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하는 공부의 정석
한재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대학 졸업 이후로는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직장에 들어가면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한 공부를 해야 한다. 이 공부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내가 살아 남느냐 아니면 도태되느냐가 판가름난다. 결국 공부는 학창시절에만 하는 게 아니라 나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 현역에서 물러날 때까지 혹은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지상 과제인 것이다. 그래서 나를 비롯해 많은 직장인들이 바쁜 와중에도 자기계발서를 뒤져가며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으려 노력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학창시절에 하는 공부와 사회에서도 해야 하는 공부를 효과적으로 잘할 수 있을까? <<혼자 하는 공부의 정석>>은 그 답을 '혼공', 즉 혼자 하는 공부에서 찾는다.

 이 책은 다섯 개의 챕터로 이뤄져 있다. 먼저 본 내용에 들어가기 전에 한 가지 일화를 소개하려 한다. 심리학자인 앤더스 에릭슨은 음악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에릭슨은 악기를 연주하는 학생들에게 '실력 향상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 활동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 질문에 악기 연주를 하는 학생 모두가 한 가지 활동을 짚었다. 그것은 바로 '혼자 하는 연습'이었다. 공부를 하는 사람들도 위의 음대생들처럼 혼자 공부해야 학습 효과를 늘릴 수 있다. 그 이유는 네 가지다. 첫째, 혼자 공부해야 확실히 공부를 잘할 수 있다. 뇌는 기억을 저장할 때 일정 매뉴얼을 따르는데, 이 매뉴얼을 철저히 지키면서 공부하려면 혼자 공부해야 한다. 둘째, 시간이 단축된다. 셋째, 돈이 들지 않는다. 넷째, 원래 공부는 혼자 해도 되는 것이다.

 '재미'라는 말의 어원은 '늘어나는 맛'이다. 공부에서 재미를 느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신의 실력이 늘어나는 것을 느껴야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얻어야 한다. 공부는 결국 1. 읽는다, 2. 외운다, 3. 제대로 외웠는지 확인한다는 행위를 무한대로 반복하는 과정이다. 이때 3번을 제대로 해야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공부 실력을 가르는 것은 결국 공부하는 양이다. 이 말은 올바른 방법으로 충분히 노력하면 누구나 공부를 잘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여기서 올바른 방법은 바로 '혼공'인데, 이때 우리의 노력량을 결정하는 요소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시간'이다. 어느 분야에서든 전문가가 되어서 뛰어난 성과를 내려면 일정 시간 이상 노력해야만 한다. 실제로 어떤 분야에서 천재 소리를 듣는 사람들은 혼자 하는 연습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두 번째 요소는 바로 '올바른 방법'이다. 노엘 티치에 따르면 인간이 하는 일은 '안정 영역, 성장 영역, 공황 영역'에 속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성장 영역이다. 인간이 조금만 더 애를 써서 이룰 수 있는 일들이 존재하고 있는 곳이 바로 성장 영역이다. 그리고 올바른 연습도 성장 영역에 들어 있다. 올바른 연습의 가장 대표적인 형태는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이다.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은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골라내어 집중적으로 반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실력 향상을 위해 설계된 활동이어야 한다. 둘째, 지속적으로 반복할 수 있는 활동이어야 한다. 셋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활동이어야 한다. 이 세 가지를 공부에 적용하면 다음과 같은 원칙이 생긴다. 1.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탐색한다, 2. 그 부분을 반복한다, 3. 피드백을 받는다.

 공부란 '외부의 자극을 뇌의 장기기억에 저장하는 것'이다. 장기기억은 하루 이상 지속되는 기억이다. 기억 저장은 물리적 현상이다. 기억 저장은 뇌속에서 일어나는 일로, 기억이 저장될 시 뇌의 뉴런 모양이 변한다. 그리고 뉴런과 뉴런이 연결되어 시냅스가 탄생한다.

 뇌는 네 단계를 거쳐 기억을 저장한다. 1. 구체적 경험, 2. 성찰적 관찰, 3. 추상적 가설, 4. 활동적 실험이 그것이다. 이 네 가지 과정 중 한 가지만 생략해도 기억이 제대로 저장되지 않는다. 일종의 뇌의 기억 저장 매뉴얼인 셈이다. 이는 곧 이 네 과정을 고스란히 지켜야 공부를 잘할 수 있음을 뜻한다. 

 우리가 공부를 하면 외부 자극이 뇌로 전달된다. 이때 뇌속에 있는 뉴런의 모양이 변하고, 시냅스가 만들어진다. 그런데 이 와중에 같은 자극이 반복적으로 뇌에 들어오면, 이 자극과 관련된 미엘린이 생겨난다. 미엘린이란 '뉴런의 축삭돌기를 감싸고 있는 절연 물질'이다. 정확한 신호가 지속적으로 들어오면 미엘린의 두께가 두꺼워지는데, 이렇게 되면 뉴런이 전달하는 신호의 속도가 빨라진다. 미엘린의 두께를 늘리려면 학습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한편, 우리는 공부 시에 구체적 경험과 동시에 성찰적 관찰을 진행해야 한다. 성찰적 관찰이란, 내가 지금 공부하는 내용이 다른 내용과 어떻게 관계되어 있는가를 파악하는 일이다. 이를 가리켜 책에서는 '집중'이라고 한다. 성찰적 관찰을 하지 않으면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해도 공부 내용이 제대로 저장되지 않는다. 

 공부에 있어서 '배움'과 '익힘'이라는 말이 종종 쓰이는데, 앞서 밝힌 뇌의 기억 저장 단계 중 1·2단계가 배움에 속하고, 3·4단계는 익힘에 속한다. 공부를 할 때는 배움과 익힘이 함께 이뤄져야 학습 효과가 증가한다. 즉, 더 많은 집중을 하고, 미엘린에 정확한 신호를 반복해서 보내고, 부족한 부분을 찾아 반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제대로 하려면 혼자 공부해야 한다. 그래야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지금까지 소개한 부분이 이 책의 챕터 1·2를 이루고 있는 핵심 내용들이다. 챕터 3·4·5에서는 '공부 원칙, 생활 관리, 멘탈 관리'를 다룬다.

 공부 원칙에는 '운동, 목표, 반복, 몰입, 틈틈이'가 속해 있다. 생활 관리에는 '습관 관리, 식사 관리,수면 관리, 시간 관리, 루틴 관리'가 포함되어 있다. 멘탈 관리는 '좌절감이 들 때, 공부하기 싫을 때, 절망감이 들 때'에 필요한 솔루션을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 책 내용 중에서 뇌의 기억 저장 단계가 가장 인상 깊었다. 결국 핵심은 이 매뉴얼을 충실히 따르면서 혼자 공부해야 공부를 잘할 수 있다는 것 같다. 책을 읽고 리뷰를 작성하는 나와 내 리뷰를 보는 사람들 모두가 이 책을 통해 뇌의 학습 원리를 파악한 후 자기 스스로 공부함으로써 각자의 분야에서 빠른 시일 내에 전문가 반열에 오르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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