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 영화


8월 18일에 개봉해 28일에 1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인질'. 단편 영화 '어떤 약속'(2011)을 연출했던 필감성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류승완 감독과 그의 아내인 강혜정 씨가 운영하는 영화사 '외유내강'의 작품이기도 하다.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 중 한 명인 황정민(황정민 역), 영화 '마차 타고 고래고래'(2017)와 '데자뷰'(2018)에 출연했던 김재범(최기완 역)에 더해 이유미(반소연 역), 류경수(염동훈 역), 정재원(용태 역), 이호정(샛별 역) 등의 배우가 출연했다.

어느 날, 톱스타 황정민이 사라진다. 신작 영화 개봉에 맞춰 잡아 놓은 인터뷰 일정을 앞두고 없어졌는데, 도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그는 누군가에게 납치되어 감금되어 있다. 황정민을 납치한 자들은 최기완, 그의 부하인 염동훈·용태·샛별이다. 리더인 기완은 황정민에게 저녁 10시까지 몸값을 바치라고 요구한다. 10시까지 요구한 몸값이 도착하지 않으면, 황정민은 그들의 손에 죽게 된다. 이에 황정민은 살아남기 위한 사투를 벌인다.

영화의 장르는 액션 스릴러로, 납치된 인물의 탈주 과정을 그린다. 영화의 기본적인 설정이 재미있는데, 주연 배우가 본인을 연기한다. 이는 중국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배우 오약보 납치 사건(2004년에 발생)을 기초로 제작된 영화 '세이빙 미스터 우'(2016)를 모티브로 삼고 있다. 본인을 연기하면서 삶을 향한 절박함을 보여준 황정민의 연기는 두말할 것 없이 훌륭했다. 납치범들의 리더인 김재범은 처음 보는 배우였는데, 황정민을 협박하고 기싸움을 벌이는 장면에서 보여준 연기가 일품이었다. 창백한 얼굴로 인질을 위협하는 모습에서 살기와 공포를 느꼈다. 다른 납치범들도 각 캐릭터의 특성을 잘 살렸다. 이 덕분에 황정민과 납치범들이 마주하는 장면에서 긴장감이 극대화되었다.

이처럼 좋은 점도 있었지만 아쉬운 점도 존재했다. 우선 극의 중후반에 생뚱맞은 캐릭터가 등장했다. 워낙 극의 흐름에 안 맞는 인물이다 보니, 그의 존재와 행동 모두 이해할 수 없었다. 감독의 무리수로 보인다. 또 중반부터 기완이 밖으로 나가는데, 기완이 외부를 돌면서 팽팽하게 이어져 왔던 인질과 납치범들 사이의 긴장감이 무너져버렸다. 잘 끌고 왔던 긴장감이 없어지면서 몰입감도 떨어졌다. 납치범 캐릭터들의 서사가 부재해, 무기를 만들고 내부 갈등을 겪는 그들의 행동이 와 닿지 않았다.

그럼에도 흥미로운 설정, 배우들의 좋은 연기, 중반까지 이어졌던 팽팽한 긴장감 등이 뇌리에 박힐 정도로 강렬했다. 이 같은 강점이 있었기에 감독의 다음 장편을 기대하게 되었고, 차기작에서도 액션 스릴러에 도전했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평점-3/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