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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김시습이다 ㅣ 푸른빛 가득한 시리즈
강숙인 지음 / 여름산 / 2013년 1월
평점 :
김시습 하면 <금오신화>가 떠오른다.
역사책보다는 국어교과서에 더 많이 등장하는 이름이 바로 김시습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김시습에 대해 무지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작가는 마치 자신이 김시습인양, 지난 시절을 회고하며 글을 써내려간다.
수양대군이 형인 문종이 죽은 후 어린 조카의 왕권을 빼앗기까지의 과정이
김시습의 시선에 의해 잘 드러났다.
한명회와 공신들의 이야기, 직접 싸우지는 못했지만 나라에 대한 걱정으로 벼슬에 나아가지
않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애틋함이 느껴진다.
어린 나이에 천재라는 이름으로, 세종과도 만났던 김시습.
그런 김시습이 시대를 잘못 만난 탓에 정치에 나아가지 못했고
초막에 살면서 글을 썼다.
그와 뜻을 함께 한 초막동 사람들, 후에 친구로서 남효원과 김을순 .
목숨으로서 충신의 길을 가야 했던 사육신과, 동료들의 죽음을
보면서 나름의 정의를 실현한 사육신들.
나라와 왕에 대한 애정으로 김시습은 <금오신화>를 지었고
그 책은 오늘 까지도 교과서에서 읽히고 있다.
어쩌면 그가 없었다면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우리 나라는
가지지 못했을 것이다.
그것만으로 위안이 된다.
김시습이 한명회가 나무판에 새긴 시
"젊어서는 나를 떠받치고 늙어서는 강호에 누워 있네"
를 읽으며
부자를 위자로 바꾸고 와 자를 오자로 바꾸어
"젊어서는 나라릉 위태롭게 하고 늙어서는 강호를 더럽히고 있네."
리고 고친 부분에서는 웃음이 절로 나왔다.
얼마나 분노했으면 그랬을까 싶었다.
결국 그 시를 본 한명회가 현판을 부수면서도 벌하지 못했다니
많은 사람들이 통쾌했을 것이다.
끝내 죽어서 왕에 대한 충성을 하지 못했지만 그 미안함과
살아서 자신이 감내해야 했던 고통이 그대로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