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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박지원은『열하일기』를 썼을까? - 박지원 vs 심환지 ㅣ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 41
정명섭.장웅진 지음, 이일선 그림 / 자음과모음 / 2012년 1월
평점 :
실학은 어떠한 학문이며, 과연 도움이 되었을까.
대부분 교과서에서 말하는 대로 실학이란
자유로운 비판 정신을 바탕으로 학문을 연구하고 그 성과를 실생활에 활용하려는
실사구시의 학문이었다, 라고로만 알고 있었다.
더 이상 알려고도, 알 필요도 없는 학문이었다. 왜란과 호란을 겪은 후, 성리학에 대한
반성이 일기 시작했고 청에서 전해진 고증학과 서양과학기술의 영향을 받으며 실질적이고 실용적인
학문인 실학에 관한 탐구가 시작되었다는 것.
그런데, 심환지가 이의를 제기했다. 심환지의 이의를 가만히 들어보면 꽤 그럴 듯하다.
심환지는 실학자들의 노력은 가상하나 그들은 허무맹랑하고 현실에 맞지는 않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또한 그들이 말로만 주장했지, 실제 행동으로 옮긴 것은 없지 않느냐며. 탁상공론일 뿐이라고
잘라 말한다,.
그뿐이 아니다. 일제 시대를 겪은 후세들이 만약, 실학을 실행했더라면 문명개화가
일찍 되었을 것이며, 일제강점기를 겪지 않아도 됐을 거라는 일종의 자기변명일뿐이라는 것이다.
그에 반해 피고츶 박지원은 지배층이 아무런 해결책도 내놓지 못한 채 정쟁에만 몰두했기 때문에 실학을
연구하고 열하일기를 썼다도 이야기 한다. 헛된 명성이나 관직을 얻기 위함이
아니라 백성들의 삶을 풍족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것.
물론,실제 행동을 통해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주장만으로도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이 책은 이 들의 논점을 각각의 입장에서 차분하게 따라간다.
단순히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깊이있게 실학이란 학문과 그 사회적 배경, 왜, 실학이
대두하게 될 수 밖에 없었는지, 왜, 심환지 같은 인물이 딴지를 거는지.
그것을 하나하나 파헤친다.,
어려울 수도 있는데 읽다보면 무척 재밌다. 금방 읽게 된다. 알고 있는 것을 머리속으로
정리할 수 있고, 논리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심환지의 입장도 박지원의 입장도 헤아리게 된다.
그리고 실학이 어떤 의미에서 되새겨 봐야 하는지도 알게 된다.
책의 중간 열려라 지식창고를 통해, 다시한번 요점정리를 할 수 있는데
한번 읽어만 봐도 큰 도움이 된다.

그외, 조선후기를 엿볼 수 있는 그림들도 실려 있는데 읽어보면 도움이 된다,.
실학사상을 단순히 글로 이해하는 게 아니라 머리로도 느낄 수 있다.

마지막에는 논술 문제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책을 정독하고 나면
그 문제가 어렵지 않다. 쉽게 풀 수 있다.

실학의 근대성과 실학의 의의까지. 이 책은 많은 문제점을 담고 있으며
수박 컽핥기가 아니라 꽤 깊은 곳까지 접근할 수 있었다. 실학과 조선 후기 조선 사회에 대해서
심도있게 접근해 보고 싶다면 읽어볼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