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터 2 허블청소년 2
이희영 지음 / 허블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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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격해야죠
마음 단단히 먹어요
제법 긴 싸움이 될 테니까

p34 모르는 건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누군가를 걱정하는 게 정확히 어떤 마음인지 알 수 없었다 상대의 안위를 염려하고 안타까워하는 연민, 행복하고 건강해지기를 기원하는 바람, 이토록 순수한 간절함이 걱정일까? 만약 그렇다면, 과거 자신이 했던 걱정은 미련한 판단 착오에 불과했다 눈을 가린 망아지처럼 두려움에 떨며 앞뒤 사정도 모른 채 제멋대로 날뛰었으니까. 그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감정이었는지는 시간이 흐른 뒤에 알게 되었다 깨달음은 늘 걸음이 느려터져서, 모든 일이 엉망이 된 후에야 한발 늦게 찾아온다

p209 견뎌낼 것이다 아니 이겨낼 것이다 오래전 그날처럼 마지막까지 반드시 살아남을 것이다 마법의 아이니까. 눈먼 사신은 이번에도 저 아이만 사뿐히 비껴갈 것이다

p215 금방이라도 터져 나올 것 같은 원망을 그는 온 힘을 다해 내리눌렀다 찢어진 입술보다 더 큰 아픔이 가슴이 불길이 되어 번져 가고, 뜨거운 화상을 입은 듯 심장이 쓰려 왔다 그가 모든 족쇄에서 풀려 자유롭게 살아갈 동안, 하라는 점점 더 무겁고 큰 족쇄에 스스로 옭아맸다 그가 뛰고 웃고 사람들에 섞여 행복해할 동안, 하라는 마음속 철창 밖으로 조금도 빠져나오지 못했다

테스터 마오가 폐기 처분된지 3년
그 후의 이야기
'이희영 작가님은 애초에 테스터2편을 염두해 두었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테스터만으로도 이야기는 충만했고 여운도 많아서 이후에 이야기가 궁금하면서도 열린 결말도 좋다고 생각했는데 2편 미쳤다
이희영 작가님 책은 첫 문장부터 빠져들어 마지막까지 읽다가 멈출 수가 없다
넷플리스 보다 더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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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터 허블청소년 1
이희영 지음 / 허블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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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감염자는 없었다
모두 100일 안에 사망했으니까
다만 테스터는 있었다

p81 생각해 보면 인간의 환희와 기쁨, 절망과 분노는 쌍둥이처럼 닮아 있었다 온몸의 피가 머리로 몰리고 심장이 빨리 뛰며 정확히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어지러운 감정에 휘말리니까

p92 RB 바이러스는 숙주에 침투하기 무섭게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었다 적에게 침투한 스파이처럼 기존우 모습을 버리고 새롭게 탈바꿈했다 거듭된 실험에서 이미 답은 나와버렸다 비록 치료제를 만든다 해도, 모든 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p118 인간에게 가장 큰 경쟁력은 바로 시간이었다 사람들은 노화를 막기 위해 흐르는 세월마저 멈춰 세웠다 그렇게 손에 넣은 시간을 각종 유희를 위해 썼다 윤택한 삶의 척도이자 성공의 기준은 누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여유롭게 사용하는가에 달려 있었다 물론 하루를 분 단위로 쪼개 사는 누군가는 차 안에서조차 책을 읽지만

p121 누군가는 투쟁으로 삶의 거친 파도를 뛰어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오히려 그 파도를 즐겼다 하루 24시간 1년 365일 물리적 흐름우 공평해도, 그 시간의 빛깔은 모두 달랐다 번데기가 되지 않는 한 날개를 가질 수 있누 애벌레는 세상에 없었다 종의 차이만 있을 뿐 지구미 모든 생물은 성장을 위해 힘든 과정을 생략할 수도, 지루한 시간을 건너뛸 수도 없었다 그런데 오직 인간만이 그 흐름에서 벗어나려 했다 신이 정해놓은 자연의 규칙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마오는 문득 자신이 그 건방진 도전장의 결과물이란 생각이 들었다

p134 숫자와 공식, 정확한 프로그램으로 움직이는 건 기계들뿐이었다 0.001의 오차만으로 작동이 멈췄다 오류가 발생하고 엉뚱한 결과를 도출해 냈다 하지만 인간의 세계는 늘 '정확히' 보다 '적당히'가 지배했다 너무 칼같이 맺고 끊는 태도는 문제가 됐다 한치의 실수도 없으면 오히려 이상하다는 눈초리를 받았다 적당한 때를 골라 적당히 행동해야 하며 적당한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인간에게 최적화된 모습이었다

p176 천재가 탄생시킨 바이러스를 또 다른 천재가 막으려 했다 결국 인간이란 제 꼬리를 먹어 들어가는 뱀과 같았다 이 끊임없는 어리석음의 반복을 누군가는 진보라고 하고, 누군가는 파멸이라 불렀다 마오는 때때로 궁금했다 자신의 진보가 낳은 실패작인지, 파멸이 창조한 성공작인지

p213 물론 모르지 않았다 세상이 어떤 곳인지, 얼마나 삭막하고 힘든지 잘 알고 있었다 왜 인간이 같은 인간을 상대하는 것만큼 괴로운 일도 었다고들 하는지도 잘 알았다 인간은 지극히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논리로 세상을 구축했으면서도, 말도 안 되고 억지스러운 상식 밖의 행동을 서슴없이 하는 존재였다


인간의 욕망으로 봉인 해제된 바이러스에 감염된 강회장의 유일한 혈육, 단 한 명을 구하기 위한 치료제 개발을 위한 비밀 프로젝트
그로 인해 희생된 아이들
달, 화성, 휴머노이드 과학이 발전한 미래 사회 속에서도 24시간 바이러스로부터 차단된 마오의 삶이 너무나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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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 된 아이들
이옥수 외 지음 / 넥서스Friends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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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 된 걸까,
괴물로 만들어진 걸까?

p54 나는 우두커니 서서 가없이 일렁이는 검푸른 물결과 밀려오는 흰 파도를 바라보았다 그래, 바다의 호흡이 일렁거림이라면 지금은 저 물결과 파도처럼 일렁거려 보자 어떤 형태로든 존재하는 것은 다 자기의 몫이 있을 것이다 그 몫이 무엇이든, 지금은 내 몫을 오로지 내 것으로 거칠게 선택할 것이다 이제 태풍은 물러갔다 나는 천천히 바다를 향해 걸었다 잔잔한 수면 위로 햇살 한 줄기가 반짝 빛났다

p77 김은희가 근무하는 학교엔 유독 학폭이 많았다 중2가 무서워 북한이 쳐들어오지 못한다는 우스갯소리가 괜히 있는 게 아니라는 듯 하루가 멀다 하고 사건이 터졌다 그 바람에 학폭 담당 교사와 더불어 상담교사인 김은희의 일도 만만치 않았다 상담하다 보면 학폭의 뿌리는 늘 가정이었다 관심을 받지 못하고 방치된 아이는 왕따가 되고, 맞으면서 자란 아이가 남을 때리고, 사랑이라고 믿는 과보호로 자란 아이는 독불장군이 되었다 그래서 김은희는 늘 부모 교육을 강조했다

p176 그리고 문득 부끄러워졌다
이 모든 것이

언론은 핸드폰 대리점 사장 권의진의 쾌유를 바라는 메시지를 잇달아 내보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점차 다른 의혹들이 빠른 속도로 고개를 들었다 권의진과 가출팸 아이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주목하거나 추측성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렇게 사건은 커지고, 언제나 그렇듯 진실보다는 자극적인 문구만이 사람들 눈에 각인될 것이다
앞으로의 일을 떠올리자, 문득 조은유는 또 한 번 부끄러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정말 부끄러워해야 할 당사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p190 주부인 엄마, 시청을 다니는 아빠. 진아는 평범하다면 평범하다고 할 수 있는 가정에서 태어났다 큰 문제도 없고, 그렇다고 특별하지도 않는. 그래서인지 부모님은 진아에게 바라는 게 없었다 늘 진아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다
하지만 진아는 그게 어렵게 느껴졌다 머리카락을 기르다보면 단발이 끌리고, 짧게 자르고 나면 장발이 부러워진다 그렇다고 중간 정도로 기르면 '거지 존'이 되어 어깨선에서 머리가 다 뻗쳐 버린다 진아는 그 중간이라는 게 참 어려웠다
플러스와 마이너스, 시우로 인해 종잡을 수 없이 올라갔다 내려가는 진아의 마음을 대변하듯, 영상과 영하 그 경계에서 왔다 갔다 하는 겨울이 찾아왔다

이옥수, 강미, 정명섭, 주원규, 천지윤
다섯 작가의 시선으로 청소년 문제를 다룬 이 시대 십 대들을 위한 단편 소설집이다
자살, 불법 촬영, 가출 청소년, 유튜버의 가짜 뉴스, 가스라이팅 등 뉴스에서 종종 보아왔던 촉법소년 등 증가하는 청소년 범죄와 자살률, 범죄에 노출된 청소년들의 상황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잘못된 부모의 사랑과 무관심으로 괴물이 되어 버린 아이들
이 책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도 읽어봐야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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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해서 물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했던 이야기 2 - 일상에서 발견하는 호기심 과학 사물궁이 2
사물궁이 잡학지식 지음 / arte(아르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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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발견하는 호기심 과학

p191 소주는 에탄올(알코올)을 물에 희석해 술로 만든것이며, 에탄올은 소독에도 사용되는 물질입니다 따라서 소주를 마시면 속이 소독되디 않겠느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애초에 속을 소독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생선회를 먹을 때는 기생충 감염에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데, 어르신들이 생선회를 먹으며 술을 마시면 속이 소독되서 기생충이 죽으니까 괜찮다는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소독 효과를 기대하려면 에탄올 농도가 최소한 50퍼센트 이상이어야 합니다

독한 술에 속하는 위스키나 보드카도 에탄올 농도가 40퍼센트 수준밖에 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술에는 여러 첨가물이 들어 있습니다 첨가물 중 당분은 세균 증식을 도와주므로 상처 소독을 위해 술을 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어쩜 이리도 책 제목이랑 내용이 찰떡인지 진짜 너무나 사소해서 물어보지 못했던 궁금했던 이야기들이 한가득이다
데자뷔, 꿈, 유체이탈, 멀티탭, 우산 낙하산, 취조실의 매직 미러, 가위바위보 게임 등등
그리고 영화나 드라마에서 범인 검거 타이밍에 사이렌 울리며 달려오는 경찰차, 왜 사이렌을 울려 범인을 놓치나 궁금했었는데 이 책에서 다루어 궁금증이 해소되었다
책상 한 모퉁이에 읽어야 될 책을 쌓아 놓고도 통 읽히지가 않아 손에서 책을 놓고 지냈는데 모처럼 책 한 권을 완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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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오팅캘리의 슬기로운 기록생활 - 사소한 일상도 특별해지는 나만의 작은 습관
이호정(하오팅캘리)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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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일상도 특별해지는 나만의 작은 습관

의미 없는 기록은 없다 그저 쓰고 싶은 것을 쓰고, 쓰고 싶은 대로 쓰자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써넣을 준비만 되어있다면 우리는 기록을 통해 한 층 더 단단해지고, 한 걸음 앞으로 나갈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P49 내가 노트에 적는 '투두리스트'들을 보면 정말 별거 아닌 일들이다 누가 보면 '뭐 저런 것까지 적어, 기억력이 많이 안 좋은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정말 자잘하고 소소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굳이, 하나하나 귀찮게 적어놓는이유는 내가 해야 할 일들을 머릿속으로 알고 끝내는 것과 종이에 한 번 더 적어서 눈으로 보고 아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머릿속에만 있는 것을 밖으로 꺼내어 한 자 한 다 쓰면서 눈에 보이고 만질 수 있는 형태로 정리했을 땐 안정감이 생긴다 무엇보다 나는 노트에 해야 할 일을 적어놓는 것부터가 그 일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기록은 내가 그날 해야 할 일을 명확하게 알고, 흐르는 대로 흘러가는 것이 아닌 주도적인 삶을 살기 위한 일이다 정말 별거 아닌 사소한 일일지라도 그 일을 끝내고 체크할 때 생기는 작은 성취감은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 주고, 나아가 '내 삶은 내가 컨트롤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존감도 만들어 준다 그래서 내게 기록은 나를 좋은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힘이 된다

P59 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을 알지만, 계획이 없는 하루는 나를 느슨하게 만든다 하루를 계획하고 기록하는 일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그렇게 나에겐 할 일을 적어두는 것이 모든 일의 시작이 되었고, 하루의 시작이자 끝과도 같은 일이 되었다 그날그날의 해야 할 일을 명확하게 알고, 머릿속에 입력하는 행위는 하루를 흐르는 대로 흘러가게 놔두는 것이 아닌 주도적으로 살겠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기록은 나의 힘이기도 하다 기록하는 순간 어떤 일을 해 낼 수 있다는 힘을 얻는다
그래서 나에게 노트, 다이어리는 잘하고 싶은 마음과 다짐들이 눌러 담긴 책이며, 기록하는 순간은 어떤 일의 시작이면서,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다지는 마법 같은 순간이다

P64 '나중'은 없다 기록은 '지금, 당장'이어야 한다 한때 이왕 쓰는 거 조금 더 보기 좋고 예쁘게 기록해놓고 싶어서 '집에 가면 마카랑 색연필 꺼내서 예쁘게 써야지'하고 나중으로 미룬 적이 많았다 어렴풋하게 남은 기억과 각종 영수증, 그리고 찍어놓은 사진들을 뒤적거리며 쓰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게 내 기록은 불완전한 기록으로 끝나기 바빴다 보기 좋게, 예쁘게 쓰고 싶다는 마음에 '지금, 당장의, 순간의 기록'을 놓쳐버린 것이다 쓰고자 하는 내용보단 겉치레에 초점이 맞춰질 때가 많았다

지금의 우선 순위는 '지금', '순간'의 기록이다

다이어리 써본지가 언제인지... 까마득하다
그럼에도 다이어리 욕심은 또 있다
써지도 않으면서 예쁜 것들을 보면 또 탐이 난다
글씨도 잘 쓰고 싶고 다꾸도 하고싶지만 행동으로 잘 옮겨지지는 않는다
이 책을 보면서 크게 대리만족을 했다
글씨 예쁘게 잘 써지는 가느다란 볼펜을 나도 좋아한다
나에게 맞는 필기구와 다이어리를 찾는 노하우부터 다이어리를 잘, 그리고 꾸준히 쓸 수 있는 팁까지
이제는 기억을 채워줄 기록을 시작해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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