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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 평전
안도현 지음 / 다산책방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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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0.30 독서모임 안도현, 『백석평전』

1. 백석의 시 주제가 토속적이면서도 모더니즘의 극치를 이룰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 모더니즘[국어국문학자료사전]
문예사조의 하나. 19세기 말기에 유럽 소시민적 지식인들 사이에서 발생하기 시작하여 20세기에 들어와 크게 유행하였다. 근대주의 또는 현대주의라고도 한다. 기존의 리얼리즘과 합리적인 기성 도덕, 전통적인 신념 등을 일체 부정하고, 극단적인 개인주의, 도시문명이 가져다 준 인간성 상실에 대한 문제의식 등에 기반을 둔 다양한 문예사조들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 토속 (土俗) [토속] [명사] 그 지방의 특유한 풍속.


일반적으로 모더니즘 시라고 하면
①전통시가 가지고 있던 음보율(3음보, 4음보) 등의 운율적 측면보다는 이미지/회화성에 초점을 두는 점
②감정절제, 주지주의의 모습
③현대문명에 대한 비판 ④탈권위로써의 형식의 파괴 등을 들 수가 있을 것이다.

사실 학교에서 모더니즘 시, 모더니즘 시인에 대해 배울 때 백석의 시가 언급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우리는 백석의 시에서 모더니티를 느낀다. 그렇다면 백석의 시가 갖는 모더니티는 무엇일까?

p.100. 김기림을 필두로 한 1930년대 일반적인 모더니즘의 언어와 백석의 언어를 확연하게 구별하는 점. 김기림, 정지용, 김광균, 이상 들은 일본을 통해 들어온 서구의 모더니즘 이론을 여과장치 없이 그대로 직수입하였다. 그들은 도시문명에 경도되었고, 회화적 이미지를 자주 구사했으며, 때로 상징적 수법을 과용하면서 근대성에 접근하고자 하였다. 그 결과 몸은 없고 관념만 앙상한 시를 생산하였다. 그러나 백석은 달랐다. “백석은 시어를 현실생활과 거리가 있는 생경한 ‘지식의 언어’가 아닌 생활과 일체감을 느낄 수 이는 명료한 일상의 어휘로 운용하였다.”(최정례,『백석 시어의 힘』, 서정시학,2008)

p.96
『사슴』은 그 외관의 철처한 향토 취미에도 불구하고 일련의 향토주의와는 명료하게 구별되는 ‘모더니티’를 품고 있는 것이다.
김기림은 백석의 시가 기억 속의 동화와 전설에 나오는 소재, 그리고 향토적인 분위기를 취하고 있지만 거기에 따른 감상주의와 복고주의를 일체 배격하고 있음에 주목하였다. 그는 백석의 시에 내재된 모더니티를 발견하고 그 모더니티가 치열하고 철저한 비타협의 소산이라는 사실을 정확하게 집어내고 있다.

책에서 언급하는 이러한 내용 외에 백석시의 모더니즘 경향을 한승태는 본인의 논문 ‘백석 시의 모더니즘 경향 연구’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① 낡은 형식의 파괴, 새로운 형식의 창조 자체가 모더니즘의 예술 원리
‘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을 제외하고 백석의 시에는 ‘구두점, 쉼표, 마침표’등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현실이 총체성을 찾을 수 없는 상황임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무질서한 현실, 개인의 의식 속에 잡다한 생각을 형식에 반영한 것이다.
->모더니즘은 탈권위이다. 운문은 이렇게, 산문은 저렇게 써야한다는 것 자체가 ‘권위’라는 점에서 백석의 시는 사물의 나열과 산문시의 형식으로 ‘형식’이라는 권위에서 벗어나 있다. 이것을 백석의 시에서 우리가 모더니티를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
② 객관적 감각성, 백석은 주관이 개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상을 묘사하여 객관적 이미지를 제시한다.
③내적 운율을 획득한 산문시 형식
④‘함경도 방언’ ‘시골 사람이 쓰는 말 그대로’의 어법
이는 단순한 시도가 아닌 식민체제의 폭력적 구조에 저항하는 독자적 방안이라는 점이다. 치열하고 철저한 비타협의 소산!





2. 백석은 왜 정치적 성향을 배제한 시를 썼는가?

백석이 살던 시대의 정치는 일제 강점기, 해방직후 혼란기, 분단 후 이념 갈등의 상황이었다. 그 시대를 비판하고 풍자하고 싶었다고 하더라도 실상 정치적 성향을 시에 담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 당시에 정치적 성향이 짙은 시라고 하면 1920년대 카프문학처럼 자신의 이념적 성향을 강하게 드러내거나 친일문인들처럼 당시 정치세력에게 유리한 선동적인 시를 쓴다거나 하는 것이었을 것이다.
백석은 일복유학 때 받았던 1)이시카와 다쿠보쿠&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영향(p 50)도 있었을 것이고 2)목적성에 경도된 카프문학의 모습이나 현실인식과 민족의식이 결여된 당시의 순수시나 모더니즘 시의 모습도 마뜩잖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정치적 성향은 배제하되 우리 민족의 정신을 지킬 수 있는 시를 쓰는 길을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일본 유학시절 습작기부터 그는 ‘가장 모던한 것’과 ‘가장 조선적인 것’을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백석은 단 한 편도 일본어로 된 시를 발표하지 않았다. 그는 모더니즘적인 시를 탐독하고 시론을 받아들였지만 조선 사람의 언어를 지키는 시인이고자 했다.

-1930년대 중반은 식민지 조선의 현실과 가치체계가 파국을 향해 가고 있었을 때였다. 이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백석은 일본 제국주의가 드리운 그늘에서 시인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상상하였다. 그것은 과거의 재생을 통해 현실의 몰락을 타개해나가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백석은 주관적 감상주의와 계몽주의를 넘어선 그 무엇을 찾고자 했다. `그 무엇`은 새로운 미적 인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시를 구체화시키는 것이었다.

과거의 재생을 통해 현실의 몰락을 타개해나가는 것! ->음식, 방언
-‘백석과 음식’
백석의 시에는 유년과 관련된 음식이 거의 빠짐없이 등장한다. 그는 음식의 기억을 집요하게 시에 끌어들여 과거의 시공간을 복원하고자 시도한다. 음식에는 가족이라는 공동운명체의 기질과 취향과 풍습이 반영되어 있다. 음식을 먹는다는 건 어떻게 보면 매우 사소하고 일상적인 행위일 뿐이다. 하지만 함께 밥을 먹었던 기억은 가족을 단단히 결합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음식의 공유는 기억의 공유로 곧잘 이어진다.(p16) 백석이 유난히 음식에 집착했던 이유는 일제강점기의 궁핍한 현실을 반영하기 위한 의도도 아니고 음식을 통해 민족정신을 회복하기 위한 것도 아니었다. 백석에게 음식은 음식에서 파생되는 갖가지 감각을 활용해 시적 리얼리티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재료였다. 그는 민족적인 것의 원형, 혹은 정체성을 탐구하는 데 시적 열정을 바친 시인이었다. 백석에게 음식은 역사성의 현실적 현현으로서의 의미가 컸다.(217p)
-백석 시의 방언은 모국어의 위대한 힘을 깨닫게 함(98p)


이동순, 「문학사의 영향론을 통해서 본 백석의 시」
“청록파 시인들과 윤동주, 그리고 해방 후의 신경림, 박용래, 이시영, 김명인, 송수권, 최두석, 박태일, 안도현, 심호택, 허의행”의 시가 백석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는 견해 피력.

유성호, 「백석 시의 영향」
①근대 혹은 ‘근대적인 것’에 대한 반성적 전거
②‘시각’보다는 ‘후각/미각’으로 경사된 사물 인식 방법
③‘가난’의 시적 기표를 통해 소외된 이들에 대한 따뜻한 연민을 보인 현실 이해 방식
④운명 또는 생의 형식에 대한 중후한 성찰의 태도와 그 특유의 산문시형






3. 백석의 시 중 가장 맘에 드는 시 1편 외워오기 (백석, 선우사)

낡은 나조반에 흰밥도 가재미도 나도 나와 앉아서
쓸쓸한 저녁을 먹는다.

흰밥과 가재미와 나는
우리들은 그 무슨 이야기라도 다 할 것 같다.
우리들은 서로 미덥고 정답고 그리고 서로 좋구나

우리들은 맑은 물밑 해정한 모래톱에서 하구긴날을 모래알만 헤이며 잔뼈가 굵은 탓이다.
바람좋은 한 벌판에서 물닭이 소리를 들으며 단이슬 먹고 나이들은 탓이다.
외따른 산골에서 소리개 소리 배우며 다람쥐동무하고 자라난 탓이다.
우리들은 모두 욕심이 없어 희어졌다.
착하디 착해서 세괏은 가시 하나 손아귀하나 없다
너무나 정갈해서 이렇게 파리했다.

우리들은 가난해도 서럽지 않다
우리들은 외로워할 까닭도 없다
그리고 누구 하나 부럽지도 않다

흰밥과 가재미와 나는
우리들이 함께 있으면
세상 같은 건 밖에 나도 좋을 것 같다.



4. 책 속 편린들로 보는 백석


p.12 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
“나 혼자도 너무 많은 것같이 생각하며” 터벅터벅 길을 걸었다.

p.36 ‘백석과 소월’
소월이 선배로서 백석의 문학적 감성에 불을 질렀지만 백석의 시가 소월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간 것은 아니었다. 백석은 의도적으로 리듬을 거부했다. 소월이 시의 ‘노래’로서의 기능에 심취했다면 백석은 묘사를 통한 ‘이야기’의 효과에 더 끌렸던 것이다.

p.45 고향(아버지로 섬기는 이, 지원자 방응모)

백석에게 영향을 미친 시경향~p.52

백석은 외모만 ‘모던보이’가 아니었다. 그는 ‘가장 모던한 것’과 ‘가장 조선적인 것’을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백석보다 앞선 주요한이나 정지용은 유학시절부터 일본어로 쓴 시를 발표했다. 그러나 백석은 단 한 편도 일본어로 된 시를 발표하지 않았다. 그는 모더니즘적인 시를 탐독하고 시론을 받아들였지만 조선 사람의 언어를 지키는 시인이고자 했다.

백석의 외양묘사 p.62
멀리서 봐도 그는 남들의 눈에 금방 들어올 만큼 아름다운 청년이었다. 숱이 많은 새까만 곱슬머리에 선명한 눈썹에다 얼굴 한가운데에는 서양사람처럼 콧날이 깎아놓은 듯 우뚝 자리잡고 있었다. 균형 잡힌 어깨와 다리를 가진 훤칠한 키의 백석이 세종로를 겅중겅중 걸어가면 누구나 다시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목이 유난히 긴 이 청년은 늘 넥타이를 맨 정장 차림이었다. 길 가던 여성들이 이런 모던보이를 마주치기라도 하면 화들짝 놀라며 곁눈질을 하기 일쑤였다.

아카시아들이 언제 힌 두레방석을 깔었나
어데서 물쿤 개비린내가 온다
백석, 비(p.85)

p.125. 선우사
“흰밥과 가재미와 나는/우리들이 같이 있으면/세상 같은 건 밖에 나도 좋을 것 같다”

이동순, 「문학사의 영향론을 통해서 본 백석의 시」
“청록파 시인들과 윤동주, 그리고 해방 후의 신경림, 박용래, 이시영, 김명인, 송수권, 최두석, 박태일, 안도현, 심호택, 허의행”의 시가 백석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는 견해 피력.

p.140
산뽕닢에 빗방울이 친다
멧비들기가 닌다
나무등걸에서 자벌기가 고개를 들었다 멧비들기켠을 본다
백석, 산비





p.156 백석, 1937년의 봄 백석의 마음을 뒤흔들었던 통영의 박경련과 그의 절친했던 친구 신현중의 결혼소식.
저녁 늦게 집으로 돌아온 백석은 수첩에 적혀있던 신현중의 이름을 붉은 펜으로 지워버렸다.

....나는 하이얀 자리 우에서 마른 팔뚝의
새파란 핏대를 바라보며 나는 가난한 아버지를
가진것과 내가 오래 그려오든 처녀가 시집을 간 것과
그렇게도 살틀하든 동무가 나를 버린 일을 생각한다.
백석 ‘내가 생각하는 것은’


‘백석과 음식’
백석의 시에는 유년과 관련된 음식이 거의 빠짐없이 등장한다. 그는 음식의 기억을 집요하게 시에 끌어들여 과거의 시공간을 복원하고자 시도한다. 음식에는 가족이라는 공동운명체의 기질과 취향과 풍습이 반영되어 있다. 음식을 먹는다는 건 어떻게 보면 매우 사소하고 일상적인 행위일 뿐이다. 하지만 함께 밥을 먹었던 기억은 가족을 단단히 결합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음식의 공유는 기억의 공유로 곧잘 이어진다.(p16) 백석이 유난히 음식에 집착했던 이유는 일제강점기의 궁핍한 현실을 반영하기 위한 의도도 아니고 음식을 통해 민족정신을 회복하기 위한 것도 아니었다. 백석에게 음식은 음식에서 파생되는 갖가지 감각을 활용해 시적 리얼리티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재료였다. 그는 민족적인 것의 원형, 혹은 정체성을 탐구하는 데 시적 열정을 바친 시인이었다. 백석에게 음식은 역사성의 현실적 현현으로서의 의미가 컸다.(217p)



161p
<조선일보> 방응모 <동아일보> 김성수의 친일
기회주의적인 지식인들과 문인들의 친일
카프를 이끌었던 박영희의 변신 1934 “얻은 것은 이데올로기요 잃은 것은 예술” 전향선언, 중일전쟁이 일어나자 공개적으로 친일 문인조직

백석은 일본에 유학을 할 때나 귀국한 뒤에 단 한 편도 일본어로 작품을 쓰지 않았다.

183p
노천명, 사슴
점잖고 고결한 존재인 사슴, ‘사슴’이 백석을 염두에 두고 쓴 것이라고 쉽게 단정할 수는 없지만 백석이 두 해 앞서 ‘사슴’이라는 제목의 시집을 냈다는 점, 그리고 최정희 모윤숙 노천명이 서로 주고받은 편지에 아예 백석을 ‘사슴’이나 ‘사슴군’으로 호칭했다는 점 등을 미루어 볼 때 두 시편 사이의 친연성은 여러 가지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게 사실이다.

193p 멧새소리
259p 흰 바람벽이 있어
나는 이 세상에서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살어가도록 태어났다.
->상투적인 시어 사이에 ‘높고’를 끼워넣음으로써 시는 갑자기 쓸쓸함과 슬픔으로 가득 차 있는 시인의 위치를 드높은 정신의 차원으로 고양시킨다.
“흰 바람벽이 화자의 의식의 스크린 구실을 하고 있는데 예사로워 보이지만 절묘한 착상이요 전개”(유종오)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자기 속내를 직접 토로하지 않고 지나가는 글자들로 말하게 한 데서 박력과 호소력이 생긴다.”(다시 읽는 한국 시인, 문학동네, 2002)

218 이광수의 철저한 친일, 만주로 떠나는 백석

278 백석의 창씨개명. 그러나 백석이 이렇게 바꾼 일본식 이름으로 작품을 발표하거나 공식적인 자리에 나선 일이 전혀 없다는 점. 백석은 백석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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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뉴스의 나라 - 우리는 왜 뉴스를 믿지 못하게 되었나
조윤호 지음 / 한빛비즈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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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5.(일). 독서모임 2회차 - 나쁜뉴스의 나라 조윤호,

-두 번째 독서토론 책, 기사를 바라보는 눈을 만들어주게 된 계기가 된 책. 내용을 정리해놓아야만 두고두고 보고 되새김질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내용 정리하는 데 힘을 너무 쏟았다. 그래도 한 번 읽고, 내용과 예시정리를 하고 오늘자 기사들을 들여다보니 내게도 약간의 기사를 읽는 시각이 생겼구나 라는게 느껴졌다.


<내용정리>
나쁜 뉴스 가려내기 초급편 <텍스트 읽기>
①의제설정과 프레임-뉴스는 재구성된 사실이다

-프레임의 기능 : 언론과 미디어가 강조하고 싶은 의제나 정보를 ‘잘’ 전달하기 위해 이들을 재구성하고 특정한 방식으로 뉴스를 이해하도록 만든다.
-프레임의 위력
팩트를 정해진 틀에 따라 받아들이게 만듦, 특정대상을 평가하는 기준과 시각을 바꿈

(예)진보언론: 저임금비정규직의 노동문제 틀 +88만원세대, 열정페이, 삼포(연애, 결혼, 출산)세대
오포(삼포 + 내집마련 + 인간관계)세대, 수저계급론
VS
보수언론 : 성공한 젊은 CEO+ G20세대, 실크세대, 달관세대

(예) 남북관계 설명, 신조어로 프레임설정
한국전쟁 이후 ‘뿔달린 괴물“-김대중의 햇볕정책 이후 ”도와줘야 할 한민족“,
천안함 연평도 포격이후 P세대(애국심 patiotism), 신안보세대(조선일보, 동아일보)

=>언론과 미디어가 팩트만 전달할 것이라고 믿는다면 순진한 생각이다. 언론과 미디어는 지금 이 순간에도 보여 주고 싶은 것을 부각시키며 의제를 만들어 내고 자신들이 설정한 프레임에 맞춰 뉴스를 재구성하고 있다.

②뉴스 읽기의 기본 : 원인과 결과, 그리고 전제조건을 보라.
기사는 가설로 구성되어 있다. 문제는 이 가설이 팩트를 바탕으로 잘 엮여 있는가 하는 것이다. 문장을 해체해 원인과 결과로 나누고, 인과관계의 끈을 이어주는 조건이 합리적인지 살펴야 한다.

(예)임금피크제 : 정부, 재계의 문제를 청년들에게 전가하는 조선일보의 칼럼
세월호 참사-> JTBC-해경구조능력,정부사고대처능력
-> 채널A, TV조선, 지상파- 유병언일거수일투족 보고

박정희 암살원인:
무리한 국정운영, 차지철 VS 김재규, 여론, 미국압박 vs 정신이상자의 행동
회사폐업의 원인 : 콜트악기해고노동자강경노조(동아일보)
2015년 ‘역사교과서 국정화’ ‘노동개혁’ ‘쌀시장개방’-민중총궐기 집회
조선일보 대입논술 면접고사를 치르는 학생들과 나들이에 나섰던 사람들이 기분을 망쳤다는 내용보도
->논술고사 시간과 무관했고, 나들이객의 기분을 망쳤다는 이유 역시 이런 잣대를 언론은 유독 정부규탄집회에만 가져다 댄다.

③보도하지 않는 힘-미디어의 힘은 침묵에서 나온다
언론이 갖고 있는 두 가지 힘

-명시적 권력 : 원하는 이슈를 의제로 설정하고 특정한 프레임 안에서 사안을 의식하도록 보도하는 힘
-묵시적 권력 : 침묵의 힘, 사회지배계층에게 불리한 이슈는 아예 의제로 만들지 않는 것
*다수의 위치를 점하고 있거나 이미 자신의 이익 추구를 충분히 실현하고 있는 계층은 법으로 규정하지 않아도 자신의 입장을 밝힐 스피커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 반면에 소수자는 미디어가 침묵하면 자신의 목소리를 사회에 전할 방법이 없다

(예)-국정원 해킹의혹->지상파보도는 발생 후 5일간 한 건도 없었다.
-그림을 기다리는 기자들 : 집회 현장
집회현장, 카메라는 있으나 내보내지는 않는다. 충돌이 있을때만 내보내는 미디어.
집회/행진을 누가, 왜, 요구사항은?에 대해서는 침묵하다가 충돌이 발생하면 그제서야 보도하는 미디어, 카메라에 비친 시위대의 모습은 폭력시위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 이것이 미디어가 가진 침묵의 힘이다.
-2015.4.11. 세월호참사 1주기 집회에서 경찰이 시위대에게 캡사이신을 투척한 것은 3사메인뉴스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나쁜 뉴스 가려내기 중급편 <콘텍스트 읽기>
*육하원칙으로 부족할 때는 전후 맥락을 보라 : 텍스트와 콘텍스트의 결합, 의미의 탄생
(예)성남시 ‘복지 포퓰리즘’<-----동아일보의 비판(2016.01)
청년배당, 공공산후조리지원, 무상교복은 유지하면서 장수수당은 폐지하는가에 대한 비판
->물론 텍스트 자체는 사실이다. 그러나 원인이 정부였다는 것과 절감예산이 다른 복지사업을 편성한 맥락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예) 2015.07.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 국회혁신안[의원정수 증대]
많은언론이 의원정수 증대에 대해 “정치철밥통”, “밥그릇늘리기”식의 부정적 보도를 하였다.
그러나 “법안도 통과시키지 않고 정부정책 발목 잡는 의원들인데 의원정수증가가 무슨 의미인가?”라는 언론의 말은 행정부를 견제하는 엄연한 의회의 기능을 행정부를 돕는 기관정도로 축소하고 있는 꼴. 이것은 결국 의회기능강화에 부정적인 대통령을 대변하는 것.
->이는 대통령과 행정부의 입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언론의 텍스트에 속고 있는 것.

(예)2012 대선~2013까지 이어진 [국정원대선개입사건]
왜 이 어마무시한 사건이 법적공방과 정치적 공방 수준에서 일단락되었는가? 답 : 프레임
“대선불복”프레임,
<여야의 기묘한 싸움으로 변화 “선거에 불복하는거냐?” “선거에 불복하는 것은 아니다”.>
“선거에 불복하는거냐?”라는 질문 하나로 여야의 공수가 전환되었다.
맥락, 콘텍스트 : 우리나가라 최소한 절차적 민주주의는 지키고 있다고 믿는 시민 정신

흙탕물 싸움의 승자는 누구인가: 편견을 먹고 자라는 나쁜 뉴스

물타기수법1 : “문제를 제기한 놈이 나쁜 놈이다”
[나쁜놈=빨갱이 혹은 운동권] 메시지가 아닌 메신저를 공격
-2015 민중총궐기 농민백남기-운동권출신
-2013 안녕들하십니까(고려대학생) 진보신당 노동당 당적 보도
-민간인사찰[민간인김종인->붉은색에 물든 김종익]

물타기수법2 : “돈 더 받아내려고 수작부리는 거지?”
-유가족=떼쓰는 사람들, 특례입학, 보상금처리문제만을 계속적으로 부각하는 언론
-노조=귀족노조, 정치파업
-박창진사무장

물타기수법3 : “다 똑같은 놈들”
-국정원대선개입사건 : 진상규명<여야간 대립으로 묘사

물타기수법4 : 지들끼리도 싸우는 걸 보니 뭔가 있구먼!
-위안부, 세월호

질문의 가치 :빨갱이 프레임을 벗어나는 방법
“혹시 빨갱이세요?”->민주노총, 전교조, 통합진보당이 주 타깃
(예)정부와 보수언론은 기존의 검정교과서가 좌편향되어 있기 때문에 국정교과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던 당시 데일리안기사 “프롤레타리아 레볼루션 여고생 배후엔 전교조?”
4월 방사능대책을 요구하는 시민단체, 당시 조선일보기사 “좌파단체, 매체들 방사능비 공포 근거 없이 부플려” “대부분의 단체가 3년 전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에 소속됐던 단체인 한국진보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으로 구성됐다”고 보도
“빨갱이를 발본색원하라!”
유민아빠 김영오 씨, 노동조합원이라는 사실/빨갱이지-><-법적대응/처음제기한 문제는 남지 않고 정쟁 혹은 논란만 남게 됨. 결국 언론의 의도대로 이 사람이 빨갱이인지 아닌지 여부에만 방점이 찍히게 됨.
“편드는 너도 빨갱이 아냐?”
2013 통합진보당 내란 음모사태에서 새 정치민주연합의 태도

나쁜 뉴스 가려내기 고급편 <언론산업 읽기>-지배구조를 통해 바라본 뉴스의 민낯



*논의주제 1. 미디어가 만들어 놓은 프레임의 덫들 중 떠오르는 것, 혹은 최근 이슈 중에서 기억나는 것이 있다면?

“텍스트 밖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말이 있다. 사실 우리가 텍스트를 통하지 않고 세상을 이해할 방법은 없다. 이런 관점에서 ‘프레임’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텍스트를 통하지 않고는 세상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 텍스트의 구성을 통해 프레임이 형성되고, 바로 그 프레임을 통해 우리가 세상을 인식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프레임이 무엇인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 조지 레이코프의 ‘코끼리는 생각하지마’에 나온 예를 들어보자. 세금 구제(tax relief)는 부시 행정부가 감세를 지칭하던 용어이다. ‘세금’이라는 말이 ‘구제’앞에 붙게 되면서 그 결과로 세금은 고통이며, 그것을 없애주는 사람은 영웅이고, 그를 방해하는 자는 나쁜 놈이라는 은유가 탄생하게 된다. 이 은유가 만드는 것이 바로 프레임이다. 세금 구제라는 용어를 계속해서 사용하고 들음으로써,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세금이 인하되는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①이명박이 대선에서 승리했을 때,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들은 ‘좌파정권10년’이 끝났다고 소리높여 선언했다. 실상 그들이 좌파정권 운운하는 그 10년동안 대한민국은 역사상 유래 없을 정도로 신자유주의적으로 재편되었다. 적어도 내 기준에서는. 그러나 조중동이 만들어낸 ‘좌파 10년’의 은유는 강렬한 것이었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민주당 10년을 ‘좌파 10년’이라고 칭한다. 조중동에 의해서 사람들의 프레임이 김대중, 노무현의 10년이 좌파의 10년이었다고 생각하도록 구성된 것이다.

② 요 며칠 사이에 발생한 최근이슈인 김재수 장관의 해임건에 대해서 ‘협치는 끝났다. 상생은 끝났다’등의 기사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전까지의 여야간의 관계가 협치와 상생이었다가, 마치 이번의 여소야대 국면, 그리고 야당의 행동이 협치와 상생을 깨는 행위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언제부터의 협치고 상생인가. 우습다.
















2. 나쁜 뉴스 가려내기에서 비판적 뉴스 읽기에 특히 도움이 되었던 스킬 혹은 나만의 방법?

1)언론사(진보/보수)를 확인하고 읽는다, 1면에서 사람들을 어떻게 주목시키고 있는가.
2)육하원칙 외에 수식어들, 즉 부사어 형용사에 주시하기.
3)그들이 쓰는 용어가 객관적인 용어인지 편파성이 담긴 만들어진 프레임인지 확인하기. 오늘자 신문으로 분석해보기.


09.24 [뉴데일리] 주말 서울 도심집회 봇물 차량 곳곳 통제->
**집회, **집회, **집회가 열린다. 나열식 기사/사진도 경찰의 차량통제 사진뿐.

의견>집회내용에 대한 보도 전혀 없이 단편적인 일면보도, 집회의 이유, 집회의 목적, 내용 등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게다가 링크를 복사해놓은 이 기사는 저녁에 눌러보니 언론사의 요청으로 삭제된 기사라고 뜸...

09.24~09.25 핫이슈 국정감사,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김재수 해임건

1987년 개헌 이래 해임건의안이 가결된 장관은 모두 물러났다. 그러나 이 건에 대한 대통령의 반응과 언론사의 다양한 반응 박근혜 대통령 “비상시국에 농림부장관 해임건의안 통과 유감”

˝우리 정치는 시계가 멈춰선 듯하고, 또 민생의 문제보다는 정쟁으로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야당은 국민의 뜻을 거스르고 있다 이게 해임건의안 거리가 된다고 생각하나? 등/
의견>국회표결에 대한 부정, 국회는 곧 국민 아닌가. 여소야대의 상황 자체가 국민들이 만들어놓은 상황이라면 이것은 국민에 대한 정면돌파 아닌가.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대표 당시 박근혜는 노무현정권 당시 위장전입건, 논문표절건으로 장관들을 해임건의했고, 노무현대통령은 이를 사표수리의 형식으로 이를 수용했다.


남북문제
09.23
뉴데일리 북방한계선 법적 효력부정 전교조 통일교재봤더니/ 이 가을에 자다가 봉창 뜯는 소리들 ‘사드’ ‘대북지원’ 그리고 ‘전통야당’
데일리안 국민절반이상이 ‘우리나라도 핵무장해야 한다’
조선일보 국민 55% 북 홍수피해지원에 반대
VS 프레시안 한반도 파멸 막으려면 역겨워도 대화해야.

4)침묵의 힘
09.24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비선실세 최순실
-한 건도 보도하지 않은 KBS, MBC,SBS,채널A, 연합뉴스, YTN
3~6건의 보도가 있었던 JTBC, MBN
09.25 데일리안 >정윤회 이어 이번엔 최순실? 카더라 공화국의 끝은...
타블로 괴롭힌 ‘타진요’된 야당. ‘카더라’식의 폭로 책임져야 성숙한 사회로 진일보
VS 노컷뉴스>역대 정권 비선실세는 누구? 결말은 쇠고랑


09.22. 경향신문<단독/원전 옆...최대8.3 지진 올 수 있다>
경향신문이 더불어민주당 문미옥 의원이 입수한 정부의 ‘활성단층지도 및 지진위험지도 제작’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원전 14기가 몰려 있는 경주, 부산 원전단지에서 인접한 곳에 2개의 활성단층(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단층)이 존재하며 이들 단층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진은 최대 8.3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전문가그룹이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요구하며 비공개되었고 정부는 추가연구도 하지 않고 이 지역의 원전 건설을 계속 승인하고 있다. 라고 보도함.
->단독보도. 다른 언론들의 침묵. 침묵의 힘.

3. 책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대안언론의 문제점은 없을까? 대안언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
대안언론이란?
-기존의 주류 언론에 대항하는 비판적이고 규모가 작은 새로운 개념의 언론. 발행부수가 많고 규모가 큰 종합일간지 등 주류 언론에 대항하는 새로운 개념의 언론을 말한다. 보통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되어 있으며, 사회적 소수자의 편에 서고, 개방과 공유를 지향하며, 조직·단체 등 일체의 수직적 지배 구조를 반대한다. 그러나 기존의 것을 무조건 반대하지는 않으면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신문을 일컫는다.
따라서 보수적이기보다는 개혁적이며, 국가적이기보다는 지역적이다. 즉 중산층 위주의 보수적 시각에서 벗어나 작은 집단 또는 특정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기존 주류 언론의 시각과 사회질서에 대해 비판적인 경우가 많다. 또 환경운동·공동체운동·채식운동·참교육운동 등 분야에 따라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자본이 적고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인터넷신문·지역신문·특정신문 등의 방식을 취한다.

-팩트TV 뉴스타파-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오마이뉴스 슬로우뉴스, 허밍턴포스트코리아
피키캐스트 고양이뉴스 인사이트 위키트리 SNS기반 큐레이팅 매체

☆특정지역, 특정집단의 목소리를 대변할 가능성이 많아. 기존 주류 언론의 시각과 사회질서에 대해 비판적인 경우가 많을 수 있음. 이익집단의 대변이 될 수 있다.

☆기존의 것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판이 되어서는 안 될 것.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할 것

저자 왈->독립성을 지켜야 진정한 대안 언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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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기원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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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독서모임토론 도서>정유정, 종의 기원

<토론주제>
1)’악‘이란 무엇인가?
2)제목선정의 이유,제목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3)내가 생각하는 NO.1 악인은?(영화 OR 책)


<책의 전반적인 특징 끄적끄적>

-사이코패스라는 소재, 정작 알리고 싶었던 것은 우리 모두의 내면 속에 있는 본능적인 악

작가 왈 “악은 우리 유전자에 내재된 어두운 본성이다. 그리고 악인은 특별한 ‘누군가’가 아니라, 나를 포함한 ‘누구나’ 일 수 있다.

“도덕적이고 고결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깊은 무의식 속에서는 금지된 행위에 대한 환상, 잔인한 욕망과 원초적 폭력성에 대한 환상이 숨어있다. 사악한 인간과 보통 인간의 차이는 음침한 욕망을 행동에 옮기는지, 아닌지의 여부에 달려 있다” (379~380)


-1인칭 시점으로 쓰여진 부분에서 무척 뛰어난 자기 심리묘사. 짧게 쳐내는 간결체와 수분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팍팍한 뉘앙스가 유진이라는 캐릭터의 무심한 잔인성과 무서울 정도로 맞아떨어져 몰입감을 더한다. 작가는 완전히 유진이 되어 쓴 듯.

-소설의 큰 틀에서는 유진이라는 인물의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진행되어 있지만, 편지 안에서는 엄마의 시선으로 바라본 유진이라는 관찰자 시점으로 되어있어 각 시점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모두 드러내었다. 유진의 내면심리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는 프레데터의 모습들..(어머니의 시점 : 얼굴이 피투성이었다. 흥분한 맹수처럼, 동공이 새카맣게 벌어져 있었다. 그 안에서 불길 같은 광채가 너울거렸다. 이모의 진단 ; 프레데터는 두려움, 불안, 양심, 공감을 모른다. 그러나 남의 감정은 귀신처럼 읽고 이용하는 종족이다)
작품에 드러난 갈등은 유진 자신의 상반되거나 분열된 심리, 고민 불안 방황 망설임 분노 등과 같은 내적갈등과(실용적인 청군과 냉소적인 백군, 둘이 한 목소리를 낼 때도 있다) 어머니와 이모와의 외적갈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큰 범주 안에서는 유진에게 주어진 ‘병’이라는 운명과의 갈등이 가장 배후를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어머니의 편지’를 소재로 현재에서 과거로 들어가는 역순행적 구조로 진행. 현재 사건 속에 중간중간 과거의 내용을 삽입하는데, 현재 시간은 점점 뒤로 흘러가지만 과거내용은 점차 과거로 올라가는 구성을 통해 어머니와 이모의 행동, 유진이의 정체, 최초의 사건 등의 내용 등이 드러나게 구성하여 독자의 상상력을 점층적으로 자극하고 있다. 시간층위가 다르게 사건이 구성됨으로서 작품의 흡입력이나 몰입도가 더 강하게 느껴질 수 있다.




<토론 주제에 대해 끄적끄적>

1)’악‘이란 무엇인가?

악(惡) 1. 인간의 도덕적 기준에 어긋나 나쁨 또는 그런 것
2. 도덕률이나 양심을 어기거나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

어떤 사람을 선하다 혹은 악하다 라고 말할 때 실상 ‘선/악’의 판단기준은 당사자의 ‘행위’ 그 자체가 아니라 그 행위가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에 있다. 사회적 통념이나 가치관에 어긋난 행위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 행위가 타인에게 긍정적 혹은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 그것을 ‘선’또는 ‘악’이라 칭하지 않으니 말이다. 결국 ‘악’이라는 것은 타인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때 발생한다. 그 부정적 영향의 정도에 따라 우리는 사회가 정한 가시적인 법적처벌 혹은 암묵적인 도덕적 처벌을 가하고 그를 ‘악인’이라 규정한다.
정유정의 ‘종의 기원’에 나오는 ‘유진’을 우리가 ‘악’이라고 칭하는데 있어 반론을 제기할 수 없는 것도 그 때문이다. 타인에 대한 ‘공감/배려/연민’ 없이 오직 일차적 욕구해소를 위해 행해지는 그의 살인에는 사회가 규정하는 어떠한 도덕률도 법률도 개인적인 양심도 찾아 볼 수 없는 타인에 대한 가해행위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내가 생각하는 ‘악’은 자신의 목적달성이나 사익추구를 위해 즉 어떠한 목적달성을 위해 수단의 영향범위를 고려하지 않고 행동하여 부정정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그 악이 유진과 같이 개인적 범위라면 개인적 악인 것이고 사회, 국가에 미칠 경우 ‘사회악, 국가적 악’이 될 것이다. 작가는 최고의 악으로 개인적 범위의 악을 설정했지만 실제로 우리 생활, 우리 사회 전반에 극악무도한 영향을 끼치는 최고의 악은 무엇일지 고민해보게 되는 질문이다.


2)제목선정의 이유,제목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성질이 악한 이에게 혹은 독한 이에게 우리는 악종, 독종이라 칭한다. 주인공인 유진은 소설의 초반부터 대놓고 ‘악종’이다. 작가는 ‘악’이라는 ‘종’을 초반부터 드러내놓고, 제목 그대로 그 종의 기원을 따라가게 소설의 구성을 짜 놓았다.
유진이 존재하는 현재 시간은 점점 뒤로 흘러가지만 유진의 악의 기원을 찾아가는 과정은 ‘어머니의 메모’라는 소재와 함께 현재에서 점차 과거로 올라가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그래서 이 소설은 순행적 구성 속에서 중간 중간 시간의 역순행적 구성을 배치하여 독자가 단순히 ‘유진’이라는 악인의 정체를 좇게 하는 것을 넘어 ‘악’의 근원/기원/출발점은 무엇인지에 대한 작가의 의도를 효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3)내가 생각하는 NO.1 악인은?(영화 OR 책)
김동인,광염소나타 –백성수+그의 행위를 합리화하는 비평가
김동인의 광염소나타에 나오는 ‘백성수’라는 인물은 음악적 영감과 천재성 발휘를 위해 의도적인 방화, 시체유희, 시간(屍姦), 살인 등을 일삼다가 감옥에 갇히게 되는 예술가다.
유진의 살인이 병적원인이고 일차적인 욕구해소를 위한 것이라면, 김동인의 소설 속 백성수는 일차적 욕구를 넘어선(자아실현 욕구) 의식적 살인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그것을 합리화하는 서술자의 존재가 어우러져 있다는 점에서 짧디짧은 단편소설임에도 두려움을 자아냈었다.
작중 화자인 음악비평가는 백성수라는 천재를 단순히 사회윤리적인 이유 때문에 말살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변호하고 있다. ‘정상인’의 윤리 및 심리로 내리는 이러한 극단적 미의식, 그리고 이러한 논리가 모여졌을 때 발생할 위험성을 우리는 경계해야 할 것이다.



<책 속 구절 끄적끄적>

어머니가 하염없는 두려움을 내 핏속에 쏟아넣는 사람이라면, 해진은 내 심장에 노을같은 온기를 불어넣는 사람이었다.


행복한 이야기는 대부분 진실이 아니에요. 희망을 가진다고 절망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요. 세상은 사칙연산처럼 분명하지 않아요. 인간은 연산보다 더 복잡하니까요.

규칙에는 예외가 있었고, 예외는 곧 규칙이 되었다.

3차방정식같은 표정이었다. 복잡하고도 낯선 얼굴이었다.

주먹만 한 얼음이 목구멍 밑으로 미끄러지는 기분이었다. 배 속에서 참담한 한기가 피어올랐다.

날카로운 충격이 맥박수를 훅 끌어올렸다. 명치 밑에서 이글대던 절망이 위액처럼 식도로 역류했다.

막막한 한편에서 여전히 졸음이 몽글거렸다. 잠시 후엔 모든 문제가 하찮게 여겨질 만큼 졸리기 시작했다.

내 몸은 이미 뜨거운 백색광 속에 갇혀 있었다. 이윽고 세상이 사라지는 순간이 찾아왔다.

어머니와 이모가 내 삶을 지배해온 사람들이라면, 약은 그들이 내 인생이라는 풀밭에 풀어놓은 뱀이었다.

내가 형보다 뛰어난 ‘희귀한 일’ 중 하나가 수영이었던 셈이다.

물속은 어머니가 들어올 수 없는 곳이었다. 온전히 나의 세상이었다. 그 안에서 무엇이든 해낼 수 있었다. 내가 원하는 대로, 뭐든.

인간이 늘 ‘정답’을 선택하지 않는 건 그것이 불편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도덕의 눈금을 조금 낮추자 간단한 해결법이 보였다

운명은 제 할 일을 잊는 법이 없다. 한쪽 눈을 감아줄 때도 있겠지만 그건 한 번 정도일 것이다. 올 것은 결국 오고, 벌어질 일은 끝내 벌어진다. 불시에 형을 집행하듯, 운명이 내게 자객을 보낸 것이었다. 그것도 생의 가장 중요한 순간에, 가장 잔인한 방식으로

우중충한 하늘 한복판에서 겨울 해가 희멀걸한 얼굴을 내밀었다. 대기는 여전히 차가웠다. 몰아드는 바닷바람은 목이라도 딸 것처럼 날이 퍼렜다.

더하여 내가 무엇에 끌리는가를 명확하게 알게 되었다. 나는 겁먹은 것에게 끌렸다.
달이 먹구름 속으로 들어갔다. 안개는 눈에 보일 만큼 빠른 속도로 짙어졌다.

비명이 딱 그쳤다. 유리벽 같은 정적이 우리를 가뒀다. 머릿속과 교신이 끊겨버린 눈이었다. 너무도 격력해서 통증마저 느껴지는 생명의 절박한 긴장을.

불길 같은 흥분이 신경절을 타고 온몸으로 내달렸다. 숨이 차올랐다. 저항이 용납되지 않는 무지막지한 장력이었다. 눈앞이 와르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음속을 돌파하는 듯한 충격이 몸을 덮쳐왔다. 실낱같이 열려 있던 이쪽 세상과의 통로가 닫히는 소리였다. ......


망각은 궁극의 거짓말이다. 나 자신에게 할 수 있는 완벽한 거짓이다. 내 머리가 내놓을 수 있는 마지막 패이기도 하다.

그 많은 생각 중에 나를 구원해줄 기도문 같은 건 없었다. 희망은 미끄덩거리는 비누처럼 손아귀를 빠져나갔다. 수압처럼 무겁고 서풍처럼 싸늘한 두려움이 몸을 조여왔다. 돌아갈 길도, 수습할 여지도 없다는 점에서 절망적인 두려움이었다.

“유진이는 포식자야. 사이코패스 중에서도 최고 레벨에 속하는 프레데터”

어제 새벽부터 과속으로 질주하던 머리가 급브레이크를 잡는 느낌이었다 냉탕과 온탕을 격발하듯 오가던 감정들이 돌연 움직임을 멈췄다. 홍수처럼 쏟아지던 온갖 생각들은 일시에 흐름을 정지했다.


두 여자는 ‘포식자’를 평생토록 가둘 무형의 감옥을 구상했을 것이다.

누가 그랬던가. “인간은 생의 1/3을 몽상하는 데 쓰고, 꿈을 꿀 때에는 깨어있을 때 감춰두었던 전혀 다른 삶을 살며, 마음의 극장에서는 헛되고 폭력적이고 지저분한 온갖 소망이 실현된다”고


치료의 목적은 도덕개념을 심어주는 데 있지 않았다.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고, 학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익과 손실의 계산서를 뽑아주는 게 핵심이었다.


감정을 없애면 선택의 무게는 신발을 사는 일만큼 가벼워진다. 목적과 비용의 상관관계만 따지면 될 테니까. 문제는 상대가 신발이 아니라는 데 있었다. 해진은 내게 순전하고도 온전하게 감정적인 존재였다.

낭패감이 복통처럼 배 속으로 번졌다.
그날 밤이 어제처럼 생생하다. 기억은 기록영화만큼 세세하고 사실적이다.

부연 시야에 수십 개로 나뉜 시간의 조각들이 느릿느릿 흘러갔다.

고산병에 걸린 채 히말라야를 오르는 것처럼 고통스러웠다. 머리 위에 있는 용이네 호떡집은 명왕성만큼이나 멀었다. 그래도 쉬지 않고 올라갔다. 나를 움직인 건 기적의 힘도 의지의 힘도 아니었다. 온전히 다음 한 발짝에만 집중하는 단순성의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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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호 2016-09-01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엄청 정성들여 썼네요!!!~
멋짐!!!~ ㅋ
저도 봐야겠어요

권준호 2016-09-01 12: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일단 지금 읽는 7년의 밤 도전!!!~ ㅋ

신선미 2016-09-01 12: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뭔가 적어놔야 나중에 남는게 있을것 같아서 ㅋㅋ 도전도전!!
 
폭력의 해부 - 어떤 사람은 범죄자로 태어난다
에이드리언 레인 지음, 이윤호 옮김 / 흐름출판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폭력의 해부’는 저자인 에이드리언 레인이 폭력의 뿌리를 찾기 위하여 범죄학에 생물학과 같은 과학을 접목하여 연구하고 분석한 결과를 담은 책이다. 제목 그대로 폭력의 원인을 생물학, 유전학, 신경학, 영양학 등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해내고 있는데 저자는 특히 범죄자의 ‘유전자’와 ‘뇌’를 연구하며 폭력과 범죄의 원인은 그에 있다고 밝히고 있다.


-유전자
연구 결과, 반사회적 행동과 폭력성을 일으키는 유전자가 있음이 밝혀졌다. 모노아민 산화효소A를 생산하는 MAOA 유전자는 충동성 통제, 주의력, 기타 인지기능에 관여하는 여러 가지 신경전달물질에 대사작용을 하는데, 이 유전자가 변이를 일으키면 낮은 IQ, 충동성, 낮은 주의력, 약물 및 알코올 남용을 초래해 충동적인 공격성으로 이어진다. 유전과 관계된 흥미로운 실험은 쌍둥이와 입양아 연구에서 볼 수 있다. 일란성 쌍둥이는 공격성과 폭력성이 40~50퍼센트 일치한다. 어릴 때 헤어져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쌍둥이도 반사회적 행동이 41퍼센트 일치한다. 범죄경력이 있는 친부모를 둔 입양아가 자라서 범죄자가 될 확률이 높다. 유전자는 범죄의 원인을 절반 정도 설명할 수 있다.

-뇌
범죄자들은 편도체, 낮은 세로토닌, 전전두엽피질의 역기능, 적은 회백질의 양, 정서와 학습을 담당하는 해마의 기능저하 등 특정영역의 기능이 일반인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 즉 망가진 뇌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은 범죄자가 될 확률이 높다. 저자는 범죄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범죄자들의 사례를 자세히 분석하며 이를 입증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
*낮은 심장박동수를 가진 아동의 경우 적당한 흥분에 만족하지 못하고 최적의 흥분까지 증가시키기 위해 폭력적 영상을 일반아동보다 많이 찾아보게 되거나, 혹은 과잉행동을 하게 되고 이는 반사회적인 인간으로 성장하기 쉽다는 것이다. 성공적인 사이코패스들의 사례분석 결과 역시 낮은 심장박동수를 보여줬는데 이러한 요인이 잔혹한 범죄를 양심의 가책 없이 저지르게 하는 양상과 더불어 경찰이 오거나 범죄가 벌어진 상황에서도 침착함과 냉혹함을 유지하게 해주었다.

*파블로프의 개가 종소리만 듣고도 침을 흘리듯, 우리는 옳지 못한 행동을 했을 때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혼남에 따라 느꼈던 불쾌함이라는 무조건적 반응이 조건화되면서 양심을 형성한다. 그러나 성인범죄자들이나 사이코패스 등은 두려움을 조건화하는 능력이 빈약한데 이는 뇌-편도체의 기능적 측면때문이었다.



이 책은 단순히 그 원인규명만을 진술하는 것을 넘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가상의 미래 모습 또한 제시하고 있었는데 논의할 거리가 많은 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

1)롬브로소 프로그램
18세 이하의 남성들은 뇌 영상촬영과 DNA검사결과를 지역병원에 등록해야 한다. 이 결과를 토대로 생물학적으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미리 선별해 ‘롬브로소 프로그램’이라는 특별프로그램에 격리하여 관리/치료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매년 재평가를 통해 격리단계에서 사회에서 보호관찰 단계, 안전하다고 판단된다면 석방도 가능한 시스템이다.

문제점>지나친 정부통제, 시민권 침해의 문제.

2)전국아동심사프로그램
10세가 된 모든 아이들은 ‘행동문제’, ‘감정통제문제’, ‘잠재적 폭력성’ 부분에서 검사를 받게 되고 몇몇 아이들의 부모는 자신의 아이들이 ‘썩은 사과’라고 통보받고 아이는 2년간 생물사회적 집중치료를 받는다.

문제점>
잠재적 미래범죄자로 낙인찍히게 되면서 아이가 갖게 될 오명

3)부모면허법
-반사회적범죄경험있거나 유전자검사를 통해 범죄성향을 측정하고 유전자 검사를 통해 반사회적인 행동을 했던 사람들이나 그런 자녀를 낳을 확륙이 있는 사람은 부모면허를 발급하지 않는다.

문제점>정부가 아이를 가질 권리를 빼앗는다! 임신의 범죄화, 학습장애를 가진 이들은 시험에 통과할 수 없다(우생학옹호아닌가?), 임신의 범죄화, 불법양육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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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 밀란 쿤데라 전집 9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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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남자들이 더 이상 나를 돌아보지 않아“

여주인공 샹탈의 대사다. 샹탈은 자신의 정체성을 타인과의 관계와 자신의 외모에서 확인받으려 한다. 샹탈이 사랑하는 연인 장마르크에게 ˝남자들이 더이상 나를 돌아보지 않아˝라고 말한 것은 아마도 희미해져가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싶었던 간절함 혹은 괴로움의 형태였을지도 모르겠다.

#2
-“그러면 난 뭐야?나는 당신이 어딜 가나 당신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데 당신은 당신을 더 이상 돌아보지 않는 남자들을 생각하다니 그게 말이나 돼?”

-그것은 샹탈, 한치의 의심도 없이 그의 샹탈이었지만 모르는 여자의 얼굴을 한 샹탈이었으며 그것이 끔찍했다, 참을 수 없을 만큼 끔찍했다.


연인인 장마르크는 자신의 지극한 사랑에도 다른 남자의 관심을 받지 못한다는 이유로 우울해하는 샹탈에게 불만스러움을 느낀다. 그리고 그 역시 책의 초반에서 해변에 서있는 여자를 보고 샹탈이라고 오해했던 것을 토대로 ‘샹탈’이라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을 느낀다. 그러던 그는 사랑하는 샹탈을 위해 `시라노`라는 이름의 익명으로 그녀에게 연애편지를 적어보낸다. 익명의 남자가 샹탈에게 구체적 욕망을 드러낼수록 샹탈은 설렘을 느끼고 장마르크는 편지를 쓴 장본인임에도 익명의 시라노에게 질투를 느낀다.


샹탈이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이 세계에 존재하는 특정인에 의한 감시와 간섭, 전남편의 가족 이야기를 할 때 느끼는 불안감, 그녀가 속해 있는 공동체의 억압, 그리고 죽어버린 전 남편과의 아이가 가져다준 현재의 자유 속에서의 죄책감, 동성과의 축축하고 끈적한 키스, 장미향, 빨간 진주목걸이, 빨간 커튼, 빨간 추기경 재킷, 수없이 빨간 색깔의 추상적 물체들. 샹탈을 둘러싼 이 모든 정체성의 산물들을 통해 그렇다면 샹탈은 도대체 어떤 인간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던지게 만든다. ‘샹탈은 과연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자연스럽게 `과연 나는 누구인가?` 라는 철학적 질문을 연속해서 던지게 만들고, 수없이 많은 `나`의 모습 중 진정한 `나`는 무엇인가. 혹은 나로 인한 `나`와 타인에 의한 `나`의 거리는 얼마나 가까우며 얼마나 멀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짧지만 매력적인 그런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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