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하지 않고 인싸도 아니지만 - 나만의 감성을 찾는 사소하고 확실한 습관들
쇼코(SHOWKO) 지음, 오나영 옮김 / 서사원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작하는 글_감성적인 사람은 나만의 '정답'을 찾아낸다

서장_감성을 키우는 다섯 가지 습관

1장_미묘한 차이에 반응하는 '관찰하는 습관'

2장_흔들리고 있음을 알게 되는 '정리하는 습관'

3장_매사를 다각적으로 인식하는 '관점을 바꾸는 습관'

4장_새로운 세계를 접하게 하는 '호기심을 가지는 습관'

5장_자신의 감각을 믿는 '결정하는 습관'

마치는 글_인생은 '감성'을 키워 가는 여행

차례

 

『힙하지 않고 인싸도 아니지만』은 '감성'이라는 말에 '나에게 그런 센스는 없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감성을 키우는 다섯 가지 습관을 제시합니다. '감성은 타고나는 센스도 재능도 아'니며 '습관을 통해서 배우고 익힐 수 있다'는 게 키 포인트입니다. 

 

관찰, 정리, 관점의 변화, 호기심, 결정. 이 다섯 가지 습관을 통해 자연스럽게 감성을 키우고 자기 자신답게 살아가기 위한 기준을 손에 넣을 수 있다고 해요. 이 책을 통해 '나만의 정답'을 찾아가는 방법을 배워보면 어떨까요?

 

도예가이자 아티스트로 해외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는 작가 쇼코는 공방을 운영하며 공예품 제작에 힘쓰고 있습니다. 도예가로서 창작의 세계는 그야말로 '정답이 없는 세계'기 때문에 '언제나 자신의 감성에 의지해서 자신만의 정답을 추구'해야 하는데요. 지금까지의 습관이 자양분이 되어 감성을 키울 수 있었기에 작품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다고 합니다. 작가는 지금도 여전히 일상 속에서 감성을 키우기 위해 매일의 습관에 공을 들인다고 해요. 

 

감성이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오늘부터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일상적인 습관을 통해 점차 키워 나가는 것'이며 '감성을 키우는 습관을 몸에 익혀 자신만의 가능성을 이끌어 내는 것이 바로 이 책의 목적'입니다. 또한, 감성은 '느끼고, 호흡하고 축척하는 것'이며 '일상을 넉넉하게 받아들이고 풍요로운 인생을 살게 하는 이정표와 같'다고 해요. 

 

이 책을 통해 내 마음 깊은 곳에 숨겨진 감성을 찾아 나서는 여행을 시작해 볼까요?

 

서장에서는 앞서 제시한 다섯 가지 습관에 대해 각각 상세히 설명합니다. 이어지는 각각의 장에서는 관찰하는 습관, 정리하는 습관, 관점을 바꾸는 습관, 호기심을 가지는 습관, 결정하는 습관 이 다섯 가지 습관을 기를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합니다. 실천하기 쉬운 것이나 실천해 보고 싶은 것부터 편하게 읽어볼 수 있어요. 

 

각각의 습관들을 살펴보고, 키우는 방법을 따라가다 보니 일상을 풍요롭게 만들고 나 자신만의 감성의 기준을 세우기 위해서는 다섯 가지 습관 중 어느 하나도 빼놓을 수 없겠더라고요. 

 

관찰하는 습관을 들이면 일상을 더욱 선명하고 풍요롭게 느낄 수 있어요. 관찰력이 좋은 사람이 그림을 잘 그리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요. 제가 즐겨 하는 캘리그라피나 핸드메이드 역시 관찰은 필수예요. 관찰은 사물 뿐만아니라, 인물이나 주변 관계도 적용됩니다. 배우들도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서 사람들을 관찰한다고 하고요. 작가 역시 글쓰기에 선행되어야 할 것은 관찰이 아닐까 싶습니다. 비단, 작가나 예술가가 아니더라도 관찰의 힘은 분명 일상 생활에 도움이 되는 능력인 것 같아요. 

 

정리하는 습관은 공간과 마음을 정리함으로서 심신을 가다듬을 수 있어요. 다섯가지 습관 중에서 제게 가장 필요한 습관인데요. 주변을 정리 정돈하며 답답했던 감정과 마음도 정리할 수 있다면 1석 2조의 효과겠지요. 특히 실천하는 방법 중 하나인 '붓의 산책'은 꼭 한 번 따라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붓으로 종이 위를 춤추듯 나서는 붓의 산책을 통해 '마음속에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의 윤곽'을 발견할 수 있다면 즐거움이 한층 더해질테지요. 

 

나이가 들수록 시각과 관점이 다양해지면 좋으련만, 반대로 시야가 좁아지고 스스로가 가진 관점이 더욱 굳건해지기도 해요. 넓은 시야와 유연한 자세로 다양한 관점을 적용시킬 수 있다면 보이는 세상도 정말 달라질 것 같아요. '새로운 발견과 역발상은 관점을 바꿀 때 찾아'온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겠지요. 작가는 일본의 옻을 이용해 깨진 그릇을 붙이는 긴쓰기라는 전통 방식을 설명하며, '완벽한 것이 아닌, 부족한 것의 아름다움에 탄복하는 것'을 전해줍니다. 형태가 있는 것은 반드시 변화하게 마련이니까요. 한 번 깨진 그릇은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지만 재 탄생된 그릇은 새로운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처럼요. 

 

지금까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것들에 흥미를 가지게 된다면 어떨까요? 호기심을 갖고 새로운 것들에 도전해본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범위를 확장해 새로운 지식과 교양을 습득하게 됩니다. 인생이 보다 풍요로와지는 또 하나의 습관은 바로 호기심을 가지는 습관이예요. 이 습관을 기르는 아홉 가지 방법 중의 하나는 바로 타인을 사랑해 보는 거예요. 

 

상대방을 통해 서로 다른 가치관과 만나는 일은 여러분의 감성을 뒤흔드는 일입니다. 그렇게 흔들리면서 자신 안에 다양한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마음이 잘 성장한다면 더욱 폭넓고 깊이 있는 사랑의 세계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4장 새로운 세계를 접하게 하는 '호기심을 가지는 습관'중에서_P.194

 

마지막으로 결정하는 습관은 정리하는 습관과 양대산맥을 이룰 정도로 제게 꼭 필요한 습관이에요. 결정하는 행위는 근력 운동과 비슷한 면이 있어서 '작은 일을 직감적으로 결정하는 경험'이 쌓이면 큰 결정도 할 수 있다는 거지요. '자신의 선택을 믿고 단호하게 결정하며, 정답이 없는 문제에도 해답을 찾아'낼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사람들이 하니까', '요즘 유행하는 것이라서', '어쩌다 보니' 같은 불명확한 선택이 아닌, 자신이 선택한 이유를 자각하는 습관을 가져 보길 바랍니다. 그러다 보면 지금 자기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무엇을 선택하고 누구를 만나야 하는지 선택지가 많은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현명하게 결정할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 '결정하기 연습'을 시작해 봅시다.

5장. 자신의 감각을 믿는 '결정하는 습관'중에서_P.198~199

 

함께 사는 사람, 함께 일하는 사람, 앞으로의 인생에 가지고 갈 것, 내려놓고 갈 것 들을 냉정하고 정확하게 취사선택하는 동시에 애정어린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 얼핏 상반되는 것처럼 보이는 행동이 지금을 살아가는 여러분의 존재를 단단하게, 그리고 여러분의 인생을 깊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마치는 글 중에서_P.222

 

감성을 키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매일의 노력이 쌓여 만들어지는 습관들을 통해 감성이 풍부한 사람이 많아지길, 그리하여 더 행복한 세상이 되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전해졌어요. '여전히 감성을 키우는 여행의 한 가운데 서 있다'는 작가의 말처럼 감성을 키워가는 여행에 동참해보면 어떨까요?

 

'나만의 감성을 찾는 사소하고 확실한 습관'들을 실천하다 보면 어느새 감성이 풍부해진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힙하지않고인싸도아니지만 #쇼코 #감성쌓기습관 #나다워지는습관 #서평단 #캘리그라피 #책속의글귀 #온담캘리 #온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가의 방
알렉스 존슨 지음, 제임스 오시스 그림, 이현주 옮김 / 부키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문

첫 번째 방_오직 홀로, 영감에 귀 기울이는 곳

*누워서 쓰기

*작가와 반려동물

두 번째 방_추억과 개성이 가득한 공간

*새해 글쓰기 결심

*퇴짜 맞은 명작들

세 번째 방_온 세상이 나의 집필실

*카페에서 쓰기

*하루에 얼마나 쓸까

네 번째 방_자연이 말을 걸어오는 곳

*작가의 도구 1: 의자

*작가의 도구 2: 타자기

다섯 번째 방_자신만의 스타일로 고집스럽게

*작가의 도구 3: 잉크

*운동과 글쓰기의 관계

방문 정보

차례

누구보다도 작가들은 테이블과 의자, 커튼, 카펫 같은 소유물을 자신의 이미지로 만들어 내며, 그곳에 지워지지 않는 정체성을 남긴다

-버지니아 울프, <위인들의 집>

작가의 방_ 서문 첫 인용_P.9

 

'집과 방은 사람의 성격에 큰 영향을 미치니 누군가를 자세히 알고 싶다면 전기를 여러 권 읽는 대신 그가 살던 집을 한 시간 둘러보라'던 버지니아 울프의 글처럼, '작가의 공간을 방문하는 것은 곧 작가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라는 글에 공감합니다.

독자들은 물론 작가들까지 다른 작가들의 공간을 궁금해하기 마련입니다. 『작가의 방』은 50인의 작가들의 집필실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줍니다. 작가들의 집필실, 그 성역의 공간에 살포시 발을 디딜 수 있다면 얼마나 즐거울까요.

 

작가의 공간과 그 안에 있는 사물은 비범함을 목격한 증인입니다. 그의 서재를 거닐며 어질러진 책상을 구경하고 삐걱거리는 문을 지나는 사이, 작가가 우리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우리는 이제 그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환경과 습관이 그의 작품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알 수 있죠.

작가의 방_ 서문 중에서_P.11

 

이제 50인의 작가와 그들의 공간에 얽힌 에피소드, 오랜 세월 작가의 외로운 글쓰기를 지켜본 공간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만나볼 시간입니다.

 

첫 번째 방부터 애거사 크리스티, 버지니아 울프, 제인 오스틴, 마르셀 프루스트 등의 쟁쟁한 작가가 대거 등장합니다. 집필실뿐 아니라 어디에서나 다음 책을 계획하고 글을 쓸 기회를 찾는 애거사 크리스티나 열악한 환경에서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오두막 집필실로 출근한 버지니아 울프. 빛이 환하게 들어오는 창가에 놓인 아주 작은 십이각형 호두나무 테이블에서 매일 글을 쓴 제인 오스틴과 침대에서 작업하는 작가들을 대표하는 마르셀 프루스트. 그리고 반려동물이 들락날락할 수 있도록 고양이 문을 만들어 둔 마크 트웨인의 팔각형 오두막 서재는 존 스타인벡이 '조이어스 가드'라는 육각형 집필실을 만들 정도로 매력적인 공간이었다고 해요.

 

처형 수지 크레인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재를 지어 줬습니다. 지붕이 뾰족한 팔각형 서재인데, 벽마다 커다란 창문이 있죠. 멀리 푸른 언덕과 골짜기, 도시가 내려다보이는 가장 높은 데 자리잡아 완전히 고립돼 있어요. 소파와 테이블, 의자 서너 개면 꽉 차는 아늑한 공간입니다. 멀리 계곡에 폭풍이 몰아치고, 언덕 위로 번개가 치며, 머리 위 지붕으로 비가 쏟아지는 그런 황홀한 순간을 상상해 보세요!

당구장과 오두막에서 탄생한 모험담_P.64

 

벽마다 커다란 창문이 있는 팔각형의 작은 서재. 그 황홀한 순간을 저도 떠올려봅니다. 제임스 오시스의 매력적인 그림 덕분에 상상하기가 어렵지 않네요. 작가의 방에 대한 묘사와 그림을 통해 각기 다른 작가들의 집필실을 앉은 자리에서 여행할 수 있는 놀라운 책입니다.

추억과 개성이 가득한 공간인 두 번째 방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로알드 달의 자택 정원 한편에 벽돌로 지어진 오두막이에요.

 

이 오두막에 있을 때 나는 글을 쓰고 있는 종이만 보인다. 내 마음은 윌리 웡카나 제임스, 미스터 폭스, 대니, 그 밖의 모든 상상 속 캐릭터들과 함께 멀리 떠난다. 공간 자체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곳은 엄마의 자궁처럼 부드럽고 고요하고 어두우며, 바람에 휘파람을 불고 꿈을 꾸며 부유하는 곳이다.

추억에 둘러싸여 글을 쓰는 동화 작가_P.91~92

 '작은 보금자리'라고 불린 그 오두막은 달이 세상을 떠난 20년 뒤, 로알드달박물관으로 옮겨졌다고 해요.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가족사진을 걸어 놓고, 매일 글을 쓸 때마다 딸의 얼굴을 바라보던 달의 오두막은 아주 다정하고 마음이 따스해지는 공간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기회가 닿는다면 도쿄 와세다대학에 있는 무라카미하루키문학관에도 방문해 보고 싶어요. 그의 서재를 똑같이 재현한 모형도 볼 수 있고, 가장 좋아하는 음반들도 들어볼 수 있다니 색다른 경험이 되겠지요.

  

온 세상이 나의 집필실, 이라는 세 번째 방에 이르면 특정한 집필실이나 루틴 없이 자유롭게 글을 쓰는 작가들을 만날 수 있어요. 아이들을 돌보며 육아의 빈틈, 그 사이사이에 글을 쓰는 작가들도 있습니다. 지금은 이미 유명해진 카페를 전전하며 글을 썼던 J.K.롤링도 이 챕터에 수록되어 있어요. '웬만한 남성 작가들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글쓰기와 집안일을 병행'했다는 실비아 플라스의 짧은 삶은 마음에 애잔함을 남겨주었습니다.


세 번째 방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아서 코넌 도일의 '책상으로 변신하는 트렁크'였어요. 닫혀 있을 때는 여느 트렁크와 다르지 않은 매력적인 여행 가방처럼 보였지만, 활짝 열면 책꽂이, 타자기, 서랍까지 있는 책상으로 변신했다니 정말 특별한 트렁크가 아닐 수 없었어요.


그리고 글을 쓸 때 특정한 공간에 매이지 않을뿐더러 작업 방식에도 까다롭지 않'은 작가도 있었는데요. 맨부커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힐러리 맨틀입니다. 글을 쓰는 장소에 유연한 편이지만, 바다가 보이는 황홀한 풍경을 즐기려고 몇 년간 해변 근처에 글을 쓰고 있다고 하네요. 바다는 언제나 옳다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부럽기 그지 없는 작업 환경입니다.

  

이어서 자연이 말을 걸어 오는 곳인 네 번째 방에서 가장 인상적인 작업실은 빅토르 위고의 집필실입니다. '전망대'라고 알려진 삼면이 유리로 된 집필실인데요. '크리스털 룸'이라고 불린 이 곳은 어디에서든 바다가 보이도록 신경을 썼다고 해요. 여름에는 찌는 듯 덥고, 겨울에는 얼어붙을 듯 추울지언정 바다를 보는 것을 포기할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하늘과 바다가 이 방에 운치를 더해 준다네. 어둑한 모퉁이와 탁 트인 시야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몽상을 즐길 수 있지.

포기할 수 없는 바다 풍경_P.182

  

≪피터 래빗 이야기≫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비어트릭스 포터는 어릴 때부터 동물과 자연에 애정이 많았다지요. 개발 위기에 놓인 17세기 농장 힐탑을 사들인 것도 그런 마음에서였을 거예요. 힐톱의 2층 침실 창문 앞에 놓인 자그마한 원목 책상에서 모두 열 세 편을 집필했다고 하니,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빚어진 이야기들이라서 그토록 따스하고 아름다울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마지막 다섯 번째 방은 자기만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작가들을 만나볼 수 있었어요. 특히, 소녀시절 저의 마음을 들썩이게 하던 ≪제인에어≫의 샬롯 브론테, 브론테 자매들의 작가실을 엿볼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제인에어≫, ≪폭풍의 언덕≫, ≪아그네스 그레이≫는 모두 거실에 놓인 접이식 마호가니 식탁에서 탄생했다고 해요.

 

따뜻함과 안락함, 편안함의 극치였다. 대체로 진홍색을 띤 가구들은 소박하지만, 가구에 바라는 모든 욕구를 충족할 수 있을 만큼 훌륭했다.

함께 쓰는 동료의 소중함_P.225~6

 

브론테 자매들이 각자 쓰고 있는 이야기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의견을 듣는 공동 작업실은 정말 부러운 공간이었어요. 비단 공간뿐 아니라 가족이면서 함께 글을 쓰는 동료로서 무척 든든하고 의지가 되었을 것 같아요.

연필 애호가인 존 스타인벡에게는 유니크한 이름의 여러 집필실이 있었는데요. 앞서 말한 '조이어스 가드', '작은 등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조용한 방' 등이었어요. 어느 집필실에서든 속도 있게 글을 쓰는 그는 검은색의 둥근 연필을 주로 사용했어요. '연필에 쏟는 불필요한 노력과 애정이 별난 행동임'을 스스로도 인정했다는데요. 문득 얼마 전에 읽었던 『종이 위의 산책자』가 떠오르기도 했어요. 연필로 한 자, 한 자 정성껏 필사를 하는 분인데, 딱 맞는 연필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은 아마도 존 스타인벡이 느끼던 그 기분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작가에게 특별한 도구인 의자, 타자기, 펜과 잉크에 대한 이야기도 뺴놓을 수 없지요.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드는 것도 두 말 할 것 없는 진리이고요. 책의 말미에는 작가명의 가나다순으로 방문 정보가 적혀 있어요. 박물관의 사이트까지 자세히 적혀 있어서 방문을 원하는 독자들에게는 무엇보다도 귀한 꿀팁이겠지요.


50인의 작가, 그들의 방을 들여다보고 생활 패턴이며 갖가지 에피소드를 읽는 동안 놀람과 감탄의 연속이었습니다. 짧은 꼭지 안에 작가의 삶을 다 담을 수는 없지만, 잠시 작가의 방에 한 발짝 들어선 느낌이었어요. 버지니아 울프의 말처럼 작가들의 방은 어쩌면 그들 자신과 가장 닮은꼴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이번 주말 집안 정리를 꼭 좀 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작가들의 방이 궁금하시다면 어서 오세요. 『작가의 방』 에서 펼쳐지는 50인의 작가 작업실을 살펴볼 수 있답니다!


#작가의방 #작가 #작업실 #자기만의방 #버지니아울프 #무라카미하루키 #헤밍웨이 #에세이 #책추천 #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실은 내가 가장 듣고 싶던 말
따듯한 목소리 현준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01 눈 감으면 지친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처럼

02 혼자가 싫어 빗방울이 두드리는 밤창문을 열고

03 간밤엔 당신이라는 무척 아름다운 꿈을 꿨어요

04 발길을 서성일 때 별빛이 되어준 이야기

에필로그_그대, 잠든 그대로

contens

 

46만 명의 밤을 편안하게 해준 그 목소리, 따듯한 목소리 현준 에세이를 읽었습니다. 총 네 개의 챕터와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는 에세이를 읽는 동안 현준 님의 목소리처럼 마음이 따스해졌습니다. 

따듯한 목소리 현준 님의 유튜브 채널에 들어가 보면 가장 최근 영상에 이 책이 소개되어 있어요. 책을 쓰는 게 엄두가 안나서 시작하기까지 오래 걸렸다는 현준님. 책을 쓴 이유에 대해 '나도 다른 작가님들처럼 자기 안에 있는 소중한 이야기를 나눌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며 '솔직하게 내 마음을 쓰는 게 답'이었다는 그의 말에 미소가 지어졌어요. 

작가는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겪게 되었던 일련의 일들과 잘 해내야지 하는 마음에서 빚어진 주식 투자 등 여러가지 이유들로 인한 불면의 밤을 지새웁니다. 이제는 불면과 작별하고 자신만의 케렌시아를 찾아 앞으로 더 오래 여유 있는 얼굴로 일하기 위해 자기만의 루틴으로 몸을 움직이고 있어요. 작가에게 울림을 준 이야기들이 '슴슴한 곰국'처럼 녹아있는 에세이 『사실은 내가 가장 듣고 싶던 말』을 펼쳐볼까요?

 

가끔 아무런 의욕이 생기지 않는 날엔

그저 다 쓴 배터리를 바꿔 끼우는 중이라고

자신을 다독여줬으면 좋겠어요.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고

당신을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있으니

당신을 위해 준비된 길이 있고

당신이 가고 싶은 길이 있으니

곧 다시 달릴 힘이 생길 겁니다.

그러니, 지금은 잠시

쉬어가도 괜찮습니다.

아무런 의욕이 생기지 않는 날 중에서_P.11

 

곧 다시 달릴 힘이 생길테니 지금은 잠시 쉬어가도 괜찮다는 말에 뭉클해집니다. 늘 반반인 것 같아요. 왜 이것 밖에 못하나, 하는 감정과 이 정도면 잘하고 있어, 하는 양가적 감정이 매일 제 안에서 소용돌이칩니다. 어느 때는 전자가 이기고, 어떤 날은 다행히 후자가 이기기도 해요. 하지만 이런 내적인 실랑이를 계속 하다보면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한 잣대를 들이밀고 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지칠 땐 잠시 쉬는 것도 답이겠지요. 충분히 쉬고 나면 곧 다시 달릴 힘이 생길테니까요. 

오랜 기간 불면의 밤을 지새운 현준 님에게 정신과 의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어깨에 진 가방의 무게를 눈을 감고 느껴보세요. 질만한 무게인가요? 아니면 무겁게 느껴지시나요? 무겁다면 편하게 들 수 있는 만큼의 짐만 남기고 다른 것들은 과감히 내려놔도 괜찮아요. 제가 봤을 땐 그게 현준 씨가 다시 예전처럼 편안하게 잠들 수 있는 방법이에요.

내가 들 수 있는 가방의 무게 중에서_P.34

 

"지치면 조금 내려놔도 돼요." 어찌보면 지극히 평범한 조언이지만 현준 님께 크게 와 닿은 문장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요즘은 누구나 다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더 노력해야 한다고들 하잖아요. 내일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매일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를 너무 옥죄고 있다면, 숨을 돌릴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겠지요. '내가 들 수 있는 가방의 무게를 아는 것'이 '편안한 밤을 향한 출발점이 아닐까' 한다는 글에 공감이 되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제가 입버릇처럼 속으로 되뇌는 말이 생겼어요. 할 수 있는 만큼만, 너무 애쓰지는 말고. 특히 사람 사이의 관계에 있어서 여러 번 크게 데인 후부터는 내가 하고도 잊어버릴 수 있을 만큼만 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베풀었다는 혹은 도와주었다는 마음이 커져서 상대방에게 어떠한 기대를 하지 않도록 적정선을 유지하는 게 필요한 것 같더라고요. 내가 이만큼 해 줬는데, 너는? 하는 마음이 들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괴로워져요. 내가 이만큼의 희생을 하고, 이마만큼 노력해서 상대를 챙겨줬는데, 하는 마음이 드는 순간, 선의에서 나온 행동일지라도 은연중에 그에 대한 보답을 기대하게 마련이거든요. 그래서 주고도 잊어버릴 수 있을 만큼, 내 어깨에 놓인 짐이 너무 무겁지 않을 만큼, 시소의 수평을 유지하도록 노력합니다. 물론, 그 균형을 유지하는 건 쉽지 않아요. 여전히 퍼주기도 하고 넘치게 받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 일련의 과정들이 제게도 상대방에게도 선순환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공기가 부드러운 봄밤에는

눈을 감고

밤공기 한가운데 누워

깊은 밤하늘에 빠져보고 싶다.

우주 전문_P.65

 

공기가 부드러운 봄밤, 밤공기 한가운데 누워 밤하늘에 빠져보는 모습이 연상이 되는 글이었어요. 비가 내리고 날이 갑자기 추워진 가을밤이지만, 새로 찾아오는 봄밤의 어느날에 불현듯 이 글이 떠오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슬프고 먹먹한 시간을 지나온 이에게 참 수고했다고, 당신은 다시 행복을 걸어갈 수 있다고, 눈을 바라보고 손을 잡아주며 얘기해준다면 세상 무엇보다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이렇게 다정한 문장들을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요? 마치 제게 해주는 말 같아서 마음이 말랑말랑해졌습니다.

 

 

매듭은 짓는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할머니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걱정의 끈이 매듭지어져서, 편안함의 끈이 풀려나오기를 바란다는 말에 작가의 진심이 느껴집니다. 오랜 시간 불면으로 고생했기에 건넬 수 있는 위로가 아닐까 싶어요. 

 

치기 어린 날의 한 때, 책을 읽는 것도 영화를 보는 것도 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거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 글에 뜨끔하면서도 더더욱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한없이 고마운 사람이라는 작가의 글에 제가 더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마음이 넓은 사람이라고, 귀한 마음 내어주는 당신, 이라고 이야기 해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난생 처음 꽃집에 들러 마음을 담은 꽃다발을 만들기 위해 한 송이 두 송이 꽃들을 모으다 보니 어느새 꽃이 한가득 들려 있는 모습이 연상됩니다. 품안의 아름다운 꽃들을 보며 '당신'을 닮았다고 표현하는 마음. 아, 사랑이네요. 

 

"당신의 인생에 겨울이 깊어지면, 봄이 찾아옵니다." 도연 스님의 『내 마음에 글로 붙이는 반창고』에 나오는 글귀예요. 이 글을 읽고 멀리서 봄이 오는 것 같았다는 작가의 글에 또 찌잉, 하고 마음이 울렸습니다. 제게도 곧 봄이 찾아왔으면 좋겠네요. 어쩌면 제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저 멀리서 다가오고 있지 않을까요? 

 

 

 

쏟아지는 밤 비처럼

다정한 문장들

표4문구

 

뒷 표지에 적힌 이 글처럼 『사실은 내가 가장 듣고 싶던 말』 다정하고 따스하게 마음에 스며드는 글들이 가득 담겨 있는 에세이입니다. 문장들 사이사이 행간을 건너다 보면 어쩌면 나도 몰랐던 '내가 가장 듣고 싶던 말'을 만나게 될지도 몰라요. 당신이 가장 듣고 싶던 말은 무엇인가요? 고요한 밤, 가장 편안한 곳에 앉아 책장을 펼쳐보세요. 자, 이제 현준 님의 따듯한 목소리를 글로 만나볼 시간입니다. 


#사실은내가가장듣고싶던말 #따듯한목소리현준 #더퀘스트 #신간에세이 #힐링에세이 #다정한문장들 #캘리그라피 #책속의글귀 #딥펜캘리그라피 #붓펜캘리그라피 #캘리타이틀 #온담캘리 #온담 #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음악의 힘 - 내 감정을 다스리는 클래식 수업
문소영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의 말_음악에서 나를 만나다

프롤로그_내가 경험한 음악의 힘

이 책의 활용법

1부 사랑 All You Need is Love

2부 일 당신이 흘린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

3부 휴식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4부 삶 삶은 그렇게 계속된다

5부 죽음 인생의 마지막 종착지

에필로그_음악의 여정이 나의 내려티브를 만든다

참고 문헌

음악 목록

차례

 

음악치료사 문소영 교수의 첫 번째 음악 심리학, 『음악의 힘』은 총 5부로 구성이 되어 있어요. 사랑, 일, 휴식, 삶, 죽음이라는 다섯 가지 테마를 바탕으로 클래식을 소개하고 감상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각 장이 끝날 때마다 '10분 힐링 음악감상'이라는 코너를 통해 그룹 음악과 심상 세션의 진행과 감상도 공유합니다. 


작가는 누군가를 만났을 때 음악치료사라는 걸 밝히면 종종 어떤 음악을 들어야 하는지 질문을 받곤 했어요. 하지만 즉시 특정한 악곡을 바로 답해주기는 어려운 것이 '음악치료'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인데, 여러 경로로 그런 질문들을 자주 받다 보니 '전문적인 음악 중재와는 별개로, 누구나 자신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고, 그에 도움이 될 만한 가이드가 필요하다는 사실'에 공감하게 되었다고 해요. 


이것이 '클래식이 인생에 필요한 순간'이라는 주제로 '음악의 힘'이라는 책이 탄생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입니다. '음악치료'와 '클래식'이라는 두 단어를 연결하여, 독자로 하여금 '이런 음악을 이렇게 들으면 자신에 대한 인식이 깊어질 수 있다'는 결론을 만나게 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각각의 꼭지마다 주제가 있고, 그 주제를 관통하는 음악을 소개합니다. 악보의 일부를 제시하고, QR 코드를 통해 소개하는 음악을 감상할 수 있어요. 음악에 맞는 그림도 함께 감상할 수 있고 같이 들으면 좋은 음악도 덧붙여 알려줍니다. 명곡에 어울리는 명화를 함께 감상하고, 이와 비슷한 결의 다른 음악들도 추가로 알 수 있어서 책에 담겨 있는 음악들을 플레이 리스트에 넣어두면, 그것만으로도 올 가을이 무척 풍성해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책에서 소개된 음악은 익숙한 것도 있고, 처음 접해보는 것도 있었어요. 바이올린 독주곡, 협주곡, 성악곡, 민요, 팝에 이르기까지 클래식을 주축으로 다양한 음악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엘가의 「사랑의 인사」 나 파벨헬의 「카논」처럼 익숙하고 즐겨 듣던 음악이 초반에 수록되어 있어 클래식의 어려운 이미지를 줄여 주었어요. QR코드를 카메라로 찍으면 해당 URL로 이동하여 감상이 가능한데, 「카논」의 경우 평소 즐겨듣던 '레이어스클래식'의 '캐논 변주곡'이 흘러나와 무척 반가웠습니다. 


도니체티의 「사랑의 묘약-남몰래 흐르는 눈물」은 어찌나 절절하던지요. '소박하면서도 우아한 선율과 절절한 표현력'으로 '사랑을 완성시키는 묘약이 다름 아닌 눈물이라는, 흔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을 일깨우기에 무척 적절'한 음악임에 동감합니다. 


클래식 음악 대중화를 시도한 「랩소디 인 블루」는 변진섭의 「희망사항」에 멜로디가 차용되고,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에 사용되었어요. '달콤한 대중성'에 '현대적인 감각'으로 '오케스트라, 피아노, 관악기, 타악기가 교묘하게 리듬을 변화시키면서 재기발랄하고 패기 넘치는 재즈풍의 사운드'가 이어집니다. 도시의 하루 중 퇴근길 무렵, 지친 당신에게 음악이 따뜻한 위로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작가의 말처럼 음악을 듣다보면 변화무쌍한 감정의 오르막 내리막을 경험하며 이내 즐거워지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2번」은 '역경을 딛고 다시 일어나 환희를 향해 나아가는 느낌'입니다. '음악은 홀로 남겨진 듯한 시간과 공간을 채워주는 연결고리이자, 누군가와 소통하고 있음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지요. 


마음의 안정을 얻거나 불면증을 극복하기 위한 명상, 혹은 안도가 필요한 순간에는 사티의 「짐노페디」를 추천해 줍니다. '감정을 지나치게 고양시키거나 가라앉히지 않으면서도 생각이 흩어지지 않도록 사로잡는 힘이 있다'고 하니 명상이 필요한 순간 「짐노페디」를 떠올려보면 어떨까요?

 

삶이란 어쩌면 그렇게 끊임없이 묻고 대답하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유쾌하지도 않고 때로는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대가 없이 행복을 얻을 수 없기에 우리의 삶은 계속되는 것이리라.

4부 삶_삶은 그렇게 계속된다_인생에 질문을 던지다 중에서_P.162

 

작가가 대학 졸업 연주회에서 연주한 쇼팽의 「스케르초 2번」은 '인생의 영원한 의문을 해소할 수 없을 때 추천할 만한 곡'이라고 합니다. 인생의 출발점에 서 있는 이들이 이 곡을 듣고 반문해 보기를 권하네요. '삶은 자주 침묵하지만 영원히 대답이 없는 것은 아니'라면서요. 계속되는 우리의 삶에 한 번쯤 이렇게 짚고 넘어가는 시간도 필요하겠지요. 과연, 피아니스트 조성진 님의 연주를 듣다보니 '인생의 전환점에서 느끼는 복잡한 심리적 갈등'이 제게도 전해지는 것 같더군요. 

실제 사연을 바탕으로 한 에릭 클랩튼의 「티어스 인 헤븐」은 또 어떻고요.

 

불우했던 어린 시절과 세기의 스캔들로 가슴앓이를 하던 클랩튼은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가 싶었는데, 네 살짜리 아들을 불의의 사고로 잃고 말았다. 아들의 죽음 앞에 오열하던 그는 그 모든 슬픔을 담담히 멜로디에 담아 1992년 「티어스 인 헤븐」을 발표했다. 상실의 슬픔을 잊으려 노력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우히려 자연스럽게 마주해 극복하고자 했다. 이 곡은 지금 슬픈 당신에게 내미는 눈물의 위로인 셈이다.

5부 죽음_인생의 마지막 종착지_지금 슬픈 당신에게 내미는 눈물의 위로 중에서_P.212

 

제게도 아주 친숙한 이 곡을 오랜만에 다시 들으며 가사에 집중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베르트 모리조의 「발코니에서」라는 그림과 함께 들으니 어린 시절 강가에서 아버지와 함께했던 시간이 스쳐지나갔어요. 그 시절의 아련함과 따스함이 마음에 촉촉히 젖어드는 시간이었습니다. 

 

 책의 말미에는 참고문헌과 더불어 이렇게 음악 목록이 적혀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한 자리에서 읽으려 하기보다는 시시 때때로 음악이 필요한 순간, 이 책을 떠올려 원하는 곡을 찾아 들어보면 어떨까요? 


'음악감상을 통해 새로운 삶의 해석을 얻기를 기대'한다는 작가의 말처럼 책을 읽고 수록되어 있는 곡들을 접하며, 음악의 효용성과 음악이 가진 힘에 대해 여러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각각의 곡에 적힌 제시문을 읽고 그림을 보며 음악을 감상하는 시간. 이 책을 통해 일상의 작은 쉼표를 음악으로 채울 수 있다면, 음악이 가진 힘으로 삶이 보다 풍성해질 것 같아요. 

 

#음악의힘 #문소영 #다산초당 #음악치료 #음악심리학 #내감정을다스리는클래식수업 #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생은 짧고 월요일은 길지만 행복은 충분해 - 시인 김용택의 인생 100시, 삶이 모여 시가 된다
김용택 지음 / 테라코타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장을 열면 가장 앞 면지에 「_님이 살아갈 모든 순간은 소중합니다.」 라는 글이 박스 안에 적혀 있어요.

 

0세부터 100세까지

시로 만드는 삶의 순간들

띠지 문구

 

시인 김용택의 인생 100시, 삶이 모여 시가 된다는 부제처럼 『인생은 짧고 월요일은 길지만 행복은 충분해』에는 0세부터 100세에 읽으면 좋을 시들이 어여쁜 그림들과 함께 수록되어 있습니다. 사이사이 시인의 글도 삽입되어 있어요. 각각의 나이에 적힌 시들도 시들이지만, 100편의 시들 사이에 적힌 김용택 시인의 글들이 반짝반짝 빛이 나더군요. 

 

'알 수 없는 인생'이라서 '삶은 다 거기가 거기'이며 '우리 모두 자기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시인은 이렇게 묻습니다. "당신의 인생은, 지금 어느 시간을 지나고 있나요?"

 

어둠의 터널을 지나 이제 밝은 햇살을 잠시 본 것 같은데, 다시 또 저 앞에 터널이 시커먼 입을 벌리고 서 있는 것 같은 시기에 이 책을 만났어요. 인생사 새옹지마, 라는 말을 곱씹어보지만 그다지 힘이 나지 않았는데, 뼈 때리는 글로 정신이 번쩍 나고, 그래도 잘 살고 있다는 글에 위로를 받으며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고 마음에 담았습니다.

 

지금의 내 나이보다 어린 나이에 적힌 시들은 조금쯤 여유롭게 읽고, 내 나이대에 적힌 시들은 십분 공감하며 읽고, 아직 찾아오지 않은 나이에 적힌 시들은 약간의 존경과 선망을 담아 읽었습니다. 책에 적힌 나이를 내 인생에 담게 되면 또 어떤 느낌으로 이 시들이 읽히게 될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지나온 시간들이 켜켜이 쌓인 인생을 돌아보며 다시 읽는 시는 한결 다른 느낌이 들겠지요.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고, 삶에는 연습이 없지요. 알지만 알고 있지만, 쉽사리 익숙해지지 않는 일인 것 같아요.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순간이 이렇게나 많이 떠오르는 걸 보면 말이죠.

 

내일로 미룰 것은 내일 뿐, 이라는 글에 뜨끔했어요. 지금이 좋아야 내일이 좋다면 나의 지금은 게으름과 작별할 시간입니다.

매 순간 사라지지 않고 쌓여가는 삶의 나이테에 어떤 모양이 새겨질지는 지난 후에야 알 수 있겠지만, 현재를 성실히 살아내면 후회할 일이 조금쯤 줄어들겠지요.

게으른데도 불구하고 언제나 바람은 커서, 나의 하루가 엉망인 것 같은 기분이 들 때 이 글귀를 읽었어요. 게으른 완벽주의자에 가까운 저라서 요즘 특히 뭐든 맘처럼 되지 않는 것 같고, 열심히 사는 것 같은데 제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거나 뒤로 주춤거리며 물러서고 있는 건 아닌지 회의감이 들곤 했거든요.

 

당신은 지금

당신이 생각한 것보다

잘 살고 있다

 

이 문장이 이렇게 위로가 될 줄 저도 몰랐습니다.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토닥여주는 것 같은 한 문장이었어요. 조급해지지 말자고 스스로를 다독였지만, 그럼에도 마음이 바쁘고 여유가 없어지는 것 같아 초초했거든요. 여전히 부족한 것 투성이고, 마음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을지언정 생각한 것보다 잘 살고 있어, 라고 소리내어 말해봅니다. 다른 사람의 귀가 아닌 내 귀에 들리게 말이지요.

 

삶의 모든 순간이 한 편의 시처럼 오랫동안 빛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나고 보면 가장 좋은 일과 나쁜 일은 다르지 않았다'는 시인의 마음을 알기까지 아직은 제게 시간이 좀 더 필요한가 봅니다.

 

산 넘어 산이라고 자꾸만 제 인생에 오르막길이 턱하고 나타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것이 인생이라면 별 수 있나요. 넘어가고 또 넘어갈 수밖에요.

 

혼자라고 느껴질 때 이렇게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면 참 좋겠어요. 삶의 모든 골짜기마다 누군가의 따스한 말 한 마디, 내밀어 준 손을 잡고 또 이영차 올라옵니다. 그래서 또 하루를 살아내고, 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는 거겠지요. 흘러가는 세월 속에 삶을 살아낼 지혜도 쌓이고, 내 편이 되어줄 이들도 늘어나면 좋겠습니다. 하긴, 진정한 내 편은 온 세상에 딱 한 명만 있어도 남부럽지 않을 거예요. 나를 가장 잘 알고, 힘이 되어 주는 사람. 갖고 계신가요?

 

길가에 서 있는 미루나무잎을 스치는 바람 같은 게 삶이라서 이렇게 모퉁이를 돌 때마다 쓸쓸하고 외로운 거군요. 가을 하늘은 어여쁘기만한데, 곧 나무들이 색색의 옷을 벗어던지고 나면 스산한 겨울 바람이 불겠지요. 가을이 지나 겨울이 찾아올 때, 더는 쓸쓸하지 않았으면 더는 외롭지 않았으면 합니다.

 

세상에서 나를 가장 기쁘게 할 단 한 사람, 그 사람이 바로 나라면 무엇을 해야할까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 내가 기뻐하는 것, 내가 즐거울 수 있는 것, 내가 감동할만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에 잠겨 봅니다. 가을이 가기 전에 스스로를 감동시킬 이벤트를 한 번 준비해 보는 것도 좋겠어요.

 

내 마음이 물들지 않으면 이 아름다운 가을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내 마음이 꽃처럼 피어나는 단풍들과 같이 화사하게 물들어 환해지기를 바랍니다. 환한 미소로 이 가을을 맞이하고 떠나보낼 수 있기를, 색색이 물든 내 마음을 잘 어루만질 수 있기를 바라요.

 

강에 나가 보았다.

비가 강을 걸어 건너간다.

건너간 빗방울들이 마을을 뒤돌아본다.

마치 내가 지금도 거기

서 있다는 것을 믿고 있다는 듯이

당신은 지금 살아온 자리 그 자리 그곳에서 빛나고 있다.

 

지금 사랑한다고 말하라.

인생은 짧고 월요일은 길지만 행복은 충분해_P.107

 

비가 강을 걸어 건너가서 뒤돌아 나를 바라본다는 구절에 어쩐지 콧잔등이 시큰해지고, 살아온 자리 그 자리에서 빛나고 있다는 구절에 마음이 쿵 내려 앉습니다. 빛이 난다는 말은 어쩜 이렇게 늘 제 마음을 설레게 할까요. 언젠가는 꼭 빛나는 사람이 될거라고 적었던 소녀 시절 일기장의 한 페이지를 떠올립니다. 혼자서 우뚝 서리라, 고 다짐했던 그 시절의 나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는 걸까요?

 

'슬픔에 기'대면 '혼자도 멀리 갈 수 있'다는 시인의 말을 기억합니다. '시를 쓴다기보다 시를 그리는 편'이라는 시인은 평생 강을 보며 살았다며 이 시집의 마지막을 이렇게 마무리 합니다.

 

강을 건너다 뒤돌아보았더니 내 나이 서른이었고, 앉았다 일어나 보니 마흔이었고, 감았던 눈을 보니, 나의 인생은 또 어느 시간을 지나고 있었다.

 

흐르는 강물 앞에 어찌 인생을 묻고 답하겠는가.

그냥, 살았다.

맺음말_이것은 나의 인생 중에서_P.207

 

'그냥, 살았다'는 문장 안에는 무수히 많은 뜻이 내포되어 있는 느낌이 듭니다. 모든 것을 비워내듯, 그냥 살았다고 툭 던질 수 있는 내공이 되려면 얼마나 더 많은 일들을 지나가야 할까요. 지금의 저로서는 가늠이 되지 않지만, 내일로 미룰 수 있는 것은 내일뿐이니 지금의 나를 잘 가꾸고 사랑해줘야 겠습니다.

 

당신의 인생은, 지금 어느 시간을 지나고 있나요?

 

#인생은짧고월요일은길지만행복은충분해 #김용택 #테라코타 #서평단 #0세부터100세까지 #삶이모여시가된다 #캘리그라피 #책속의글귀 #온담캘리 #온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