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보적인 저널리즘 - 뉴욕타임스 혁신 보고서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6
뉴욕타임스 2020그룹 보고서 지음, 강진규 옮김 / 스리체어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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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이라고 했을 때 떠오르는 몇몇 매체가 있을 텐데, 이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뉴욕타임스'일 것이다. 뉴욕타임스의 기사는 다양한 국가에서 인용된다. 이는 뉴욕타임스의 세계적인 명성을 보여준다. 이처럼 전 세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뉴욕타임스이지만, 구성원들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혁신에 매진하고 있다.

 2017년 1월, 뉴욕타임스는 미래 보고서인 <2020그룹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를 통해 뉴욕타임스는 끊임없는 변화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번 미래 보고서의 핵심 내용을 축약하면 '돈을 받고 팔 수 있는 디지털 기사를 만들자!'는 것이다. 

 뉴욕타임스가 2011년에 전면적으로 온라인 유료 구독 모델을 도입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비웃는 동시에 우려를 표했다. 이로부터 6년이 지난 2017년, 전 세계에서 150만 명의 사람들이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기사를 유료로 구독하고 있다(2019년 10월 기준으로는 470만 명).

 뉴욕타임스는 혁신의 일환으로 그래프와 동영상을 기사에 포함할 것을 주문한다. 이에 따라 기사 작성 초기 단계부터 그래픽 디자이너, 비주얼 디자이너와 에디터 사이에서 긴밀한 협업이 요구된다.

 뉴욕타임스는 독자들에게 더 매력적인 언론사로 각인되기 위해, 또 이러한 명성을 계속해서 유지하기 위해 세 가지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것은 '보도의 혁신, 구성원의 혁신, 업무 방식의 혁신'이다.

 뉴욕타임스는 비주얼 저널리즘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했으며, 기사를 위한 스토리텔링 방식을 새로 정립했다. 이를 통해 뉴욕타임스는 관련 분야에서 선두 자리에 올랐다.

 한편 더 큰 혁신을 위해 뉴욕타임스는 '요리'나 'TV 리뷰' 섹션처럼 경쟁사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는 특집 기사에 디지털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 뉴욕타임스는 1970년대부터 특집 기사를 선보였다. 당시의 '일상'과 '집' 같은 섹션은 광고 유치에도 목적을 두고 있었다. 이제는 '재미와 정보 전달'이라는 특집 기사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해당 콘텐츠의 구체적인 활용 방법을 독자에게 조언해주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이에 뉴욕타임스는 새롭게 도입한 '스마터 리빙' 섹션처럼 독자에게 조언을 전해주는, '서비스 저널리즘'을 현실에서 실현하고 있다.

 2020그룹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많은 기자와 에디터들이 디지털 관련 기술을 배우길 원했다. 이제는 기자 등도 회사의 기준에 부합하는 디지털 저널리즘에 관한 최신 기술과 지식을 배우고 익혀야만 한다. 이와 함께 혁신에 필요한 전문성을 갖춘 인재의 수혈도 이뤄져야 한다.

 지면 중심의 전통적인 활동에서 디지털 중심의 활동으로 나아가는 것. 새롭게 뉴욕타임스에 합류할 인재들에게 회사가 바라는 부분이다. 디지털 방식을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교열·편집 인력을 채용하는 것도 혁신에 필요하다. 이에 더해 뉴욕타임스의 편집국 구성원에 있어서 다양성을 꾀하는 조치도 필요하다. 다양성이란 다인종·여성·지방 인재·젊은 인재·외국인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다양성의 확보는 더 많은 독자의 확보라는 뉴욕타임스의 전략을 달성하는 데도 필요하다.

 설문조사 결과, 기자들과 에디터들은 기사 작성 초기 단계부터 교열·편집 부서와 긴밀히 협력하기를 원했다. 기자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 기사를 더 날카롭게 다듬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동시에 세세한 교열·편집 업무에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실제로 글의 재배치와 삭제, 추가처럼 단순하고 큰 의미 없는 편집 업무에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기도 하다. 이는 기사의 전체적인 방향을 잡거나, 기사를 날카롭게 다듬기 위해 고민해야 할 시간을 갉아 먹는다. 편집의 힘을 살리려면 전반적인 편집 과정을 오히려 기사 작성의 전반적인 과정으로 옮겨야 한다. 이는 교열·편집 부서를 포함해 편집국 구조의 전체적인 변화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에디터들의 경우 뉴욕타임스의 콘텐츠가 다양한 플랫폼에서 어떻게 구현될지에 대해 깊게 인식하지 못한다. 상품팀은 보도의 우선순위를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러한 불협화음 속에서는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두 부서 간의 긴밀한 협업 관계를 만든다면, 편집국과 상품팀 각각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저널리즘의 본질에 충실하되 이를 구현하는 방식에 있어서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언론에 매우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여느 조직과 마찬가지로 언론사들도 지금까지의 관행만 고집하면서 혁신을 게을리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끝으로 이 책을 읽는 동안 뉴욕타임스가 혁신에 매진할 수 있는 이유를 생각해봤는데, 대중으로부터 받고 있는 '신뢰'가 근본 원인인 것 같다. 뉴욕타임스가 언론의 기본에 충실하면서 혁신을 추구할 것이라는 대중의 믿음 말이다. 그리고 이런 믿음은 그동안 뉴욕타임스가 기사 등의 콘텐츠를 통해 쌓은 것이다. 이 같은 생각을 하면서 대중으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는 국내 언론을 떠올리게 됐다. 한국 언론 역시 뉴욕타임스처럼 새로운 시대에 발맞춰 혁신을 해야 한다. 그런데 대중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언론이 제대로 혁신을 할 수 있으며, 혁신을 한다고 해서 대중으로부터 신뢰와 존중을 받을 수 있을까? 우리 언론이 뉴욕타임스처럼 혁신에 박차를 가하려면 가장 먼저 대중의 신뢰를 받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다 읽은 후, 한국 언론이 '기레기'라는 말로 대표되는 언론을 향한 대중의 불신을 하루 빨리 신뢰로 전환시키고 우리만의 언론 환경 등에 맞게 혁신을 해 나갈 수 있기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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