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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의 즐거운 지혜
욘게이 밍규르 린포체 지음, 류시화.김소향 옮김 / 문학의숲 / 2009년 7월
평점 :
희한하게도 이 책은 여러번 읽었는데 완독한 적이 없었다. 매번 마지막 책장을 넘기지 못하고 던져 두었는데 다행히도 이번에는 다 읽었다. 책이 어렵게 씌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내용은 여러번 곱씹어 봐야 하겠지만) 술술 잘 읽히고 무엇보다 어려운 불교를 쉽게 설명 해 주어서 좋다.
티베트 스님들이 설하는 불교 관련 책을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 티베트 스님들의 가르침은 일반인들이 이해하기에 참 쉽고 가슴에 와 닿는다는 것!... 그것도 어쩜 서양인들의 눈높이에 딱 맞게 설명을 하시는지...(가끔 그 비유가 지나치게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지만) 이러한 이유로 서양 사회에서 티벳 불교가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티베트 불교의 특징이 원래 그런 것일까, 아니면 현대 서양에서 뿌리를 내리다 보니 일상생활에 접근하기 쉽게 변화한것일까.. 불교에 아는 바가 없다보니 궁금증이 인다.
각설하고 매우 좋은 책이다. 완독을 못하고 여러번 읽었던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밍규르 린포체는 불교의 큰 스승이시지만 너무도 겸손하고 유머러스한 자세로 어려운 불교 철학을 쉽게 설파하신다. 이미 어렸을때 위대한 린포체의 환생자로 인정 받고 승려가 되셨음에도 불구하고 그 분이 겪었던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솔직하게 이야기 하시는 모습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위대한 수행자의 모습 이면에 어린 시절 흔들리고 갈등하고 괴로워했던 인간적 면모가 있었다니... 감히 동일시의 오류를 범하면서 왠지 모르게 심리적 위안과 함께 이 분의 말에 좀 더 마음을 열고 귀 기울이게 된다.
밍규르 린포체는 책에서 삶에서 일어나는 고통의 다양한 원인과 고통의 기재 등을 다루고, 부처님의 사성제에 대한 이해와 일상생활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그러나 그 수행의 힘만큼은 대단한) 명상법에 대하여 알려 주신다. 읽었다고 다 이해하는 것도 아니요, 이해했다고 다 실천하는 것도 아니다. 좋은 책 한번 읽었다고 삶이 얼마나 달라지겠는가... 우리의 삶은 매번 탐진치에 발목 잡히고 다시 일어서는 일의 반복이다. 기실 힘들게 일어서서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그러나, 살아가는 일이 그렇다. 무엇이든 반복하는 일이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비책이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가까이에 두고 삶의 고통에 발목 잡힐 때마다 한번씩 들여다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