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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동물들의 탄생 ㅣ 알맹이 그림책 74
파울리나 하라 지음, 메르세 갈리 그림, 구유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4년 9월
평점 :

이 책을 지식 그림책이라고 해야할까요? 서평단에 응모한 것은 일러스트 그림 때문이었어요.
먹선처럼 진한 검은 선에 단순한 형태인데 어쩜 저렇게 특징을 잘 잡아 그렸지? 하면서 호기심을 끈 책입니다.
사실 전 지식그림책류를 함께 읽기에 성공한 경험이 전무합니다. 일단 저부터 끌리지 않아서 그렇기도 하고~
제가 뭔가 아이들에게 책을 읽으면서 이런거 자연스럽게 알게 되면 좋겠다 하고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는 순간~ 책이 외면받을 때가 많더라구요.
그런데 이 책은! 호기심가는 일러스트의 영향일까요? 단숨에 함께 읽으며
"엄마, 계속 읽어줘"
"~~헐~~~!!"
"으~~!"
"왜?"
"어~ 나도 그 이야기 읽어봤어. 들어봤어."
하면서 함께 감탄하고 질문이 이어지던 책이었어요.
!와 ?가 수없이 오고간 책이라고 해야할까요.

책의 뒷표지에 담긴 이 책에 대한 설명이 이 책을 가장 잘 말해주는 것 같아 뒷 표지를 먼저 살펴봅니다.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는 분들이라면 생명의 탄생의 순간을 경험하셨죠.~그 우여곡절의 과정, 기적이라고 생각하던 순간들.
그리고 지리하지만 찰나의 기쁨으로 채워진 육아의 순간들도~ 어쩌면 우리가 지나친, 지금도 현재 진행중인 이야기기에 더 흥미롭게 함께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생각되요.
앞표지와 뒷표지를 모두 장식한, 이 책의 표지의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바로 주머니쥐랍니다.
단 13일의 짧은 임신기간으로 스무 마리 정도의 새끼를 낳는데 갓태어난 새끼는 티스푼에 올라갈 정도로 아주 작고 연약한 존재에요. 그래서 아늑한 엄마의 주머니 속에서 성장의 기간을 갖죠^^ 동물의 임신기간이나 탄생과정을 다룬 책들은 많지만 읽기 좋게~ 전달이 잘 되게 정리되었다고 생각해요. 다른 동물들의 탄생이야기도 궁금해지지 않나요?

차례부터 감각적입니다. 스탬프 같기도 하고, 이모티콘 같기도 한 동물의 모습이 차례에 나와있어서~한 눈에 찾아보기가 좋아요^^ 어서 찾아보고 싶은~ 넘기고 싶은 마음도 들구요.

책의 처음을 읽자마자 읽어주는 딸들 귀가 솔깃합니다.
퇴근 후에 아이들에게 읽어주면서 ~ 한 번에 다 읽어줄 생각은 못했는데, 저부터 여러 동물들 이야기가 궁금해져서요. 한 번 열면 끝까지 읽게 된다니깐요.
이밖에도-----------------------------------------------------
자식계획? 1년마다 리셋해야하는 동물들. 한 해 동안 누가누가 많이 낳을 수 있나?
동물들 중에 다산왕을 뽑기도 하고~ 긴 임신기간이나 탄생준비과정 탓에 의외로 개체수를 늘리기가 힘든 동물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자연스레 멸종위기 이야기까지 나누기도 했습니다.
산의 고도에 따라 임신기간이 달라지는 동물이 있다는 것도 흥미로웠고
단순히 새끼를 많이 낳는구나, 번식력이 좋구나 정도의 수준에서 임신기간이나 동물들의 다산이유나 남다른 임신 기관, 진화의 이유 등도 함께 찾을 수 있었구요.
새끼동물들이 부모의 등이나 배에 매달려 지내는 모습은 쉬이 상상할 수 있었지만
엄마의 등에 매달려 다니는 동물이 생각보다 여럿이었고~
아빠가 알을 품거나 생애 초반에 아빠 홀로 돌보는 동물들이야기.
새끼가 태어날 때까지 먹이를 한입도 먹지 않는 동물들.
다다익선? 아니죠! 슈퍼 아빠 하나면 무리 새끼들 모두 육아 고민 끝인 동물.
산파가 따로 있는 동물.
새끼와 가장 잘 놀아주는 동물, 심지어 공놀이도 같이 하는 동물 이야기에
오! 정말? 하면서 감탄하며 읽기도 했어요.
무엇보다 공동육아라고 해야할까요? 무리와 함께 험난한 육아과정을 든든한 육아동지와 함께 하는 동물의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동물도 새끼를 돌보는 데는 남다른 희생과 사랑이 필요함은 알았지만 육아 스킬 만렙인 강인한 부모 동물들의 이야기에 부모가 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건 다른동물도 마찬가지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선 채로 새끼를 낳아야만 하는 동물들의 속사정.
아빠 전갈이 새끼와 떨어져 지내야하는 이유?
태어나자 마자 걸어야하고, 헤엄쳐야하고 스스로 알을 깨고 나와야 하는 새끼 동물들의 강인함에 감탄한 책
나이 불혹이 되어서도 어렵고 힘든일엔 엄마! 아빠부터 찾는 저. 부모로서의 완전한 독립을 못 이룬 저로서는 태어나자마자~ 1-2년이 채 되기도 전에 홀로 독립을 하는 동물들이 기특하다 못해 존경스럽기까지 하더라구요.
아이들과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눈 동물은 이 책에서 가장 밉상인 동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니~ 태어날 때부터~ 아니 태어나기도 전에 밉상 취급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동물은 어떤 동물이었을까요?
이제 좀 컸다고 그림책은 시큰둥한거 아냐 하고 아쉽다가 간만에 아이들과 끝없이 상호작용하며 묻고 답하면서 읽은 책이었습니다.
동물들의 탄생의 기쁨과 기적같은 순간들을 나누면서 자연스레 서로 등과 배를 맞대고 보듬어주는 따스한 주말 보내세요^^
* 이 글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