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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 천년의 비밀을 밝혀라! ㅣ 피어라 우리 문화 2
김해원 지음, 조승연 그림, 김형진 감수 / 해와나무 / 2011년 8월
평점 :
한지나 온돌, 한글등, 우수한 우리문화는 참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생활하면서 그 우수성을 모르고 지나칠 때가 있다. 한지만 해도 우리 고유의 종이라는 사실만 인지할 뿐 왜, 우수한지 그 이유는 알지 못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겨우 알게 되었다.
한지가 우수한 것은 천년을 견딜 수 있기 때문이며 원료인 닥나무 섬유는 다른 섬유보다 가늘고 길어서 더욱 질기다는 것, 중성을 띠고 있어 공기에 강하며, 리그닌이라는 물질이 들어 있어 방충효과도 뛰어나고 세월이 지나도 색이 변하지 않는 다는 것.
막연히 안다는 것과 정확히 안다는 것은 다르며, 이번에 제대로 알게 된 느낌이다.
<한지, 천년의 비밀을 밝혀라> 는
동화작가가 쓴 책이어서 그런지, 내용이 재미 있었다.
코어 라는 유물 관리 팀 전속 로봇과 고길동의 한지 여행이 무척 흥미롭게 펼쳐졌다. 마음이라는 뜻을 지닌 로봇이 무척 인간적이었고 2000년대 만화에 푹 빠져 있는 굼뱅이 고길동의 성격이 잘 드러나 한번에 쭉 읽혔다.
코어와 고길동은 타임머신을 타고 한자의 비밀을 찾으러 가게 된다. 탐사 보고서를 작성해야 되므로 그들은 한지가 쓰인 시대를 먼저 찾아가 보기로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종이가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아는 것이었다. 코어와 고길동은 최초로 종이를 만들었다는 채륜이 사는 시대를 거쳐 몽골과 고려와 신라, 일본, 조선시대를 거쳐 그들이 사는 시대로 온다.
물론, 한지의 비밀을 터득한 뒤에.
아이들이 가장 흥미를 느꼈던 부분은 한지로 만든 갑옷이었다. 고려시대는 중국에서 들여온 종이 기술을 발전시켜 중국도 인정하는 '고려지' 를 만들었는데. 한지의 두께와 질감이 다양해지면서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용도 뿐만 아니라 생활용품을 만드는데도 쓰였다. 한자를 몇 겹으로 겹쳐 바르고 옻칠을 해서 옷을 만들면 휼륭한 갑옷이 된다는 말에 아이들은 무척 신기해 했다.
특히, 이 책은 구성면에서도 만족스러웠다.
장이 끝날 때마다 종이의 유래와 한지의 종류, 시대별 특색, 한지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자세하게 나와 있어서 다시 한번 읽은 내용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특히 뒷부분에 2000년대 한지가 어떻게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지, 한지를 이용한 다양한 시도들, 이를 테면 패션과 상, 장롱등에 쓰이는 것들에 대해서 신문자료를 인용했는데 생동감이 넘쳤다.
미래 3015년에는 한지 공장이 세워진다고 코어와 홍길동이 말했는데 그 이야기를 읽으면서 아이들과 한지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지로 만든 옷뿐만 아니라 신발과 우산까지 나올 것이라고 아이들이 말했다. 아마도 현재는 생각하지 못했던 기발한 아이디어가 미래에는 쏟아져 나올 것이다.
아이들은 우리 한지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느꼈고 시간나면 한지를 직접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해서 올 가을에는 책에 소개된 원주 한지 문화제에 가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