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학부모로 산다는 것
박성수 지음 / 공명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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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부모 노릇은 겁나고, 불안하며,

양심에 걸리는 고민거리가 많은 일이 되었다.

_버트런드 러셀

대한민국에서 학부모로 산다는 것 중에서


프롤로그 어느 축구나라 이야기

1장 학부모로 산다는 것

2장 우리 아이들 이야기

3장 가는 길은 알고 가야한다

4장 학창시절에 공부 잘하셨나요?

5장 가붕개 이야기

6장 대학이 달라져야 한다

7장 새로운 인재가 필요하다

8장 무엇을 할 것인가

에필로그

차례


30여 년 간 교육부에서 각종 직책을 역임해온 교육 평론가 박성수 님의 『대한민국에서 학부모로 산다는 것』을 읽었습니다. 표지의 위쪽에 적혀 있는 "당신은 어떤 학부모입니까"라는 물음에 선뜻 답할 수가 없더군요.


아이 둘을 키우면서 저는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섭니다. 어떤 길이 올바른 길인지 고민한 끝에 결정을 내리지만 그것이 과연 올바른 길인지는 그때 당시에는 알 수 없습니다. 그저 최선의 선택을 했기를 바라며 지켜볼 밖에요. 하지만 늘 그렇듯 자식을 키우는 일은 제 맘대로 되는 일보다 그렇지 않은 일이 더 많았습니다. 돌발 상황에 적절한 대처도 필요하고, 제대로 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단단히 중심을 잡아야 하지요. 그렇지 못하면 이리저리 휘둘리기 십상입니다.


세상에 태어나 부모가 된 것도 처음이고, 흔히 하는 말마따나 엄마도 엄마가 처음인지라 아이를 키우는 일은 때때로 스스로의 밑바닥을 들여다보게 하는 일이기도 했어요. 아이가 성장하면서 내 안의 엄마력(力)도 성장해나갔으리라 다독여보지만, 어쨌거나 모든 일의 처음은 늘 두렵고 불안하고 막막합니다.


내가 잘 하고 있는 건지, 내 아이는 잘 자라고 있는 건지-. 늘 염려와 걱정에 잔소리를 늘어놓기 일쑤죠. 아이는 점점 자라나는데 순간, 부모로서 나는 성장하고 있나 하는 의구심이 들 때가 있습니다.


"공부, 공부! 성적, 성적!"

이렇게 외치다가 아이도 부모도

황금 같은 시간이 다 지나간다

대한민국에서 학부모로 산다는 것 중에서


뒤표지에 실린 이 글에 뜨끔한 건 비단 저뿐만이 아니겠지요. 솔직히 말해서 아이들에게 하는 잔소리는 공부나 숙제했니? 가 대부분입니다. 게임 그만해라, 핸드폰 그만 봐라는 덤이고요. 코로나라는 초유의 사태로 인해 저희 애들은 첫 1년 동안 거의 가정학습을 하며 지냈습니다. 학업 공백 물론 염려되었지만,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었어요.


하지만 끝날 듯 끝나지 않고 이어지는 코로나로 인해 어영부영하다 보니 어느덧 큰 애는 중학교 3학년이 되었더군요. 중학교 생활이 너무나 허무하게 지나가 버린 것 같고, 이제는 뒤처진 학업 능력에도 걱정이 앞섰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자기주도 학습이 잘 되는 아이였다면 좋았을 텐데.. 이맘때 아이들이 그렇듯 점점 가까워지는 우리 사이는 '게임'이고, 아 멀고도 먼 당신은 '공부'가 되어버렸다지요.


그러다 보니 발등에 불이 떨어졌어요. 그래서 부랴부랴 학원을 등록하고 이제라도 공부에 집중해 주길 바라는 마음인데, 게임하던 습관은 어디 가나요? 온통 관심사는 게임 밖에 없는 녀석의 머릿속을 정리해주고 싶지만 그건 이미 제 능력 밖의 일이 되어버린 요즘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어느 한 분야에서는 모두가 똑똑한 아이들입니다. 그러니까, 우리 아이들이 머리는 좋은데 공부는 못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것을 잘하면 되는 거죠.

대한민국에서 학부모로 산다는 것_P.70


아이들마다 성향도 적성도, 가지고 있는 달란트가 다 다릅니다. 그걸 왜 모르겠어요. 공부가 전부인 건 아니지만 이왕이면 공부를 잘 했으면 하는 게 부모 마음이지요. 하지만 공부를 못한다고 해서 그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 걸까요? 공부 대신 잘 하는 게 있고 관심 갖는 게 있다면 그 자체 만으로도 격려해주고 지지해줘야 할 일입니다만, 현실적으로 그러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MBTI 검사 한 번쯤 해 보셨을 거예요. 작가는 MBTI검사를 통해 아이들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성격 유형에 따라 공부하라고 설득하는 방법도 달라야 한다면서요.


결국, 바람직한 대오각성은 우리 아이들이 긍정적인 마음으로 미래의 꿈을 위한 준비로서 공부를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입니다. 스스로 마음먹은 긍정적인 생각이 오래 공부하고 보람 있게 공부하는 원천입니다. 그런 마음을 먹도록 부모와 선생님의 따뜻한 관심과 코칭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리고 기다려주어야 합니다. 대오각성은 부모가 원하는 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니까요.

대한민국에서 학부모로 산다는 것_P.82


'대오각성은 부모가 원하는 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여봅니다. 아이가 스스로 마음먹도록 기다려야주어야 할텐데, 아이는 여전히 느긋하기만 하고 부모는 조급해집니다. 아이가 대체 언제 스스로 원하는 길을 찾아 앞으로 나아갈까요? 뭐든 시기라는 게 있는데 그 때를 놓쳐버리면 어쩌죠? 부모로서 아이에게 좀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건 아닐까요? 등등의 질문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웁니다.


'줄탁동시',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오지만 누군가가 밖에서 도와주고 응원한다는 뜻입니다. 이런 역할은 부모나 선생님의 몫입니다. 아이는 미래의 꿈을 갖고, 부모와 선생님의 역할은 이 꿈을 인정하고 지지해주는 것입니다. 비록 아이의 꿈이 부모의 생각과 다를지라도 우선은 인정해주고 더 깊이 생각할 기회를 주어야 하겠지요. 그러면 아이들은 타고난 자신의 운명을 찾아갈 것입니다.

대한민국에서 학부모로 산다는 것_P.82


우리의 인생은 알 수 없는 길입니다. 조금 늦게 발동이 걸린다고 초조해 마시고, 언제나 아이에게 든든한 격려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어떤 순간에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대한민국에서 학부모로 산다는 것_P.96


그 어떤 말보다 제 가슴에 와 닿았던 부분이에요. 사실 나이를 먹기만 한다고 다 어른이 되는 건 아니죠. 아이보다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인생은 정말 아무도 모르는 거예요. 앞일이 어떻게 될지, 어떤 일이 펼쳐질지는 누구도 모를 일이지요.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 수많은 직업들이 없어진다고 해요. 그리고 또다른 직업들이 생겨나겠지요. '세상은 넓고 직업은 많'다는 작가의 말에 동의합니다. 16,000개가 넘는 직업들 중에 무엇 하나라도 할 수 있지 않겠어요?


물론, 직업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여전히 공부가 최우선입니다. 공부를 잘해야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대학에 가야 좋은 직업을 갖는다는 건 우리 아이들뿐 아니라, 부모들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자란 말일테니까요.


사교육을 시켜야 하느냐, 마느냐를 학부모가 개인적으로 고민하기는 어렵습니다. 우리나라는 사교육으로 대응하기에 적합한 교육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안 하면 나만 손해 보는 제로섬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교육을 한다고 해서 다 좋은 결과를 얻지는 않으니, 자식 키우는 일은 참 어렵습니다.

결국 사교육 문제는 국가의 책임입니다. 사교육이 번성할 수 없는, 진정으로 교육적인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책무가 국가에 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에서 학부모로 산다는 것_P.146


학원을 보내도 걱정, 안보내도 걱정이라고 얘기합니다. '안 하면 나만 손해 보는 제로섬 게임'이라는 말이 딱 맞아요. 부익부 빈익빈, 이라고 부모의 경제적 능력치에 자녀의 학업 능력이 비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그래서 '개천에서 용 나는 일'은 정말 보기 드문 일이 되었습니다. '경제적 격차에도 불구하고 공정한 학교선택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줄 수 있는 국가가 되면 좋겠습니다.


이제 학교 교육은 평범하지만 다양한 적성을 갖고 있는 아이들에게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성적만을 강조하는 기존 학교 교육의 가치체계 또는 신념체계는 바뀌어야 합니다. 모두가 소중한 민주시민입니다. 학교는 우리 아이들이 민주시민으로서 자존감과 자긍심을 갖고 평범하지만 행복한 삶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이러한 삶은 객관식 성적 몇 점으로 결저오디는 것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에서 학부모로 산다는 것_P.185


정말 그렇지요. 수학 몇 점, 영어 몇 점, 이런 점수로 아이들을 평가하는 일, 이게 제대로 된 교육일까요? 각자가 가진 고유의 능력을 개발하고 키워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하는 말처럼 어쩌면 객관식 문항의 정답을 체크해서 오답을 표시하는 것이 가장 쉬운 일일지도 모르겠어요. 인생에는 객관식 문항이란 것도 정확한 정답도 오답도 없으니까요.


작가의 말처럼 '각자의 수준과 관심사에 따라 세부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고 '다양한 개성과 역량을 갖고 있는 신입생을 선발'하여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미래 교육의 나아가야 할 방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애니메이션 <개구쟁이 스머프>에서는 '각자의 사회적 역할에 위계도 없고 특권도 없'지만 '각자 타고난 소질과 기질에 따라 공동체에 기여하며' 살아요. 다양한 기질과 소질을 갖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똑같은 공부만 시키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르지요.


문득 한동안 유행하던 노래가 떠오릅니다. "매일 아침 일곱시 삼십분까지 우릴 조그만 교실로 몰아넣고~" 라던 서태지와 아이들의 「교실 이데아」. 그 노래가 유행하던 때로부터 무려 28년이 지났지만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은 여전합니다.


책의 말미에 나온 '메타버스를 구현하기 위해 새롭게 지어진 학교'는 개인별 맞춤 학습의 올바른 방향으로 여겨집니다. 우리 아이들이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적성을 찾아 꿈을 키울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부모로서 어떤 교육을 만들어 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끔 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을 품게하는 책, 『대한민국에서 학부모로 산다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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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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