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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우울증 - 사회적 관계에서 오는 현대인의 마음의 병, 신종 우울증을 해부한다!
사이토 다마키 지음, 이서연 옮김 / 한문화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가끔 신문지면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연예인 자살, 그 뒤에는 항상 우울증이 있었다. 화려하던 삶 이면에 존재하는 고통이 손에 잡히는 듯 해 늘 안타까웠다. 특히 한 아이의 엄마, 한 가정의 가장이 자살할 때면 그 슬픔이 더 했다. 남겨진 사람들에게 더 이상의 아픔이 존재하지 않기를 남몰래 바라기도 했다. 또한 연예인의 자살에 일반인이 따라하는 '베르테르 효과' 가 나타나는 것은 아닌가 우려가 되기도 했다. 어떤 방식으로든 우울증은 현대인의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고 어쩌면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우울증에 걸릴 여러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그 렇다면 그것을 이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에서는 새로운 우울증의 유형, 시대가 바뀌면서 우울증도 변화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미디어의 영향으로 특정 병명이 매스컴을 통해 언급되면 자신이 그 병에 걸렸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하는 사람이 한거번에 전문가를 찾아온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루핑 효과' 라 한다. 그리고 불안의 본질이 바뀌었다. 과거 우울증 환자들이 '수명' 에 대한 불안과 집착을 보였다면 신종 우울증 환자들은 '존재' 에 대한 불안을 보인다. 이는 사회분위기와 관계 있다. 경제가 어려웠던 지난 세기 사람들은 불분명한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해야 했다., 하지만 고도 성장기에 태어난 젊은 세대는 '나는 누구인가' ' 내 인생은 가치가 있는가' 글 고민하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의 이 말에 나는 깊이 공감했다. 불안의 자리가 생존에서 실존으로 넘어가면서 새로운 유형의 우울증이 생기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약을 먹고 치료를 해도 자살자도 늘고 완치가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새롭게 접근해야 치료가 가능하다.
우울증은 특정인이 걸리는 질병이 아니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보편적인 질병이 되었다. 마음의 감기, 영혼의 감기라는 별칭만 봐도 알 수 있듯. 평상시에 건강하던 사람도 마음관리를 소홀하면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 감기에 걸리면 해열제를 먹고 잠을 청하는 것처럼 우울증에 걸리면 항 우울제를 먹고 휴식을 취하거나 상담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쉽지 않다.
사회적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을 회복시키려면 관계 회복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사람들은 커뮤니케이션에 과도하게 적응하려는 경향을 보이는데 그것은 '거기서 벗어날 수 없다' 는 공포를 낳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 의존한다.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은 '자신의 캐릭터를 바꿀 수 없다' 는 의미다. 기대되는 캐릭터에서 벗어나는 순간 동료들에게 소외되는 것. 그렇게 되면 완전히 균형을 잃고 마는 것이다. 그러므로 균형감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책임소재를 묻기 보다는 주변 환경 때문이라면 가족을 비난할 필요도 없다. 그것은 무의미하다. 중요한 것은 '왜 아픈가' 가 아니라 '어떻게 낫는가' 다. 병을 악화시키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병인론적 드라이브를 이해하고 더 이상 작동하지 않도록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사람마다 회복탄력성이 다르므로 그것을 이해해야 한다. 정신의 문제는 몸과 함께 개인의 성격, 주변 관계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성격 특성과 자존심이라는 개인 요인, 가족의 따뜻한 관심과 긍정적 부자관계라는 가족 요인, 친구나 교사가 주는 지원과 학교에서 겪는 긍정적 경험이라는 환경요인이 있다.
사회적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새로운 관계 속에서 자신을 긍정하고 믿음을 배반하지 않는 대상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 그것은 바로 공존이다. 그것은 경청과 공감으로 이루어진다. 반응은 보류하고 듣는일에만 전념하는 것. 게을러 보이는 신종 우울증을 앓는 누군가는 '하기 싫어서' 가 아니라 '할 수 없어서' 고통받기 때문이다. 그 다음은 노동을 통한 활동을 권장한다. 노동은 신진대사를 통해 자연과 이루는 소통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사회적 우울증은 약없이도 개선될 수 있다.
현대인은 우울증에 걸릴 많은 소인을 가지고 있다. 이럴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 소통하고 교감하고 노동하는 일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단순한 우울증 책이 아니라 사회학적 접근을 통해 현대인의 질병을 해부하고, 그에 대한 해답까지 들어있어 배울 게 많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