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이 열렸다. 나는 그를 인간적으로는 좋아하지만 대통령으로서는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럴까? 나는 그의 죽음을 전직 대통령의 죽음이 아니라 한 자연인의 죽음으로 느끼고 있다.
하지만, 그가 한 사람의 자연인을 넘어 정치인이자 대통령이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생각해 봤다. 왜 수많은 사람들(철저히 나의 주관적 기준)이 지금까지도 정치인, 대통령이었던 그를 기억하고 추모하고 그리워할까? 내가 얻은 답은 노무현과 그의 지지자들이 함께 꿨던 ‘사람 사는 세상‘, 즉 먹고사는 일 때문에 더럽고 아니꼬운 꼬라지를 안 봐도 되는 세상이 아직까지 오지 않았다고 느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더 나아가자면 비록 노무현은 없지만, 그가 추구했던 세상을 자신들의 단합된 힘으로 만들어보겠다는 각오를 나타낸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 봤다.
노무현이 간절히 바랐던 세상은 쉽고 빠르게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쉼없이 노력한다면, 그의 20주기 혹은 30주기에는 그가 꿈꿨던 세상의 초입에라도 들어갔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