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뚱이의 우리는 이렇게 놀았어요
오진희 글, 신영식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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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변 봉투를 학교에 들고 가는 날이면 학교가 온통 똥냄새였던 그런 적이 있었다. 여기 짱뚱이가 보여준 것처럼 말이다. 물론 채변 봉투에 성공 못한 아이는 학교 화장실로 바로 가야 했고 말이다. 어쩜 그 때 이야기를 어떻게 이렇게 재미있게 담았을까. 작가가 그 시절을 그렇게 보냈기 때문이겠지. 그리고 나도 그렇게 보냈기에 ‘고향 만화’란 타이틀을 내건 [짱뚱이의 우리는 이렇게 놀았어요]를 보고 있자면 많은 그리운 추억들이 생각난다.




땅에 있는 돌을 모야 놀았던 공기 놀이, 한 손을 모래에 넣고 다른 손으로 모래를 토닥이며 두껍아 두껍아를 외쳤던 두꺼비집 짓는 놀이, 이 골목 저 골목으로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 다니게 했던 가짜 전쟁 놀이, 가짜 워안에 머리핀을 넣는 삔치기 놀이, 그리고 지네처럼 길게 앞사람 허리를 잡고 대장 따라 이리저리 몰려 다니는 꼬리잡기 놀이 등. 짱뚱이가 그렇게 신이나서 했던 그 놀이를 나도 했었다. 하지만 우리 아이는 이 속에 어떤 놀이를 알까.




공기 놀이는 예쁜 공깃돌이 문방구에 있으니 하겠지. 그런데 고무줄 놀이는 생뚱맞나보다. 아이와 함께 읽으며서 짱뚱이가 했던 놀이에 담긴 내 추억을 이야기해 주었더니 아이 눈이 반짝인다. 정말? 정말 엄마도 이렇게 하고 놀았어? 신기한가보다. 그렇겠지. 아이에겐 생소한 놀이 혹은 책 속에서나 보게 되는 놀이가 많겠지 싶었다. 그러면서 다시 짱뚱이가 고마웠다. 아이에게 이렇게 신나는 바깥놀이를 알려주니 말이다.




아이와 함께 짱뚱이를 만나면서 생각해 보았다. 처음 짱뚱이를 만났던 1권이 아련한듯 잊고 살았던 내 어렸을 때가 담긴 고향의 추억을 보여주었다면 2권에서는 우리 아이에게 신나는 놀이를 선물하는 짱뚱이구나 싶은 것이 정말 이 책 예뻐하지 않을 수 없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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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가 찾아왔어 파랑새 그림책 76
이치카와 사토미 글.그림, 조민영 옮김 / 파랑새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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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뿔 모양의 모자. 이 것만으로도 동남아시아의 모습을 듬뿍 담고 있는 책, '나비가 찾아왔어'. 지은이가 일본사람이라 혹시 일본의 풍경과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책일까 싶었는데 내 생각과 달리 이 책은 동남아시아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예상과 다른 것을 만난다는 것은 박하사탕처럼 신선하기도 하다. 귀여운 분이가 나비를 쫓고, 나비를 놓치고. 이런 앙증맞은 나비 잡기 모습이 보인다. 물론 분이를 위해 폭신한 이불을 만들고 계신 어머니의 사랑도 듬뿍 담겼고 말이다.

 

이 책에선 가장 좋은 것이 분이의 나비쫓기도 있지만 그보다 나비가 분이를 찾아오는 모습이다. 간질간질, 분이의 얼굴을 간지럽히는 나비. 어쩜 기다림이란 게 바로 이런 간지러운 행복이 아닐까 잠시 생각해보게 된다.

 

아이에겐 꽃도 많이 나오고 나비도 나오고, 그 모습만으로도 좋아하게 되는 책인듯 싶었다. 다소 고깔모자같은 이국적인 모습도 아이의 눈을 크고 기쁘게 만들기도 하고 말이다. 엄마 사랑이 담뿍 담긴 이불 위에 누워 편안함을 느낄때 행복하게 만드는 나비의 찾아옴.. 이 것만으로도 아이는 책읽으며 분이의 행복에 전염되기에 충분하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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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달콤한 봄 꿀! 파랑새 그림책 75
마리 왑스 글.그림, 조민영 옮김 / 파랑새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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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꿀 하면 곰돌이 푸가 생각나는데. 여기선 봄이 생각나게 만든다. 달콤한 봄 꿀이니, 여느 꿀과 얼마나 다를까. 봄이 찾아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꽃만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보다. 봄이 되면 누구보다 꽃찾아 꿀찾아 바쁜 벌 들이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은 잔잔하게 봄의 모습을 꿀벌들의 모습으로 담아냈다. 그러면서 벌꿀이 모이고, 벌꿀이 있는 곳을 알리는 작은 벌들의 움직임도 알려주고 결혼비행을 하는 여왕벌의 모습도 살짝꿍 보여주고 말이다.

 

가만 보니 벌 만큼 달콤한 봄 꿀을 알리는 이 책의 지은이도 바빠 보인다. 여왕벌의 크기에 독자를 놀라게 만들기도  하고 밀랍으로 초나 왁스를 만들기도 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전달하기도 도 한다. 게다가 꿀을 거둘때 연기를 피우는데 이 연기가 벌을 진정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했던 책과의 만남. 꿀로 다양한 음식을 만들기도 한다는 사실도 재미있게 다가왔다.

 

그래서였을까. 우리 아이도 나도 달콤한 봄 꿀맛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입안에 침이 가득 고였던 그런 책이었다. 채색 위주라기 보단 연필로 스케치하듯 그려진 벌들의 모습도 자연스러워 더욱 정감있게 다가왔던 '와, 달콤한 봄 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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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뚱이의 보고 싶은 친구들
오진희 글, 신영식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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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귀여운 우리 짱둥이가 이번엔 친구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동네에서 젤 쌈 잘하는 장닭 꼬끼와 함께 했던 신나는 시간, 그리고 어른들이 나중에 짱뚱이의 꼬끼를 잡아먹어 울먹였던 그 추억의 시간이지요.




그리곤 정월 대보름에 친구들이랑 깡통에 불씨 넣고 돌리던 도깨비 불놀이도 보여주고, 연날리기, 널뛰기, 달집에 불 놓고 흥겹게 풍악을 울렸던 우리네 풍습도 보여요. 역시 정겹고 알 수 없는 아득한 추억이 그리워지는 이야기에요.




짱뚱이와 친했던 친구 길자의 죽음도 나와요. 개울가에 물이 불었던 날... 짱뚱이는 물 속 나라 그림을 멋지게 그렸던 길자가 선생님 말씀대로 하늘나라에 간 것이 아니라 죽어서 물 속나라로 갔다는 걸 알지요. 참 슬펐어요. 길자와 물놀이를 안 간 짱뚱이는 다행이었지만 길자와의 추억을 더듬으며 슬픔에 잠긴 짱뚱이 모습에 가슴이 아파오네요.

그래도 씩씩한 우리 짱뚱이는 아빠 따라 이사도 다니며 셋방살이의 설움도 알게 되요. 우리도 어렸을 때 남의 집에 살며 아이가 넷이나 있었으니 엄마 아빠가 집 주인 눈치 많이 살폈는데 그 때 기억이 나더군요.




채변 검사 이후 날아오는 회충약 배급(?). 정말 그랬었지 하며 웃음짓게 만드네요. 가끔 저희는 약장사도 와서 회충약을 신이나게 팔기도 했었는데. 서커스처럼 작은 공연을 하고 옆에 있는 아무 아이나 앞에 세우고 약 먹이고 이후 조금 있다 회충 건져내는  .... 하하하 ... 에고 지금 이야기해도 조금 더러운. 그 시절이 자꾸 생각나네요. 물론 요충 있다고 언니에게 구박받는 짱뚱이의 모습 넘 귀여워요.




지금과 달리 찰흙을 뒷동산에서 퍼서 작품 만드는 짱뚱이와 그 친구. 찰흙은 문방구에 있다는 것만 아는 아이가 이상해 하지만 그래도 이 시절엔 이 만큼 자연과 더불어 살았구나 하는 걸 알게 되니 더더욱 즐겁네요. 예전 그 때 그 시절의 향수가 느껴지는 [짱뚱이의 보고 싶은 친구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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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뚱이의 우리 집은 흥부네 집
신영식 그림, 오진희 글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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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난, 그 가난은 엄마를, 아니 아빠마저도 구두쇠로 만들지요. 짱뚱이가 말하는 것처럼 크리스마스 캐롤의 스크루지가 아니라 가난한 점원 보브의 모습으로 말이에요. 저도 짱뚱이를 읽다보니 어려서 아빠가 가방이 고장나면 새로 사 주는 것이 아니라 이리저리 고쳐 주셨던 기억이 나네요. 옷도 언니 옷 물려입고. 그 땐 그런 절약이 싫었는데 우리 짱뚱이 보니 다들 그랬어요.




옷도 구멍나면 버리는 게 아니라 꿰매 입는 것이 당연했고 말이지요. 지금 아이들이 그걸 알까 하는데 짱뚱이를 만나니 우리 아이들도 읽으면서 뭔가 배우겠지 싶어요. 사탕 하나도 귀했던 그 시절. 우뭇가사리를 고아 만든 우무를 좋아하는 짱뚱이에게 엄마가 들려준 이야기는 참 인상적이에요. 가난한 선비가 소화가 잘 안 되는 우무를 가지고 배고프면 먹고 똥싸고 다시 똥 속에 소화가 안 된 우무를 건져내 다시 먹으며 그렇게 한양까지 가서 과거 시험을 보았다는 그 이야기. 아고 짱뚱이처럼 다소 더럽다 하겠지만 그 속에 담긴 우리네 가난과 의지를 엿볼 수 있어 참 좋았어요. 그렇게까지 하면서 시험보고 출세하고... 정말 가난도 우리네 강한 맘을 이기지는 못하겠구나 하며 이야기에서 조금 벗어난 다른 의지가 보여 개인적으로 재밌었어요. 우리 아이들요? 역시 아이들 반응은 짱뚱이랑 똑같아요. 우무가 뭔지도 잘 모르면서 으으 안먹어를 외치죠.




참 4권부터는 짱뚱이가 색을 가졌어요. 너무 강하지 않지만 그래도 은은한 짱뚱이 냄새가 더욱 짙어지게 말이지요. 편안한 색감이 짱뚱이를 만나는데 더 즐겁게 만들어 주네요. 제목은 우리 집은 흥부네 집인데 그 내용은 놀부네 집보다 더 부자로 만들어줘요.

자꾸만 잃어버리는 사람사는 맛을 알게 해 주고 사랑이 뭔지 가족이 뭔지, 그리고 우리네 정겨운 삶의 모습이 어떤 건지 행복하게 보여주는 이책. 정말 아이 어른 모두에게 필독서란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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