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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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엄청난 에너지를 가졌다. 그녀 스스로도 일상생활의 "조증" 상태를 고백하는 바, 체질상  육중한 몸무게와는 상관없이 허약한 나는 무엇보다 그 힘의 원천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이번에도 그녀의 괴력과 같은 열정에 압도당했다.(그녀가 최근 스스로 처방한 건강관리법중 하나가 자주 밤새우지 않는거라고 하니 이것 하나만으로도 나는 그저 놀라울뿐이다.) 세계 곳곳을 내 집 드나들듯 하고, 장거리 비행후 도착한 서울에서 짐도 풀지 않고 등산을 하고, 그 와중에 짬짬이 수 많은 책을 읽고, 여러권의 책을 내고, 강연을 하고, 사인회를 하고, 구호자금을 모집하고, 공부를 하고, 친구들을 만난다. 아~!!! 난 정말 그녀의 무쇠같은 체력에 놀라고 또 놀란다. 게다가 그녀는 어떤 장애도 헤쳐나갈 수 있는 담대한 용기를 가지고 있으며,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따뜻한 마음도 지녔으니 체력 못지 않게 정신적으로도 풍요로워 보인다. 도대체 그 작은 체구 어디에서 이런 힘들이 나오는가... 그저 별스럽지 않은 일상생활마저도 버거울 때가 있는 날보면 그녀는 차라리 딴 세상 사람 같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녀가 버겁다. 아니, 위의 수많은 장점 때문에 그녀가 버겁다. 읽는 것만으로도 숨이 차다. 열심히 살고, 열심히 봉사하는 그녀에게 진심으로 박수를 쳐야지 하면서도 자꾸만 고개가 삐딱해지는 것이다. 열등감 때문이야 라고 말해도 할 말은 없다만, 어쩌겠는가... 나의 무의식 이면 저 밑바닥에는 저렇게 사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야라고 소리치는 것을..

다만, 나는 그녀가 "사랑때문이야"라고 하는 말에는 공감한다. 그녀의 사랑방식과 내 사랑방식이 다른 뿐. 하여 "사랑"이라는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하자.. 라고 스스로 위안 내지는 타협점을 찾는데 만족하기로 했다. 공감대 하나 찾았으면 그닥 나쁘지 않은 책읽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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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쇼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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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고백하건데, 이 소설을 읽고 여기저기 인터넷 리뷰를 찾아 읽었다. 도대체 이게 뭔 소설인가 싶어서... 온라인을 통해 갑작스럽게 만나게 된 주인공들의 사랑 이야기는 그렇다쳐도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조차 모호한 퀴즈쇼회사(?)의 등장과, 작가의 주장대로 요즘 20대를 염두에 두고 썼다는 이 소설을 20대의 독자들은 정말 공감하는지 궁금했던 탓이다. 허면 그 어느것도 수긍하지 못하는 나는, 어느새 그들의 감수성을 이해는 커녕 따라잡지도 못하는 쉰세대가 된 것일까... 모든 면에서 헷갈리고 의심스러웠다. 

소설의 도입부는 참 김영하답다 싶었다. 독자로 하여금 끊임없이 책장을 넘기게 만드는 김영하의 글솜씨는 역시 탁월했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파악도 못한 채, 그가 그려내는 환상속으로 빠져드는 일이 자못 흥미롭기까지 했으니. 작가는 전지전능한 위치에서 독자가 예측하지 못하는 방향대로 소설을 밀고 나갔고, 그 정점은 아마도 그 형체조차 모호한 퀴즈쇼 회사의 등장이 아닐까 싶다. 작가가 만들어내는 세상은 재미 있었으나 어지러웠다. 빠른 템포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정신없이 따라가다 보니 어라~ 이건 뭐야... 민수와 지원의 포옹으로 소설이 끝났다. 이런... 

개인적인 생각은 이렇다. 작가가 이십대의 불안정한 청춘들에 대한 연민으로 글을 썼다는데, 그 연민이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 불안정한 청춘, PC통신, 온라인 연애, 편의점, 고시원, 백수, 서태지 등등... 현재 20대를 살아가는 젊은이의 코드로 여러 단어들이 등장했지만 그 단어들이 친근하다는 것 외에는 어떤 감정도 일지 않았다. 작가가 말했듯 "가장 아름다운 자들이 가장 불행하다는 역설"을 그렸다는 그의 작업에도 쉽게 동조할 수 없었다. 20대들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만으로는 혼란스러운 이십대를 이해했다고 할 수 없다. 그러한 코드들이 표면적으로만 머물지 않고 좀 더 깊은 내용으로 다루어졌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한다. 가슴을 울리는 소설이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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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인생은 얼굴에 남는다 -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인생공부
원철 지음 / 뜰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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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가 번번히 표지 안쪽의 스님 얼굴과 약력을 다시 읽게 된다. 서재를 배경으로 가사를 입고 책을 읽는 사진속 스님은 단정한 몸매에 동안의 얼굴이시다. 맑고 깨끗한 품새가 느껴진다. 책을 읽는 내내 이 글이 스님이 쓰신 글 맞나 자꾸만 의심이 갔다. 글에 문외한인 내가 보더라도 이건 보통의 글솜씨가 아니다. 전문적인 칼럼니스트도 단락단락 이렇게 정교한 글을 쓰기 쉽지 않을텐데, 스님이 쓰셨다니... 좀 놀라웠다. 글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문체는 건조한 편이지만 위트가 있다. 불교적인 색채와 수행의 내용이 없었다면 전문적인 칼럼니스트가 썼다고 해도 믿을 판이다.  

처음에는 책 제목에 마음이 갔다. 타고 나기를 미인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는지라, 내적인 변화를 통해 얼굴을 바꿔보는 획기적인 방법(?)이 있을까 단순한 호기심도 일었다. 그런 방법이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그러나, 그런게 있을 턱이 있나^^ 그렇다고, 무조건의 체념은 아니다. 기본적인 미추의 개념을 떠나 40대 이후에는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나이가 드니 점점 더 그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겠다. 단순히 제목 때문에 이끌린 인연으로 좋은 글을 읽게 되었다. 새로운 스님을 알게 된 기쁨 또한 크다.  

스님은 짤막한 칼럼안에 여러가지 이야기를 참 잘도 버무려 내셨다. 해박한 불교사적 지식들도 덤으로 얻을 수 있고, 여전히 알듯 모를듯한 선승들의 선문답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렇다고 이게 끝이 아니다. 곳곳에 재미난 일화들을 포진해 두었다가 그 이야기들을 통해 현 세태를 날카롭게 비판할 때는 절로 무릎을 치게 된다. 스님의 색다른 글을 읽어보고 싶어하는 분이라면 좋은 경험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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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외롭구나 - 김형태의 청춘 카운슬링
김형태 지음 / 예담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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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아주 재미있게 읽었던 책을 다시 한번 읽었다. "황신혜밴드"란 특이한 밴드의 리더 정도로만 알고 있었던 저자를 새롭게 알게 되었던 책이기도 하고. 그런데 지금도 궁금한게 하나있다. 오래전 모TV 프로그램에서 기자가 황신혜밴드를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기자가 말하길 영화배우 황신혜씨를 너무 좋아해서 붙인 이름이 황신혜밴드라는 것이다. 물론 TV에는 멤버 얼굴까지 소개되었었다. 한동안 그룹명에까지 자기 입지를 넓힌(?) 배우 황신혜는 참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었던 듯도 한데, 책에 소개된 그룹명에 대한 풀이를 보자 도대체 뭐가 진실인지 참 궁금해졌다. 음.. 얘기가 옆길로 많이 샜다.ㅡ.ㅡ 

여하튼 책은 이 시대의 이태백(이시대의 태반이 백수라지..ㅡ.ㅡ)이 김형태님에게 상담한 내용을 글로 묶었다. 이미 누리꾼 사이에서는 상담가로서의 김형태님이 꽤 유명했던 모양이다. 나도 책을 통해 리더님의 홈페이지를 알게 되었고 기쁜 마음으로 죄다 읽어 보았다. 

전에도 느꼈던거지만, 김형태님의 가치관은 참 보기좋다. 끊임없이 인생에 도전하는 그 모습이 참 아름답다. 현실이 아무리 발목을 잡아도 일단 꿈을 향해 뛰고 보는 그는 확실히 매력적이다. 젊지만은 않은 나이임에도 여전히 젋게 살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니까.

그의 상담글이 더욱 피부에 와 닿는 이유는 그가 세상일에 부딪히며 쌓아온 인생의 진실을 솔직하게 말하고 있기도 하려니와 상담자에게 꼭 필요한 말들을 거침없이 한다는데 있다. 대부분로 상담가는 상담을 청해오는 사람과 그의 환경에 감정적 동조부터 하기 마련이다. 아마도 인터넷에서 이뤄지는 상담이라는 특수성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는 상담자가 처해있는 상황에 대해 같이 아파하기보다는 상담자가 가진 사고방식을 가차없이 해부해 버리는 쪽을 택한다. 처해있는 상황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오래전 잃어버린 젊음와 꿈에 있다...

이 글은 비단 이태백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꿈과 희망없이 무의미하게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얘기다. 물론 나를 포함하여... 어떤식으로든 자신의 위치에서 하루를 충실하게 산 사람은 그 축적된 시간의 힘으로 좀 더 나은 미래를 보장 받을 수 있으리라.  좀 더 가슴 뛰는 삶을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울림을 줄 수 있는 책이므로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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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 장영희 에세이
장영희 지음, 정일 그림 / 샘터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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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머튼이라는 신학자는 "이 세상에서 오직 하나의 참된 기쁨은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고 '자기'라는 감옥에서 빠져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1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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