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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와 포도 ㅣ 보림 창작 그림책
에토프 지음 / 보림 / 2024년 5월
평점 :
에도프 그림책? 처음 그림책 표지에 나온 이 문구를 보고 외국인 작가의 이름인 줄 알았습니다.
알고보니 이나영 작가의 브랜드로 '감자와 포도'가 에도프의 첫 그림책이라고 하네요. 2010년부터 실크스크린 작품과 제품들을 꾸준히 제작해왔고, 먹선 하나로 우리를 그 순간 속으로 데려가는 따뜻한 그림을 그린다는 작가의 설명.
sns에서 이 책 소개를 보자마자 그림이 끌렸어요. 군더더기 없는 선과 사랑스러운 캐릭터, 그리고 책등에 감싸진 저 보라빛!

표지만 봐도 아시겠죠? 누가 감자이고 누가 포도인지^^
근데 얘들 이름이 왜 감자이고 포도가 된 줄 아시나요?
감자는 아저씨와 단 둘이 살고 있었어요. 매일아침 앞마당 포도 손질로 시작하는 하루를 맞는 둘.

그러다 어느날~ 엄마잃은 고양이를 만나게 되죠. 포도밭에서 만나서 포도~
그렇다면 감자는? 짐작하시겠죠?
아저씨와 둘이 살던 감자에게 새로운 가족이 생긴다? 우리가 아는 익숙한 이야기들로 앞으로의 전개를 짐작하자면 아저씨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 고양이와 개가 은근한 신경전을 벌인다거나~ 다툼이 일어나거나~ 그런 뻔한 상상을 하게 되는데~
새로운 가족이자 친구를 기다렸다는 듯 환대하는 감자를 보면서
저 사랑스러움은 어디에서 왔을까 생각해봅니다.
감자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사랑을 준 아저씨. 이 그림책 장면엔 아저씨의 뒷모습, 옆모습만 등장해서 그의 표정을 볼 수는 없지만 감자의 행동에서 아저씨가 감자와 함께 한 시간들을 떠올리게 되요.
제일 좋았던 장면에서 이런 말이 나옵니다.
네가 오기 전엔 에메랄드빛이던 포도가
보라빛이 되었어.
사랑은 나눈다고 줄어드는 게 아니라 더 커진다는 말. 그리고 또하나의 세계가 열린다는 말이 감자와 포도의 이야기에서, 바로 이 대목에서 다 가까이 느껴져요. 나눌수록 더 꽉꽉 채워지고 여물어가는 사랑~ 사랑스러운 애 옆에 사랑스러운 애. 그리고 그 곁엔 수많은 사랑의 손길이 있다는 것을요. 올여름 아이랑 알이 꽉찬 포도알 나눠 먹으며 품안에서 꼭 안고 읽고 싶은 책입니다.
에도프의 다음책도 기대하고 기다릴게요^^
* 이 글은 제이포럼서평단으로 참여하여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