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 안개초등학교 1 - 뻐끔뻐끔 연기 아이 쿵! 안개초등학교 1
보린 지음, 센개 그림 / 창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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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에서 쉬이 볼 수 없는 분위기와 이야기 전개가 마음에 들어 ‘보린’작가의 작품을 하나씩 모으고 있었다. 그런데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딸들 취향에는 안맞는지 (알고보니 무서운 이야기를 읽으면 꿈자리가 사나워서~ 안그래도 혼자 자고, 다니기 무서워하는 아이에겐 끌리지 않았던 모양이다)영 책장에서 나오질 못하는 것이다.
이번에 4학년 아이들과 생활하게 되면서 마침 무더운 여름도 되었겠다. 요즘 아이들에게 ‘전설의 고향’ 맛을 느껴보라고 내가 먼저 읽는데~ 어라! 너무 재미있잖아?!!! 그날 바로 이 책을 교실에 들고가니 그야말로 인기폭발, 따로 도서 예약제도가 없이 학급문고에서 책꽂이에서 발견하면 가장 먼저 읽을 수 있는 시스템인 우리 반에선, 은근 눈치작전까지 등장하고 있다.
쉿! 안개초등학교 1,2,3권은 그야말로 단숨에 읽히는 무서운 이야기이다. 하지만 ‘무서운 이야기’라고만 하기엔 이 이야기를 다 담을 수 없다. 물론 센개 작가님의 그림도 무서운 장면을 더 흠칫하게 만드는데 한몫했지만(그래서 미리 마음 먹으라고 겁나는 장면 앞, 페이지에는 별표시가 되있는 세밀함!) 단순히 무서운 장면이 등장하는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것. 늘 안개 속에 있고, 버려진 공간이 가득하고, 이름부터 남다른 주인공들-유독 이상한 일에 휘말리는 묘지은, 까만 눈에 툭하면 학교에 나오지 않는 조마구, 수상한반장 우유주,마지막으로 합류한 두얼굴의 인기인-도래오까지. 이 이야기의 처음엔 이들의 존재 자체가 으스스할 수 있겠지만 정말 무서운건 따로 있었다. 이들을 둘러싼 각종 사건들과 폭력적인 상황들. 따돌림을 비롯한 학교폭력,가정폭력, 스토킹 등. 스스로 선택하지 않는 자리에서 달아날 구멍이 없는 아이들에게 무력감이 아닌 새로운 만남과 돌파구를 찾는 이야기라고나 알까. 혼나면 커지고 세지면 꿀꺽 할 수 있는 힘으로 아이들은 안개 속에 가려있을 뿐 존재하는~이야기 속으로 걸어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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