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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2 - 산은 강을 넘지 못하고, 개정판 ㅣ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2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평점 :
나는 이 시리즈 전권은 아니지만, 국내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를 가지고 있었다. 책이 나올때마다 무조건 사서 읽었는데, 타고난 게으름으로 책에 씌어진 답사코스는 따라가 보질 못했다. 그저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글솜씨에 즐거워하며 나중에 한가해지면 저자의 답사기 몇곳을 골라 돌아봐야겠다 생각했다.(그렇지만, 한번도 실행은 못했다는.. ㅡ,,ㅡ) 그러다 최근 미니멀리즘에 꽂혀(?) 가지고 있던 책 일부를 처분할때 그만 이 책도 떠나 보냈다. 그떄는 왠지 더이상 답사기를 읽어볼 일이 없을 것 같았다.
헌데, 저번주에 홀로 경주를 갔다왔다... 불현듯 경주에 가야겠다고 마음 먹은 순간 왜 책을 팔았을까 후회가 밀려왔다. 그리고, 결국 다시 이 시리즈의 1권, 2권을 다시 샀다. 개정판이라 사진이 컬러라 좋구나 위안하면서,,,
다시 읽어보니 역시 좋다. 이번에는 경주 여행 목표가 생겼으니 책 읽는 즐거움이 두배로 커졌다. 석불사의 본존불을 친견하고 난 후 그 감동을 되새기면서 읽으니 더욱 좋았다. 답사기는 책만 읽어서는 안될 일이다. 직접 보고 느끼고 체험하고 나니 새롭게 눈에 들어오는 글들이 많았고, 그제서야 제대로 책을 읽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이 책을 두서없이 읽었다. 경주 석불사 편을 제일 먼저 읽고, 이후 함양/산청편, 청도 운문사, 부안/변산편을 읽었고, 평창/정선편은 조만간 여행을 위해 아껴가며 읽었다. 책을 읽고 있자니 작년 매화와 산수유가 흐드러졌던 지리산과 막 새봄이 시작되던 3월의 비내리던 내소사, 가을 저녁 무렵 고즈넉했떤 개암사 등이 생각난다. 물론 책에 소개된 대부분의 유적지들은 가보지도 못했다. 그러나, 책 읽는 동안 작년에 즐거웠던 여행길을 추억하는 일도 자못 즐거웠다. 미리 읽고 갔더라면 좀 더 풍성한 여행길이 되었겠으나, 그런 아쉬움도 그닥 나쁘지 않았다.
어쨌든 이번 나홀로 경주 여행덕에 나는 다시 문화유산답사기를 보유(?)하게 되었다. 이제는 눈으로의 답사는 그만, 한가로이 두발로 찾아다니며 그때마다 책을 펼쳐 볼 예정이다. 생각만해도 흐뭇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