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자를 만든 참모들 - 개정판
이철희 지음 / 페이퍼로드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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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경쟁을 뚫고 리더의 자리에 오른 사람에게는 찬사가 쏟아진다. 아마 그 단계까지 가는 일이 쉽지 않다는 걸 사람들이 알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모든 영광을 오직 리더 혼자서 이룬 것일까? 분명 아닐 것이다. 리더에 오른 이도 결국 사람이다. 그들도 때로는 실수하고 오판하고 외로움과 괴로움을 느낀다. 그래서 이들이 최종 목표를 이룰 때까지 옆에서 위로도 해주고 조언도 해주고 쓴소리해줄 사람들이 필요하다. 이런 사람들을 가리켜 우리는 '참모'라고 부른다. 이들이 없다면 그 누구도 리더라는 영광스럽고 무거운 자리에 오르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이들 또한 리더 못지않게 박수갈채를 받아야 한다.

 <<1인자를 만든 참모들>>은 자신의 주군을 최고의 위치에 오르게 한 동서고금의 특급 참모들을 소개한다. 그리고 그들이 1인자를 만드는 데 어떻게 기여했는지 설명한다. 책에 나오는 참모는 총 9명이다. 조선 왕조의 설계자인 삼봉 정도전, 한낱 건달에 불과했던 유방을 황제로 만든 장량, 프랭클린 루스벨트를 도와 그를 대통령에 당선시킨 루이 하우, 빌 클린턴의 전략가 딕 모리스 등이 그들이다. 이들 중 장량에 관해 살펴 보겠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한 고조 유방은 건달이었다. 그것도 날건달이었다. 하지만 그의 참모 장량은 유방을 진심으로 믿고 사랑했다. 자신이 그보다 더 낫다는 생각에 빠지지 않았다. 만약 장량이 이런 마음을 먹었다면, 아마 유방은 한 왕조를 세울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런 점에서 장량은 사무사의 마음가짐을 가졌던 인물인 것 같다. 유방을 왕에 앉힌 후 권력의 중심에서 떠나버린 그의 태도 또한 이를 증명한다.

 사무사의 자세 외에도 장량은 몇 가지 강점을 더 가지고 있었다. 그중 하나는 자신의 감정을 다스릴 줄 아는 극기였다. 그는 유방에게 감정에 의한 잘못된 조언을 하지 않기 위해 항상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고 불편함을 견뎠다. 한 겨울에 부는 찬바람 같은 냉정함을 유지하기 위해 애썼다. 게다가 그 당시는 항우와 유방이 패권을 다투던 난세였다. 난세에는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승부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이때 미숙한 참모는 그 변수를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파악하더라도 이를 적절히 관리하지 못해 패배하고 만다. 하지만 장량은 달랐다. 그는 예상치 못했던 작은 변수를 정확히 인지하고 이를 제대로 컨트롤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사실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장량이 항우와의 전쟁에서 극소수의 전투만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장량은 어떻게 항우와의 싸움에서 그의 주군인 유방을 최후의 승자로 만들 수 있었을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장량이 하나하나의 전투가 아닌 전쟁 전체를 바라보면서 움직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항우는 하나하나의 전투에 집착했다. 그러나 장량은 전투에서는 지더라도 전체 전쟁의 그림을 그리면서 민심을 얻고자 했다. 나무가 아닌 숲을 바라보면서 전쟁을 이끈 장량은 결국 승리를 이끌어냈다. 그 결과, 유방은 한낱 한량에서 한 왕조의 초대 황제로 인생역전을 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살펴본 장량의 이야기에서 크게 세 가지를 배울 수 있다. 첫째, 지피지기가 승리의 기본이라는 점이다. 지피지기 시에는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주변 환경은 감해서 보되, 상대의 전력은 더해서 보라는 것이다. 둘째, 순간의 패배를 두려워하지 말고 전쟁 전체를 보라는 것이다. 셋째, 다른 참모들과의 경쟁과 공존을 인정하라. 그리고 오직 리더에게 바치는 조언과 참모로서 맡은 일에서 승부를 보라는 것이다.

 한 리더의 성공은 오로지 그의 공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 리더의 옆 혹은 뒤에서 묵묵히 보좌해 온 참모의 몫도 성공에 녹아 있다. 그래서 참모가 중요하다. 어떤 참모를 두느냐에 따라 목표를 이루어 비상할지 아니면 패배자로 전락할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럼 어떤 참모가 좋은 참모일까? 개인적으로 장량의 예를 보면서 좋은 참모란 사무사의 마음가짐과 핵심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정진하는 집중력, 무수한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모두 직장에서 누군가를 보좌하기도 하지만 참모들의 조언을 듣고 최종적인 판단을 내리기도 한다. 또 더 나은 삶을 위해 자신만의 계획과 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을 구상한다. 이어서 전략을 실행에 옮긴다. 그래서 우리는 직장에서 뿐만 아니라 각자의 삶에서도 참모이자 리더라고 할 수 있다.

 이제 2018년 한 해가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 이때쯤 되면 많은 사람들이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더 멋지게 살기 위해 계획과 목표를 세운다. 그리고 이를 어떻게 이룰 수 있을지에 관해서도 고민한다. 만약 여기에 참모 마인드를 적용한다면 어떨까? 자기 인생의 참모가 되어 자신을 냉정하게 성찰하고 자신의 주변 환경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한 해 동안 이뤄야 할 핵심 목표를 정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구상해 보는 것이다. 이렇게 한다면 우리 모두는 자기 자신에게 좋은 참모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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