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키우는 교실 밖 이야기 - 10대를 위한 현직 선생님의 꿈 멘토링, 2022 청소년 북토큰 선정작
문중호 지음 / 유아이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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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할 수 있다! 넌 특별해 하면서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책. 뻔한 진로수업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나 영감을 찾기에는 아쉬움이 남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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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 양말이 사라졌어 스콜라 어린이문고 41
황지영 지음, 이주희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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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도 발이 시린 아이, 규리.

그래서 할머니가 떠준 털양말을 꼭 신어야하는데 도무지 양말이 보이지 않는다.

생각해보니 우리집 아이들은 양말 한 짝을 잃어버려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도 하고, 짝이 없으면 없는대로 신고 다니기도 하는데. 귤이에겐 딱 그 양말만이 발을 감싸줄 수 있나보다. 

처음엔 각별한 사이인 할머니의 부재가 아이에게 큰 슬픔으로 다가왔나 싶었다. 규리에게 할머니는 그야말로 슬픔의 완충재 같은 존재였을지도~ 부모님에게 혼났을 때, 같이 놀 친구가 없을 때, 아무도 자기 마음을 몰라줄 때 유일하게 마음을 보듬어 주던 할머니.


때론 슬픔은 야속하게도 몰아치며 다가오기도 한다.

할머니는 더이상 볼 수 없다는 사실 만으로도 충분히버거운 규리에게 단짝 친구마저 전학으로 떠난 상태. 이러나 저러나 규리에겐 귤 양말이 꼭 필요한 상황인데 이런 속사정을 모르는 눈물 도깨비가 규리의 양말을 가지고 가버린다. 다시 돌려받긴 했지만

도깨비가 신은 양말은 다시 신으면 안된다는데… 규리는 과연 양말을 신지 않고 버틸 수 있을까?


귤 양말을 되찾는 과정에서 규리는 무심코 들여다 본 친구들의 발을 들여다본다. 

그중에 규리처럼 짝짝이 양말을 신은 아이, 승현을 다시 보게 되는데~

까불이 승현은 슬픔따윈 다가오지 않을 듯 늘 까불까불+생글생글인 아이.

알고보니 슬픔이 가득 차 있는 인간에게만 보인다는

눈물 도깨비, 루이가 승현이 눈에도 보인다니?

슬픔 때문에 발마저 시린 아이가 주변으로 눈을 돌리자 알고보니 나 혼자만이 슬픔이 아니었구나 싶다. 슬픔에 빠져 있었던 사람의 눈에 더 잘 보이는 상황이나 슬픔에 잠긴 사람들이 그려진다. 아픈 일을 겪고 나면 주변의 슬픔이나 아픔이 더 깊게 다가오는 것처럼.

눈물의 종류가 다양하다는 말에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엉엉 우는 울음 때문에 생기는 눈물이 있는가하면 삼키는 눈물도 있으니까. 알고보니 남녀노소? 상관없이 누구가 자신의 슬픔을 감당하고 있었다. 하지만 때론 혼자 감당하기에 슬픔이 버거워질 때. 슬픔에 잠식당하기 전에 눈물 도깨비들이 슬픔의 일부를 거둬간다는 설정이 반갑고 사랑스럽다.


이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꼭 이런 질문을 하고 싶다.

“너는 언제 규리처럼 귤 양말이 필요하니?”

아니, 나는 언제 귤 양말이 필요할까?

내게 귤 양말같은 존재는 무엇이었을까?

슬픔이 다가올 때, 슬픔을 맞이하는 방법이야 모두 다르겠지만 규리와 친구들 이야기 속에서 우리가 슬픔에 풍덩 빠지지 않도록 도와주는 친구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슬플 땐 기꺼이 슬퍼할 것. 하지만 눈물이 인간을 삼키지 않도록, 슬픔을 대하는 자세

위로하는 법을 알려주는 이야기.

  때론, 아이가 감당할만한 무게의 슬픔에 당장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없어 보일 지라도~ 곁은 지켜줄 수 있는 것! 손을 꽉 잡고 다시 발 딛을 수 있는 힘은 작은 아이들의 마주잡은 손과 온기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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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가 더 일찍 오려면 사계절 민주인권그림책
정진호 지음 / 사계절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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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끌리는 그림책들은 유독 사계절 책들이 많아요.

왜일까?

낯선 시선...안일하게 익숙한 재미를 찾아 떠돌다 아! 하고 멈추게 되는 그 점이 제가 생각한 사계절 출판사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민주인권그림책' 라인이라니~ 최근 발간된 이 라인의 책들을 보며, '사계절이 사계절 했네' 하고 생각했습니다.

바나나가 일찍 오려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 애씀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그림책입니다.

제목만 보고 내용이 대강 짐작될거라 생각했어요.

택배왕국 대한민국에서 안그래도 일찍 도착하는 바나나가

더 일찍 도착하기까지~ 유통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이야기가 담겨있겠구나.

  단순한 선과 색이 반복되는데 예상대로 내용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반복되는 문구, 반복되는 색 속에 '더 일찍' 이라는 말에 이어

누군가가 더 늦게까지, 새벽, 어둠 속 노동을 강요하는 사회가 과연 건강한 사회인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화장실도 잡담도 허용되지 않는 노동 조건.

얼마나 더 빠르게~ 더 싸게 ~ 더 편리하게 바나나를 받을 수 있나 생각했을 뿐 노동자의 기본적인 삶, 인권, 건강 문제엔 관심을 두지 않았던 현실을 촘촘하게 바라보게 만드는 책.


  '그러면 불필요한 소비는 줄이고 새벽배송 같은 수요를 없애면 되는거 아냐?' 쉬이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바나나를 주문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그리는 장면은 반전 아닌 반전이라고 할까요?


  최근 읽은 책에서 만난 문구처럼 어쩌면 우리는 도미노 같이 이토록 위태로운 세상에 서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나가 쓰러지면 연이어 우르르 쓰러지고 마는~

그저 누군가의 애달픔으로 끝내지 말길

우리가 정당한 그 애씀의 대가를 지불하고 있는가?

우리가 더 빠르게 더 편하게 되었다고 감탄할 때 누군가는 탄식하고 있지 않은가

더 찬찬히 들여다봐야하고 목소리 내야겠구나


 

앞으로 연이어 출간될 민주시민그림책도 응원하고 기다리겠습니다. 뿌연 눈으로 바라보던 세상을 더 뚜렷하게 촘촘하게 바라보도록 찾아 읽을게요.


*이 글은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참여하여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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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와 포도 보림 창작 그림책
에토프 지음 / 보림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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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프 그림책? 처음 그림책 표지에 나온 이 문구를 보고 외국인 작가의 이름인 줄 알았습니다.

알고보니 이나영 작가의 브랜드로 '감자와 포도'가 에도프의 첫 그림책이라고 하네요. 2010년부터 실크스크린 작품과 제품들을 꾸준히 제작해왔고, 먹선 하나로 우리를 그 순간 속으로 데려가는 따뜻한 그림을 그린다는 작가의 설명.

  sns에서 이 책 소개를 보자마자 그림이 끌렸어요. 군더더기 없는 선과 사랑스러운 캐릭터, 그리고 책등에 감싸진 저 보라빛!


표지만 봐도 아시겠죠? 누가 감자이고 누가 포도인지^^

근데 얘들 이름이 왜 감자이고 포도가 된 줄 아시나요?

감자는 아저씨와 단 둘이 살고 있었어요. 매일아침 앞마당 포도 손질로 시작하는 하루를 맞는 둘.

그러다 어느날~ 엄마잃은 고양이를 만나게 되죠. 포도밭에서 만나서 포도~

그렇다면 감자는? 짐작하시겠죠?

저씨와 둘이 살던 감자에게 새로운 가족이 생긴다? 우리가 아는 익숙한 이야기들로 앞으로의 전개를 짐작하자면 아저씨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 고양이와 개가 은근한 신경전을 벌인다거나~ 다툼이 일어나거나~ 그런 뻔한 상상을 하게 되는데~

새로운 가족이자 친구를 기다렸다는 듯 환대하는 감자를 보면서

저 사랑스러움은 어디에서 왔을까 생각해봅니다.

감자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사랑을 준 아저씨. 이 그림책 장면엔 아저씨의 뒷모습, 옆모습만 등장해서 그의 표정을 볼 수는 없지만 감자의 행동에서 아저씨가 감자와 함께 한 시간들을 떠올리게 되요.


제일 좋았던 장면에서 이런 말이 나옵니다.

네가 오기 전엔 에메랄드빛이던 포도가 

                    보라빛이 되었어.

사랑은 나눈다고 줄어드는 게 아니라 더 커진다는 말. 그리고 또하나의 세계가 열린다는 말이 감자와 포도의 이야기에서, 바로 이 대목에서 다 가까이 느껴져요. 나눌수록 더 꽉꽉 채워지고 여물어가는 사랑~ 사랑스러운 애 옆에 사랑스러운 애. 그리고 그 곁엔 수많은 사랑의 손길이 있다는 것을요. 올여름 아이랑 알이 꽉찬 포도알 나눠 먹으며 품안에서 꼭 안고 읽고 싶은 책입니다.

에도프의 다음책도 기대하고 기다릴게요^^


* 이 글은 제이포럼서평단으로 참여하여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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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 안개초등학교 1 - 뻐끔뻐끔 연기 아이 쿵! 안개초등학교 1
보린 지음, 센개 그림 / 창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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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에서 쉬이 볼 수 없는 분위기와 이야기 전개가 마음에 들어 ‘보린’작가의 작품을 하나씩 모으고 있었다. 그런데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딸들 취향에는 안맞는지 (알고보니 무서운 이야기를 읽으면 꿈자리가 사나워서~ 안그래도 혼자 자고, 다니기 무서워하는 아이에겐 끌리지 않았던 모양이다)영 책장에서 나오질 못하는 것이다.
이번에 4학년 아이들과 생활하게 되면서 마침 무더운 여름도 되었겠다. 요즘 아이들에게 ‘전설의 고향’ 맛을 느껴보라고 내가 먼저 읽는데~ 어라! 너무 재미있잖아?!!! 그날 바로 이 책을 교실에 들고가니 그야말로 인기폭발, 따로 도서 예약제도가 없이 학급문고에서 책꽂이에서 발견하면 가장 먼저 읽을 수 있는 시스템인 우리 반에선, 은근 눈치작전까지 등장하고 있다.
쉿! 안개초등학교 1,2,3권은 그야말로 단숨에 읽히는 무서운 이야기이다. 하지만 ‘무서운 이야기’라고만 하기엔 이 이야기를 다 담을 수 없다. 물론 센개 작가님의 그림도 무서운 장면을 더 흠칫하게 만드는데 한몫했지만(그래서 미리 마음 먹으라고 겁나는 장면 앞, 페이지에는 별표시가 되있는 세밀함!) 단순히 무서운 장면이 등장하는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것. 늘 안개 속에 있고, 버려진 공간이 가득하고, 이름부터 남다른 주인공들-유독 이상한 일에 휘말리는 묘지은, 까만 눈에 툭하면 학교에 나오지 않는 조마구, 수상한반장 우유주,마지막으로 합류한 두얼굴의 인기인-도래오까지. 이 이야기의 처음엔 이들의 존재 자체가 으스스할 수 있겠지만 정말 무서운건 따로 있었다. 이들을 둘러싼 각종 사건들과 폭력적인 상황들. 따돌림을 비롯한 학교폭력,가정폭력, 스토킹 등. 스스로 선택하지 않는 자리에서 달아날 구멍이 없는 아이들에게 무력감이 아닌 새로운 만남과 돌파구를 찾는 이야기라고나 알까. 혼나면 커지고 세지면 꿀꺽 할 수 있는 힘으로 아이들은 안개 속에 가려있을 뿐 존재하는~이야기 속으로 걸어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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