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 영화


9월 1일에 개봉한 마블의 히어로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숏 텀 12'(2015)와 '더 클래스 캐슬'(2017), '저스트 머시'(2019) 등을 연출한 데스틴 다니엘 크레톤 감독의 작품이다. 마블의 첫 번째 아시안 슈퍼 히어로 단독 주연작이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인피니티 사가를 잇는 이야기이자 올해 개봉한 두 번째 마블 히어로 영화이기도 하다. '김씨네 편의점' 시리즈의 '시무 리우'가 주인공 '샹치'를 맡았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2018)과 '페어웰'(2021),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2021) 등에서 강력한 인상을 남겼던 '아콰피나'는 샹치의 절친 '케이티'를 연기했고, 믿고 보는 배우 양조위(쑤 웬우 역)와 양자경(난 역)도 출연했다.

무궁무진한 힘을 가진 '텐 링즈' 덕분에 오랫동안 어둠의 세상을 지배해온 쑤 웬우. 아버지인 웬우에게 훈련받으면서 자랐지만, 아버지로부터 멀리 달아난 샹치.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절친인 케이티와 일상을 보내던 샹치에게 정체 모를 인물들이 다가온다. 이로써 샹치는 자기 내면의 힘을 깨닫게 되고, 피할 수 없는 아버지와의 승부를 치르게 된다.

마블의 첫 아시안 히어로 단독 주연작인 데다가 주연들이 아시안이어서, 영화에 아시아 특유의 문화와 분위기를 많이 반영했다. 그동안 직간접적으로 접해왔던 아시아 문화가 나오니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액션신에도 아시아의 스타일을 반영했다. 이로써 마블표 아시안 히어로가 탄생할 수 있었다. 그간 MCU에서 뒤에 섰던 아시안의 서사가 전면에 배치되니 신기하고 반가웠다. 주인공 샹치만큼 '텐 링즈'도 비중 있게 다뤄, 이에 대해 알 수 있게 한 점도 인상적이었다. 시무 리우와 양조위의 대결에서는 '김씨네 편의점' 시리즈 속 모습과 완전히 다른 시무 리우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많은 준비와 고민이 있었음을 느낄 수 있었고, 양조위·양자경의 연기와 액션은 그야말로 명불허전이었다. 특히 양조위는 이번 작품으로 할리우드에 처음으로 진출했는데, 전혀 위화감이 없었다. 마치 할리우드의 베테랑 연기자처럼 느껴졌다. 유쾌하고 발랄한 아콰피나의 연기 또한 배우 특유의 매력과 장점을 잘 살렸다. 벤 킹슬리의 코믹 연기도 작품에 일조했다.

영화를 보는 동안,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부분이 많아서 아쉬웠다. 우선 주인공의 서사가 기존 마블 히어로들에 비해 약해 보였다. 이 때문에 이야기 전개 과정에서 보이는 주인공의 성장이 와 닿지 않았다. 액션에 있어서 텐 링즈의 힘을 강조하는 건 좋지만, '드래곤볼'에서나 볼 듯한 액션이 과도하게 섞이며 갈 길을 잃었다. 또 후반부에서는 히어로물이 아닌, 괴수물로 극이 변질되면서 작품의 본질이 흐려져 버렸다.

이처럼 아쉬운 점도 있지만, 새로운 히어로인 샹치만의 액션을 구현하고자 애쓴 흔적이 보였다. 또 마지막에 이르러 향후의 MCU에서 샹치와 그의 주변 인물들, 다른 히어로들이 보여줄 활약상을 기대하게 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계속해서 이어질 샹치와 다른 마블 히어로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면서 케빈 파이기의 큰 그림에 보다 주목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평점-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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