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명성 통일빵집 VivaVivo (비바비보) 19
박경희 지음 / 뜨인돌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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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에 관한 책들 참 많다. 초등고학년이 되면 필독으로 지정된 책도 있다. 대부분 북한의 사회상을 그린 책들이거나, 혹은 한국에 와서 성공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래서인지 현장감을 느낄 수 없다. 교과서적이다, 라는 표현이 적당하다는 말이 딱 어울릴만한 책들이다.,

 

류명성 통일빵집은 좀 다르다. 이 책에 소개된 아이들은 현장감이 살아 있다. 아마 작가가 직접 탈북청소년 대안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써 내려간 글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탈북청소년들이 겪는 어려움, 죽을 번한 고비, 북에 데리고 온 가족들, 또한 현재 다르게 보는 남한 사람들의 시선을 작가는 담담하게 그려 나갔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과장하거나 엄살 떠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서술한다.

그 때문에 읽다보면 아이들의 생각이 저절로 이해하고 마음이 따뚯해지는 것을 느낀다.

 

어설픈 화해나, 감동도 없이 아이들 스스로 부딪치고 화해하고, 서로를 껴안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오랜만에 정말 좋은 책을 읽었다. 좋은 책은 누구나 느끼는 법인지 아이에게 책을 읽어보라고 권했다. 처음에는 시쿤등 읽던 아이도 북한 실정과 북한 아이들의 어려움에 대해 공감하는 눈치였다.

 

아이는 '빨래' 를 특히 재미있어 했다. 사춘기 소녀들의 투탁거리며 화해하는 모습이,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면서도 집에서 내색하지 않는 연숙이가 불쌍했던 것 같다. 한편으로 가출하고, 북한 엄마와 동생을 창피스럽게 생각하는 주희의 마음도 이해하는 듯 했다. 각자 자신의 입장이 있지만 그 입장 차이를 좁히는 것이 바로 통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강희 이야기가 가슴 아팠다. 혼자서 북을 탈출해 엄마를 잃고 믿었던 언니에게 사기 당한 심정이 어떨까, 안타까웠다. 다행인 것은 그래도 그들 주변에 누군가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직 이 사회가 살만한 건지도 모르겠다,.

 

탁북 청소년들, 나아가 탈북한 사람들이 대한민국에서 좀더 떳떳하게 인간적인 대접을 받으며 살날을 기대하며... 어쩌면 진정한 통일이란 마음의 선입견을 버리는 일이 아닌가 싶다. 쉽지 않지만 말이다. 특히 요즘처럼 개성공단이 페쇄되고 북한의 도발이 심해지는 시기는 더욱 어렵다. 어쩌면 많은 탈북자들이 그때문에 더 숨직이고 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에게 좋은 날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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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용표 2013-06-25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잇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