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너희를 갈라놓을 때까지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29
김희선 지음 / 현대문학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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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전부터, 묘한 불안과 서늘함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표지를 자세히 보면 붉은커튼 사이에 검은천막을 뚫고 나오려는 손자국 같은것이 보인다. 강한 분노, 울분이 느껴지는 디테일,, 소름돋고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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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8개의 골짜기로 둘러쌓인 ‘팔곡마을’에서 벌어진다. 한때는 장수마을이었던 그곳에 이제는 노인 10명만이 남아있다. 어느날, 팔곡마을의 모든 노인들이 사라지는 일이 생기고, 한 우체부가 신고를 하면서 마을을 둘러싼 비밀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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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나 유령이 만들어 내는 공포가 아니다.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마음과 머리속에 슬그머니 자리잡고, 무의식을 움직이는 것. 그것이 정말 무서운 것이었다. 스스로에 대한 혐오감을 세뇌당해 자살하는 것은, 자살이라고 할 수 있을까. 너무 끔찍하고 잔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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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의 자살이 외로움 혹은 자기혐오에 빠져 고통스러워 하는 노인들의 목소리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까. 작가가 고령화 문제에 대해 던지는 메세지가 심오하고 진지하게 느껴진다. 서늘하고 차가운 감각과 함께 느껴지는 여운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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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티처 - 제25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서수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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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학력 비정규직 여성들의 일하는 이야기. 하지만, 여성들만의 이야기는 아니었다. 계약직으로 채용되어 매 학기 재계약의 불안함을 견뎌야 하는, 누군가의 모두의 이야기이다. H대학교 어학당에 한국어 강사로 채용된 계약직 여성들, 그녀들 사이에 흐르는 긴장과 불안, 예민한 분위기는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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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사람들을 대거 어학당에 유치하고, 그에 따른 계약직 강사들을 채용하는 일 가운데 베트남 사람이나 강사를 위한 배려는 조금도 없다. 그들은 오직 대학의 명성과 돈벌이의 수단으로 존재하지만, 그런 냉정한 현실을 돌아볼 새 없이 그저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간절함만이 존재한다. 안타깝고 답답하지만, 만약 내가 그 상황이라면 과연 내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언젠가 계약직으로 일할 때, 힘든일을 시키는 상사에게 “이 정도는 해야 정규직이 되지 않겠냐”는 말을 자주 들었고, 그게 희망고문인줄 알면서도 결국 그 일을 해내야겠다는 오기가 생기기도 했었다. 그때는 그게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 같은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참 비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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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티처는 우리사회의 불합리하고 이기적인 제도의 민낯을 보여주고, 그에 희생당하는지도 모르고 견디는 여성들의 불안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막막하고 답답한 그녀들이, 때론 나였고 내 주변의 사람들이었다. 혹은 과거의 모습이거나, 미래의 모습일 수도 있겠지. 그러니, 외면해서도 모른척해서도 안되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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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탕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17
이승우 지음 / 현대문학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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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작가님의 글을 좋아한다. 진지하고 철학적인 그의 글은 단단하고 깊은 울림을 남긴다. 얘기하고자 하는 것을 지독하게 반복하는 집요함, 작가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게 만드는 그런 집요함이 오히려 나는 신비롭고, 내내 감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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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한중수는 견디기 힘든 이명에 시달리다, 치료와 휴식을 위해 대서양에 닿아있는 항구도시 캉탕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만난 무언가에 사로잡혀 있거나, 회피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을 보며 한중수는 자신의 삶을 돌이켜 보고 이명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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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탕은 <오디세이아>와 <모비딕>속의 이야기와 나란히 흘러가며, 신화와 소설, 현실을 오간다. 마치 세 권의 책을 동시에 읽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이야기의 서사는 강하지 않지만, 과거를 감추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상기시키는 사유의 흔적은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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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작가님의 <사랑의 생애>를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었는데, <캉탕>은 그보다 더 철학적이면서 세련되어진 느낌이었다. 이승우 작가님의 문체는 오직 독보적이고, 대체 불가능한 것임을 다시한번 느꼈다.
누구도 죄를 짓지 않고 시간을 보낼 수 없다는 가혹한 진리, 과연 그것을 감출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계속 묻는다. 어쩔수 없이 마음을 들여다 볼 수 밖에 없다. 고요하고 깊은 시선이 내 마음을 향하는 것을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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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탕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17
이승우 지음 / 현대문학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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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작가님의 글을 좋아한다. 진지하고 철학적인 그의 글은 단단하고 깊은 울림을 남긴다. 얘기하고자 하는 것을 지독하게 반복하는 집요함, 작가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게 만드는 그런 집요함이 오히려 나는 신비롭고, 내내 감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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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한중수는 견디기 힘든 이명에 시달리다, 치료와 휴식을 위해 대서양에 닿아있는 항구도시 캉탕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만난 무언가에 사로잡혀 있거나, 회피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을 보며 한중수는 자신의 삶을 돌이켜 보고 이명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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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탕은 <오디세이아>와 <모비딕>속의 이야기와 나란히 흘러가며, 신화와 소설, 현실을 오간다. 마치 세 권의 책을 동시에 읽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이야기의 서사는 강하지 않지만, 과거를 감추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상기시키는 사유의 흔적은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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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작가님의 <사랑의 생애>를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었는데, <캉탕>은 그보다 더 철학적이면서 세련되어진 느낌이었다. 이승우 작가님의 문체는 오직 독보적이고, 대체 불가능한 것임을 다시한번 느꼈다.
누구도 죄를 짓지 않고 시간을 보낼 수 없다는 가혹한 진리, 과연 그것을 감출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계속 묻는다. 어쩔수 없이 마음을 들여다 볼 수 밖에 없다. 고요하고 깊은 시선이 내 마음을 향하는 것을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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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탕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17
이승우 지음 / 현대문학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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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작가님의 글을 좋아한다. 진지하고 철학적인 그의 글은 단단하고 깊은 울림을 남긴다. 얘기하고자 하는 것을 지독하게 반복하는 집요함, 작가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게 만드는 그런 집요함이 오히려 나는 신비롭고, 내내 감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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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한중수는 견디기 힘든 이명에 시달리다, 치료와 휴식을 위해 대서양에 닿아있는 항구도시 캉탕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만난 무언가에 사로잡혀 있거나, 회피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을 보며 한중수는 자신의 삶을 돌이켜 보고 이명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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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탕은 <오디세이아>와 <모비딕>속의 이야기와 나란히 흘러가며, 신화와 소설, 현실을 오간다. 마치 세 권의 책을 동시에 읽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이야기의 서사는 강하지 않지만, 과거를 감추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상기시키는 사유의 흔적은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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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작가님의 <사랑의 생애>를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었는데, <캉탕>은 그보다 더 철학적이면서 세련되어진 느낌이었다. 이승우 작가님의 문체는 오직 독보적이고, 대체 불가능한 것임을 다시한번 느꼈다.
누구도 죄를 짓지 않고 시간을 보낼 수 없다는 가혹한 진리, 과연 그것을 감출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계속 묻는다. 어쩔수 없이 마음을 들여다 볼 수 밖에 없다. 고요하고 깊은 시선이 내 마음을 향하는 것을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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