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티처 - 제25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서수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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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학력 비정규직 여성들의 일하는 이야기. 하지만, 여성들만의 이야기는 아니었다. 계약직으로 채용되어 매 학기 재계약의 불안함을 견뎌야 하는, 누군가의 모두의 이야기이다. H대학교 어학당에 한국어 강사로 채용된 계약직 여성들, 그녀들 사이에 흐르는 긴장과 불안, 예민한 분위기는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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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사람들을 대거 어학당에 유치하고, 그에 따른 계약직 강사들을 채용하는 일 가운데 베트남 사람이나 강사를 위한 배려는 조금도 없다. 그들은 오직 대학의 명성과 돈벌이의 수단으로 존재하지만, 그런 냉정한 현실을 돌아볼 새 없이 그저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간절함만이 존재한다. 안타깝고 답답하지만, 만약 내가 그 상황이라면 과연 내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언젠가 계약직으로 일할 때, 힘든일을 시키는 상사에게 “이 정도는 해야 정규직이 되지 않겠냐”는 말을 자주 들었고, 그게 희망고문인줄 알면서도 결국 그 일을 해내야겠다는 오기가 생기기도 했었다. 그때는 그게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 같은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참 비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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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티처는 우리사회의 불합리하고 이기적인 제도의 민낯을 보여주고, 그에 희생당하는지도 모르고 견디는 여성들의 불안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막막하고 답답한 그녀들이, 때론 나였고 내 주변의 사람들이었다. 혹은 과거의 모습이거나, 미래의 모습일 수도 있겠지. 그러니, 외면해서도 모른척해서도 안되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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