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뺏는 사랑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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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출판사가 서평용으로 제공한 가제본입니다.

※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을 만한  몇몇 단어들은 ○처리를 했습니다.



《아낌없이 뺏는 사랑》은 피터 스완슨의 처녀작으로 미국에서는 2014년도에 출간을 했다. 한국에는 그의 두 번째 장편 소설 《죽여 마땅한 사람들》이 작년에 먼저 발매가 되었는데 아마도 《죽여 마땅한 사람들》이 더 화제여서 이 책 먼저 한국에 소개된 것이 아닐까 넘겨짚어 본다. 《죽여 마땅한 사람들》의 한국판이 책 좀 읽는 사람들에게 화제였던 작년, 남들의 의견을 좇기보단 취향에 따라 책을 스스로 골라보는 성향인 나는 《죽여 마땅한 사람들》의 소개 글만 훑었을 뿐 책을 읽지는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차라리 잘된 일이다. 피터 스완슨의 책을 데뷔작부터 차례로 읽게 되었으니까.



한때 유명 문학잡지사였지만 이제는 망해가는 회사의 경영관리자이며 대부분의 일상을 멍한 상태에서 무료한 나날을 보내던 30대 후반 남성 조지 포스. 그에게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20년 전 첫사랑, 리아나 덱터. 그녀는 사람을 두 명이나 죽인 혐의로 수배 중인 살해 용의자로 20년 동안 잠적 상태였고 그동안 어떠한 연락조차 없었다. 심지어 조지와 만나자는 약속을 잡은 다음 날 사라져버렸다. 조지는 20년 만에 불쑥 나타난 그녀를 두려워하긴커녕 그녀의 무리한 부탁까지 거절하지 않고 돕는다. 


하지만 8월 밤의 무언가가 단골 술집에서 봤던 리아나의 존재와 합쳐져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바라던 바였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무언가 일어날 것이다.

그는 대학교 1학년 1학기 그 잠깐의 뜨겁고 달았던 첫사랑에 잠식된채 살고 있었다. 20년 동안 그녀를 잊지 않았고 때때로 추억했으며 위험함을 감지하면서도 그녀를, 그녀의 청을 거절하지 않는다. 


하지만 리아나가 공격태세를 취한 뱀만큼이나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건 삼척동자도 알 것이다. 그래도 ○○ ○○○가 리아나에게 할 짓을 생각하니 보호 본능이 일어났다. 조지는 모든 감각이 예민해지면서 살아 있는 기분을 느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지만 이런 흔치 않은 상황이 한편으로는 반가웠다.
리아나는 제럴드 매클레인에게서 훔친 돈다발이 든 가방을 자기 대신 전달해달라고 조지에게 부탁했고, 그는 그 일을 돕다가 살인 사건에 얽히고 만다. 조지가 리아나를 도운 데는 그녀에 대한 미련 외에도 다른 이유가 있었다.

"물론 저도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흔히 있는 일은 아니니까요."
"그런데도 하겠다고 했군요."
"지루했거든요."
첫사랑의 가련함과 미모에 홀려 지켜주고 싶다는 애틋함의 의지도 있었겠지만, 일상이 지루하다는 이유로 위험한 제안을 받아들인 조지는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이라는 진리를 자신의 선택으로 몸소 체험하고 깨달았다, 그러나 차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을 거란 보장도 없다. 그만큼 리아나는 그에게 끔찍하게도 끊어내기 힘든 존재다. 책 읽는 내내 그녀가 '천사의 탈을 쓴 악마'라고 느꼈고 조지는 무모한 불나방 같았다.


스릴러 장르의 소설이기에 줄거리를 다 적는다는 건 조심스럽다. 반전 있는 영화처럼 결말과 연관 깊은 내용을 노출하는 건 치명적인 스포일러가 될 테고 서평으로 그런 내용을 미리 본다면 책을 읽을 예정인 사람들의 흥미도를 반감시킬 테니 흥미로울 부분까지만 적당하게 끊었다. 이 이후의 이야기는 책에서 직접 접하기를 바라며,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더 적어본다. 리아나 덱터는 이름이 세 개다.



《아낌없이 뺏는 사랑》의 원제는 시계 심장을 가진 소녀(The Girl with a Clock for a Heart)다. '시계 심장'이 무슨 뜻인지 궁금히 여기면서 읽어내려갔더니 책 속에 관련 내용이 나왔다.


하지만 남들이 모르는 병에 걸린 것과 같아. 혹은 내 안에 시계가 있거나. 심장처럼 째깍거리는 시계. 이 시계는 언제든 종료 알람이 울릴 수 있고, 그럼 ○○○ ○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

아, 그래서 시계 심장을 가졌단 제목을 지었구나 하고 납득했다. 한국어로 정식 발매된 번역서를 읽는 내내 들던 생각은 도대체 왜, 원제를 저렇게 변경했을까 하는 의문이었다. 사실 원제 그대로 출판을 하면 제목에서 주는 강렬한 인상이 크지 않을 거라고 짐작을 했던 걸까. '책은 제목이 반이다'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하지만 《아낌없이 뺏는 사랑》은 책의 내용과는 딱히 어울리지 않는 네이밍으로 보인다. 리아나가 했던 게 과연 '사랑'일까? 조지는 그런 그녀를 여전히 '첫 사랑'으로 추억할 수 있을까? 출판사와 나와 작가와 책 속의 조지는 각각의 견해가 다를 수도 있을테지만, 난 아직도, 역시 의문스럽기만 하다. 어찌되었든 어쩌겠는가. 이미 그렇게 작명된 것을. 


이제야 고백하자면 맨 처음 프롤로그에서는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확 끌리지 않았단 거다. 프롤로그와 초반부의 고비를 견뎌냈더니 잘 읽혔다. 부디 인내심을 갖고 책장을 넘기기를 조언한다. 아주 흥미진진해! 정말 재밌어! 이런 느낌이라기보단 조지와 리아나에게 화를 내면서 읽었다. 내내 욕하면서도 보게 되는 드라마가 있는 것처럼. 그만큼 몰입해서 읽었다. 조지 포스와 리아나 덱터 둘 다 비호감이지만, 책은 흡입력 있었고 후반부로 갈수록 속도가 붙어서 하루도 걸리지 않고 완독했다.


치정을 바탕으로 쓴 스릴러 소설을 좋아한다면 읽어도 좋다. 다만, 사랑에 눈이 멀어 호구를 잡히는 캐릭터가 싫은 사람은 미리 혈압 주의.

책을 읽고 괜한 미소지니에 빠져들지 않기를 바란다. 리아나는 외형만 아름다운 '괴물'이었고 그런 괴물은 현실에도 널렸지만 성별 구분이 없으니. 제비나 꽃뱀이나.



내 취향에 부합하는 내용은 아니지만, 피터 스완슨에게 흥미가 생겼다. 이거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소득이 있었던 독서였다. 

나에게 《아낌없이 뺏는 사랑》이란? 작가의 필력과 저력을 느낄 수 있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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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뻔뻔하게 살기로 했다 - 더 이상 괜찮은 척 하지 않겠다. 심리학으로 배우는 자존감을 위한 21가지 연습
데이비드 시버리 지음, 김정한 옮김 / 홍익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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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임상심리학의 세계적 권위자이자 미국의 의학자 데이비드 시버리(David Seabury, 1885-1960)가 1937년에 펴낸 <The Art of Selfishness>의 번역서로 <자존심>이란 제목의 구판이 <나는 뻔뻔하게 살기로 했다>로 바뀌어 신판으로 나왔다. 저자가 책을 쓴지 80년이 지난 올해 처음 접했는데도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 대인관계에도 유용한 걸 보면 역시 고전은 영원하다.


심리학이라고 하면 미리 겁부터 먹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 책은 데이비드 시버리가 평생 사람들을 상담하며 인간관계를 연구하여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지침서로 쓴 책이기 때문에 쉬이 잘 읽힌다. 저자는 여러 사람과의 상담 사례를 발췌해서 보여주고 솔루션을 제시하거나 본인이 겪었던 일화를 들려주면서 독자가 비슷한 상황에서의 해결 방법을 직접 도출할 수 있게 해준다. 처음부터 끝까지 차례로 읽지 않아도 되고 필요한 부분만 목차에서 찾아 읽어도 되는 책이라서 완독의 압박감도 없고 부담스럽지도 않다.


'자존심'과 '자존감'은 음절 하나 차이지만 뉘앙스가 미묘하게 달라서 평소 사용할 때에는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전자는 부정적인 의미로도 종종 사용되나 후자는 대부분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이 되고 있으며, '자존감'은 사전에 나오지는 않지만 이미 다수의 심리학 서적에서 자주 사용되는 용어이며 이 책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다뤄지는 핵심 단어다.


내가 이제까지 익히고 겪은 자존감의 정의는 '타인과의 관계에서가 아닌, 오로지 내가, 나 자신을 스스로 사랑하고 존중하고 아끼는 마음가짐'인데 자기애와는 전혀 다르다. 자기애는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포함된다고 보기 때문인데, 자기애 역시 자존심처럼 부정적인 의미로도 사용이 되기에 자존감과 유사한 표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한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의 줄임말, 은어)은 결코 자존감과 같은 선상에 둘 수 없다. 근자감을 가진 사람에게 자존감이 높다고 오용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절대로 같은 의미가 아니다.


자존감의 정의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한 이유는 이 책의 제목을 자칫 잘못 이해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뻔뻔하게 살고 싶어서 선택했다면 헛수고이니 부디 책을 펼치기 전에 마음을 고쳐먹고 정독 후 자존감을 높여 대인관계에서 마음의 평화를 얻으라고 조언하고 싶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은 나쁘게 살자고 부추기는 내용이 아니라 '무작정' 착하게 살지 말고 '어떻게' 착하게 살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마지막 장 '착함'을 완성하는 '뻔뻔함'에 그에 대해 명쾌하게 정리한 해결책이 나온다.


개인적 견해이지만 <나는 뻔뻔하게 살기로 했다>는 원제를 직역한  '이기주의의 기술'이나 절판된 <자존심>보다 훨씬 잘 어울리고 참신한, 아주 잘 지은 책명이다. 좀 길어도 뇌리에 콕 박히는 제목이고.

책 디자인과 편집 역시 마음에 든다. 총 4부의 구분을 본문 앞부분에 이어지는 4장의 사진을 배치하여 구성했는데 묘사를 해보면 다음과 같다.


1부 - 메마른 나무 한 그루만 서 있는 황량한 대지에 코끼리가 걸어와서

2부 - 앙상한 나뭇가지에 걸터앉아 어딘가를 하염없이 보고 있다가 (책 표지와 동일)

3부 - 무언가 결심을 한 듯이 어디론가 걸어가기 시작하고

4부 - 코끼리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방황하던 자아가 변화하려는 의지를 굳히고 바른길을 찾아 담담히 걸어가는 모습으로 보여서 인상 깊었다. 특히 표지, 코끼리가 무슨 고민이 그리도 많길래 거구를 이끌고 나뭇가지에 올라가서 앉아있었을까 하는 호기심이 들고 또 책을 펼쳐보면 곳곳에 고양이 그림이 인쇄되어 있어서 고양이의 다양한 모습을 감상하는 재미도 준다. 

각 장이 끝나는 페이지마다 명언이나 인상 깊은 구절이 적혀있어서 좋았다.



"당신의 행동으로

남들이 당신을 어떻게 생각할까 너무 연연하지 말라.

그들은 그렇게 당신에 대해 많이 생각하지 않는다. " _엘리너 루즈벨트


남들이 날 어떻게 생각할까 봐 전전긍긍 걱정할 시간에 우리는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고 자존감을 높여야 한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지라도

나 스스로가 변하는 순간 우주가 변한다. " _오노레 드 발자크


이 책을 읽고 우주를 변화시켜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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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나서 2 (2017 플래너 세트) - 그리고 누군가가 미워진다, 177 true stories & innocent lies 생각이 나서 2
황경신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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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나서 2 (2017 플래너 세트) - 그리고 누군가가 미워진다, 177 true stories & innocent lies


 

<생각이 나서 2>는 황경신 작가의 2010년작, <생각이 나서>를 잇는 시리즈이며 전작처럼 1년 동안 날짜와 함께 기록 된 글은 일기 형식이면서도 다양한 사색이 담겨서 마치 시같기도 합니다. 황경신 작가의 에세이와 직접 찍은 사진이 한데 어우러져 읽는 이에게 차분하고 담담하게 위로를 건넵니다.



<생각이 나서, 2010> 황경신의 한 마디

변하고 사라질 것들에 너무 무거운 마음을 올려놓지 않으려 한다. 내일이면 변할지도 모를 사랑을 너무 절실하게 전하지 않기로 한다. 아주 오래 생각했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이야기는 꼬깃꼬깃 접어서 열리지 않는 서랍에 넣어두기로 한다. 그러단 어느 날 지나치는 걸음을 문득 멈추고 조금 건조하고 낮은 목소리로 가벼운 인사만을 건네기로 한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지나치게 많은 것을 드러낸 것 같아 부끄러워지고 미안해질 것이다. 생각해보면 어리석도록 깊고 처연하도록 아름다운 말이다. 

생각이 나서. 라는 그 말은.


<생각이 나서 2, 2016> 황경신의 한 마디

살아 날뛰는 생각들을 어르고 달래며 무슨 대책도 없이 사랑에 잠긴 나를 견디던 시간이 있었다. 맨살에 닿는 칼날처럼 날카로운 기억을 화분에 심고 일상의 먼지로 켜켜이 덮으며, 못생긴 상처나 울퉁불퉁한 슬픔이 꽃이나 나무가 되기를 기다렸다. 잠이 들지 않는 밤과 꿈이 많은 밤이 교대로 드나드는 사이, 너의 아름다움을 구체에서 추상으로, 직유에서 은유로 바뀌어갔다. 사랑은 무력해지고 길은 흐릿한 안개로 가려질 즈음, 기억의 화분에서 말 한마디가 돋았다. 언젠가 내가 네게 건넸던, 어리고 어리석고 불안한 그 말. 나에게는 무거웠고 너에게는 가벼웠던 그 말. 생각이 나서.



서평으로는 간략하게 어떠하다고 정의를 내릴 수는 없을 것 같고 직접 읽어야 참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하기에, 사진 위주의 리뷰를 했습니다. 먼저 책과 함께 패키지로 오는 부록 플래너를 보시죠.


살아가는 일 또한 

'떠나기 전'의 선상에 있는 것

먼저 떠난 이들의 부재 안에서 나는 존재하고

언젠가 누군가 나의 부재 안에서

또 무슨 생각에 잠기겠지


첫장을 펼치면 저런 글귀가 나옵니다.

2017년과 2018년 캘린더, 먼슬리 플래너, 줄메모 용지, 모눈종이 패턴 메모용지 구성된 얇은 플래너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생각을 간략하게 메모해도 좋을 플래너여서 <생각이 나서 2>의 부록으로 구성된 이유를 알겠더군요.



날개 커버, 커버를 벗기면 나오는 표지입니다. 아날로그 감성이 느껴지죠.
 


1월, 요즈음에 꼭 어울리는 글입니다. 2017년 정유년이 부디 그러하기를. 저도 바랍니다.


이렇게 황경신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과 그 사진에 어울리는 글이 함께 실려 있어요.


인정하긴 싫지만, 결핍은 창조의 에너지다. 라는 부분이 인상 깊어서 찍어봤습니다.


물의 근육이라는 표현이 정말 새롭고 좋았어요. 물을 잡아라. 수영을 배울 때 손가락 사이를 가르고 느껴지던 물의 감각.

그 감각이 마치 물의 근육 같다는 생각을 저도 해봅니다. 


좋은 이별은 없을지 몰라도, 어떤 이별은 좋을 수 있다.

무엇인가를 마음에서 훌훌 털어내버려야만 할 때. 그것이 사람이든 물건이든 추억이든 또는 미련이든...

이 문장처럼 어떤 이별은 좋을 수 있다.라고 담담하게 작별을 고해야 겠다고 다짐을 해봅니다.


이렇게 맞닿은 두 페이지가 한 장의 사진으로 꽉 찬 부분도 있어요. 

종이책을 사랑하는 저에겐 이 책장 사진이 제일 좋았던 페이지입니다.


역시 제가 좋아하는 작가, 프란츠 카프카의 편지 일부가 실려 있어서 찍어봤어요.

삶이란 둘 중의 하나, 이것 아니면 저것.

그런 것들이 쌓여 운명이 되고 인생이 된다.


이 문장을 읽고 역시 제가 좋아하는 시,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 떠올랐어요.

지금 이 순간의 선택 또한 운명이 되고 인생이 되겠지요.



작가소개 페이지와 뒤표지. 뒤표지 역시 인상깊은 문구가 인쇄되어 있습니다. 

 

<생각이 나서 2> 책 소개는 여기까지입니다.

사진과 글이 조화롭게 편집되어 있으므로 매일매일 한두 페이지씩 직접 읽어보시길 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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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알아야 할 김영란법 핵심 가이드
이철우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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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북 형식이기 때문에 일반 서평처럼 작성하기엔 고민스러워서 사진 위주로 리뷰를 해보았습니다.


▶ 김영란 법이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2015년 3월 27일 제정된 법안으로, 2012년 김영란 당시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공직사회 기강 확립을 위해 법안을 발의하여 일명 ‘김영란법’이라고도 함 (출처: 네이버 시사상식사전)


부정청탁 금지? 금품수수 금지? 공직사회 기강 확립? 

이렇게 짧은 설명만 보면 도대체 일반 국민들이랑 이 법이 무슨 상관이 있나 의아하게도 생각이 되고 그렇습니다. 하지만 김영란법은 우리 일상 생활과도 결코 무관하지 않기에 꼭 알고 주의해야 하는 법입니다. 


때문에 김영란법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고자 책 한 권을 선택했습니다.


'제2의 비선실세 막는 국민의 법, 김영란법!' 

저는 이 문구 때문에 <꼭 알아야 할 김영란법 핵심 가이드>를 선택했습니다.

요즘 시국이 정말 어수선하잖아요. 모든 국민이 고통을 받고 있는 이런 불미스러운 사태가 다시는 초래되지 않도록 모두가 조심해야겠죠.


뒤표지에 김영란법의 핵심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 김영란법은 우리 모두가 적용받는다.

- 정당한 청탁은 처벌하지 않는다.

- 임직원이 잘못하면 기업도 처벌받는다.

고자는 불이익 없이 보호받는다.

- 란파라치로는 돈 못 번다.

- 말(言), 돈, 임직원, 배우자, 네 가지만 조심해라.

- 기업에서는 사내 컴플라이언스를 준비하라.

- 공직자 등과 기업이 지켜야 할 10계명.


목차 가독성이 상당히 좋습니다. 글씨체도 진하고 커서 눈에 확 들어와요.


식사 대접, 명절 선물, 경조사비 기준 금액 등이 도표로 알기 쉽게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김영란법은 시행 이후 혼돈과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 바로 이 친족의 범위에 대해서입니다.

민법상 가족과 친족의 범위도 이렇게 시각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부정청탁의 유형과 처벌 정리표(48p-49p)입니다. 책에서 확인하시라고 일부러 희미하게 찍었습니다. 


김영란 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다 읽고나면 FAQ 형식의 챕터가 나옵니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하게 여기는 부분을 질의 응답 형식으로 이해하기 쉽게 알려줍니다.


다음 챕터는 사례 연구인데 현실에 충분히 있을 만한 사례를 통해 김영란법 저촉 여부를 분석하고 설명해줍니다.

저는 교육과 관련된 청탁 사례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책을 보다가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요. 민트색으로 추정되는 일부 내용의 인쇄가 형광빛으로 연해서 눈이 좀 아프더군요. 2쇄에는 꼭 개선이 되면 더 좋겠습니다. 그리고 나이든 분들이 읽기엔 글씨체가 작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영란 법은 학생보단 명절 선물이나 접대를 신경써야하는 분들이 대상인데, 그런 분들은 연령층이 높잖아요.

글씨 크기와 글씨 색상을 좀 더 보완했으면 좋겠습니다. 그외 편집은 매우 괜찮은 편입니다.


이 책은 말 그대로 가이드북 본연의 기능에 아주 충실합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읽기보단 필요한 부분만 골라서 읽으면 됩니다.

저 또한 컴플라이언스나 기업 관련 내용은 불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건너 뛰었습니다.

집에 한 권씩 구비해놓고 필요할 때마다 참고해서 보기에 꽤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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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 인생의 판을 뒤집는 아들러의 가르침
기시미 이치로 지음, 전경아 옮김 / 살림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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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올해 일본 NHK에서 기시미 이치로가 총 4회에 걸쳐 강연한 방송 <100분의 명저: 알프레드 아들러의 「인생의 의미의 심리학」>을 정리해서 엮은 책이다. 


사실 나는 「미움받을 용기」 시리즈를 읽지 않았다. 장기 베스트 셀러로 등극한 이 책이 궁금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다만, 인문/교양 서적의 베스트 셀러에 대한 이유 모를 거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접한 이 책은 내 편견을 깨기에 충분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아들러의 「인생의 의미의 심리학」 원문을 컬러로 수록하였기에 기시미 이치로의 강연 내용을 더 심화해서 고찰할 수 있었고 그저 시류에 편승한 방송 내용 옮겨쓰기 책이 아니라서 더 좋았다.  


저자 기시미 이치로는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베스트 셀러가 된 「미움받을 용기」 시리즈로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아들러 심리학의 일인자'이자 철학자, 심리학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의 머리말에는 저자가 어떤 계기로 아들러를 접하였으며 오랜 연구로 아들러통(通)이 되었는지에 대해 서술해놓았는데, 바로 자신의 아이 때문이었다. '어떻게 하면 아이와 사이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지금의 기시미 이치로를 만든 것이다. 이 고민은 곧 책의 전반적인 주제와 맥을 같이 한다. 


아들러 심리학의 특징은 모든 인간관계는 '수직'이 아니라 '수평' 관계이며 모든 인간은 서로 대등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8p, 시작하며) 


부모와 자녀를 상하 관계가 아닌 수평적이고 대등한 관계로 바라보았을 때 비로소 아이와 사이가 좋아졌음을 실감한 저자는 그 깨달음을 통해 아들러의 이론을 널리 알리고자 결심하게 되었다. 이 기본 개념만 알면 되나 머리로 이해는 쉬워도 이론대로 실천하기란 무척이나 어렵다. 그러니 아들러의 이론이 여전히 이상주의적이라 일컬어지는 거겠고.


서평 이벤트 신청 공지가 올라왔을 때, 저자뿐 아니라 제목에 끌려서 응모한 도서인데 책 제목의 의미는 이런 게 아닐까 짐작을 했었다


"만약에 A가 공부를 열심히 했다면 하버드 대학교 수석 입학을 하고도 남았어. "

"만약에 B가 운동을 열심히 했다면 메시급 축구 천재가 되었을 거야. "

"만약에 C가 재능을 조기에 발견해 피아노 레슨을 열심히 받았다면 조성진처럼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했겠지. "


이런 if 가정법 과거 같은 말들이 떠올랐다. 그러니까, 이건 책 내용상으로는 '우월콤플렉스'다.

 

그런데 실제로 노력하지 않는 이유는 '하면 할 수 있다'는 가능성 속에서 살고 싶기 때문입니다. 또한 현실적인 노력을 했다가 바라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봐 두렵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은 자신이 우수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 속에서 살고 싶어 합니다. 즉 우월콤플렉스가 있는 것입니다.

(105p, 2부)


정곡을 찌르는 일침이 아닐 수가 없었다. 누구나 한 번쯤은 가지 않은 길에 대해 후회하고 가끔은 만약 내가 저 길을 선택했더라면 인생이 달라졌을 거라고 뒤늦게 후회를 한다. 그게 바로 우월콤플렉스이며 그 속에 자신의 두려움을 가두고 도피하려는 행위라는 걸 명확하게 짚어준다. 


그래서 사람들은 대부분 '일부러 미지의 세계에 발을 들이기보다는 지금 이대로의 생활양식을 유지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즉 변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변하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 '할 수 없다(can't)가 아니라 '하고 싶지 않다(won't)라고 생각하면서, 변하려고 하면 변할 수 있는데도 변하지 말자고 선택하는 것입니다.

(74p, 1부)


변할 수 없다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변하고 싶지 않다고 스스로가 선택한 것이라는 부분도 인상 깊었다. 나도 현실에 안주하는 겁쟁이라서 이 개념이 공감이 가면서도, 앞으로도 역시 변하고 싶지 않을 거라는 데에 한 표를 던지게 된다.


책에도 적혀있듯 「인생의 의미의 심리학」의 핵심 주제는 '공동체 감각'이다. 


살아가는 기쁨과 행복은 타인과 나누는 관계에서만 얻을 수 있습니다. 아들러는 이를 "개인의 행복과 인류의 행복에 가장 큰 공헌을 하는 것은 공동체 감각이다"라고 설명합니다.

(178p, 제4부)


아들러가 말하는 '공동체 감각'은 여전히 이상에 불과합니다. (중략) 하지만 실현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상인 것이고, 이상만이 현실을 바꿀 힘을 갖고 있습니다.
(214p, 마무리하며)

그러니까 결론은 '실천'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책 제목이 의미하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또한 '실천'을 독려하며 우리의 오해와 착각과 나태함을 꼬집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 지금부터라도 '공동체 감각'의 '실천'을 시작하라고. 타인과 삶의 기쁨과 행복을 나누며 살아보자고.

이 책은 머리말과 맺음말을 먼저 정독한 다음 본격적으로 책을 읽으면 좋을 것이다. 이 책에 담긴 주제와 철학이 처음과 끝에 다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책을 읽는 다른 이들의 이해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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