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이 너였다 - 반짝반짝 빛나던 우리의 밤을, 꿈을, 사랑을 이야기하다
하태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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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이 너였다>는 책 제목을 보고 생각했다. 우리는 순간을 살고 있다. '하루'라는 긴 시간은 '작은 순간'들이 모여 만들어진다. 하지만 살아가는 모든 순간을 기억하지는 못한다. 특별한 순간만이 남고, 나머지는 망각의 영역으로 사라진다. 그 살아남은 순간들을 기억이라고도, 추억이라고도 부른다. 책의 제목을 딱 보자마자 '순간'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책을 펼치자마자 접하게 된 '본디 순간이라는 것은, 그때마다 생긴 나름의 감정들로 이루어지기 마련입니다.'라는 저자의 프롤로그에 적힌 말은, '과연 순간 속에는 얼마나 많은 감정들이 담겨 있을까' 생각하게 했다.

사랑은 단순히 하나의 단어로는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감정들이 뒤섞여 있다. 복잡하고 복잡해서 하나로 정의할 수가 없다. "만진다. 잡는다. 간다. 온다. 가르친다. 외출한다. 본다. 느낀다. 슬퍼한다. 화난다. 춤춘다. 노래한다. 밉다. 운다. 웃는다. 사랑한다. 상처입는다. 이 수많은 말들 중 나하고 상관 없는 말 있어?"라고, <로맨스가 필요해>라는 드라마 속엔 이런 대사가 있다. 두 사람이서 하는 사랑이란 건 이만큼, 아니 이보다도 더 많은 단어들을 함께한다는 뜻이다. 그러니 많은 순간들 속에 함께 할 수 밖에 없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책의 제목처럼 사랑하는 순간에는 '모든 순간이 너였다'.


보고 싶다. 
이렇게 잠시 떨어져 있어도
금방 애틋해지는,
내 사람. (26쪽)

확실히 너는 내가 확신한 그 사랑이었다.
그런 너와 여행하는 어둠이라면
굳이 빛을 찾아가며 눈을 비비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101쪽)


책 속에 있는 이야기들은 그런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사랑하면서 겪은 떨림, 설렘, 행복, 불안, 슬픔, 고통, 후회 등. 중간 중간 페이지를 건너뛰고 읽더라도 이야기가 묘하게 연결되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다. 어떤 이야기를 갖고 있는 것 같지 않았는데, 읽다보면 어떤 이야기가 생각나는 것 같기도 했고. 마치 내 이야기인 양, 책 속의 어떤 순간들은 어제의 너 같기도, 오늘의 나 같기도 했다. 더군다나 따뜻한 터치의 일러스트가 군데군데 곁들여져 있어서, 책을 읽는 내내 흐뭇했다. 예쁘다,란 생각이 절로 나는 그림들이 함께 있으니, 이야기가 한층 아기자기해 진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이미 상처를 받았고, 시간이 흘러 그 상처가 아물었고, 약간의 흉터가 남은 것. 그게 전부다. 
그 상처에 더 이상의 의미를 부여해서 억지로 아파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219쪽)

그런 사람이 있어.
딱 한 번만 얼굴을 볼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하루빨리 모두 잊어버리고 싶은 사람.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너무 아픈 사람.
또 그렇다고 다 잊기에는
너무 가득한 사람. (238쪽)


물론 사랑에 꽃다운 사랑만 있는 것은 아니니, 이별 이후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너를 잊지 위해 힘들어 하는 나, 그런 나를 다독이는 나, 다 잊었지만 가끔씩 그리운 너, 그날의 분위기, 이제는 가물가물한 그때 그 계절의 날씨. 요즘 날씨가 너무 따뜻해서 이별이랑은 영 어울리는 것 같지 않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문득 그때의 누군가가 떠오르기도 했다. 그리고 봄이라고 이별이 생각나지 말라는 법은 없는가보다 생각하면서 책을 읽어내려갔다.

살면서 얼만큼의 사랑을 더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사랑은 역시 어렵다. 그렇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사랑하는 순간들 어디엔 꼭 네가 있다는 것. 남들에겐 의미없는 문장 한 줄에 줄줄이 소환되는 추억들은 그때의 네가 내게 얼만큼의 크기였는지 굳이 확인시키고 사라진다. 한겹 덧씌워진 필터 사이로 행복했던 나의 모습을 봐서일까. 그 순간들이 내게 소중했음을 되새기지 않아도 알겠더라. 요즘 TV 속엔 사랑 이야기들이 넘쳐나던데, 진짜 봄이긴 한가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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