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에 이름 붙이기 - 마음의 혼란을 언어의 질서로 꿰매는 감정 사전
존 케닉 지음, 황유원 옮김 / 윌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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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혼란을 언어의 질서로 꿰매는
감정 사전 『슬픔에 이름 붙이기』

누구나 형언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일 때가 있다.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모호한 감정들에 이름을 붙이지 못할 때 마음은 외로움과 공허함에 물든다.

작가 존 케닉은 불완전한 언어의 빈틈을 메우고 싶다는 생각을 실천으로 옮겼다. 인류 전체가 공유하고 있지만 아직 이름은 없는 감정들을 하나하나 명명하고 질서 정연하게 정리하는 그의 프로젝트는 바로 '슬픔에 이름 붙이기'다. 이 프로젝트는 수많은 이의 공감을 자아내 언론 매체로부터 찬사를 받는 작품이 되었다.

『슬픔에 이름 붙이기』는 감정을 표현하는 신조어 사전이다. 단어와 단어를 조합하거나 여러 가지 있었던 사실들, 심지어 피아노 곡명 등을 통해 새롭게 단어를 만들기도 하는데 어원이 분명하게 표기되어 있어, 신조어뿐만 아니라 그 단어가 빚어진 사실들까지 함께 알아볼 수 있다.

사실 한글로 이루어진 신조어가 아니기에 다소 난해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책 날개에 적힌대로 '박학한 언어학적 지식과 마음의 뉘앙스를 잡아내는 섬세하고 집요한 감각'은 나의 시선을 잡아 끌어 문장과 문장 사이를 이어달리게 만들었다.

도대체 장르가 뭐야? 라는 물음을 이게 바로 존 케닉의 장르구나, 하는 깨달음으로 바꾸게 만드는 책, 『슬픔에 이름 붙이기』.

짤막짤막한 단어 설명에도 문학적 감각과 센스가 돋보였지만, 어떤 단어들은 짧은 에세이 한 편 정도의 분량으로 설명이 되어 있다. 그중에서 '당신이 원하는 삶과 당신이 살고 있는 삶 사이에서 어쩔 줄 모르는 기분'을 뜻하는 오즈유리나 '당신이 경험할 세상이 얼마나 작을지에 대한 깨달음'을 뜻하는 오니즘, '거듭되는 자기 회의의 위기'를 뜻하는 쿠도클라즘은 현재 내 상황을 콕 집어 얘기하고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중요한 것은 질문에 대한 답을 얻는 게 아니다. 중요한 것은 신비를 헤쳐 나가며 던지는 질문이라는 행위, 틈을 건너가려는 노력의 행위다―그것이야말로 매달릴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계속 살아 있게 해야 할 감정이다. 설령 우리가 그 감정을 표현할 적확한 말을 절대 찾아내지 못한다 하더라도.
_그노시엔느(여러 해 동안 알아온 누군가에게도 개인적이고 신비한 내적 삶이 존재한다는 깨달음) 중에서 P.137~8

책에는 각각의 단어에 대한 콜라주 작품도 함께 실려 있다. 단어를 보고, 그 단어에 대한 설명을 듣고, 그 단어를 토대로 생성한 이미지를 보고 있노라면 단어의 의미를 점차 확장시켜 내 안에 가져올 수 있게 해 준다. 다시 말해, 작가가 만들어 낸 신조어지만, 그 단어가 주는 울림, 그 단어가 내 안에 스며드는 의미는 오롯이 나만의 것이 되는 것이다.

*그러다 결국 당신은 모든 게 자신만의 관성에 따라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순간에 디르게 된다. 그리하여 가만히 있을 때조차, 긴 하루가 끝나서 침대에 몸을 눕힐 때조차 어딘가로 달려가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비록 내일 조금 더 빨리 뛰게 되더라도, 팔을 조금 더 멀리 뻗게 되더라도, 당신은 부유하며 모퉁이를 돌면서 여전히 시간이 흘러가버리고 있다고 느낄 것이다.
삶은 짧다― 그리고 삶은 길다. 물론 순서는 반대다. _제노시네(시간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느낌) 중에서. P.190

*당신의 삶은 지워지지 않는 잉크로 쓰여 있다. 돌아가서 과거를 지우거나 실수를 수정하거나 좋친 기회를 다시 붙잡기란 불가능하다. 순간이 끝나자마자 당신의 운명은 결정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당신의 경험을 기록한 잉크는 사실 말라 있지 않다. 당신의 경험은 들여다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의미가 변한다. _클렉소스(과거를 곱씹는 기술) 중에서. P.203

*당신은 시간의 바다로 나뉜 두 사람이다. 당신의 일부는 자신이 본 것을 이야기해주고 싶어 안달이고, 또 다른 일부는 당신에게 그게 전부 어떤 의미인지 말해주길 애타게 바라고 있다. _데뷔(이 순간이 기억이 될 거라는 깨달음) 중에서. P.230

*당신은 한때 느꼈던 것과 똑같은 평화로움, 차 뒷좌석에서 잠들었다가 깨어나 보니 자기 침대로 순간 이동해 있던 시절의 평화로움을 절대 다시 느끼지 못할 것이다. _유이(무언가를 다시 강렬히 느껴보고픈 열망) 중에서. P.241

『슬픔에 이름 붙이기』는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의 팔레트에서 알맞은 색상만을 가려내어 속 시원히 찍어 주는 감정 사전이다.

#윌북 #서평단 #캘리그라피 #온담캘리 #온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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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를 사는 법
아키프서울 기획 / 어반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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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반북스 신간 <이 도시를 사는 법>(줄여서 이하 이도사)을 받았다. 


차례

서울을 바라보는 서른 개의 시선

라이프스타일 리더 30인이 말하는 서울

영감으로 안내하는 인사이트 공간

모두가 성수동을 말하는 이유

생산하는 사람이자 소비하는 사람들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는 서울의 라이프스타일 리더 30인에게 한 두 개의 개별 질문을 포함하여 10~12개의 공통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얻는 인터뷰가 주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서울을 속성으로 경험할 수 있는 몇가지 루트와 함께 영감을 주는 인사이트 공간을 소개하는 책이다. Food&Beverage / Art&culture로 구분하여 인터뷰이들이 손에 꼽는 식당과 카페, 미술관이나 갤러리들의 정보가 사진과 함께 짤막하게 실려 있다. 


서울살이 15년. 그것도 한 동네에서만 주야장천 살고 있지만, 서울은 어쩐지 내게 여전히 어려운 도시다. 동으로 말하면 전혀 어디쯤에 붙어 있는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그나마 자주 타고 다니는 1,4,5호선 전철역 이름으로 서울 지리를 파악하는 편이다. 주중에는 일하고, 주말이면 집콕하느라 코앞에 있는 남산도 오른지 오래다. 동네도 만날 가는 길만 다녀서 오랜만에 동네 한바퀴를 돌다 보면 새롭게 생긴 곳들이 어찌나 많은지… 서울 촌동네라 드라마 촬영을 와도 꼭 7,80년대를 배경으로 할 때만 찍어 가는 우리 동네지만, 요즘엔 제법 핫하거나 운치 있는 곳도 많이 생겼다던데, 카더라 통신으로만 알 뿐이다. 이렇듯 누가 데리고 가지 않는 한 찾아 다니지 않는 1인인지라 다양한 전문 분야에서 종사하는 이들이 서울을 바라보는 시선이 무척 궁금하고, 그들이 소개하는 인사이트 플레이스가 어디일지 사뭇 기대가 되었다. 


서울은,

다이나믹 그 자체이고

무수히 많은 인사이트가 밀집된 도시이며

무엇이든 처음으로 시도해 볼 수 있는 곳이자

그 어떤 취향이라도 환대하는 도시다.

트렌드를 가장 빠르게 읽는 곳이고

부지런해야만 살아남는 곳이며

그럼에도 무한한 가능성의 도시이다.


멈추지 않는 열정의 도시이자

나를 감각적인 사람으로 만들어 주며

각자의 우주가 조화를 이루는 곳, 서울.


각양각색의 시선으로 서울을 바라보지만, 서울을 생활의 터전으로 삼아 살고 있는 이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서울에 대한 자부심이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키우고 일을 하면서 서울이라는 도시에 살고 있지만, 여전히 한편으로는 이방인처럼 느껴왔던 나에게 <이도사>는 라이프스타일 리더 30인이 전하는 서울의 인사이트 플레이스를 방구석에 앉아 편안히 살펴볼 기회를 주었다. 그 덕에 언젠가 한번은 꼭 가보고 싶은 곳들이 생긴 건 안 비밀이다. 서울의 중심에 살면서도 먼곳에 있는 친척처럼 소홀히 여겼던 나의 도시, 서울에게 이제라도 작게나마 감사와 애정을 표하며 캘리로 담아 본다. 


서울에 살고 있는 이들은 물론, 다른 지역 혹은 해외에 살고 있는 이들에게도 훌륭한 지침서가 되어 줄 <이도사>. 서울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과 곳곳에 가득한 인사이트 플레이스가 궁금하다면 주저하지 말고 이 책을 펼쳐 보기를 바란다. 


추신. 어반북스 디어블루 1기로 선정되어 표지 시안과 기부처를 정하는 데에 의견을 나눌 수 있었다. 즐겁고 설레는 마음으로 출간을 기다렸고, 나의 의견이 십분 반영된 표지와 기부처라 반가웠으며, 기부금 전달 내용을 지면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 더욱 기뻤다. 어반북스의 다음 책은 코펜하겐을 배경으로 한 감각적인 제목의 에세이다. 그 책 역시 내가 고른 제목이 선정되었다는 것도 안 비밀. 기대하시라, 개봉박두!


#서울을바라보는서른개의시선

#이도시를사는법

#이도사

#라이프스타일리더30인에게서울의삶을묻다

#어반북스

#디어블루1기

#서평단

#온담캘리

#캘리그라피

#캘리그라피타이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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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그림자에 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 어느 정신분석학자의 꿈 일기
김서영 지음 / 생각속의집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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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그림자에빛이들어오기시작했다
#어느정신분석학자의꿈일기
@mindinhouse

누구나 그러하듯 한 사람의 내면에는 여러 가지 모습이 존재합니다. 언제나 밝을 수도 한없이 어둡기만 할 수도 없는 법이니까요.

수년간 정신분석을 공부한 작가 역시 서로 다른 두 개의 모습을 지니고 있었는데요. 절망이 점점 커져가던 순간 변화를 느끼고 마침내 다시 삶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여정 속에서 꿈의 기록은 스스로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원동력이 되어 주지요. <내 그림자에 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작가를 마침내 그림자에서 빛으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들어 준 꿈의 기록과 해석 노트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2004년부터 2023년까지의 꿈 일기들을 주제별로 모아 구성하고, 꿈 분석을 통해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그를 통해 자신이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를 담아냅니다. 꿈의 여정을 따라가다보면 가장 편안하고 가장 나다운 그 장소, 내 안의 환상 공간을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잠재의식 속에서 드러나는 자신의 욕구, 불안을 캐치하고 절망속에서도 희망을 꿈꾸는 용기를 어떻게 찾아내는지, 현실에서 할 수 없었지만 꿈에서 해낼 수 있었던 경험으로 점차 성장하는 자신을 발견해 냅니다.

환상 공간에서 보호받는 나와 카프카적인 어둠 속에 있는 나와의 만남, 그 피할 수 없는 운명의 시간을 제대로 직면한다면 작가가 그랬듯이 ‘절망에서 희망으로, 무기력에서 계획으로, 증오에서 이해로, 분노에서 고요함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Part 1. 나만의 길을 찾아서
Part 2. 꿈의 조언을 들으며
Part 3. 소원의 길을 걷다

꿈을 통해 나만의 길을 찾고,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며 내 삶의 진정한 주인으로 거듭나는 일련의 과정들이 단계별로, 그러나 물 흐르듯 기록되어 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꿈의 기록일진대 남의 사생활을 엿보는 배덕감 대신 환상 세계로 초대를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상처를 거리낌없이 드러낼 수 있는 것, 자신의 꿈을 기록하고 그것을 해석하며 스스로를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용기와 능력, 끈기가 아닐까 싶어요.

저자는 꿈을 녹음하고 기록하고 분석하고 해석하는 과정을 반복함으로 나 자신과 만나고, 상처를 치유하고 아픔을 극복해 어느덧 ‘온 마음을 다하여 소원의 길을 걸으면 된다’는 깨달음을 얻습니다. 켜켜이 쌓아 올린 꿈의 기록, 그 과정에서 차츰 성장하는 나를 발견하고, 드디어 그림자에서 빛으로 나아간 스스로를 보며 얼마나 뿌듯했을까요. 그 기쁨을 자신만의 것으로 두지 않고, 꿈의 여정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거리낌없이 펼쳐 놓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했듯이 이 책을 읽는 독자도 꿈의 여정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실린 부록도 마련해 놓았지요.

사실 심리학, 정신분석학이라는 분야는 궁금하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고, 알고 싶지만 너무 어려울 것 같고, 알면 알수록 더 공부할 게 많아지는 학문이어서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먼 당신처럼 여겨왔습니다. 심리학 개론을 듣고 프로이트를 집었다가 슬며시 내려놓았던 대학 시절을 지나, 뒤늦게 아이를 키우며 심리학 서적을 섭렵하던 시절에는 꿈 노트를 만들어 시도해 보기도 했더랬지요. 이내 흐지부지 되고 말았는데 다시 한 번 기록을 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려면 한없이 무거운 아침의 나를 좀 더 가볍게 만들 필요가 있겠다는 다짐도 해 봅니다.

<책속의 문장들>
* 꿈과 현실은 힘을 합쳐 나를 소원의 길로 인도한다._P.111
* 죽음을 애도한다는 건, 내 상실을 받아들이는 동시에 내가 상실한 것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내 마음속에 잘 간직하는 것이다._P.116
* 우리가 현실 속에서 따뜻함을 느끼면 꿈은 그 온기를 바로 알아차린다._P.129
* 과거에 매여 있는 사람, 과거 속에 갇혀 있는 사람은 현재를 살아갈 수 없다._P.138
* 나는 내 편이 아닐 때가 상당히 많은데, 내 꿈은 언제나 내 편이다._P.165
* 내 시간과 삶도 소중하게 챙겨야 한다._P.169
* 정신분석은 삶을 읽어내는 도구다._P.196
* 나는 나 자신이 되는 법을 배워야 한다._P. 212
* 늘 그랬듯이 꿈은 끝까지 나를 포기하지 않는다._P.217
* 신기하게도 요즘은 내가 경험하는 모든 순간들이 내 삶 속에 고스란히 쌓인다._P.254
*온전한 나 자신으로서 내 소원의 길을 걷는다._P.314

#서평단 #캘리그래피 #온담캘리 #온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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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천 개의 인생에서 배운 것들 - 돈, 명예, 시간 그 무엇보다 소중한 것에 관하여
김도윤 지음 / 북로망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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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천 개의 인생에서 배운 것들>을 받았다. 띠지의 문구가 시선을 잡아끄는 이 책에는 ’돈, 명예, 시간 그 무엇보다 소중한 것에 대하여‘ 라는 부제가 적혀 있다.

”오늘 밤 당신이 떠난다면 지금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삶의 마지막 순간이 다가올 때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는 쉽사리 답을 하기가 어렵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지만, 결국엔 가장 소중한 사람들 곁에서 미처 하지 못했던 말들, 전하지 못한 마음들을 나누고 싶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 수 없는 인생이기에, 하고 싶은 것들, 나누고 싶은 것들은 언젠가,라는 세 글자에 가둬 멀리 미뤄놓고,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살아낸다. 하지만 그게 정말 정답일까? 인생에 정답이 있기는 할까? 오히려 그러다 내 삶의 행복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한 번씩 현타가 오기도 한다. 맛있는 음식을 아껴 뒀다가 제일 마지막에 먹으려고 보면 누가 집어 먹었거나, 상해서 못 먹게 되는 불상사가 일어나는 것처럼. 그러니 아끼다 똥 된다는 말도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하는 가락이 있는 이유도, 젊을 때 놀라는 말도 다 괜한 소리가 아니다.

그럼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먹고 살기 바쁜데 언제 놀아, 돈 벌어야지, 지금 이럴 때가 아니야, 하고 애써 마음을 다잡고 시간을 쪼개고 또 쪼개서 산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좋은 날이 올 거라고 철썩같이 믿는다. 나 역시 그런 사람 중 하나여서, 천 개의 인생에서 배운 것들,이라는 제목에 더 끌렸던 것 같다. 천 개의 인생 속에는 어떤 삶의 지혜가, 깨달음이 담겨 있을까 하는 궁금증. 내가 모르는 번뜩이는 뭔가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같은 것.

13년간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을 만나 수많은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은 인터뷰어이자, 구독자 200만을 보유한 유튜버, 40만부 베스트셀러 작가가 전하는 삶의 지혜는 과연 무엇일까?

돈, 명예, 시간 그 무엇보다 소중한 것.
정답은 멀리 있지 않다. 흔하디 흔해서 이제 특별함을 잃어가고 있는, 하지만 그 단어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 마음. 정답은 바로 나도 알고 너도 알고 모두 아는 그 ”사랑“이다.

“결국, 13년 동안 내가 천 개의 인생에서 발견한,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었다.”_P.16

이 책은 결국 사랑,으로 귀결되지만 풀어 놓는 이야기들은 흔하지 않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시간, 추억, 이별과 상실의 아픔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리고 모든 이야기는 어머니의 사랑과 맞닿아 있다.

자식을 키우는 엄마이지만, 나 또한 우리 엄마의 딸이기에 엄마의 삶을 생각하면 이런 말이 절로 나온다. “나는 엄마처럼은 못 살아, 우리 엄만 정말 대단해.“ 그 시절 우리들의 엄마, 어머니는 어떻게 그렇게 사셨을까. 작가의 어머니도 다르지 않아서, 누구보다도 가족을 첫번째로 여기는 삶을 사셨다. 하지만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전성기인 지금의 모습을 어머니 살아 생전에 보여드리지 못해 가슴이 시리다는 작가의 말에 덩달아 마음이 쓰리고 아렸다.

“그 ‘언젠가’는 살면서 다시 없을지도 모른다. 함께 여행을 떠나기에 가장 좋은 때는 언제나 지금뿐이다.”_P.211

“아무리 위대한 사랑일지라도 시간의 주름을 피할 순 없다. 시간은 때때로 우리의 의지와 다르게 너무나도 많은 것을 무색하게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엄마와 나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많을 대부분의 사람을 향해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당신은 아직 늦지 않았기를 바랍니다’라고._P.266

여전히 하루하루 살아내기 급급하지만, 당신은 아직 늦지 않았기를 바란다, 는 작가의 말이 마음에 오롯이 남는다. 하나뿐인 존재와 함께 보다 행복하기를 바라는 작가의 염원이 마음에 와 닿는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요?”
책장을 덮을 즈음에는 다들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할 수 있지 않을까?

#서평단 #신간에세이 #추천에세이 #김도윤 #내가천개의인생에서배운것들 #북로망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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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돈 - 모든 꿈이 비즈니스가 되는 미래
니시노 아키히로 지음, 최지현 옮김 / 다산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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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4년간 코메디언으로 활동했지만 스타의 반열에 한 번도 오르지 못했던 남자.

하지만 ‘돈이 되는 꿈’을 꾸기 시작하자 1년에 자동으로 100억 원에 가까운 돈을 벌어들인 사람.
니시노 아키히로의 <꿈과 돈>을 읽었다.

꿈이라는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고, 돈이 없으면 꿈도 사라진 다는 것.

* 네게 지금 부족한 건 희망이야. 희망을 품기 위해서는 너만의 꿈을 최대한 크게 꾸고, 돈을 제대로 이해해야 해.

처음부터 끝까지 뼈 때리는 직언을 날리지만, 곰곰 뜯어보면 틀린 말이 없다. 돈이 없어서 포기했던 꿈, 누구나 하나쯤은 있게 마련이니까. 꿈을 꾸고 이루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자본이 밑바탕이 되어 있어야 한다.

<꿈과 돈>은 남들보다 한 발 앞서 새로운 세계를 개척해 나간 탓에 혹자에게는 사기꾼이라는 말을 듣고 손가락질을 받았으나, 꿋꿋하게 자신의 신념을 밀고 나가 그동안 전혀 해 보지 않았던 새로운 영역에서 성공을 거둔 니시노 아키히로의 직언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다.

* 감정은 돈으로 따질 수 없어. 사람이 반하는 행동을 배우고 마음을 빼앗아._p.137

* 지금 네게 필요한 건 고객을 팬으로 만드는 일이야._p.150

* 너의 목적지와 현 위치를 드러내. 그것도 한두 번이 아니라 계속해서 드러내._p.156

* 실제로 소유하고 있지 않아도 소유하고 있다는 ’감각‘이 있으면 가치가 생겨._p.194

1장에서는 돈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고 모이는지를, 2장에서는 꿈이라는 깃발을 세워 현재 위치와 목적지까지의 거리를 사람들에게 드러내라고 얘기했다면, 3장에서는 돈을 모으기 위한 수단으로서 NFT에 대해 설명한다.

사실 한동안 NFT 붐이 일어났을 때, 잠시간 기웃거려보기는 했지만, 내겐 너무 어려운 분야라고 생각하며 거리를 두었다. 그는 이 가상 공간에 만들어진 세계를 통해 여러 가지를 실험하고, 시도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보유권‘의 세계에서 돈을 벌고 있다.

가상의 공간에서 밴드를 만들고, 다른 아티스트와 협업을 하면서 수익을 창출한다. 굴뚝 마을 프로젝트에서 AI가 그려준 그림으로 매일 꾸준히 판매 수익을 올리고, 그런 수익으로 남을 돕는다. 커뮤니티를 통해 팬층을 형성하고, ’사람을 돕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모으는 도구‘로 NFT를 이용한다.

* 돈이 바닥나면 꿈도 바닥나. 그리고 꿈이 사라지면 돈도 사라져._p.294

* 시간을 할애해서 돈 이야기를 해. 가족이 모두. 팀이 모두._p.296

* 하고 싶은 일이나 목표가 생기는 건 언제나 ‘작은 결과’로부터야. 행동으로 옮겨서 작은 결과가 나왔을 때 좀 더 큰 결과를 내서 좀 더 큰 기쁨을 맛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고, 그것이 하고 싶은 일이 되고 결국에는 꿈으로 빚어지는 거야.

“싫어하는 일은 하지 않아도 된다.
좋아하는 일로 큰 돈을 번다.”

이 두 문장을 이룰 수 있는 날이 내게도 오기를…
돈을 더럽고 천한 것이라 여기지 말고 돈을 공부하기!

뼈 때리는 직언으로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니시노 아키히로의 <꿈과 돈>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꿈을 품고 이루기 위해 자본을 모으는 방법을 제시하는 유용한 지침서가 될 것 같다.

#꿈과돈 #니시노아키히로 #다산북스 #원모어페이지 #서평단 #캘리그라피타이틀 #온담캘리 #붓펜캘리그라피 #캘리그라피 #온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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