문에 더 자세히 다루는 느낌도 들었다.



내 경우 제일 재미있었던 부분은 마케팅 부분이었다. 기업의 마케팅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으며, 그것으로 이루어낸 경제가치는 어느 정도다라는 기본적인 이야기 말고도 여러가지 마케팅 용어가 등장하기 떄문이다. 미투 효과(하나의 매장이 자리잡은 근처에 같은 종류의 상품을 파는 매장을 세우는 방법), 샤워 효과(백화점 꼭대기층에 영화관이나 식당가를 배치하는 이유), 폭포 효과(상류층의 소비가 아래쪽으로 흘러가는 효과), 노이즈 마케팅(욕 먹을 각오와 함께 인지도를 넓히는 방법), 바이럴 마케팅(요즘엔 대체로 인센티브를 받고 작성하는 경우가 많아짐), 매복 마케팅(공식 파트너사의 지위를 갖지 못했음에도 관련이 있는 듯 광고하는 경우), 공포 마케팅(사회적 공포를 조장해 꼭 필요하다(필요없다) 생각하게 만들어 소비를 유도하거나 막는 경우) 등등 읽는 내내 흥미로웠다. 



더불어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요즘 정부가 벌였던 LTV와 DTI 제약에 관한 내용들은 흐릿하게 알고 있었던 부분이었는데 <사이다경제>를 통해 좀 더 명확하게 개념을 잡게 되었다. 주택담보인정비율과 총부채상환비율이라는, 한글로 적어도 어려운 이 두 개념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앞으로 뉴스를 들을 때 좀 더 명확한 핵심을 캐치할 수 있을 것 같아 조금 기뻤다.) 투자를 위해서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하는지, 대한민국의 부동산 전망이 어떤지 같은 것은 여전히 먼 훗날 나와 관계될 수 있는 느낌이지만 말이다.


어렵게 읽히는 곳이 단 한 군데도 없지만 알고 보면 경제를 공부한 것이 되는 대견한 <사이다경제>. 많은 사람들이 카드 뉴스나 앱을 통해 왜 읽었는지를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내용 하나하나가 길지 않고, 어렵지 않으며, 사람들이 싫어할 복잡하고 아주 전문적인 내용은 과감히 생략했기 때문이다. <사이다경제>를 읽는다고 모든 경제에 능통할 수는 없겠지만, 경제의 기초를 다진다라고 생각하면 이 책은 맡은 바 본분을 충분히 해내고도 남음이 있다. 아이들에게 읽혀도 좋을만한 유익한 경제 도서! 경제가 쉽게 다가가길 바라며 만들어낸 제작진의 마음이 느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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