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이야기를 원한다 - 하버드 스토리텔링 강의
가오펑 지음, 전왕록 옮김 / 라이스메이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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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분야를 막론하고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말 중 하나가 '스토리텔링'인 것 같다. 이 때문일까? 최근 여러 분야에 속한 개인과 기업들이 다양한 플랫폼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전파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실제로 분야를 떠나 자신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이것을 매력적으로 구성해 전달하는 개인과 기업은 각자의 영역에서 강한 팬덤을 형성하는 듯하다. 이는 대중이 그들의 이야기에 깊이 공감하고 매료됐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에 빠진 대중은 그 이야기의 주인공인 개인과 기업이 생존, 발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흐름을 보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스토리텔링'의 시대라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그렇다면 왜 이 시점에 스토리텔링이 급부상하게 됐으며, 우리는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어떻게 스토리텔링을 구현해야 할까? 그 답이 책 <<모두가 이야기를 원한다>>에 담겨 있다.

 지금은 자신의 강점을 적극 어필해야 하는 '자기 PR'의 시대다. 이는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에도 적용되며, 물건도 예외일 수 없다. 이제는 제품만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없다. 그럼에도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사람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 제품과 브랜드 그리고 기업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 걸까? 답은 '이야기'에 있다. 기존에는 성공의 밑천이 '자본'과 '기술'이었지만, 지금은 바야흐로 이야기가 성공의 밑천인 '이야기 자본'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매력적인 이야기를 만드는 원천인 스토리텔링은 경쟁이 치열한 시대에 그 영향력을 발휘하며, 지금처럼 정보가 만연하고 자신을 어필해야 하는 시대에 필수 덕목이 됐다. 브랜드 스토리가 있었기에 '코카콜라Coca-Cola'는 시럽을 팔던 작은 공장에서 대기업으로 변모할 수 있었고, '도브Dove 초콜릿'은 '사랑의 대명사'라는 이름을 얻을 수 있었다.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도 하나의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브랜드를 돋보이게 하려면 이야기가 필요하다. 브랜드에 얼마나 아름다운 이야기를 입히느냐에 따라 브랜드의 성패가 결정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좋은 이야기'란 무엇일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이 책에서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고,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으며, 이야기를 듣는 사람에게 상상의 여지를 주는 것이 좋은 이야기라고 말한다. 그리고 좋은 이야기라고 해서 반드시 길 필요는 없다. 짧지만 핵심을 파고드는 이야기가 사람들의 마음을 잡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야기를 자본으로 만들려면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그리고 여기에는 좋은 이야기 소재가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이야기 소재가 아예 없는 기업과 개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야기 소재 개발에 공을 들여야만 한다. 영국 런던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존 루이스(John Lewis)' 백화점은 이야기 소재 개발의 귀재였다. 2012년, 존 루이스 백화점의 크리스마스 광고는 많은 사람들에게 무한한 사랑과 애정을 선사했다. 광고의 주요 내용은 사랑에 눈 먼 눈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찾아 나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온갖 역경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선물을 찾아낸다는 이야기였다. 줄거리는 단순해 보이지만, 이 이야기는 존 루이스 백화점의 핵심 경영 이념이 가족에 있음을 보여준다. 소비자는 자신이 구매한 물건이 사랑과 그것이 가져다주는 가치를 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존 루이스 백화점이 2012년에 펼친 마케팅 전략이 맞아 떨어졌다. 불과 일주일 만에 약 1억 3,600만 달러의 수익을 냈기 때문이다. 이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좋은 이야기의 영향력은 강력하다. 이야기를 구성해 전달하는 데에는 인물도 중요하다. 여기서 날카로운 관찰력과 정확한 예측 능력이 요구된다. 이야기의 영향력이 그 속에 있는 인물의 사회적 영향력과 비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적인 이야기에는 어떤 비밀이 있는 걸까? 크게 여섯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진솔한 이야기다. 둘째, 선의의 거짓말이다. 그리고 셋째, 공감이다. 나머지 요소는 각각 미완성의 아름다움, 상대의 이야기, 우회다. 스토리텔링 시에 이 요소들을 적절히 적용한다면 흡인력 있는 매력적인 이야기를 구성할 수 있다.

 한 기업이 성공을 거두려면 핵심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스토리텔링을 제대로 전파하려면, 고객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만약 시작 전에 고객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다면, 기업은 실패라는 쓰디 쓴 술을 마실 수밖에 없다. 그리고 '말보로(Marlboro) 담배'가 이런 실수를 저지른 적이 있다. 말보로 담배가 성립한 이야기는 소비자 층이 적었던 데다가 시장 수요 확대의 가능성도 적었다. 게다가 주요 타깃인 여성 흡연자에게도 강인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어느 하나 제대로 이루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효과를 보려면 스토리텔링의 매력 외에도 적합한 '수요층'을 찾아 공략해야만 한다.

 미국의 한 생물학자는 새끼 새와 뱀의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새와 뱀 사이에는 분명한 힘의 차이가 있다. 그런데 종종 우리가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새와 뱀 간에 극명한 힘의 격차가 존재함에도 새가 승리할 수 있는 이유는 뭘까? 새들은 오랫동안 뱀의 공격을 받아왔다. 그리고 그동안 싸움을 하면서 뱀 머리의 한 부분만을 공격하는 방법을 터득해냈다. 이는 우리에게 훌륭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확실한 목표가 있다면 하나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브랜드 이야기의 목표가 지나치게 많으면 오히려 독이 된다. 브랜드 스토리를 제대로 설파하려면, 브랜드 스토리의 주제를 하나에 집중시켜야만 한다. 또 스토리텔링을 할 때는 네 가지 조건에 신경을 써야 한다. 첫 번째 조건은 '관심을 붙잡아라'이고, 두 번째 조건은 '흥미를 유발하라', 세 번째 조건은 '공감대를 형성하라', 네 번째 조건은 '행동으로 옮기게 하라'다.

 지금까지 왜 스토리텔링이 중요한지와 성공적인 스토리텔링을 위해 알아야 할 것 등에 관해 살펴봤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 시대에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만의 방식을 통해 매력적으로 풀어내는 자만이 생존과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다. 이러한 시대 속에서 비전문가인 일반인들은 어떻게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을까? 방법은 여러 가지일 것이다. 그리고 이처럼 다양한 방법 중에 가장 기본적인 것이 바로 이야기의 소재를 멀리서 찾지 않고 자기 자신에게서 찾는 것 아닐까? 자신의 인생, 즉 자신이 걸어온 길에서 아이템을 발굴해 이를 매력적인 이야기로 만들어보는 것이다. 그것이 부끄러운 일이건 영광스러운 일이건 상관없다. 일단 시작해 봐야 한다. 이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우여곡절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제시한 스토리텔링의 기본 등을 상기하면서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어필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면, 어느덧 이 시대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자신만의 이야기라는 무기를 갖춘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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