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학부모로 산다는 것
박성수 지음 / 공명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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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부모 노릇은 겁나고, 불안하며,

양심에 걸리는 고민거리가 많은 일이 되었다.

_버트런드 러셀

대한민국에서 학부모로 산다는 것 중에서


프롤로그 어느 축구나라 이야기

1장 학부모로 산다는 것

2장 우리 아이들 이야기

3장 가는 길은 알고 가야한다

4장 학창시절에 공부 잘하셨나요?

5장 가붕개 이야기

6장 대학이 달라져야 한다

7장 새로운 인재가 필요하다

8장 무엇을 할 것인가

에필로그

차례


30여 년 간 교육부에서 각종 직책을 역임해온 교육 평론가 박성수 님의 『대한민국에서 학부모로 산다는 것』을 읽었습니다. 표지의 위쪽에 적혀 있는 "당신은 어떤 학부모입니까"라는 물음에 선뜻 답할 수가 없더군요.


아이 둘을 키우면서 저는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섭니다. 어떤 길이 올바른 길인지 고민한 끝에 결정을 내리지만 그것이 과연 올바른 길인지는 그때 당시에는 알 수 없습니다. 그저 최선의 선택을 했기를 바라며 지켜볼 밖에요. 하지만 늘 그렇듯 자식을 키우는 일은 제 맘대로 되는 일보다 그렇지 않은 일이 더 많았습니다. 돌발 상황에 적절한 대처도 필요하고, 제대로 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단단히 중심을 잡아야 하지요. 그렇지 못하면 이리저리 휘둘리기 십상입니다.


세상에 태어나 부모가 된 것도 처음이고, 흔히 하는 말마따나 엄마도 엄마가 처음인지라 아이를 키우는 일은 때때로 스스로의 밑바닥을 들여다보게 하는 일이기도 했어요. 아이가 성장하면서 내 안의 엄마력(力)도 성장해나갔으리라 다독여보지만, 어쨌거나 모든 일의 처음은 늘 두렵고 불안하고 막막합니다.


내가 잘 하고 있는 건지, 내 아이는 잘 자라고 있는 건지-. 늘 염려와 걱정에 잔소리를 늘어놓기 일쑤죠. 아이는 점점 자라나는데 순간, 부모로서 나는 성장하고 있나 하는 의구심이 들 때가 있습니다.


"공부, 공부! 성적, 성적!"

이렇게 외치다가 아이도 부모도

황금 같은 시간이 다 지나간다

대한민국에서 학부모로 산다는 것 중에서


뒤표지에 실린 이 글에 뜨끔한 건 비단 저뿐만이 아니겠지요. 솔직히 말해서 아이들에게 하는 잔소리는 공부나 숙제했니? 가 대부분입니다. 게임 그만해라, 핸드폰 그만 봐라는 덤이고요. 코로나라는 초유의 사태로 인해 저희 애들은 첫 1년 동안 거의 가정학습을 하며 지냈습니다. 학업 공백 물론 염려되었지만,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었어요.


하지만 끝날 듯 끝나지 않고 이어지는 코로나로 인해 어영부영하다 보니 어느덧 큰 애는 중학교 3학년이 되었더군요. 중학교 생활이 너무나 허무하게 지나가 버린 것 같고, 이제는 뒤처진 학업 능력에도 걱정이 앞섰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자기주도 학습이 잘 되는 아이였다면 좋았을 텐데.. 이맘때 아이들이 그렇듯 점점 가까워지는 우리 사이는 '게임'이고, 아 멀고도 먼 당신은 '공부'가 되어버렸다지요.


그러다 보니 발등에 불이 떨어졌어요. 그래서 부랴부랴 학원을 등록하고 이제라도 공부에 집중해 주길 바라는 마음인데, 게임하던 습관은 어디 가나요? 온통 관심사는 게임 밖에 없는 녀석의 머릿속을 정리해주고 싶지만 그건 이미 제 능력 밖의 일이 되어버린 요즘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어느 한 분야에서는 모두가 똑똑한 아이들입니다. 그러니까, 우리 아이들이 머리는 좋은데 공부는 못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것을 잘하면 되는 거죠.

대한민국에서 학부모로 산다는 것_P.70


아이들마다 성향도 적성도, 가지고 있는 달란트가 다 다릅니다. 그걸 왜 모르겠어요. 공부가 전부인 건 아니지만 이왕이면 공부를 잘 했으면 하는 게 부모 마음이지요. 하지만 공부를 못한다고 해서 그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 걸까요? 공부 대신 잘 하는 게 있고 관심 갖는 게 있다면 그 자체 만으로도 격려해주고 지지해줘야 할 일입니다만, 현실적으로 그러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MBTI 검사 한 번쯤 해 보셨을 거예요. 작가는 MBTI검사를 통해 아이들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성격 유형에 따라 공부하라고 설득하는 방법도 달라야 한다면서요.


결국, 바람직한 대오각성은 우리 아이들이 긍정적인 마음으로 미래의 꿈을 위한 준비로서 공부를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입니다. 스스로 마음먹은 긍정적인 생각이 오래 공부하고 보람 있게 공부하는 원천입니다. 그런 마음을 먹도록 부모와 선생님의 따뜻한 관심과 코칭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리고 기다려주어야 합니다. 대오각성은 부모가 원하는 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니까요.

대한민국에서 학부모로 산다는 것_P.82


'대오각성은 부모가 원하는 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여봅니다. 아이가 스스로 마음먹도록 기다려야주어야 할텐데, 아이는 여전히 느긋하기만 하고 부모는 조급해집니다. 아이가 대체 언제 스스로 원하는 길을 찾아 앞으로 나아갈까요? 뭐든 시기라는 게 있는데 그 때를 놓쳐버리면 어쩌죠? 부모로서 아이에게 좀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건 아닐까요? 등등의 질문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웁니다.


'줄탁동시',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오지만 누군가가 밖에서 도와주고 응원한다는 뜻입니다. 이런 역할은 부모나 선생님의 몫입니다. 아이는 미래의 꿈을 갖고, 부모와 선생님의 역할은 이 꿈을 인정하고 지지해주는 것입니다. 비록 아이의 꿈이 부모의 생각과 다를지라도 우선은 인정해주고 더 깊이 생각할 기회를 주어야 하겠지요. 그러면 아이들은 타고난 자신의 운명을 찾아갈 것입니다.

대한민국에서 학부모로 산다는 것_P.82


우리의 인생은 알 수 없는 길입니다. 조금 늦게 발동이 걸린다고 초조해 마시고, 언제나 아이에게 든든한 격려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어떤 순간에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대한민국에서 학부모로 산다는 것_P.96


그 어떤 말보다 제 가슴에 와 닿았던 부분이에요. 사실 나이를 먹기만 한다고 다 어른이 되는 건 아니죠. 아이보다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인생은 정말 아무도 모르는 거예요. 앞일이 어떻게 될지, 어떤 일이 펼쳐질지는 누구도 모를 일이지요.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 수많은 직업들이 없어진다고 해요. 그리고 또다른 직업들이 생겨나겠지요. '세상은 넓고 직업은 많'다는 작가의 말에 동의합니다. 16,000개가 넘는 직업들 중에 무엇 하나라도 할 수 있지 않겠어요?


물론, 직업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여전히 공부가 최우선입니다. 공부를 잘해야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대학에 가야 좋은 직업을 갖는다는 건 우리 아이들뿐 아니라, 부모들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자란 말일테니까요.


사교육을 시켜야 하느냐, 마느냐를 학부모가 개인적으로 고민하기는 어렵습니다. 우리나라는 사교육으로 대응하기에 적합한 교육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안 하면 나만 손해 보는 제로섬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교육을 한다고 해서 다 좋은 결과를 얻지는 않으니, 자식 키우는 일은 참 어렵습니다.

결국 사교육 문제는 국가의 책임입니다. 사교육이 번성할 수 없는, 진정으로 교육적인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책무가 국가에 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에서 학부모로 산다는 것_P.146


학원을 보내도 걱정, 안보내도 걱정이라고 얘기합니다. '안 하면 나만 손해 보는 제로섬 게임'이라는 말이 딱 맞아요. 부익부 빈익빈, 이라고 부모의 경제적 능력치에 자녀의 학업 능력이 비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그래서 '개천에서 용 나는 일'은 정말 보기 드문 일이 되었습니다. '경제적 격차에도 불구하고 공정한 학교선택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줄 수 있는 국가가 되면 좋겠습니다.


이제 학교 교육은 평범하지만 다양한 적성을 갖고 있는 아이들에게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성적만을 강조하는 기존 학교 교육의 가치체계 또는 신념체계는 바뀌어야 합니다. 모두가 소중한 민주시민입니다. 학교는 우리 아이들이 민주시민으로서 자존감과 자긍심을 갖고 평범하지만 행복한 삶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이러한 삶은 객관식 성적 몇 점으로 결저오디는 것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에서 학부모로 산다는 것_P.185


정말 그렇지요. 수학 몇 점, 영어 몇 점, 이런 점수로 아이들을 평가하는 일, 이게 제대로 된 교육일까요? 각자가 가진 고유의 능력을 개발하고 키워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하는 말처럼 어쩌면 객관식 문항의 정답을 체크해서 오답을 표시하는 것이 가장 쉬운 일일지도 모르겠어요. 인생에는 객관식 문항이란 것도 정확한 정답도 오답도 없으니까요.


작가의 말처럼 '각자의 수준과 관심사에 따라 세부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고 '다양한 개성과 역량을 갖고 있는 신입생을 선발'하여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미래 교육의 나아가야 할 방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애니메이션 <개구쟁이 스머프>에서는 '각자의 사회적 역할에 위계도 없고 특권도 없'지만 '각자 타고난 소질과 기질에 따라 공동체에 기여하며' 살아요. 다양한 기질과 소질을 갖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똑같은 공부만 시키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르지요.


문득 한동안 유행하던 노래가 떠오릅니다. "매일 아침 일곱시 삼십분까지 우릴 조그만 교실로 몰아넣고~" 라던 서태지와 아이들의 「교실 이데아」. 그 노래가 유행하던 때로부터 무려 28년이 지났지만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은 여전합니다.


책의 말미에 나온 '메타버스를 구현하기 위해 새롭게 지어진 학교'는 개인별 맞춤 학습의 올바른 방향으로 여겨집니다. 우리 아이들이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적성을 찾아 꿈을 키울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부모로서 어떤 교육을 만들어 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끔 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을 품게하는 책, 『대한민국에서 학부모로 산다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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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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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흔들려서, 마흔인 걸 알았다 - 인생 항로를 잃어버린 엄마들을 위한 단단한 마음 철학
김선호 지음 / 서사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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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조차 희미해진

모든 엄마들을 위하여

프롤로그

Chapter1. 인지하기_마흔, 예고 없이 찾아오는 감정들

Chapter2. 내면 살피기_인생의 항로를 찾아야 할 시기

Chapter3. 직면하기_ 마흔, 다시 홀로서기

Chapter4. 마흔 공감 토크_엄마들을 위한 긴급 솔루션

목차

프롤로그에 앞서 적힌 이 문장에 마음이 쿵 내려앉았습니다. 이름조차 희미해진 모든 엄마들을 위하여, 라는 문장에 어쩐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의미가 다 함축되어 있는 것 같았어요. 

대한민국의 많은 여자들은 착한 여자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는 말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습니다. 착한 딸, 착한 며느리, 착한 아내, 그리고 착한 엄마까지. 나를 둘러 싸고 있는 이들과의 관계로 규정지어진 '나'의 역할이 때로는 참 버겁고 떄로는 참 아프고 때로는 참 씁쓸했던 시간들, 어쩌면 마흔 즈음에는 그 역할의 무게가 내 어깨를 더욱 짓누르는 게 아닌가 싶어요.

아이들도 이젠 엉금엉금 기어다니며 내 손길이 아니면 안되는 시기를 지나 반항기에 접어들고요. 워킹맘이든 전업주부든 이미 답습되어 있는 역할과 의무라는 테두리에서 좀처럼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러다보면 여긴 어디, 나는 누구? 하는 현타가 오게 마련이지요. 남들이 원하는 대로, 주변에서 요구하는 대로 역할을 수행하고 하루하루 살아내다보면 때때로 내가 누구인지, 도대체 나는 뭐 하는 사람인지 자괴감이 듭니다. 왜냐하면, 그 자리에는 '내'가 없으니까요.

마흔 즈음에 겪는 균열과 두려움과 우울함은 축복입니다. 타인의 시선에 자신을 끼워 맞춘 채 그동안 돌보지 못했던 '자아'를 찾을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죠.

마음이 흔들려서, 마흔인 걸 알았다_P.204

중간 항로의 시기를 성공적으로 헤쳐나가려면 일단 항구에 정박한 배를 출항시켜야 합니다. '최선'을 선택하기 위해 망설일 필요는 없습니다. 어떤 선택이든 자신이 책임지겠다는 생각으로 일단 출발하는 겁니다. 이제 행동을 미루지 않길 바랍니다. 지난 40면간 미뤘으면 충분합니다.

마음이 흔들려서, 마흔인 걸 알았다_P.216

나의 이름을 찾고, 내가 원하는 것을 향해 한 발 내딛을 때, 그 항로를 제대로 찾아가고 있는지 점검하는 일은 꼭 필요합니다. 새로운 도전을 하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라고 망설이지 않기로 해요. '너무 늦은 때라는 건 없'다는 모지스 할머니의 말이 떠오릅니다. 앞으로 가야할 목적지를 생각하며 차근차근 걸어가 보아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가 앞으로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고민하고 찾아가는 시간. 그 누구보다 나를 위해 필요한 시간인 것 같아요. 

하루하루 실천하고 노력하는

모든 순간이 모여

목적있는 삶을 만듭니다.

마음이 흔들려서, 마흔인 걸 알았다 중에서

조급해 하거나 초초해 하지 말고 차분히 내면 탐구의 시간을 갖는다면 내가 원하는 길에 언젠가는 도달할 수 있으리라 믿어요. 나를 들여다 보고, 내 마음을 다독이는 시간이 꼭 필요한 마흔 즈음. 『마음이 흔들려서, 마흔인 걸 알았다』를 통해 스스로를 한 번 돌아보시면 어떨까요? 예고 없이 찾아오는 감정들을 스스로 돌아보고, 인생의 항로를 찾고, 다시 홀로서기를 다짐하며, '엄마들을 위한 긴급 솔루션'의 Q&A를 읽다 보면 답답하고 무거웠던 마음이 조금씩 가벼워지는 걸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마음이흔들려서마흔인걸알았다 #김선호 #서사원 #인생항로를잃어버린엄마들을위한단단한마음철학 #내마음들여다보기 #마흔즈음에 #자기발견수업 #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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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기억을 너에게 보낼게 - 생의 마지막 순간, 영혼에 새겨진 가장 찬란한 사랑 이야기
하세가와 카오리 지음, 김진환 옮김 / 서사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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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마지막 순간, 영혼에 새겨진 가장 찬란한 사랑 이야기


'제 8회 일본 인터넷 소설(2020)' 대상 수상작인 하세가와 카오리의 『가장 아름다운 기억을 너에게 보낼게』를 읽었습니다. 


제1화 노인과 벚꽃

제2화 청년과 반딧불이

제3화 여고생과 노을

제4화 사신과 에메랄드

막간 검은 고양이와 왈츠

제5화 꿈을 좇는 사람과 악마

제6화 제비와 불꽃놀이

막간 검은 고양이와 천사

최종화 그와 그의 세계

차례


총 6개의 이야기와 2편의 막간, 그리고 최종화로 이뤄진 이 소설은 인간의 임종을 지키고 혼을 거둬들이는 사신의 이야기입니다. 얼핏 올해 방영되었던 드라마 『내일』이 떠오르기도 했는데요. 드라마에서는 사신이 자살 기도자들을 구하는 역할을 했지만, 소설은 말 그대로 임종을 지켜보는 역할(임종지키미)입니다. 늘 그렇듯 인간의 수명은 사신이 관여할 수 없다는 게 기본인 셈이지요. 


인간이 삼도천을 건널 때 뭔가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이야기 아시나요? 죽은 이를 명부로 안내해 주는 통행료로 무엇을 받을지는 사신마다 다릅니다만, 소설 속 사신은 독특하게도 '혼의 조각'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이 사신에게는 백 년 동안 함께한 사역마 검은 고양이 '찰스'가 있지요.


그 사람이 겪은 경험과 그때 느낀 감정이 연결됨으로써 혼이 형성된다. 그리고 감정에는 색이 있다. 기쁨의 노랑, 슬픔의 파랑, 정열의 빨강, 증오의 검정 이런 식이다.

물론 동일한 감정도 사람이나 상황에 따라 색이 달라진다. 따라서 누군가는 종종 무수한 색채의 혼을 가지게 될 때도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색은 사랑하는 사람의 기억과 소중한 추억이다. 

나는 죽은 이를 명부로 안내해주는 통행료로 혼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을 떼어 받는다. 어차피 명부로 건너간 혼은 환생을 위해 정화되어 투명해지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겨우 엄지손가락만 한 유리병 안에서 붉게 빛나는 작은 베텔게우스를 바라보고 있다. 

가장 아름다운 기억을 너에게 보낼게_P.16


이 독특한 사신은 임무를 수행하지 않을 때는 자신의 아지트에 있는 아틀리에에서 혼의 조각으로 물감을 만들고 그림을 그립니다. 사신에게는 영혼이 없으니 그가 그린 그림에는 감정이 담겨 있지 않아요. 사신 스스로는 그런 이유로 어딘지 2프로 부족한 그림이 완성된다고 생각하지만, 과연 그림을 보는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할까요? 



동일본 대지진을 겪은 노인이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임종을 맡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일이 바쁘단 핑계, 혹은 가정을 꾸린 아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다소 소원해진 부자 관계지만 임종을 앞둔 노인에게는 한 가지 바람이 있습니다. 고향의 벚나무를 손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 마음을 사신은 그림에 녹여냅니다. 노인이 남긴 '덧없는 벚꽃 같은 연분홍색' 혼의 조각으로 고향의 벚꽃을 담아내지요. 사신 스스로도 '지금까지 그려왔던 그림 중에서 최고의 걸작'이라고 생각하는 그 그림을 본 아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고향의 벚나무를 찾아갑니다. 삼도천을 건넌 노인은 본인의 바람이 이뤄졌다는 걸 느낄 수 있을까요? 


두 번째 이야기는 젊음의 열기가 가득한 여름 해변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입니다. 좋아하는 이를 곁에 두고서도 그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청년, 타이요가 안타깝게도 임종 지킴의 대상입니다. 일단 외적으로는 영국 태생의 잘생긴 신사인 사신은 우연찮게 타이요 일행과 합류하게 되는데요. 이는 유학을 계획하고 있는 타이요에게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을 가진 히요리의 배려였어요. 


어느새 밤은 깊어지고 타이요가 죽음을 맞이할 시간은 점점 가까워집니다. 타이요는 죽기 전에 히요리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을까요? 띠지의 앞면에 적혀 있는 문구는 이들의 이야기겠지요.


인간의 수명에 관여할 수 없는 사신의 입장에서는 어쩌면 죽는 순간을 직접 고를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여길수도 있겠어요. 하지만 백 년 동안 사신의 일을 해오며 밤이 지나 새로운 아침이 오면 감정이 지워지는 사신의 마음에도 조금씩 변화가 찾아옵니다. 기구한 태생으로 한 번도 제대로 사랑 받지 못한 채 텅 비어 있는 삶을 살다가 안타까운 죽음을 맞게 되는 열다섯 살 어린 소녀의 주마등을 지켜보는 건 사신으로서도 쉽지 않은 일이겠지요. 더욱이 그 소녀가 남긴 혼의 조각이 자신이 마지막으로 바라본 노을의 색을 담고 있다면요.


4화에 이르러 무대는 불현듯 백년 전, 신분 제도가 남아 있는 영국의 도시로 이동합니다. 에메랄드빛 아름다운 혼을 가진 스물 두살의 엘리 터너에게 어떤 일이 벌어진 걸까요? 사신과 찰스 이 둘의 관계는 대체 무엇일까요? 단순히 사신과 사역마 고양이에 불과한 것인지, 이 둘을 둘러싼 수수께끼는 제4화 사신과 에메랄드에 담긴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와 소설 전체에서 두 번 등장하는 '막간'을 통해 유추해 볼 수 있어요.


엘리, 부디 마지막 순간에 내 눈 앞을 장식하는 혼이

너의 눈동자와 같은 색이었으면 해.

가장 아름다운 기억을 너에게 보낼게_P.180


인간 세상에서 실체가 있는 사신. 게다가 멋드러진 외양의 영국 신사가 사신이라니 사실 믿을 수 없는 일이긴 합니다만, 이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어요. 그리고 이야기의 긴장을 고조시킬 '악마'도 등장합니다. 원래 사신에게는 혼이 없어서 감정도 느끼지 못합니다. 그런 사신에게 점점 인간 세상의 연이 생겨나요. 문득문득 찾아오는 기억의 편린에 괴로운 마음이 드는 건 어째서일까요? 백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서야 사신은 왜 자신이 사신이라는 업으로 벌을 받고 있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이윽고 태어날 때부터 앞이 보이지 않는 소녀를 위해 악마와 거래를 하기에 이르러요.


생의 마지막 순간, 삼도천을 건너기 전 소녀가 본 풍경은 무엇이었을까요. 표지의 아름다운 불꽃놀이 장면 기억하시나요? 소녀를 위한 사신의 마지막 선물은 마음에 잔물결처럼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 같아요. 제비처럼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 처음 보는 색채를 마주하며 환희를 맛보았을 소녀의 영혼이 무지갯빛인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악마와 거래를 한 사신은 이후 어떻게 될까요? 검은 고양이 찰스는요? 백 년이 넘도록 함께해 온 이 둘이 어떤 사이였을지 궁금하시다면 『가장 아름다운 기억을 너에게 보낼게』를 펼쳐 보세요. 올 가을, 잔잔하고 따스한 감정이 밀물처럼 밀려드는 이야기를 만나보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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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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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작은 아직 - ‘처음 만나는’ 아버지와 아들의 ‘부자 재탄생’ 프로젝트
세오 마이코 지음, 권일영 옮김 / 스토리텔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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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시선으로 보면 히키코모리나 다름 없는 작가, 가가노에게 어느날 불쑥 아들이 찾아옵니다. 태어나서 스물 다섯 해가 되도록 실제로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아들이지요. 가가노는 작가라는 직업이 없었다면 과연 무엇이 되었을지 객관적으로 봐도 상당히 염려가 되는 인물입니다. 불통의 아이콘이나 다름 없을 정도로 세상과 단절되어 살고 있는 가가노. 그의 세계에 스무 살 때까지 한 달에 한 번, 양육비 십만엔을 부치고 나서 받아봤던 사진 속의 아들이 현실 세계에 등장한 것이지요. 

친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하려니 이상하네. 그래도 처음 만났으니까 괜찮겠지. 뭐, 내 이름은 알고 있을 테지만 나가하라 도모라고 해. 만나서 반가워.

걸작은 아직_P.007

천연덕스럽게 반말을 건네며 가가노를 아저씨가 부르는 도모는 그날부로 가가노의 집에 머무릅니다. 처음 얼마 동안 가가노는 아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 그대로, 그다지 관심을 두지도 않습니다. 특별할 것 없었던 지금까지의 생활을 그대로 유지하는 데에 급급하지요. 뜬금없이 찾아온 아들을 의아해 하면서도 자신의 삶의 방식은 고수했어요. 글을 쓰고 일주일에 한 번 식료품을 사 오는 일. 외부와는 거의 단절하다시피 하며 살던 가가노의 방식 그대로요. 

핏줄이 이어진 부자관계지만 그동안 만나지 않았던 25년의 세월을 한 방에 날려버릴 만큼 드라마틱한 사건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도모가 머무르게 되면서 집은 서서히 사람의 온기가 생겨나요. 그리고 싹싹한 도모 덕분에 이사 온 뒤 20년 동안 이웃과의 만남이나 지역 활동을 하지 않았던 가가노에게도 서서히 이웃이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도모가 일하는 편의점 주인 아저씨를 비롯한 자치회 회장 등을 만나게 되고, 얼결에 자치회 행사에도 참여하게 됩니다. 물 흐르듯이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도모의 모습을 보며 가가노도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연다고 해야할까요. 일련의 자잘한 사건들을 겪어가며 가가노는 서서히 어엿한 성인으로서 이웃과의 관계를 이어나가게 됩니다. 

일상 생활 가능하세요? 라는 질문이 머릿속에 떠오를만큼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가가노. 과연 가가노는 제대로 된 아빠가 될 수 있을까요? 어찌보면 답답스러울만큼 세상사에 관심이 없는 그에게 도모의 존재는 날이 갈수록 커져가는데요. 이윽고 도모가 머무르기로 정했던 기간이 다 지나갑니다. 도모가 떠나기로 한 날, 가가노는 제각각이고 엉성한 메뉴의 조합이지만 음식을 준비해요. 도모를 위해 두근대는 마음으로 한정 판매하는 '유자 가린토'를 예약합니다. 도모가 떠나기 전 둘이서 마주한 마지막 식탁에서 가가노는 비로소 아들이 자신을 찾아온 이유를 알게 되지요.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다 어른이 되는 건 아니라는 말에 깊이 동감하는 바, 이 소설의 가가노는 스물 다섯 살짜리 자신의 아들인 도모를 만나 비로소 어른이 되어갑니다. 그리고 그제야 특별한 이유도 없이 스스로 연락을 끊어버린 부모님을 찾아가요. 그동안 혼인신고도 하지 않고 아들을 키워온 미쓰키는 가가노가 본가와 소식을 끊은 동안에도 아들 도모를 데리고 본가에 방문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요. 부모님께는 '쓸데없는 소식은 전하면 일에 영향을 주니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가가노에게는 일절 연락하지 않았던 미쓰키는 본가를 방문해 가가노가 쓴 소설의 내용이나 해석을 설명해 주기도 하고,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부모님께 보여드려요. 본가의 책장에서 지금까지 발표한 책들이 한 권도 빠짐없이 꽂혀있는 것을 보고, 가가노는 아들 도모의 이름을 어디서 따 왔는지 유추해 내기에 이릅니다. 

'이 소설은 내 뿌리 같은 면이 있어서 마음에 든다'던 도모의 말을 기억해낸 가가노. 허둥지둥 도모의 일터로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길 청하지만 일하는 중이라며 매몰차게 거절당합니다. 이후 가가노는 미쓰키에게 양육비 대신 잡지에 실리기 전 상태의 원고를 보내요. 그리고 서서히 사람이 사는 온기가 돌며 화사해지는 자신의 집으로 도모와 미스키를 초대합니다. 


"내 부모를 만나는 건 문턱이 높았을 텐데."

"그런가?"

"그렇지. 뜬금없이 누구냐고 생각할 테고, 문전박대당할 가능성도 있잖아? 게다가 당신은 우리 부모님 얼굴은 보고 싶지도 않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런 문제까지는 생각하지 않았어. 애가 생기니까 내 인생인데 순식간에 주인공이 자식이 되어 버리는 거야. 그래서 내가 어떻게 느끼느냐는 아무 관계도 없어지고, 문턱 따위는 없어져 버려."

"흐음……. 대단하네, 자식이란."

"맞아, 대단해. 도모가 태어난 뒤로 난 자유가 사라졌지. 직업이라거나 취미처럼 그때까지 내가 쥐고 있던 것들도 대부분 사라졌고, 그래도 애와 있기에 맛볼 수 있는, 마음 깊은 곳에서 스며 나오는 듯한 감정은 다른 아무것도 필요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지."

미쓰키는 이렇게 말하고 나서 '뭐 그런 기분이 들었을 뿐이지만' 하며 어꺠를 으쓱했다. 그러자 '맞아, 아마 기분 탓이었을 거야'라며 도모도 웃었다.

걸작은 아직_P.256

이 작가의 전작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서점 대상을 받은 『그리고 바통은 넘겨졌다』와 아직 우리나라에 소개되지 않은 『생명의 끈』도 모두 평범하다고는 볼 수 없는 가족을 그려냅니다. 다소 이상하고 어색하고 불편한 상황에서부터 서서히 뭔가 연결되는 느낌을 주고, 결국엔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는 소설들인 것 같아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평범하지 않은 상황에서 평범한 행복을 찾아가는 담담한 이야기들'이라고 표현한 역자의 글에 동감합니다. 다소 독특한 상황이지만, 담담히 펼쳐지는 일상속에서 가족의 사랑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 『걸작은 아직』이었습니다. 

#걸작은아직 #세오마이코 #스토리텔러 #에디터유한회사 #다소독특한가족이야기 #가족의사랑 #히키코모리작가 #아들을만나비로소어른이되는아버지 #가족소설 #처음만나는아버지와아들 #부자재탄생프로젝트 #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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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힘들 땐 고양이를 세어 봐 - 토마쓰리 일러스트 에세이
토마쓰리 지음 / 부크럼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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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젖은 솜처럼 몸도 마음도 축축 처지고 도무지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그런 날이 있어요. 숨이 꼴깍꼴깍 넘어갈 정도로 몸도 마음도 지쳐있는 날. 지하 129층으로 한없이 가라앉는 것만 같은 그런 날 말이죠.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다는 걸 몸소 체험하던 어느 날, 달콤한 솜사탕같이 사랑스러운 책을 받았습니다.

표지부터 내지, '네모나게 엮'인 모든 이야기들이 정말 사랑스러워요. 달콤한 솜사탕을 먹는 것처럼 마음에 달달함이 채워지고 몽글몽글한 기분이 들게 하는 따뜻한 힐링 에세이, 『마음이 힘들 땐 고양이를 세어봐』 입니다. 

프롤로그

토마스와 친구들

Part1 행복을 크게 한 입 먹어 봐

Part2 젖은 마음은 햇볕에 말리자

Part3 저마다 반짝이는 순간이 있어

Part4 따뜻하게 손을 잡아 줄게

에필로그

차례

 이제 힘들고 지칠 때에는 말랑말랑한 고양이 발바닥을 떠올리며, 하나 둘 셋 넷 나지막이 읊조리기로 해요. 소리를 낼 수 없다면 속으로라도 세어봅시다. 상황은 나아진 게 없을지라도 숫자를 세는 동안 한없이 가라앉던 마음이 조금씩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요.

바다 깊숙하게 꽁꽁 숨겨놓았던 나의 꿈. 봉인해제된 나의 꿈은 세상 그 무엇보다 반짝일테지요. 반짝이는 꿈을 잊지도 잃지도 말고 꾸준히 걸어봐야겠어요. 무거운 마음은 구름에 실어 날려보내고, 씩씩하게 나아가는 모습을 떠올려 봅니다.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것 같지 않나요?

살다 보면 맑은 날도 있고 흐린 날도 있지요. 천둥 번개가 치고 세상이 다 떠나갈 것처럼 와르르 비가 쏟아지는 날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그런 순간들이 지나고 나면 내 안의 나는 이전보다 쑤욱 커져 있을 테니, 힘든 시간을 견뎌낸 나 자신을 칭찬해 주기로 해요. 남에게만 좋은 사람이 아니라 나에게도 좋은 사람이 되어 주자고요. 솔직한 나 자신을 사랑해 줄 이가 분명 세상 어딘가에도 꼭 있을 거예요. 일단, 한 명은 확정이잖아요? 있는 그대로의 나를 가장 사랑하는 건 이러니저러니 해도 바로 나일 테니까요.

몽실몽실 꿈 카페에 놀러 와

따뜻한 별빛 밀크티와

달빛 카푸치노를 준비했어

포근한 구름 소파에 앉아서 한 모금 마시면

마음속에 쌓였던 힘든 말들이

따뜻한 거품에 녹아 버릴 거야

『마음이 힘들 땐 고양이를 세어 봐』 중에서

몽실몽실 꿈 카페에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더군요. 포근한 구름 소파에 앉아 별빛 밀크티와 달빛 카푸치노를 마시는 걸 상상해 봤어요. 마음속에 쌓였던 독이 되는 말들이 다 녹아 사라질 때까지 머물고 싶어요.

작은 모험이 모여 큰 꿈을 이룰 수 있을 때까지, 하나 둘 셋 넷 숫자를 세며 힘을 내 보아요. 펼치는 곳마다 작고 귀엽고 소중한 캐릭터들이 옹종종종 모여 있는 에세이. 귀여운 그림만큼이나 마음에 사르륵 녹아드는 사랑스러운 문장들을 만나고 싶으신가요? 일상에 지쳐 잠시 숨 돌릴 시간이 필요한 분이시라면 오늘 저녁 토마쓰리 님의 일러스트 에세이 『마음이 힘들 땐 고양이를 세어 봐』를 읽어보시면 어떨까요? 

슬픔은 오래된 눈처럼 쌓아 두지 않을래

닿자마자 스르륵 사라지는 진눈깨비처럼

나쁜 마음은 빠르게 녹여 버리자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서리처럼

울적한 마음은 따뜻하게 녹여 버리자

마음이 힘들 땐 고양이를 세어 봐_P.191

비가 그치고 햇살이 좋은 날, 보송보송하게 이불을 말리는 것처럼 마음 속 어둠도 시름도 싹 다 날려버리면 좋겠습니다. 하나 둘 셋 넷 고양이를 세어보며 마음에 당충전 하실 분, 어서오세요. 환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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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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