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할아버지의 첫 크리스마스 작은 곰자리 80
맥 바넷 지음, 시드니 스미스 그림, 김지은 옮김 / 책읽는곰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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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그마치 맥바넷과 시드니 스미스의 조합! 분명 기대되는 조합인데 왜 제겐 시드니 스미스의 크리스마스가 상상이 되지 않았을까요?

크리스마스 하면 알록달록한 크리스마스 불빛이 떠오르는데 시드니 스미스의 잔잔한 색감으로 크리스마스가 어떻게 표현될지 잘 상상이 가지 않았어요. 블루 크리스마스? 블랙이 넘치는 크리스마스 장면?

옛날 옛적에는,

산타 할아버지가 크리스마스를 즐기지 못했어요.


  아, 맞아 이 책의 주인공은 산타였지. 매년 '산타할아버지가 무슨 선물을 주실까? '에만 온관심이 쏠린 사이에 정작

산타 할아버지의 크리스마스에 대해서는 궁금해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산타할아버지는 우리(착한 아이에게만?)에게 선물을 주시는 것만으로도 뿌듯하지 않을까? 지레 짐작하구선.

모두가 짐작했듯 산타할아버지는 일 년 내내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고, 온 세상을 날아다니며 선물을 전해요. 그리고 그 뒤의 일정은? 집에 돌아와서 잠들고~ 깨면 크리스마스 아침이라는 사실.

  분명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기 전까지는 엄청 들떴는데~ 선물 포장을 뜯으로 새벽같이 일어난 것 까지는 좋았는데 크리스마스 당일엔 뭔가 헛헛한 기분이 들지 않나요? 하물며 산타할아버지는 더 허한 마음이 더 크지 않을까 싶은데

  아! 나왔네요~ 시드니스미스의 빨강. 이번엔 빛이 이렇게 쓰이다니!

전 이 책을 통틀어 이 장면이 제일 사랑스럽고 좋았어요,

왠지 산타할아버지의 기분을 알듯하고~ 아그그그 소리를 내며 일어나실 거 같고~

고작 30분 더 자고 또다시 준비하는 크리스마스.

이제는 산타할아버지도 크리스마스를 즐겨야한다고 생각하는 요정들이 일을 벌립니다.

뭐든 해도 괜찮을 것 같은 말. " 크리스마스 잖아요!~~"를 외치며

요정들은 산타를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합니다.

반짝이, 지팡이사탕, 생강쿠키, 오너먼트, 기다란 양말. 크리스마스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매 장마다 가득히 나타나요. 빛과 함께요~

좋아하는 것들을 가득가득 나누는 따뜻한 식탁. 그리고 불빛아래 발그레 물든 볼. 불빛 촛불로 만들어진 은은한 식탁 분위기가 얼마나 다정한지. 이 페이지를 여는 순간 저도 크리스마스 식탁에 초대받은 기분이 들더라구요.

 벽난로 온기에 노곤하게 데워지는 등. 그 속에서 나누는 이야기들. 웃음소리. 

그 중 최고의 빛은 촛불아래 살짝은 빨개져 반짝이는 볼^^ 그리고 반짝이는 투명한 잔을 든 산타와 요정들의 시간.

그리고 모두 함께 즐기기 위한 불빛이 켜지던 순간.북극 눈 위에 알록달록한 전등불이라니~ 박수치며 환호하는 산타 할아버지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고요. 호호호!

  

  이 책을 읽으며 크리스마스의 다정 빛을 만났어요.

그렇다면 크리스마스의 꽃, 선물!! 받기(이번엔 주기 아니고~)

산타할아버지가 받고 싶은 선물은 무엇일까요?

사실 이 그림에서 저 선물의 정체가 궁금했거든요?

낚시대 맞나요? 맥 바넷과 시드니 스미스의 조합은 사랑 더하기 사랑이구나 느꼈던 책.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어떤 선물, 어떤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싶으세요? 어쩐지 산타의 모습에서 자꾸 선물 준비로 바쁜 부모의 모습이 겹쳐지더라구요. 기꺼이 아이들의 유년 시절을 따스히 꽉 채워줄 어른산타에게도 요정이 찾아오길 기다리며


*이 글은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참여하여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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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나라 파란 이야기 18
이반디 지음, 모예진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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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만나고 받았던 이미지는 가볍고 얇고 두께의 동화책이구나. 사랑스러운 아이가 표지에 등장하고 제목마저 '햇살나라' 라니~ 훌훌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겠는걸 하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 한 권을 다 읽었을 때, 잠시 멍해지는 마음을 추스려야했다. 눈부시게 밝고 사랑스러워서 더 슬픈- 4편의 단편 동화가 각 이야기마다 묵직한 메세지를 전달한다.

햇살나라

홀로 남아 코끼리처럼 느릿느릿 걸어가는 시간을 보내는 아이. 한낮에도 어두운 세아네 집엔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 창문이 있었는데 바람이 불던 날, 그 창으로 손님이 찾아오며 세아가 더이상 혼자가 아니게 된다. 바람 요정, 비 요정, 햇살 요정 그리고 그들의 엄마 하늘의 여신까지.


"너는 햇살 나라의 공주니까 언제든지 엄마에게 올 수 있단다.

햇살은 사라지지 않지."

p.22

세아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작년 여름, 홍수에 빈지하 에서 삶을 마감한 가족들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홀로 지내는 시간도 그림을 그리며 견뎌낸 아이. 창밖의 손님을 기다리며 ~ 그리고 마침내 돌아온 엄마에게 안무서웠다고 말하는 아이. 이제 곧, 바라던 미술 학원에 갈 날이 다가왔는데~ 햇살 같은 아이가 어디로 가게 될까.


다정한 스튜어트

두 번째 이야기, 다정한 스튜어트에서는 가족과 함께 살지만, 가족들과 함께 하는 자리는 늘 시끄럽고 소리지르고 누군가 울고 있는 장면 뿐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늘자기가 모두에게 벌을 내릴 것 같아 미안한 아이. 스튜어트는 유일하게 준이에게 다정했던 이모가 준 폴라로이드 카메라 였지만, 이마저도 엄마의 손에 부서지고~

더이상 자신의 곁에 다정한 순간이. 다정한 시선이. 다정한 것을 찾을 수 없는 준이는 몸과 마음이 흠쩍 젖은 날, 고장난 스튜어트의 눈으로 엄마를 마주하게 된다.


준이의 새까만 눈은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듯 보였습니다.

다만 그 사진 속 여자를 아무리 미워해도 결국 다시 사랑하게 되니

더없이 슬퍼 보일 뿐이었습니다.

p.43


마녀 포포포

엄마와 단둘이 사는 마녀 포포포. 아빠가 돌아가신 뒤로 아픈 엄마와 함께 살면서 마을에서 마녀임을 들키지 말고 살아야 하는 아이. 어느날 포포포는 전쟁 때문에 고향을 떠나 눈길을 헤매는 아이를 만나고 아이를 돕기 위해 숨겨온 재능을 꺼내게 되는데~

사랑과 용기가 있어야 마법을 부릴 수 있단다

p.60


이닦아 주는 침대

미래의 아이의 권리를 담보고 평생 귀찮은 일에서 해방된다면? 구강관리를 해주는 침대가 우주시민자격증을 넘기는 것으로 거래된다는 이야기는 처음엔 좀 허황된 이야기처럼 들렸지만. 시사하는 바가 큰 이야기였다.

시우 꿈이 뭔지 몰라? 우주인이 된다잖아. 우주인 되면 어쩌려고?

아이고, 퍽이나. 저렇게 몸도 약하고 공부도 안 하는 애가?

어차피 우주 시민은 꿈도 못 꾸는데, 이 잘 관리하고 여기에서나 잘 사는 게 나아.

설마 애들 살 동안 지구가 끝장나겠어?

p.76

자신을 채우던 밝은 즐거움과 힘찬 용기가 피시식 빠져나가는 소리. 부모로부터, 먼 미래로 부터 버림받은 기분을 느끼던 아이. 아이를 위해 부모가 '현실적인 선택'을 한다는 대목에서 무엇이 아이를 위한 것일까 하는 질문이 맴돌았다.


  다 읽고 뒷표지를 살피지 이제서야 들어오던 말.

'가장 깊고 슬픈 동화'

분명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등장하는 이야기들인데 곁에 어른들이 없어서. 빈껍데기인 어른들만 있어서. 찌릿하고 묵직하게 다가온 이야기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쩌면 그리 아름답지만은 않습니다.

때로는 너무 잔인하고, 폭력적이라 어린이들에게 감추고도 싶습니다.

그렇지만 사람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있다면,

어린이들이 그 무서운 세상을 똑바로 바라보고

한 걸음씩 앞으로 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작가의 말 중-

  내 곁의 가족과 이웃을 밝은 눈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괴롭지만 타인에 대해 눈을 뜨는 것에서부터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작가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슬픈 세상을 사는 것 같아 답답하고 막막한 주말에 이야기를 읽으며 햇살이 채워지는 기분이다. 아이들과 주변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며~ 다정한 응원을 함께 나누고 싶은 겨울이다.


*이 글은 나는 교사다 써포터즈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햇살나라 #이반디_글 #모예진_그림 #위즈덤하우스 #나는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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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아 보자 인생그림책 38
공은혜 지음 / 길벗어린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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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겨울입니다. 날 잊었냐는 듯이~ 지금은 내가 나타날 때라는 듯이말이죠.

아직도 혹시나 해서 남겨둔 반팔 티셔츠를 서둘러 접어 넣고

벌써 이걸 입어도 되나 싶은 두터운 스웨터, 패딩 들을 서둘러 꺼냅니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어요. 겨울 준비로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둥글둥글한 마음?

  그래서일까요? 둥글둥글한 모서리가 이 책을 더 다정하게 느끼게 해주네요.

온기, 위로, 응원의 말. 이 말들이 꼭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었는데

이 모든 뜻을 담은 그림책을 선물받았어요.

표지 가득 채운 등과 포근히 안긴 아이의 발그레한 표정에서 벌써 따스함이 차오르는 느낌입니다.

면지가득 채운 세잎클로버. 아이의 손에도 들려있는 세 잎 클로버. 행복을 가득 안겨주려는 걸까요. 저도 모르게 네 잎 클로버를 찾는데


엇 정말 있네요!!

널 만난건 행운이야


그 많은 사람들 중에 단 한 사람을 만나 또 다른 가족을 이루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우리'가 되면서 행복한 순간들도 하나씩 쌓이게 됩니다. 하지만 가족이 함께 하면서 늘 행복한 순간만 가득한 것은 아니지요.

왜 하필~ 우리가 함께냐며 서로를 원망하며 다투는 순간도 있겠고

누구보다 인정받고 싶은 가족에게 외면받는 순간도 미처 손 내밀 수 없던 순간도 있죠.

그리고...가족이지만 더 외로운 순간도 있구요.

가족이라서 쉽게 안아달라고 할 수 없는 순간들도요.

  근데 왜 갑자기 마트료시카일까요?

비슷한 모양이 쉴새 없이 나오고 또나오는 마트료시카처럼

이 사랑의 근원은~ 알고보면 어디서 왔는지 따져보기도 애매할 정도로

전해지고 전해져서

내가 받은 사랑이 또 다른 사랑을 낳고~ 무한 반복되는것이라서 일까요?

장면을 넘기면서 육아를 하면서 맞아 그랬지 했던 장면이 떠오르기도 했고

지금도 헤매는 날들에 가족들의 무심한 듯 포근한 말 한 마디에 또 다시 힘을 얻기도 하는 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너무 가까워서~ 흔한 세 잎 클로버처럼 무심히 지나치고 때론 상처내기도 하는 내 가족에게

함께 하는 모든 순간이 행복임을...

그리고 그 속에서 행복도 찾을 수 있음을 알려주는 책이네요.

아 정말 추워진 날씨에 꼭 안고 보고 싶은 책이 한 권 더 추가 되었습니다^^.


* 이 글은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참여하여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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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동물들의 탄생 알맹이 그림책 74
파울리나 하라 지음, 메르세 갈리 그림, 구유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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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지식 그림책이라고 해야할까요? 서평단에 응모한 것은 일러스트 그림 때문이었어요.

먹선처럼 진한 검은 선에 단순한 형태인데 어쩜 저렇게 특징을 잘 잡아 그렸지? 하면서 호기심을 끈 책입니다.

사실 전 지식그림책류를 함께 읽기에 성공한 경험이 전무합니다. 일단 저부터 끌리지 않아서 그렇기도 하고~

제가 뭔가 아이들에게 책을 읽으면서 이런거 자연스럽게 알게 되면 좋겠다 하고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는 순간~ 책이 외면받을 때가 많더라구요.

그런데 이 책은! 호기심가는 일러스트의 영향일까요? 단숨에 함께 읽으며

"엄마, 계속 읽어줘"

"~~헐~~~!!"

"으~~!"

"왜?"

"어~ 나도 그 이야기 읽어봤어. 들어봤어."

하면서 함께 감탄하고 질문이 이어지던 책이었어요.

!와 ?가 수없이 오고간 책이라고 해야할까요.

  책의 뒷표지에 담긴 이 책에 대한 설명이 이 책을 가장 잘 말해주는 것 같아 뒷 표지를 먼저 살펴봅니다.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는 분들이라면 생명의 탄생의 순간을 경험하셨죠.~그 우여곡절의 과정, 기적이라고 생각하던 순간들.

그리고 지리하지만 찰나의 기쁨으로 채워진 육아의 순간들도~ 어쩌면 우리가 지나친, 지금도 현재 진행중인 이야기기에 더 흥미롭게 함께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생각되요.

앞표지와 뒷표지를 모두 장식한, 이 책의 표지의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바로 주머니쥐랍니다.

단 13일의 짧은 임신기간으로 스무 마리 정도의 새끼를 낳는데 갓태어난 새끼는 티스푼에 올라갈 정도로 아주 작고 연약한 존재에요. 그래서 아늑한 엄마의 주머니 속에서 성장의 기간을 갖죠^^ 동물의 임신기간이나 탄생과정을 다룬 책들은 많지만 읽기 좋게~ 전달이 잘 되게 정리되었다고 생각해요. 다른 동물들의 탄생이야기도 궁금해지지 않나요?

차례부터 감각적입니다. 스탬프 같기도 하고, 이모티콘 같기도 한 동물의 모습이 차례에 나와있어서~한 눈에 찾아보기가 좋아요^^ 어서 찾아보고 싶은~ 넘기고 싶은 마음도 들구요.

  책의 처음을 읽자마자 읽어주는 딸들 귀가 솔깃합니다.

퇴근 후에 아이들에게 읽어주면서 ~ 한 번에 다 읽어줄 생각은 못했는데, 저부터 여러 동물들 이야기가 궁금해져서요. 한 번 열면 끝까지 읽게 된다니깐요.


이밖에도-----------------------------------------------------

자식계획? 1년마다 리셋해야하는 동물들. 한 해 동안 누가누가 많이 낳을 수 있나?

동물들 중에 다산왕을 뽑기도 하고~ 긴 임신기간이나 탄생준비과정 탓에 의외로 개체수를 늘리기가 힘든 동물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자연스레 멸종위기 이야기까지 나누기도 했습니다.

산의 고도에 따라 임신기간이 달라지는 동물이 있다는 것도 흥미로웠고

단순히 새끼를 많이 낳는구나, 번식력이 좋구나 정도의 수준에서 임신기간이나 동물들의 다산이유나 남다른 임신 기관, 진화의 이유 등도 함께 찾을 수 있었구요.


새끼동물들이 부모의 등이나 배에 매달려 지내는 모습은 쉬이 상상할 수 있었지만

엄마의 등에 매달려 다니는 동물이 생각보다 여럿이었고~

아빠가 알을 품거나 생애 초반에 아빠 홀로 돌보는 동물들이야기.

새끼가 태어날 때까지 먹이를 한입도 먹지 않는 동물들.

다다익선? 아니죠! 슈퍼 아빠 하나면 무리 새끼들 모두 육아 고민 끝인 동물.

산파가 따로 있는 동물.

새끼와 가장 잘 놀아주는 동물, 심지어 공놀이도 같이 하는 동물 이야기에

오! 정말? 하면서 감탄하며 읽기도 했어요.

무엇보다 공동육아라고 해야할까요? 무리와 함께 험난한 육아과정을 든든한 육아동지와 함께 하는 동물의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동물도 새끼를 돌보는 데는 남다른 희생과 사랑이 필요함은 알았지만 육아 스킬 만렙인 강인한 부모 동물들의 이야기에 부모가 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건 다른동물도 마찬가지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선 채로 새끼를 낳아야만 하는 동물들의 속사정.

아빠 전갈이 새끼와 떨어져 지내야하는 이유?

태어나자 마자 걸어야하고, 헤엄쳐야하고 스스로 알을 깨고 나와야 하는 새끼 동물들의 강인함에 감탄한 책

나이 불혹이 되어서도 어렵고 힘든일엔 엄마! 아빠부터 찾는 저. 부모로서의 완전한 독립을 못 이룬 저로서는 태어나자마자~ 1-2년이 채 되기도 전에 홀로 독립을 하는 동물들이 기특하다 못해 존경스럽기까지 하더라구요.

아이들과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눈 동물은 이 책에서 가장 밉상인 동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니~ 태어날 때부터~ 아니 태어나기도 전에 밉상 취급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동물은 어떤 동물이었을까요?


  이제 좀 컸다고 그림책은 시큰둥한거 아냐 하고 아쉽다가 간만에 아이들과 끝없이 상호작용하며 묻고 답하면서 읽은 책이었습니다.

동물들의 탄생의 기쁨과 기적같은 순간들을 나누면서 자연스레 서로 등과 배를 맞대고 보듬어주는 따스한 주말 보내세요^^



* 이 글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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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코끼리 스콜라 어린이문고 42
김태호 지음, 허지영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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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호 작가님의 동화가 나왔구나! 신호등 특공대, 복희탕의 비밀, 네모돼지, 일퍼센트 모두 재미있게 읽은 동화들이라 이번 '나는 교사다' 서평 도서가 김태호 작가님의 동화라는 말에 바로 들뜨고 말았다. 특히 네모돼지의 날카로운 시선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아있었는데, 달코끼리에서 풀 작가님의 동물이야기는 어떤 이야기일까 궁금했다.

표지로만 봤을 때는 굉장히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 코끼리 이야기일 것 같은데~ 끝까지 몽글몽글 사랑스러운 이야기일까.

추운 겨울날, 공원 산책 중에 만난 죽은 강아지. 시작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온통 하얀 눈밭에서 초록빛 잔디 위 웅크린 채로 발견된 존재.

보미는 죽은 개를 바로 안고 동물병원으로 향한다.

하지만 간단한 체크 만으로,1초의 망설임도 없이 사망진단을 내리고 돌아서는 원장님. 주인공 보미는 포기하지 않고 얼음덩어리처럼 차가운 동물을 안고 집으로 향한다. 보미의 정성어린 돌봄으로 다시 기운을 차리고 살아난 동물은 코끼리. 하얀 보름달 같은 흰 코끼리에 보미는 '달 코끼리'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알고보니 달코는 신비로운 존재. 달이 모양을 변하듯 달코끼리 달코는 주변을 변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었다.

메말라 죽어가던 식물도 달코의 온기가 닿으면 살아나고~ 아픈 할아버지도 기운 차리게 만드는~

그리고 자신의 모습도 주변의 대우에 따라 달라진다.

이 이야기 속에서 가장 큰 위기는 달코를 구하는데 함께 한 친구 다움의 엄마와의 만남이다. 젊은 시장으로 인기가 있는 강해라 시장은 재선을 위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찾다 달코를 그 프로젝트의 주인공으로 점찍게 되고~ 반강제적으로 달코를 동물원에 가두어 시의 홍보물로 사용하려고 하면서 갈등이 시작되는데~

어른들은 왜 그렇게 다 빼앗아 가려고만 해?

  동화 속 보미의 말은 글을 읽는 내게도 따끔한 말이었다.

강해라 시장이, 아들의 종알거리는 소리에는 귀 기울이지 않으면서 아이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함께 하는 동물을 돌볼 책임이나 권리도 빼앗아 가는 것을 보면서.... 현실의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음에 괜시리 멋쩍었다.

돌아보니 지난 출근길에도 차에 치여 죽은 동물을 마주했었다. 끔찍하다고 눈을 질끈 감고 지나쳤을 뿐

누군가 치워주겠지 하고 생각했을뿐~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지나쳤었는데

그래서 첫장면에서 바로 몸이 차가워진 동물에게 망설임없이 손을 뻗는 봄이의 행동이 인상적이었다.

그러고보니, 보미... '봄'이란 단어를 연상시키는 주인공의 이름. 봄은 생명의 근원인 계절이 아니던가. 봄이의 친구 '다움'이는 어린이 '다움', 인간'다움'에서 왔을까. 이 어린이들이 죽어가는 생명도 살려내는 달코와의 만남은 우연이 아닌듯하다.

결국 빼앗긴 달코는 동물원에서 보호를 받기는 커녕 어른들의 욕심에 성장 주사를 비롯하여 입에 대지 말아야할 것 까지 삼키게 되는데... 달코는 이대로 안전할 수 있을까? 보미와 다움이는 달코와 다시 뛰어놀 수 있을까?

인간의 개입이 없어도 자연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문제는 자연이 스스로 회복해 냅니다.

우리는 그 사실을 알고 있지만, 자연 그대로 놓아두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자연의 회복은 오랜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더 빨리, 더 많이, 더 오랫동안 소유하려는 인간의 욕심은 기다릴 여유가 없습니다.

-

이제 그동안 인류가 만들어 낸 자산을 이웃과 나누는 일에 집중해 보면 어떨까요?

잠시 자연과 맞서 달리는 속도를 조금만 늦추면 어떨까요?

  강해라 시장이 악당처럼 그려지긴 했지만~ 강해라 시장과 같은 사람을 원하고 바란 것은~ 아니 만든것은 지금의 어른들 아닐까. 어느덧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현실은 지나지게 경제적이고 편의성 추구가 우선 아니던가. 기후위기라고 하지만 조금의 땀도 참지 못하고 찾는 냉방시설. 그리고 한 겨울에도 바깥의 공기와 무관하게 따뜻하다 못해 뜨끈한 실내 온도. 폐기물이 얼마가 생기든 당장 내 눈 앞에, 내가 발딛는 곳 쾌적한 환경이 펼쳐지면 다른지역의 고통이나 신음쯤은 쉽게 눈감아 버리는 현실. 동화 속 달코끼리는 우리 주변의 작은 씨앗하나, 풀 한 포기 같은 작은 생명일 수도 있고~ 흙일 수도 있고 물일 수도 있겠다. 달코끼리 자체가 자연일 수 있겠구나. 친환경을 그렇게 외쳐대지만 되도록 자연에 되도록 무해하게 사는 것이 가장 친환경적인 것이 아니던가.

우리가 마구 자원을 낭비하고 해로운 것을 버려댈 때도 여전히 봄이라고 꽃을 흐드러지게 피우고 푸릇한 잎을 보여주고, 이제 서서히 물들어가는 가을을 지켜보면서~ 제몫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우리뿐인가 하는 생각이 든 동화였다.

바로 지금이, 죽어가는 달코의 미세한 온기에 온정성을 다해 살려내는 보미의 손길이 절실한 때가 아닐까.

보미가 달코를 깨우며 외치던 목소리가 들린다.

"잘한다. 잘한다. 어서 일어나자."


*이 글은 출판산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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