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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번째 아기 돼지 ㅣ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77
앙드레 풀랭 지음, 마르티나 토넬로 그림, 정경임 옮김 / 지양어린이 / 2022년 8월
평점 :
내가 어렸을 때에 살던 동네에 돼지 키우는 집이 있었다.
소도 함께 키웠던 것 같기도 하고.. 기억이 가물가물하기는 하지만, 돼지는 확실히 있었다.
친구들과 함께 동네 이곳저곳을 들쑤시며 놀러 다니다보면
가끔 돼지 키우는 그 집 옆을 지나가야 할 때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돼지우리에서 나는 똥냄새가 어찌나 지독한지..
정말, 코를 꽉 막고 지나가야 했던 기억이 있어서
나에게 돼지는.. 좀.. 더러운.. 그런 존재로 기억되고 있다.
그런데, 성인이 되면서 알게 된 재미있는 사실 중 하나!
돼지는 사실 되게 깨끗한 것을 좋아하는 동물이라고 한다.
그리고, 진흙 목욕을 즐기는 동물이라고 하는데,
아마도 그 진흙 목욕 때문에 보기에 지저분해 보여서
'돼지는 지저분해. 그러니 똥도 좋아할 거야.'라는 생각에
돼지는 지저분하게 키우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추론을 하게 된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돼지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동화책을 종종 만나게 되는데
돼지의 몸집이 크고, 코 모양이 웃기게 생기고 그래서 그런지 그런 특징들을 잘 잡아내는 동화책이 많았다.
그런데 <열세 번째 아기 돼지>라는 이 책은
식구 많은, 그 중에서도 형제가 많은 아기 돼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나는 딸 둘의 장녀로 컸고, 지금은 딸 둘을 키우고 있어서
식구 많은 집의 이야기라던가, 그 집만의 분위기 같은 것을 잘 모르지만
식구가 많으면 서로 자기 것을 챙기고 하느라 바쁠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열세 번째 아기 돼지네도 마찬가지였다.
엄마 젖꼭지는 열두 개밖에 없고, 아기는 열세 마리니 한 마리가 젖을 먹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아.. 얼마나 배가 고플까...
나라면... 내가 새끼돼지였다면 나는 엄마 젖을 먹으려고 어떻게 했을까...?' 생각하면서 책을 읽게 됐다.
우리집 아이들도, "새끼돼지는 왜 엄마 젖을 못 먹어요? 새끼돼지 배 고프겠다!" 하면서
함께 공감하며 책을 읽었다.
먹을 것을 찾아 나섰지만, 누구도 나에게 젖을 주려고 하지 않는 상황을 만난 새끼돼지는 얼마나 절망했을까.. 싶기도 하고.
마지막에는 물론 행복한 내용으로 끝이 나기는 했지만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새끼돼지에게 이입하여
'아.. 힘들겠다... 배고프겠다.. 엄마는 왜 잠만 자...' 하면서 읽었다. ㅎㅎ
식구 많은 집 아이들이 읽으면 공감할까...?
우리집 아이들은, "우리는 둘이어서 다행이다!"라고 했으니... 정말 다행인 건가.. ㅎㅎ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