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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 년째 열다섯 3 - 두 개의 구슬 ㅣ 텍스트T 10
김혜정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5월
평점 :

드라마든, 만화든 시리즈로 나오는 이야기는 완결이 나기 전에 좀처럼 시작하지 않는다. 다음의 이야기를 하염없이 기다릴 수 없으니까. 특히 몰입해 폭 빠진 이야기의 다음을 기다리는 시간의 고통은 시리즈에 빠져 본 사람들은 모두 공감할 것이다.
오백 년 째 열다섯 시리즈는 고학년이 되어 책에는 시큰둥한 큰 아이를 위해 재미난 이야기를 찾다가 선물한 책이기도 한데, 정작 선물한 나는 완결이 나면 읽어야지 하고 고이 모셔만 뒀었다. 이번에 위즈덤 하우스 '나는 교사다' 서평단의 책이 바로 이 책이라니! 더이상 읽기를 미룰 필요가 없지. 무엇보다 궁금해서 참을 수 없었으니까~
최근에 3학년인 둘째를 따라 헌터걸 시리즈를 읽었던 터라 안그래도 작가님의 전작들을 몰아읽어야겠다 하던 차에 큰 아이 방에 꽂힌 1,2 편을 찾아내 단숨에 3권을 사사삭 읽고 말았다. 책, 드라마, 영화를 좋아하는 어린시절을 보내고 자칭 '성공한 이야기 덕후'란 작가님의 소개가 탁 마음에 꽂힌다.
생각해보면 나의 유년기엔 비슷한 또래가 등장하는 TV시리즈 특히 외화시리즈가 많았던 거 같은데~ (천재소년 두기? 케빈은 12살 등등) 요즘 아이들에겐 유년기 기억에 남을 만한 이야기가 뭐가 있을까? 웹툰? 쇼츠 속의 반복되는 동작과 음악? 각종 짤과 밈에 빠져있는 큰아이에게 책의 'ㅊ' 자만 꺼내도 잔소리가 되고 마는 터에, 넌지시 이 책의 3권이 나왔다고 하니~ 안그래도 기다리고 있었다며 먼저 읽고 주겠다는 예상치 못한 답이 돌아왔다!!!
주인공 가을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소녀. 여우족의 우두머리인 '령'이 가을에게 최초의 구슬을 넘기면서 오백 년 째 열다섯의 나이로 살고 있다. 지난 1,2 편에선 여전히 15살의 인생을 사는 가을이가 주변과 다른 자신의 모습에 고민하고 때로는 방황하는 모습이 그려졌다면 3편에선 무리의 우두머리로서 정체성과 가능성을 찾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멈춤 속에서 서서히 변화와 가능성을 찾게 되는 이야기라고나 할까.
사춘기 딸아이의 마음을 연 이 책의 매력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바로 이런 점 같다. 매일 똑같은 것 같고, 때로는 나만 뭐든 부족한 듯해 보이는 시기에도 주변을 든든히 지켜주는 이들의 존재. 그리고 이 소중한 존재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에서 성장하는 시간까지.
1편부터 단군신화, '여우' ,'호랑이' '곰'이 등장하는 각종 이야기의 변주는 이 책이 가진 깨알재미다. 왜 작가님이 이야기 덕후라고 하셨는지 바로 수긍이갈 만큼. 어린시절 듣고 읽어왔던 이야기를 꺼내며 잠시 타임슬립의 시간을 가지게 되는 것도 이 시리즈의 매력이라고나할까.
누구든 아무리 노력해도 가질 수 없는 게 하나씩 있기 마련이다.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고 계속 그것만 바라보다 보면 결국 자신을 미워하게 되는 날이 온다.
타인의 삶은 타인의 삶일 뿐이고 나는 내 삶을 살면 되는 거다.
언제부터인가 가을은 인간과 자신의 삶이 다름을 받아들였다.
-p.43
새로운 가능성과 변화를 맞는 질풍노도의 시기, 우리에겐 이야기가 필요하다. 이야기를 함께 읽으며 이제 막 이성친구와의 만남을 시작한 큰 아이에게 가을의 남자친구인 신우같은 남자친구를 만나야한다며 오랜만에 서로의 일상을 늘어놓는 시간을 가졌다.
가을아 , 나는 널 만나고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어- p.28
가을이 지닌 최초의 구슬. 다음 편에선 어떤 새로운 능력과 갈등이 더해질까. 매력적인 가을의 주변 인물들과의 에피소드도 궁금해진다. 너무 오래 기다리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하며~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는 이 시간도 이야기를 모으고 기록하는 '좋은 사람'으로서 살아가고 싶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고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