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문장들 - 퇴짜 맞은 문서를 쌈박하게 살리는
백우진 지음 / 웨일북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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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다양한 글을 쓰며 살아간다. 여기에는 사적인 글과 공적인 글이 모두 포함된다. 이 중 문제는 공적인 글인데, 대표적으로 기획서·보고서·제안서 등이 있다. 많은 사람들은 회사 등에서 써야 하는 기획서나 보고서 같은 공적인 글에 큰 부담감을 느낀다. 그래서 이런 글을 쓸 때마다 고뇌의 나날을 보내곤 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공적인 글을 보다 더 잘 쓸 수 있을까? 답은 글쓰기의 원리와 기술을 배우고 익히는 것이다. 백우진의 <<퇴짜 맞은 문서를 쌈박하게 살리는 일하는 문장들>>은 이를 위한 책이다.

 책이 제시한 첫째 원리는 두괄식이다. 두괄식으로 글을 쓰면 읽는이가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는 보고서뿐만 아니라 모든 글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둘째 원리는 첫 문단에서 글의 핵심 내용을 제시하라는 것이다. 즉, 글의 첫 부분에서 독자에게 글의 방향을 알려주는 친절한 글을 쓰라는 얘기다. 셋째는 제목과 관련된 내용이다. 저자는 좋은 제목을 짓는 데 필요한 네 가지 기준을 제시한다. 이것은 '논문형 제목인가 아니면 상업용 책의 제목과 같은가, 설명형인가 아니면 비유와 은유를 섞은 제목인가, 포괄적인 제목인가 아니면 구체적인 제목인가, 재미있는가 아니면 무미건조한가'이다. 또 적절한 제목을 짓는 능력을 갖추려면 활자매체가 뽑는 제목을 비교 분석하라고 조언한다. 이외에도 저자는 주어와 술어 간의 거리에 유의하고, 각 문단에 역할을 부여하되 한 가지만 맡기라고 권한다. 양괄식을 활용하라고도 권고하는데, 양괄식이란 첫 문단에서 핵심 내용을 요약한 후 마지막 문단에서 이를 강조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문장 구성 방식이다.

 기술과 관련해서는 '까닭'과 '때문'의 차이를 언급하면서 이를 적절히 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또 '부터'의 용례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우리가 글을 쓸 때 많이 쓰는 표현 중 하나가 '~것이다'라고 하면서, 여기에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의지·예정·가능·추측'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는 '~ㄹ 것이다'이고, '설명'의 용도로 쓰는 '것이다'는 '~ㄴ 것이다'이다. 시제를 나타내는 표현 중 '~이었다'와 '~했었다'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쓰지 않는 게 좋다고 한다. 이 밖에도 복수형을 여러 번 써야 할 때 한 군데에만 쓰는 우리말 어법에 대한 설명과 영어의 Be 동사에 해당하는 표현인 '~이다'와 '있다'를 자제하라는 내용이 나온다. 지금까지 설명한 내용 외에도 우리가 알아야 할 맞춤법과 띄어쓰기, 각종 약물의 활용 방법, 적절한 괄호 사용법, 볼드 처리법 등이 등장한다. 이 역시 더 좋은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부분이다.

 이 책을 보는 내내 글쓰기의 어려움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그러나 나 역시도 끊임없이 글을 써야 하기에, 이 일이 아무리 어렵다 하더라도 도망갈 수가 없다. 개인적인 글쓰기야 얼마든지 피할 수 있다. 하지만 공적 글쓰기는 그렇지 않다. 괴롭더라도 내가 감내해야 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공적 문서를 작성하는 일을 이전보다 더 즐기면서 잘할 수 있을까? 결국 글쓰기의 기본 원리를 공부하고, 보다 나은 기술을 터득해 내 것으로 만드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지루할 수도 있는 이 과정을 거치며 글을 쓰고 다듬는 능력을 향상시킨 후, 여기에 나만의 경험과 노하우를 더해야 한다.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들 수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 과정을 거쳐야만 이전보다 더 나은 나만의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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