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일기장을 몰래 들여다보는 일은 어떨까? 가까운 사람이라면
혹시 나와 관계된 일이 있을까, 마음을 졸이면 보게 될 것이다. 그 사람이 나에 대해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다면 반성도 할 수 있을 것이고 섭섭한 마음도 생길 것이다.
또 내가 오해하고 있던 일을 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며, 어떠한 점이 나와 다른지 알게 될 것이다.
나에 대해 칭찬을 했거나 좋은 점을 썼다면 아마 고마움을 느끼게 될 지도 모른다.
아멜리아의 일기장에는 친구 리디아와 리아, 엄마와 클레오 언니의 이야기가 가장 많다.
주변사람들에 대한 아멜리아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은 즐겁다.,
아이답게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썼기 때문이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일기쓰기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게 해 주는 책이다.
아멜리아는 그림과 상상력을 동원해서 재미있는 비밀노트를 만들었다,
이사를 오면서 친한 친구 나디아에게 24색 색연필을 선물로 받았는데
그 색연필을 이용해서 일기를 쓰거나 편지를 쓸 때 멋지게 장식한다,
그리고 자신이 쓴 엽서와 편지를 일기장에다 고스란히 옮겨 놓았는데 재미있다.
꾸밈없는 솔직한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일기의 매력이다.
아래 사진은 이사 가는 풍경을 일기로 쓴 것이다. 아멜리아는 자신이 살던 집의 모습과
나무의 모습, 자신의 방의 모습을 재미있게 표현했다. 벽지의 색깔이나
얼룩자국, 벽장 문이나 콘셉트까지. 언니의 잠자는 모습과 코골이 모습까지.
후게소에 들렀을 때 챙긴 기념품의 모습도 고스란히 재현했는데
그 모습이 다양하고 예쁘다.

아멜리아는 일기장에다 동화도 쓴다. 자신의 상상력을 발휘해 쓴 다양한 이야기들은
아이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다. 뭔가 하려고 하지만 잘 되지 않을 때
대부분 아멜리아는 상상력을 이용해 그 문제를 푼다.
나디아의 초상화를 그리다가 문득 사람들의 코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서 <코 이야기> 라는 글을 썼는데
그림을 그려가며 코에 붙인 이름들이 기발했다.

또 애완동물로 구름을 갖고 싶은 소녀에 대한 이야기는 아이다운 감성을 느끼게 해 준다.
구름은 보드랍고 푹신하고 껴안을 수도 있고 양탄자를 어지럽히지도 않아서
구름을 가지고 싶었지만 소녀는 구름 잡는 법을 몰랐다. 그물도 소용없고 낚싯대도, 풀도, 소용없었다.
해서 아이는 구름이 자신의 것이라 상상했고
하늘 여기저기를 떠돌아 다니도록 해 주었다,
소녀는 구름에게 다양한 이름도 지어 주었고 구름은
소녀가 어딜가든 따라다녔다. 소녀의 생일날 구름이 무지게 케이크를 만들어 주었다.
소녀는 행복했다.
이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들어도 될 만큼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아이도 이 책을 읽고 자신만의 비밀노트를 만들것이라 말했다.
어떤 이야기를 담을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