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스포트라이트 : 렌티큘러 스틸북 넘버링 한정판 - 아웃케이스+보호홀더+부클릿(36p)+접지포스터+포토카드(5EA)+한정카드
톰 맥카시 감독, 마이클 키튼 외 출연 / 더블루(The Blu)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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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보스턴의 유력 일간지인 보스턴 글로브의 새로운 편집국장으로 마티 배런(리브 슈라이버)’이 부임한다. 부임 후 열린 첫 회의에서 마티는 한 제보를 언급한다. 그 제보는 게오건 신부가 30년간 6개 교구에서 아이들을 성추행했고, 로 추기경이 이를 알고도 묵인했다는 내용을 담은 문서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사실 이 사건은 이미 보스턴 글로브가 기사화했던 내용이었다. 그럼에도 마티는 이 문제에 관심을 가졌고, 보스턴 글로브의 집중탐사보도팀인 스포트라이트에 이 사건에 대한 심층 취재를 요청한다. 이렇게 스포트라이트 팀은 팀장인 월터 로빈슨(마이클 키튼)’의 지휘 하에 본격적인 취재에 돌입하고, 취재를 거듭할수록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거대하고 추악한 진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영화 스포트라이트20021월에 보스턴 글로브의 스포트라이트 팀이 가톨릭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기사화하기까지 거쳤던 과정을 담고 있다. 2015년에 개봉한 이후 ‘2016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각본상등을 수상한 이 작품은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끝까지 진실을 찾아가는 기자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참된 언론인의 자세를 돌아보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기자를 정의의 사도로 묘사하지 않는다. 그저 기자로서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을 제대로 하는 사람들로 표현한다. 화려한 기교나 심리 묘사도 없었다. 이 덕분에 기자들이 진실을 찾아가는 하나하나의 과정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었다. 그리고 바로 이 점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면서 기억에 남는 장면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잊히지 않는 장면은 기사 게재 직전 열린 마지막 편집회의에서 나온 월터의 모습이었다. 월터는 회의에서 이미 몇 년 전에 성추행 피해자들과 그들의 변호인이 관련 자료를 보스턴 글로브에 넘겼음에도 자신들이 이를 덮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를 덮었던 사람이 자신이라고 고백한다. 이 장면에서 언론인으로서 월터가 느끼는 자기반성부끄러움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는 모든 언론인이 가져야 할 덕목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사실 기자도 사람이기에 실수를 할 수 있다. 월터 역시 사람이기에 잘못된 판단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쓴 기사가 잘못 됐거나 좀 더 비중 있게 실어 공동체의 주의를 환기시켜야 할 내용을 제대로 다루지 않은 것에 월터처럼 진심으로 반성하고 부끄러움을 느끼는 기자가 몇이나 될까? 이는 대중으로부터 '기레기'라는 말까지 듣고 있는 현재의 한국 기자들에게 시시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물론 모든 기자를 자성 능력이 없는 일종의 기레기로 몰아가서는 안 되며, 대중의 언론 혐오에 지나친 면이 존재할 수 있다는 데도 동의한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하기 전에 왜 기레기라는 말이 생겼으며, 왜 많은 사람이 언론에 불신을 표하는지를 언론인들이 먼저 살펴보는 것이 순리이지 않을까?

 지난 11일에 방송된 JTBC 뉴스룸 신년 토론의 주제는 한국 언론, 어디에 서 있나였다. 이 토론에서 자주 언급된 문제가 바로 기성 언론을 향한 대중의 불신이었고, 이와 관련해 4명의 패널이 불꽃 튀는 논쟁을 주고받았다. 그렇다면 여기서 궁금한 것이 생긴다. 대중으로부터 불신의 대상이 돼 버린 언론이 신뢰를 회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기에는 구조적인 측면과 언론인 개인적인 측면이 있을 것이다. 이 중 언론인 개인에 한정해서 보자면 자신의 기사에 책임을 지려는 자세, 즉 자신의 판단과 기사가 잘못 됐을 시 월터처럼 반성하고 부끄러움을 느끼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보면서 영화에 담긴 핵심 메시지 중 하나가 바로 이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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