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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까만 단발머리
리아킴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춤'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P25 사람들이 댄서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길 원했다 춤을 만들어 선보인 사람도 작곡가나 작가처럼 독립적인 아티스트로 인정받기를 원했다 누군가의 백업댄서가 아닌 메인 아티스트로 활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다
P39 운동을 하고 땀을 쏟으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그런데 춤은 그것 이상의 희열이 있다 게다가 '수십, 수백 명이 함께'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 희열이 수십, 수백 배로 증폭되는 거다
춤추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삶이 답답하다면, 그냥 심심하다면, 너무 무료하다면, 아무 생각 없다면, 혹은 지금 내 감정이 뭔지 몰라 멍 때리고 있다면 춤추자, 우리
P61 '놓아버린다'는 것은 생각만큼 어렵지 않았다 개근, 숙제, 백 점 만점 이런 것들의 강박으로부터 벗어나는 일에는 묘한 해방감도 있었다 무언가 집중하고 몰두하면 거기서 잘 빠져나오지 못하는 나에게 이 놓아버림은 어쩌면 과부하에 걸리지 않도록 조정해주는 지혜로운 균형 장치였을지도 모른다 가장 어둡고 힘들었던 찌질이 왕따 시절이 나에게 생각 차단기라는 선물을 안겨준 셈이다
P137 춤추는 건 배고픈 직업이란 말이 싫었다
그런데 춤추는 건 정말 배고픈 일이었다
P183 계획한 대로 나를 만들었다
다듬어진 내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마음먹은 대로 또 하나를 해냈다 난 본능에 따라가기만 하는 사람이었는데 의지가 욕망을 이겼다 나도 이제 컨트롤이라는 걸 할 줄 아는 사람이 됐다 잘했다 자신에게 아낌없는 칭찬을 했다
P210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다른 나를 만나야겠다
어제 먹다 남은 음식을 먹던 아이가 아침에 주스를 만들어 마시고, 정해놓은 운동을 한다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선택하고 생각한 대로. 계획을 짜서 체계적으로. 나의 매일은 내가 선택하는 대로 흘러가니까
P236 어떤 아티스트로 대중 앞에 설지는 그들이 선택하는 것이고, 이들을 어떤 눈으로 바라봐야 할지 선택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모두가 좋다고 하는 것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좋은 것을 선택하고 찾아가는 것. 이것은 아이돌, 아티스트라는 이름을 가진 이들, 이들을 바라보고 소비하는 대중, 모두에게 필요한 일일 것 같다
리아킴은 몰라도 누구나 아는 트와이즈의 TT, 선미의 24시간이 모자라, 가시나 등의 안무를 짰다
어린 시절 우연히 본 마이클 잭슨 콘서트에 매료되어 댄서의 길을 선택했다 신천 지하 연습실에서 시작해 락킹과 팝핀으로 세계 대회 우승, K팝 안무가, 아이돌 댄스 트레이너, 유튜브 구독자 1,600 만의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의 리아킴의 이야기다 어린 나이에 정상의 자리에 오르고 꿈을 이루고 슬럼프를 극복하기까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고 사람들의 열정이 부럽다
몸치, 춤치라 '춤알못'인데 책을 읽는 동안 춤을 추고 싶었다 그리고 출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들의 세계, 그 열정 속으로 빠져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